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Penulis: 인가연

제1화

Penulis: 인가연
깊은 밤, 신시아가 갓 태어난 아기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드디어 엄마 되었어요. 우리 첫째랍니다!]

피드를 올린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반년 전에 이혼한 전남편 정우진이 집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자 정우진의 침울한 얼굴이 비좁은 방 안의 공기를 싸늘하게 식혔다.

신시아는 문고리를 더 세게 잡았다.

“무슨 일이에요?”

남자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번쩍이는 새 구두가 낡은 복도식 아파트의 빛바랜 꽃무늬 장판 위를 밟자 그 위화감이 공기를 가르고 들어오는 듯했다.

그가 이곳을 찾은 것이 처음은 아닌지라 망설임 없이 신시아의 침실로 직행했고 뒤따르던 그의 비서 임정현이 계약서 한 부를 그녀에게 건넸다.

“오랜만입니다, 신 비서님. 이건 대표님 전담 변호사가 밤새 준비한 친권 합의서입니다.”

신시아는 계약서를 받아서 펼쳐 보았다.

[정씨 가문의 장손은 반드시 정씨 가문에서 양육해야 한다.]

길고 긴 설명 속에서 이 문장만 비수처럼 박혀 들었다.

예상대로 정우진은 친권을 다투려 하고 있었다.

그도 그리 무정하지만은 않았다. 신시아가 아이를 만 세 살까지는 키울 수 있다고 적어놨으니까.

물론 그녀가 원한다는 전제하에 성립되고 만약 원치 않으면 정우진은 지금 당장이라도 아이를 데려갈 기세였다.

신시아는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지고 그 통증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멍하니 넋 놓고 있을 때 정우진이 안방에서 나왔다.

“아이는?”

2년 전 그와 결혼했을 때부터 신시아는 이 남자가 과묵하고 냉랭한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우진은 나름 남자다운 면도 있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신시아와 관계를 맺은 후 책임을 지겠다며 결혼을 제안해왔다.

신시아가 결혼을 승낙했던 이유는 6년이라는 짝사랑의 서사 때문이었다.

다만 지금 이 순간까지 말을 아끼는 남자의 모습에 그녀는 가슴이 시렸다.

‘정말 더 할 말이 없는 걸까?’

임정현이 안쓰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분위기가 점점 싸늘해지자 눈치껏 문밖을 나섰다.

비좁은 공간, 그리고 고요한 밤...

신시아가 대뜸 피식 웃으며 적막을 깨트렸다.

“무슨 아이요?”

정우진은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거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희미한 황색 불빛이 그의 얼굴 윤곽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신시아가 고개를 돌리자 환한 조명 아래 하얗고 깨끗한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맑고 검은 눈동자가 투명하게 빛났다.

그녀는 정말 정우진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싶었다.

“계산해보니 이혼할 때 임신한 거네? 근데 왜 이혼하자고 했어?”

정우진의 질문에는 일말의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순전히 호기심에 의한 질문이었다.

이 남자와 결혼한 후에야 깨달았다. 그가 오직 책임감 때문에 결혼을 택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밖에 다른 이유를 굳이 꼽자면 합법적인 ‘생리적 욕구 해소 도구’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2년이란 시간 동안 신시아는 자신이 그의 마음속에 차지하는 비중을 정확하게 인지했다.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란 그녀는 사랑이 결핍했고 안정감도 결핍했다.

이 결혼은 그녀에게 어떠한 따스함도 안겨주지 못했다.

정우진이 밤마다 품에 꼭 끌어안고 오직 자신만을 담은 그 눈빛을 보이던 찰나의 순간을 제외하곤 어떠한 온기도 없었다.

결국 신시아가 먼저 이혼을 제기했고 정우진은 단 한 마디만 내뱉었다.

“너만 후회 안 하면 돼.”

이혼 절차를 마친 그날 오후, 신시아는 즉시 그에게 전근을 요청했고 경원의 다른 구역 지사로 발령받아 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반년 만에 그녀가 아이를 낳았다니.

정우진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저 지금 은유라 씨한테 자리 내주는 거잖아요.”

신시아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우진 씨가 아이 데려가면 유라 씨는 동의한대요? 두 사람 곧 좋은 소식 있을 텐데 유라 씨가 홧김에 헤어지자고 하면 어쩌시려고요?”

