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치고 난 후, 두 사람은 창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수연은 두 손을 무릎 위에 모으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대표님, 저는… 요즘 조금 무서워요. 누군가 절 계속 보고 있는 것 같아서.”우혁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당신이 어떤 과거를 가졌든, 지금은 제 곁에 있습니다. 그 사실만 기억하세요. 나머지는 제가 다 막겠습니다.”그의 말에 수연은 눈을 떨구었다. 하지만 곧 용기를 내어 조용히 속삭였다.“…믿어도 될까요?”우혁은 대답 대신, 그녀의 손등 위에 천천히 손을 포개었다. 말보다 더 깊이 전해지는 온기에 수연의 눈가가 젖어들었다.그날 밤, 두 사람은 같은 거실에 앉아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방 안은 따뜻했다.그러나 창밖 어둠 속에서, 다른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박지현의 눈빛은 이미 차갑게 빛나며 그들의 평온을 노리고 있었다.봄바람이 스치는 아침, 시장 어귀에서 수연은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익숙지 않은 손길로 채소를 고르다, 누군가 부드럽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또 뵙네요. 반가워요.”고개를 들자, 어제의 여인. 박지현이었다. 오늘은 환자용 흰 가운 대신 차분한 셔츠 차림이었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수연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했다.“아… 안녕하세요.”지현은 태연히 웃으며 말했다.“어제 말씀 못 드렸는데, 제가 서울에서 온 의사라 했잖아요. 흉부외과예요. 혹시 불편하시지 않다면, 제가 종종 상태를 확인해드려도 될까요?”순간, 수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흉부외과. 그 단어는 어딘가에서 익숙하게 맴돌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두통이 스쳐갔다.“저… 저는 괜찮습니다.”수연이 급히 말을 잘랐지만, 지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불안을 흥미롭다는 듯 지켜봤다.그때, 멀리서 우혁이 다가왔다. 그는 수연 곁에서 낯선 여자의 존재를 확인하자, 표정을 단단히 굳혔다.“또 뵙네요, 박 선생.”지현은 조금도 기죽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3-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