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신시아는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팠다.‘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어떤 메시지에도 답변하지 않고 일단 출근부터 했다.지하 주차장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1층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가 멈추며 많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왔다.“신 비서님, 안녕하세요! 신 비서님, 축하드려요!”“신 비서님, 남자친구 정말 잘생겼네요.”“정말 잘 어울려요! 해외 유학파라면서요?”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들이 신시아에게 축하 인사를 쏟아냈다.신시아는 살짝 웃어 보일 뿐,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가방을 17층에 두고 꼭대기 층 비서실로 올라가 오혜린에게 지난밤 일을 설명했다.“제가 유라 씨에게 제대로 말씀드리지 않아서 이렇게 큰 오해가 생긴 거예요. 저야 상관은 없지만 실장님이 오해하지는 마셨으면 해요. 건우한테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지 말아 주세요.”그 말을 들은 오혜린은 한참을 멍해 있더니 신시아의 말이 다 끝나고 난 후에야 상황을 파악했다.“신 비서가 정 대표님 곁에 있는 게 아직도 불안해서 은유라 씨가 일부러 그런 거지?”“그렇게 이해하셔도 돼요.”신시아는 워낙 똑똑한 오혜린이 제대로 말하면 바로 알아챌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오혜린은 다소 실망한 듯했다.“정말로 사귀는 줄 알았는데... 에휴, 물론 억지로 할 건 아니지. 다행히 건우한테는 묻지 않았어, 또 괜히 기대하게 할 뻔했잖아.”오혜린의 입을 통해서만 장건우의 귀에 들어가지 않으면 되었다. 그러면 장건우는 누가 말하든 그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오혜린과 오해를 푼 신시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 단톡방에 올라온 이야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프런트의 젊은 직원은 출근해서야 지난밤 뉴스를 보게 되었다.그래서 장건우가 자주 신시아에게 국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폭로했다.원래 조용했던 단톡방은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오전 10시, 신시아는 정우진을 따라 회의에 참석했다.정우진 곁에서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는데 진동으로 맞춰놓은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
정우진의 시선은 곧바로 장건우에게 향했지만 바로 모른 척했다.“그래? 잘 모르는데.”말을 마치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회사 전체에 소문이 자자하던데 오빠는 아직도 몰라?”은유라가 빠른 걸음으로 정우진 뒤에 따라붙었다.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말하든, 정우진은 짧은 대답만 내놓을 뿐이었다.‘모른다’, ‘잘 모르겠다’, ‘그래?’ 등등...몇 분 후, 두 사람이 차에 오르자 신시아는 바로 시동을 걸었다. 차량은 이내 어둠을 가르며 앞으로 내달렸다.조용한 차 안, 정우진의 몸에 밴 담배 냄새와 술 냄새가 섞여 차 안에 점차 퍼져 나갔다.차 창문 옆에 앉은 정우진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야경만 물끄러미 바라봤다.“시아 씨.”은유라가 먼저 침묵을 깨며 신시아를 부르자 신시아가 백미러를 통해 그녀를 바라보았다.“유라 씨, 무슨 일 있나요?”“미크로 사람이랑 사귄다면서요? 그 얘기 진짜예요?”은유라는 정우진의 표정을 흘끗흘끗 살폈다.신시아 또한 은유라가 갑자기 이토록 사적인 질문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몰래 정우진의 표정을 살피는 모습을 보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에요.”애매모호한 대답이었지만 은유라의 귀에는 부인하려는 뜻으로 들렸다.“시아 씨 말은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라는 뜻인가요?”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 신시아가 브레이크를 밟았다.시간이 일분일초 흘렀다. 파란불로 바뀌기 직전, 신시아가 콧소리로 짧게 대답했다.“음...”원하는 대답을 얻은 은유라는 만족스럽게 웃었다.