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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나의 심장이 위험해진 순간

ผู้เขียน: 데이지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3-04 20:34:26

잔을 들고 입술에 대자, 온기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그 온기와 함께 마음 한구석의 긴장도 조금씩 풀려갔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러나 이번 정적은 불편하지 않았다. 

조용히 파도 소리가 창 너머에서 들려왔다. 

수연은 그 소리를 들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기억은 아무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누군가 힘들어하는 얼굴은 그냥 못 지나치겠어요. 

아마 예전에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녀의 말에 우혁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빛 속에는 솔직함과 순수함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게 바로, 당신이 가진 힘 아닐까요.”

그가 조용히 대답했다.

수연은 잠시 눈을 깜박였다. ‘힘’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맺혔다.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본능만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듯했다.

시간이 흘러 새벽에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소파에 마주 앉아 말없이 바다의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낯선 동거는 아직 시작에 불과했지만, 작은 균열은 다시 봉합되었다.

그녀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머리가 옆으로 기울며 그의 어깨에 닿았다. 

깜짝 놀란 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러나 이내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의 숨결이 조용히 옆에서 들려왔다.

“이상하군요…”

그는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이렇게까지 신경이 쓰이다니.”

창밖 바다는 여전히 검었지만,

동쪽 하늘은 아주 희미하게 빛을 띠기 시작했다.

아침 공기가 선선하게 스며드는 날이었다. 

오피스텔 창문을 열자 바다의 짠내가 들어왔다. 

수연은 커튼을 젖히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며칠째 같은 공간에 머물다 보니 답답함이 가슴을 짓눌렀다.

“저… 오늘은 잠깐 밖에 나가도 될까요?”

아침 식탁에서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빵을 자르던 우혁의 손이 멈췄다.

“몸은 괜찮습니까?”

“네. 오래는 아니고… 조금만.”

그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점심 무렵, 두 사람은 가까운 시장으로 향했다. 

평범한 사람들 사이를 걸으면서도 수연은 마치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아이처럼 눈을 크게 떴다.

“사람이 많네요.”

“주말이라 그렇습니다. 여긴 원래 관광객도 많이 찾죠.”

우혁이 설명했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곳에 마음을 빼앗긴 듯 주위를 살폈다. 

신선한 생선이 놓인 좌판, 아이 손을 잡은 어머니, 

웃으며 호객하는 상인들. 모든 게 낯설고 동시에 신기했다.

그녀는 무심코 과일 가게 앞에 멈춰 섰다. 

빨갛게 쌓인 사과를 보며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상인이 다가와 가격을 말했다. 

그녀는 주머니를 뒤졌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머쓱하게 웃으며 시선을 떨궜다.

그 모습을 본 우혁이 지갑을 꺼내 사과 몇 개를 샀다. 

봉지를 건네며 짧게 말했다.

“필요한 건 말하세요.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작게 흔들렸다. 

스스로 아무 것도 못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다가왔다.

시장 골목을 지나던 중, 갑자기 그녀는 발길을 멈췄다. 

눈앞에 걸린 간판의 글자가 눈에 들어온 순간, 머릿속 어딘가가 요동쳤다.

-흉부외과

붉은 글씨가 순간 번져 보였다. 

눈앞이 흐려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괜찮습니까?”

우혁이 다급히 어깨를 잡았다.

“저… 모르겠어요. 머리가 갑자기… 너무 아파요.”

그녀는 이마를 짚으며 비틀거렸다.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을 보냈다. 

누군가는 속삭였다.

“저 여자, 괜찮은 거야?”

“낯이 익은데…”

그 순간, 수연은 견딜 수 없는 불안에 휩싸였다. 

낯선 시선들이 자신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다. 

그녀는 무작정 골목 안쪽으로 달려갔다.

“수연 씨!”

우혁이 뒤따랐다.

좁은 골목 끝에서 그녀는 멈춰섰다. 

가슴이 가쁘게 오르내리고 손이 떨렸다. 

머릿속에는 알 수 없는 장면들이 스쳐갔다. 

수술실의 조명, 심장 모니터, 차가운 메스. 

하지만 그것들은 흐릿했고, 붙잡으려 할수록 멀어졌다.

“괜찮습니까?”

뒤쫓아온 우혁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의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절 보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목소리는 떨렸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우혁은 잠시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아주었다.

“여긴 안전합니다. 제 곁에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단했다. 

그 순간, 그녀의 가슴 속에서 공포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두 사람은 다시 시장을 벗어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녀는 소파에 주저앉았다. 

온몸이 긴장이 풀리며 손끝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죄송해요. 괜히…”

“사과할 일 아닙니다.”

우혁이 말을 끊었다.

“당신은 지금 많은 걸 겪고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당연한 겁니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다그치거나 탓하지 않는 목소리. 오히려 이해와 배려가 담겨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작은 불이 켜진 듯 따뜻해졌다.

“고마워요. 정말…”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혁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확실히 변해 있었다.

밤이 깊어갔다. 수연은 창문 앞에 서서 바다를 바라봤다. 

오늘의 혼란이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었지만, 

곁에 있던 남자의 손길과 목소리가 이상하게 마음을 지탱해주었다.

그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대표님, 심장이 위험한 건 저일지도 모르겠어요.”

그 말은 파도 소리에 묻혀 사라졌지만, 그녀의 볼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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