소문에 의하면 은유라는 정우진이 평생 사랑했던 유일한 여자라고 한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랐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헤어졌고 은유라는 해외로 나갔다.

그 후로 몇 년간 정우진은 홀로 지냈고 스캔들 하나 없었다. 언론에서는 그의 이 오랜 싱글 생활을 은유라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몇 차례 보도하기도 했다.

반년 전, 은유라가 귀국하면서 신시아는 떠나고 싶으면서도 차마 떠나지 못했던 마음을 깔끔하게 접었다.

은유라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 당일 밤, 신시아는 망설임 없이 이혼을 통보했다.

“그건 너랑 상관없는 일이고 네가 신경 쓸 문제도 아니야.”

정우진은 여전히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너도 똑똑한 사람이니 잘 알 거야. 아이는 너랑 같이 이런 환경에서 자라면 안 돼. 정씨 가문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옳은 선택이야.”

그녀가 아무리 똑똑한들 사랑 앞에서 이성을 다잡을 수 있을까?

“이런 환경이요? 내 아이가 근본도 잊고 엄마인 나를 싫어할까 봐요? 우진 씨 설마 아이 앞세우면서 날 무시하는 거예요?”

신시아는 늘 그렇듯 쉽게 굽히지 않았다.

정우진은 그런 그녀를 너무 잘 안다. 스스로의 신념이 확고해서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녀.

전에 업무 때문에 정우진에게 맞섰던 적이 있는데 한 프로젝트 평가를 두고 해고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오직 침대 위에서만 기꺼이 정우진에게 굴복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신시아가 아무리 버텨도 이 남자는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

“나한테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해?”

그는 비겁하리만치 노골적으로 그녀를 몰아붙였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그녀의 목을 꽉 조르는 듯했다.

반박할 능력도, 반격할 힘도 없었다.

신시아는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대표님, 오해하셨어요. 그 아이 지원이 애예요. 저 실은 퇴근하고 병원 들러서 지원이 잠깐 만나고 이제 막 집에 들어온 참이거든요.”

정우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응시했다.

의심이 잔뜩 담긴 눈길로 살펴보다가 오늘 그녀의 의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타이트한 힙업 스커트를 입어서 매혹적인 힙 라인을 자랑하고 잘록한 허리까지 어우러지니 임신에 갓 출산까지 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원이 아시죠? 전에도 자주 얘기했던 김지원...”

그녀가 해명하려 했지만, 정우진은 아예 듣지도 않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인 뒤 창가로 다가가서 한 모금씩 연기를 내뿜었다.

얼떨결에 아빠가 되었다가 다시 그 신분을 내려놓기까지 고작 한 시간이 걸렸다. 지금 정우진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이었다.

반년 만에 만난 신시아는 어딘가 달라졌지만,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의 기억 속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창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결혼 생활 2년 동안 약간 변덕스럽긴 해도 둘만 있을 때면 영락없는 애완 고양이 같았다.

언제나 온순하고 말 잘 듣는 고양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길들지 않은 야생 고양이를 방불케 했다.

감히 이런 터무니없는 장난을 칠 줄이야?

신시아가 다가와 그의 앞에 있는 창문을 열었다. 뼛속까지 시린 한겨울의 찬 바람이 불어 들어와 담배 연기를 흩뜨렸다.

“오해한 건 그렇다 치고 궁금한 거 있어요. 만에 하나 진짜 아이가 있다면 은유라 씨랑 아이 중에 대표님은 누굴 선택하시겠어요?”

그녀는 사리 분별을 잘하는 편이다. 스스로도 정우진의 선택지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런 만약은 없어.”

정우진은 담배를 비벼 껐다. 집안을 둘러봐도 재떨이가 보이지 않아 담배꽁초를 쥔 채 문밖을 나섰다.

그는 전 부인과 한밤중에 옛이야기를 나눌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다.

신시아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피드를 못 봤다면 우진 씨는 평생 나 보러 오지 않았겠지?’

물론 한 달 전 우연히 호텔에서 마주친 것 말고는...

그때 정우진은 술에 취했고 둘은 또 한 번 관계를 맺었다.