“아까 그 사람 봤는데 꽤 잘생겼더라고요.”정우진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지만 차 안에는 숨 막힐 듯한 압박감이 퍼져 나갔다.은유라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하지만 신시아는 어쩐지 시간이 갈수록 호흡조차 힘겨웠다.그래서 은유라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그래요?”“네.”말을 마친 은유라는 정우진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물론 우리 오빠만큼 잘생기진 않았지만.”신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정 대표님과 비교할
“지금은 근무 시간이에요.”정우진의 맑으면서도 차가운 시선에는 술기운이 잠긴 듯한 아른거림이 섞여 있었다.신시아는 침착하게 설명했다.“은유라 씨가 따라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게다가 나중에 정 대표님과 은유라 씨를 차로 모셔다드려야 해요.”장건우는 정우진과 만난 횟수가 많지 않았다.이전에 몇 번 만났을 때는 정우진이 소문처럼 그렇게 소통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오늘따라 정우진은 왠지 모르게 상대방을 머뭇거리게 하는 싸늘함이 풍겼다.입을 열어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그래.”목젖을 꿀꺽 움직인 정우진은 두 글자를 내뱉은 뒤 신시아 옆에 있는 등나무 의자에 걸터앉았다.다소 불편한 듯 손끝으로 이마를 짚고 있었다.“따뜻한 물 한 잔 갖다 드릴게요.”신시아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몸을 돌려 홀 안으로 들어갔다.“정 대표님.”장건우는 그 틈을 타 인사를 건넸다.하지만 정우진은 그 말이 들리지 않은 듯 오로지 손끝으로 미간만을 꾹꾹 눌렀다.미간 사이에는 어느새 손에 눌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장건우는 유유히 베란다에서 자리를 떴다. 그 사이 신시아도 그의 시야에서 사라진 상태였기에 진승현의 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몇 분 후, 신시아는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베란다로 돌아왔다.등나무 의자에 기대어 앉은 정우진은 두 손을 몸 위에 가지런히 얹은 채 열 손가락을 서로 교차해 깍지를 끼고 있었다.두 눈을 살짝 감고 있어 위엄이 느껴지는 얼굴에 약간의 피로가 스며든 느낌이었다.물을 조용히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신시아는 다시 홀 안으로 들어가 웨이터에게 얇은 담요를 부탁해 정우진에게 덮어주었다.모든 것을 마친 뒤 홀 안으로 들어가 베란다 문 옆에서 지켰다.몇몇 사람들이 정우진에게 축하 인사를 하러 오려 했지만 신시아가 모두 돌려보냈다.술자리는 어느새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정우진이 남아 있는 이유는 그저 은씨 가문에게 비즈니스 거물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를 더 많이 주기 위해서였다.은
정우진은 몇 초간 침묵하다가 중저음의 목소리로 물었다.“나보다 나은가 보지?”이 남자 역시 요리를 할 줄 알았다. 자주 하는 건 아니었지만 신시아에겐 그 기억이 꽤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당연히 대표님과는 비교가 안 되죠.”신시아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말 한마디로 정우진과 장건우 사이의 거리감이 명확하게 갈렸다.정우진의 얼굴에 미묘한 불쾌감이 스쳤다.17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춘 후 신시아가 먼저 내렸다.그녀의 손에 들린 보온 도시락통이 유독 눈에 거슬리는 정우진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남자의 미간이 좁혀지고 짙은 눈동자 깊은 곳에 복잡한 감정이 일렁였다.신시아는 도시락통을 돌려준다는 핑계로 장건우와 만날 약속을 잡았다.[저녁에 연회장에서 만나.]장건우는 저녁에 회사 대표 진승현과 함께 연회장에 올 예정이었다.오후 3시, 신시아는 은씨 저택으로 향해 은유라를 태웠다.오늘 은유라는 연둣빛 원피스 차림에 옅은 화장을 한 채였다. 그 모습에선 명문가 따님 특유의 귀티가 흘렀다.반면 신시아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몸에 딱 붙던 이전 스타일과 달리 넉넉한 핏이라 배를 완벽하게 가려주었다.임신 사실을 알고 있는 은유라는 신시아의 아랫배를 빤히 훑어보았다.‘정말 감쪽같네. 임신한 티가 전혀 안 나잖아.’차 문밖에서 대기하던 신시아, 은유라는 그녀를 아래위로 한참 훑어보고 나서야 느릿하게 차에 올랐다.