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하이시의 12월은 작년 보다 춥다.윤슬은 아무 표정 없이 소파에 앉아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시어머니의 핀잔을 듣고 있었다. “윤슬아, 너는 애 못 낳으면 그만이야?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밥을 안 해! 나랑 민혁이 굶어 죽이려고 하는 거지?”윤슬은 부시혁과 결혼한 지 6년이 되었다. 시어머니는 윤슬이 아이를 못 낳는다고 뒤에서 그녀를 험담했다. 하지만 부시혁이 처음부터 그녀와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나 학교 가야 되니까 빨리 내려와서 가방 정리해!” 왕수란을 뒤따라 한 소년이 윤슬을 재촉했다.부민혁은
부시혁은 그때 당시 의사가 고유나는 깨어나지 못할 거라고 했기 때문에 윤슬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하지만 부시혁은 윤슬에게 항상 차갑게 대했다.윤슬은 고개를 들어 부시혁을 쳐다보고 보며 말했다. “제가 당신 아내에요. 고유나가 온다고 제가 왜 나가야 하죠?”부시혁이 고개를 돌려 더 어두워진 얼굴과 눈빛으로 말했다. “왜? 네가 6년 전에 차로 고유나를 쳤으니까!”윤슬은 당황했지만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안 그랬다고 하면 믿을 거예요?”부시혁은 윤슬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 벽에 밀치며 냉랭하게 말했다. “내
육재원은 윤슬의 소꿉친구이며, 전형적인 재벌 2세이다. 육재원은 떠보려는 듯 윤슬의 생각을 물어봤다. “정말 마음먹은 거야?”“한 번도 이렇게 제정신인 적 없어.” 윤슬은 집에서 나오자마자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었다. 원래 예쁜 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더해져 오랜 세월 어두운 그림자가 없어지고 환해졌다육재원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는 네가 평생 떨쳐내지 못할 줄 알고 6년 동안 네 걱정 많이 했어. 근데 너는 그 쓰레기 같은 남자가 왜 좋아?”윤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나 왜 이렇게 바보 같지?”
윤슬은 다시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차에 올라탔다 육재원은 미소를 지었다. “오늘 비밀 창고에 괜찮은 물건이 들어왔는데 가서 볼래?”비밀 창고는 게임을 하며 노는 곳이다. 윤슬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너 괜찮아? 나 이혼한지 얼마 안 됐어.”육재원은 두 눈을 깜빡이며 비밀스럽게 말했다. “사실 너 만나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누구?”“너도 아는 사람이야. 가보면 알아.”윤슬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육재원과 윤슬이 비밀 창고로 들어가자 소파에 앉아 있던 사람이 벌떡 일어났다.그는
윤슬은 육재원과 유신우와 헤어진 후 아버지 집으로 왔다.청소한 지 오래되어 방이 온통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윤슬은 앞치마를 매고 방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를 하던 윤슬은 소파 아래에서 부시혁과 찍었던 결혼사진을 발견했다. 사진 속 그녀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옆에 있는 부시혁은 차가운 얼굴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결혼사진 옆에는 윤슬이 썼던 일기가 있었다. 일기에는 부시혁이 좋아하는 음식, 물건, 취미 등이 적혀있었다. 윤슬은 부시혁에게 온 마음을 쏟았다. 그녀는 어렵게 한 결혼 생활을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했지만
“유신우라고 했나? 그리고 육재원 그 자식이랑 같이 있었어.”“뭐? 감히 바람을 피우다니!” 왕수란이 분노하며 욕을 퍼부었다. “정말 뻔뻔하네! 윤슬 그 계집애 어디 있어? 내가 가만 안 둬!”“형이랑 이미 이혼했다고 그랬어!” 부민혁은 부시혁의 어두운 얼굴을 보며 말했다. “형, 그게 사실이야?"부시혁은 입을 꾹 닫고 암울한 표정으로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왕수란은 당황하다 무언가 생각난 듯 웃으며 말했다.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나아! 윤슬 그 계집애눈치는 빠르네! 나한테 며느리는 유나뿐이야! 제가 뭔데!”부시혁은 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