신시아는 서로 민망해질까 봐 옷을 챙겨입고 그가 깨어나기 전에 도망쳤다.

이 일을 무덤까지 갖고 가려 했으나 그녀의 뱃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줄이야.

신시아는 정말로 임신했다. 임신 6주 차에 태아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창밖에 흩날리는 커다란 눈발이 올 블랙 차림의 남자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녀는 창문을 닫고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기댄 채 계속 정우진만 내려다보았다.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길가에 세워둔 부가티에 올라 도로를 질주하는 저 남자...

그 차는 이 판자촌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처럼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마치 신시아의 삶에 어울리지 않는 정우진처럼 말이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40화

    ‘하선재 씨 쪽에 조금이라도 희망이 보였다면 나도 다시 백영으로 돌아갈 생각 따위 안 했어.’신시아의 말은 마치 정우진의 귓가에 맴도는 주문 같았다. 그 말이 반복될수록 남자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정우진은 매서운 눈빛으로 돌변하여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신시아를 빤히 쳐다봤다.휴대폰 너머로 김지원 역시 신시아의 말에 동감하며 한참을 불평했다. 이어서 그녀에게 백영 그룹으로 들어가거든 꼭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까지 잊지 않았다.신시아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친구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김지원 쪽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야 그녀도 다시 입을 열었다.“알았어. 얼른 애부터 챙겨. 다음에 또 통화하자.”전화가 끊기고 신시아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채 돌아서려 했다.별안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어느 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놀랍게도 정우진의 따가운 시선과 마주쳤다.신시아는 목이 바짝 타들어 가고 숨통이 조여왔다.실눈을 뜬 정우진은 날카로운 기운을 내뿜으며 감히 똑바로 바라볼 엄두가 안 났다.그녀는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남자의 뚫어질 듯한 시선 때문에 피할 수 없었다.마지못해 정우진을 향해 몇 걸음 다가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대표님, 아직 안 가셨네요.”“응.”정우진은 콧소리로 짧게 대답했다.“신 비서, 유라가 했던 말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걔가 워낙 마음이 여려서 그래. 그리고 나도 굳이 신 비서를 붙잡아 둘 생각은 없어!”신시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가 마음이 여리다’라는 한 마디에 신시아의 입장만 어정쩡해졌다.고개를 푹 숙인 채 아랫입술을 깨물고 복잡하게 흔들리는 시선을 감추려고 하는데 정수리 위로 남자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나가고 싶으면 사직서에 서명해.”정우진은 이 말을 끝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훤칠한 뒷모습에서는 오만함이 느껴졌다.신시아는 재빨리 그를 쫓아가 따져 물었다.“제가 싫다면요?”“이제 다 성장해서 떠나겠다고 하는데 막을 이유가 없지.”정우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9화

    신시아는 몇 마디 짧게 대화를 나누고는 병실을 나섰다.엘리베이터에는 사람이 많아 결국 계단으로 1층까지 내려왔다.막 로비 중앙에 다다랐을 때, 정우진이 은유라의 휠체어를 밀며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은유라의 종아리에는 깁스가 되어 있었고 하얀 원피스 차림에 다리 위로 핑크색 담요를 덮었다.뒤에 있는 남자는 블랙 슈트를 차려입고 선뜻 다가갈 수 없는 압도적인 포스를 내뿜었다.양옆에 따르는 경호원들은 사람들로 가득 찬 로비에서 두 사람에게 길을 내주었다.신시아는 하필이면 그 길의 맨 끝에 서 있었다.그녀는 상황을 파악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이미 한발 늦었다.“시아 씨.”은유라가 먼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신시아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정 대표님, 은유라 씨, 여기서 뵙네요.”“오빠, 우리 얼른 저쪽으로 가자.”은유라가 정우진의 손을 잡고 말했다.정우진은 알겠다며 그녀를 밀고 신시아의 앞으로 다가왔다.드디어 은유라의 쇼가 시작되었다. 그녀는 신시아를 올려다보며 가련한 표정을 지었다.“저희 엄마 대신 정중하게 사과드릴게요, 시아 씨. 엄마가 시아 씨를 오해해서 저를 위한답시고 너무 괴롭힌 것 같네요. 정말 죄송해요. 지난 일은 부디 마음에 담아두지 말았으면 좋겠네요.”신시아는 눈두덩이가 흠칫 떨리고 이해가 안 된다는 식으로 은유라를 쳐다봤다.거만하기 짝이 없고 자신 앞에서 그토록 으스대던 은유라는 대체 어디에?갑자기 손연경을 대신해 사과까지 하다니? 이건 또 무슨 경우란 말인가!“알아요. 저 때문에 시아 씨한테 너무 많이 폐 끼쳐드렸죠? 다시는 그럴 일 없으니 계속 백영 그룹에 남아주시고 우진 오빠를 위해 일해주시면 안 될까요?”은유라는 더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적이 없던지라 신시아는 대체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가늠이 안 갔다.설마 하선재의 개입이 정말 효과를 본 걸까?백영 그룹에 남을 수 있는 길이 이렇게 쉽게 열리다니.하지만 그럼에도 신시아는 이 길이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8화