신시아는 말없이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돌아와 호텔을 향해 차를 몰았다.“우진 오빠는 왜 나를 데리러 안 왔대요?”차에 타자마자 은유라가 투덜거렸다.“대표님은 국제회의 일정이 있으십니다.”신시아가 사실대로 답했다.“근데 왜 하필 시아 씨냐고요?”은유라는 이제 신시아를 보는 것조차 기분이 잡쳤다.“임 비서님이 휴가를 내셔서요.”그 대답에 은유라는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한 시간 후, 호텔 3층 연회장에 도착했다.신시아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은유라와 함께 올라갔다.굽 없는 신발을 신었음에
신시아는 고개를 숙인 채 입술 안쪽을 꾹 깨물었다.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지만, 정우진의 질문에 대답할 만한 그럴싸한 핑계가 떠오르지 않았다.“대표님, 그건 제가 농담한 거예요. 신 비서가 무슨 사정이 있겠어요.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신 비서도 젊은데 백영 그룹에 평생 뼈를 묻을 순 없잖아요.”오혜린이 쭈뼛거리며 급히 수습했다.다만 정우진은 듣는 척도 안 하고 가늘게 뜬 눈으로 신시아만 뚫어지게 쳐다봤다.신시아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고개를 들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오혜린의 말에 맞장구쳤다.“맞아요. 결혼도 평생 간다는 보장이 없는데 하물며 직장이 뭐가 대수겠어요.”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 웃어 보였지만 본래부터 유순했던 눈매에 짙게 배어든 서글픔은 끝내 감춰지지 않았다. 그 표정을 바라보는 정우진의 눈길에 문득 혐오감이 스쳤다.2년이라는 짧았던 결혼 생활과 이 직장까지, 모든 감정의 중심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이 괜히 더 자극을 주었다.정우진의 목울대가 크게 울렁였고 시선은 점차 날카롭게 벼려졌다그는 굳게 다문 턱선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걱정 붙들어 매. 신 비서가 다음에 또 그만두겠다고 하면 회사에서도 절대 안 붙잡을 거니까.”말을 마친 남자는 자리를 떠났고 임정현이 한숨을 내쉬며 바짝 쫓아갔다.“점심은 또 물 건너갔네...”정우진이 머무는 동안 식당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가 그가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삼삼오오 모인 직원들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신시아에게 꽂혔다.자리에 앉아 식판을 내려다보는 그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몹시 허기진 상태였는데 지금은 거짓말처럼 입맛이 싹 달아나 버렸다.“미안해, 시아 씨.”오혜린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대표님이 구내식당에 오실 줄은 꿈에도 몰랐어. 괜히 시아 씨만 곤란하게 만들었네.”“괜찮아요.”신시아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밥 먹어요.”배 속의 아이를 생각하면 입맛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먹어야 했다.“사람들 입방정 떠는 거 봐. 진짜 미안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던 은유라의 마음은 이제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그녀는 다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신시아 배 속에 있는 그 아이, 대체 누구 애인지 확실히 밝혀내.”휴대폰 너머로 짧은 잡음이 섞인 뒤, 남자의 건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그 여자 뱃속을 들여다보고 사는 것도 아니고 무슨 수로 알아내?”“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지시나 기다려. 당장 귀국부터 해!”은유라는 창가에 서서 어둠이 깔리는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짙은 밤보다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서늘한 어둠이 훨씬 더 깊고 차가웠다....최근 장건우는 매일 신시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날씨가 바뀌니 감기 조심하라는 다정한 안부부터, 아침이면 모닝 인사, 밤이면 잘 자라는 다독임까지...