    다음 날, 신시아는 보육원 원장 한채은의 전화를 받았는데 선금으로 4천만 원의 치료비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신시아는 은행에 가서 정기예금을 해지하고 한채은의 계좌로 이체했다.휴가는 아직 이틀 더 남았고 어떻게 회사로 복귀할지 정하지 못한 터라 차라리 병원에 들러 임보나를 한 번 더 보기로 했다.한 시간 후, 신시아는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병실 문을 열었다.윤경선과 남편 장철준이 침대에 앉아 있다가 그녀를 보자 반갑게 웃었다.신시아는 윤경선의 침대를 지나 몇 걸음 더 걸어가다 임보나 옆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는 대뜸 걸음을 멈췄다.“시아야...”그녀를 본 한채은이 얼굴에 당황한 기색을 띠며 침대에서 내려왔다.“굳이 올 필요 없다고 했잖아...”신시아는 가까이 다가가 과일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채은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휴가가 이틀 남아서 그냥 들렀어요.”그러고는 창가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하선재를 돌아보았다.“대표님은 어쩌다 여기까지 오셨어요?”“네가 좀 힘들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와봤어.”하선재는 신시아의 안색이 어두운 걸 알아채고 서둘러 말을 이었다.“방금 한 원장님한테도 말씀드렸는데 보나 골수 이식 문제는 내가 책임질게.”신시아는 다시 한채은에게 시선을 옮겼다.“그래. 선재 씨가 이미 다 알아봐 주셨대.”이에 한채은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하선재란 사람은 신시아가 좋아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존재였다.도무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자니 결정적인 순간에는 또 기가 막히게 도움을 주었고 그렇다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그녀가 숨겨둔 ‘시한폭탄’을 마치 농담처럼 여기며 언제 터질까 학수고대하고 있었다.“고마워요.”“뭘 새삼스럽게. 더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하선재는 가슴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나 이 병원 원장이랑 아는 사이거든.”그 말을 들은 장철준 부부가 이쪽을 바라보았다.불과 며칠 사이에 윤경선은 얼굴은 훨씬 수척해졌고 처음 보았을 때보다 엄청 지쳐 보였다.신시아가 임보나를 돌보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7화