신시아는 머리가 지끈거린 나머지 점심시간을 틈타 오혜린과 식사 약속을 잡았다.오혜린은 그녀를 보자마자 입이 귀에 걸렸다.“시아 씨, 우리 이제 진짜 가족 되는 거야?”“안 그래도 건우 때문에 언니를 불렀어요.”신시아는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오혜린의 말투는 신시아와 장건우가 이미 결혼이라도 약속한 듯 들떴다.“왜 그래? 그 녀석이 속상하게 굴었어?”하지만 금세 신시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맞은편에 앉았다.“언니, 저랑 건우는 진짜 아닌 것 같아요.”신시아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저 당분간 연애나 결혼할 생각 없어요.”진심이 뚝뚝 묻어나는 말에 오혜린은 마음이 씁쓸해졌다.애초에 둘을 소개해줄 때 오혜린이 억지로 떠밀다시피 한 면도 있었다.하지만 신시아라면 장건우와 정말 잘 어울릴 거라 확신했기에 더 그랬다.“설마 건우 어머니가 편찮으신 것 때문에 그래?”신시아는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요! 실은 저...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어요.”오혜린은 멍하니 넋을 놓았다.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차분하던 신시아가 남몰래 짝사랑이라니.게다가 이 나이쯤 되면 가슴 뛰는 사랑보다 안정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게 현실 아닌가.“지금 거절하려고 일부러
신시아는 보육원 출신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케이스였다. 우수한 성적 덕분에 국내 최고 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고 그곳에서 정우진을 만났다.수많은 부잣집 도련님들 사이에서 그는 단연 눈에 띄었다.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그녀의 시선을 단번에 장악한 사람이 바로 정우진이었다.신시아는 지난 2년간의 결혼 생활과 밤마다 나누었던 그 뜨겁던 순간들만으로 평생을 버틸 추억이라 치부하려 했다.그런데 하필 배 속에 아이가 생겨버렸다.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혈육을 차마 지울 수는 없었다.정우진이 아이를 빼앗아갈까 봐 두려우면서도 한편으
깊은 밤, 신시아가 갓 태어난 아기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드디어 엄마 되었어요. 우리 첫째랍니다!]피드를 올린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반년 전에 이혼한 전남편 정우진이 집 문을 두드렸다.문을 열자 정우진의 침울한 얼굴이 비좁은 방 안의 공기를 싸늘하게 식혔다.신시아는 문고리를 더 세게 잡았다.“무슨 일이에요?”남자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번쩍이는 새 구두가 낡은 복도식 아파트의 빛바랜 꽃무늬 장판 위를 밟자 그 위화감이 공기를 가르고 들어오는 듯했다.그가 이곳을 찾은 것이 처음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언론에서 정우진이 서원시 프로젝트를 따냈다는 뉴스가 터졌다.그리고 두 장의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한 장은 신시아와 정우진이 방씨 가문에서 나오는 모습, 다른 한 장은 신시아가 정원에서 방태우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이 프로젝트는 대형 사업이라 언론이 오래전부터 주시하고 있었다.조금이라도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포착하는 상황이었다.아마도 방씨 가문 저택 앞에서 오래 기다리다가 사진을 찍은 듯했다.그날 오후, 신시아 일행은 경원으로 돌아왔다.비행기가 경원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은유라가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임정현은 한창 비행기 티켓을 예매 중이었다.“오빠는요? 비행기 티켓은 왜 예매해요?”“휴식실에 계세요. 지사에 급한 일이 생겨 대표님께서 급히 출국하셔야 합니다.”임정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은유라가 가방에서 여권을 꺼냈다.“내 것도 같이 예매해줘요. 따라갈 테니까.”“네?”임정현이 당황한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이에 은유라는 당연하다는 식으로 대꾸했다.“왜요? 우진 오빠한테 직접 확인이라도 받으라고요?”지난 반년, 정우진이 가는 곳엔 늘 은유라가 있었다.임정현은 씁쓸하게 그녀의 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