    “기회가 되는 대로 신시아를 사람들 앞에서 너한테 사과하게 만들 거야. 이 책임은 걔가 지기 싫어도 지게 될 거라고!”이번 일은 어쨌든 누군가가 총대를 메야 한다.주하영의 존재는 모두에게 ‘은유라 본인이 어리석어 사람을 잘못 믿었다’라고 공표하는 꼴이 될 터.그렇게 되면 은유라의 체면은 바닥에 떨어질 게 뻔하다.모든 잘못을 신시아에게 뒤집어씌워야만 은유라가 피해자가 되어 명예를 지킬 수가 있다.은유라의 얼굴에 걱정이 스쳤다.“만약 정씨 가문에서 알게 되면요?”“그 집에서 알아도 현주 씨는 네 편 들 거야.”손연경은 딸의 손을 꼭 잡고 몇 번이고 쓰다듬었다.“너는 현주 씨한테 가장 사랑받는 예비 며느리잖니. 이렇게 다친 걸 보면 속상해도 모자랄 판이지!”은유라의 얼굴에 은근한 희열이 떠올랐다.“신시아만 내쫓을 수 있다면 저는 어떤 고생이든 감당할 수 있어요.”두 모녀가 몹쓸 계략을 꾸밀 때 병실 문이 철컥 열리고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손연경은 즉시 표정을 바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우진이 왔구나.” 정우진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서며 차가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훑었다.그의 매서운 눈빛에 손연경과 은유라 모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방금 한 말 엿들은 건 아니겠지?’“언제 온 거야?”손연경이 떠보듯 물었다.“방금요.”정우진은 서류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으며 대답했다.“어머님은 먼저 돌아가세요. 이제부터 제가 돌볼게요.”손연경은 소파에 놓인 가방을 챙겨 은유라에게 눈짓을 보낸 뒤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럼 유라 잘 부탁해. 수고해줘, 우진아.”정우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연경이 나가자 그는 의자를 가져와 은유라의 침대 옆에 앉았다.“오빠, 오늘 왜 이렇게 빨리 왔어?”은유라는 그에게 조금 더 다가가 수줍게 웃으면서 물었다.다만 정우진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묻어났다.“주하영은 내가 다 처리했어.”은유라는 삽시간에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당황하며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6화

    “하 대표님.”신시아는 혼란스러운 기색을 싹 감추고 검은 눈동자가 다시 맑고 또렷해졌다.그럼에도 하선재는 그녀가 고민이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왜 그래? 아직도 은유라 때문에 기분 상한 거야?”신시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그녀의 건조한 인사치레에 하선재가 어찌 눈치를 못 챌까.“그 문제는 내가 다 알아봤어. 주하영이라는 여자가 한 짓이야. 부당 이익을 얻고 딴 주머니를 챙기려다가 일이 크게 번져서 결국 은유라만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됐어. 그래도 싸지. 어차피 걔 은유라 사람이잖아.”은유라가 계단에서 굴렀던 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니.신시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하영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더욱 충격을 받았다.“은유라한테는 내가 경고했으니까 더는 널 괴롭히진 못할 거야.”하선재는 은유라가 분명 명성을 걱정해서 자신의 협박을 받아들였을 거라고 확신했다.“은유라 만났어요?”“그럼.”하선재는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너의 가장 든든한 뒷배가 돼 줘야지.”며칠 안 본 사이에 신시아는 그에게서 약간의 거리감과 예의를 느꼈다.그러나 지금 이 한 마디에 모든 어색함이 사라져 버렸다.“뒷배고 뭐고는 모르겠지만 선재 씨가 날 불구덩이로 밀어 넣으려는 건 확실히 알겠네요.”신시아의 예의 바른 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이에 하선재는 머쓱한 듯 웃어 보였다.“그럴 리가? 다 너 걱정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아 맞다, 너 회사 관둔다며?”“아직 결정된 건 아니에요.”신시아의 눈가에 희미한 근심이 드리웠다.‘그러니까 떠나고는 싶은데 뭔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서 망설이고 있다는 거네?’생각을 마친 하선재는 더 캐묻지 않았다.“힘든 일 있으면 바로 얘기해.”“마음만 받을게요.”신시아는 그를 지나쳐 병원 밖으로 걸어갔다.한편 하선재는 입원동을 바라보다 비로소 의문이 들었다.신시아가 왜 이곳에 왔을까?그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몇 분 후, 하선재가 원장실에 나타났다.원장은 식은땀을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5화

    “비록 친인척은 없지만 다른 사람과의 골수 매칭 성공률도 높다고 하니 괜찮을 거야.”신시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김지원은 벽에 기댄 채 쪼그려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문제는 돈이야. 최소 1억 2천이라는데 우리 이제 경원을 떠날 수는 있을까?”이 말을 들은 신시아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며칠 전부터 막연하게 느껴졌던 불길한 예감이 지금 이 순간 최고조에 달했다.돈이 없는데 어떻게 사직서를 내고 이곳을 떠난다는 말인가?신시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김지원을 내려다보며 점점 더 굳어지는 미간 때문에 안색이 다 일그러졌다.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시간이 일분일초 흐르고 신시아의 마음도 서서히 가라앉았다.한참 뒤, 김지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신시아 앞에 다가와 말했다.“시아야, 우리 이대로 내팽개치고 갈 순 없어. 괜히...”이어진 말은 너무 잔인해서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다.신시아도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금세 알아채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그냥 여기 남아있자.”짧디짧은 이 한 마디에 수많은 체념이 뒤섞여 있었다.알 수 없는 감정들이 신시아의 가슴속에서 번져 나갔다.쓰리고 아픈 감정들이 그녀의 가슴을 답답하게 짓눌러 숨을 쉴 수가 없었다.목소리도 너무 작아서 김지원은 거의 환청이다시피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시아야, 지원아.”한채은이 언제 나왔는지 다급하게 달려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의사 선생님께 다 들었어. 보나 안 볼 거야? 이대로 도망치게?”김지원은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한채은을 돌아보았다.“지금 방법을 생각 중이에요.”“뭘 더 생각해?”한채은은 경계 어린 눈길로 두 사람을 노려봤다.“가지고 있는 돈 전부 내놔. 보나 치료비에 보태야지.”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한 그녀의 태도에 신시아와 김지원은 입을 다물었다.이에 한채은은 또다시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너희 설마 나 몰라라 하려는 건 아니지? 보나 안 불쌍해? 어린 나이에 부모도 잃고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39화

    기현주는 분노로 얼굴을 붉힌 채 눈물이 그렁그렁한 은유라를 데리고 나왔다.신시아의 책상 앞에 멈춰 서더니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또 네 짓이지!”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쓴 신시아 역시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감정을 억누르고 해지 계약서를 기현주에게 내밀었다.“약간의 이슈가 있었지만 어쨌든 사인은...”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현주가 계약서를 낚아채 반으로 찢어버렸다.“위선 작작 떨고 앞으로 우진이 곁에서 얌전하게 굴어!”그 말을 끝으로 기현주는 은유라를 잡아끌며 사라졌다.은유라는 애처로운 몰골과는 달리 눈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36화

    신시아의 회사 내 입지는 정말 독보적이었다.주하영은 자신이 그녀 뒤를 이으리라고는 평생 꿈도 꾸지 못했다.하지만 뒤를 봐주는 사람이 미래의 안주인이 될 은유라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걱정 마세요, 유라 씨. 저는 앞으로 유라 씨 사람이에요. 정 대표님 곁을 철저히 지키면서 다른 여자들이 얼씬도 못 하게 막을게요. 아, 아니죠. 애초에 대표님 마음속엔 유라 씨밖에 없으니 다른 여자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도 귀찮은 문제는 없는 게 나으니까 제가 그 수고를 덜어드릴게요. 대표님이 유라 씨한테 더 집중할 수 있도록요.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35화

    정다슬은 워낙 선머슴 같은 성격이라 살갑거나 다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그래서인지 기현주는 은유라를 곁에 두고 키웠고 틈만 나면 정씨 가문으로 불러들였다.“넌 우진의 약혼녀이자 우리 집안의 예비 며느리인데 뭐가 걱정이야?”기현주는 은유라의 손등을 토닥였다.“앞으로는 하고 싶은 거 다 해. 무슨 일 생기면 내가 뒤 봐줄 테니까.”이 말을 들은 은유라는 금세 기세등등해졌다.“자, 이제 서류나 빨리 처리해. 난 너희 둘 약혼 문제나 챙길게. 저녁에 너희 부모님이랑 약속 잡았으니 이참에 날짜 정하자. 우진이랑 늦지 않게 와.”기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34화

    하긴, 방금 그 말은 신시아의 일방적인 주장일뿐 은유라에겐 어떠한 증거도 없었다.그녀는 곧장 정신을 차렸다.“그러게요! 오빠가 왜 시아 씨를 붙잡겠어요. 저 여자 정말 속이 다 보이네요. 하마터면 오빠한테 괜히 따질 뻔했네요. 그럼 또 싸움 날 게 뻔한데 말이죠.”기현주는 그녀를 다독였다.“유라야, 아무 생각 말고 우진이랑만 잘 지내면 돼. 시아 걔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더 이상 우진이랑 싸우지 마. 그 녀석 성격 너도 알잖아...”정우진이 일을 제쳐두고 사람들 앞에서 은유라를 쫓아가서 달래는 것만으로도 이미 한계였다.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