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화

Author: 금추
소희는 드디어 임유민의 가정교사들이 왜 사직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재벌 집의 아이는 욕을 할 수도 때릴 수도 없는데다 설교를 하면 시끄럽다 하고 좋은 말로 달래주면 유치하다고 하기에 그런 무력감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동적으로 포기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소희가 몸을 일으키고 상 위에 다트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과녁을 한 번 겨누고 손을 들어 다트를 던지니 과녁의 한가운데 정확히 명중했다.

그녀가 세 번째 다트를 던질 때 임유민이 고개를 들고 놀라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희가 양손에 동시에 다트를 들고 보지도 않고 던졌다. 두 다트는 같은 속도로 전에 명중한 다트를 맞추고 동시에 과녁에 명중했다.

임유민이 몸을 일으키고 소희의 곁으로 와서 고개를 들고 그녀를 보며 물었다.

“다트 배운 적 있어?”

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부인하지 않았다.

임유민은 흥미가 생겼다.

“그럼 알려줘.”

소희가 팔짱을 끼고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의 수업을 완벽하게 하면 알려줄게!”

임유민이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다른 수법으로 바꿀 수 없어?”

소희가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어쩔수 없어. 내가 널 가르치러 온 이튿날에 무능하다는 이유로 쫓겨날 수는 없잖아. 나도 체면이 있는데.”

임유민은 거만하게 말했다.

“삼촌한테 알려달라고 할 수도 있어. 선생님보다 한수 위거든!”

“그럼 지금 삼촌을 불러다 널 가르쳐 줄 건지 확인해 볼까?”

소희는 겁먹지 않았다. 알려줄 거였으면 진작에 알려주었겠지.

임유민의 얼굴에 바로 난감한 기색이 스쳤다. 속으로 저울질을 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말 들을 테니까 공부하고 나면 활 쏘는 법 가르쳐 줘야 해. 활도 잘 쏴?”

“활?”

소희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임유민은 약간 득의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안 되지? 우리 삼촌은 활쏘기도 백발백중이거든!”

“누가 못한대? 먼저 공부나 하고 말해!”

소희가 책상 앞으로 갔다.

“거짓말이면 어떻게 할거야? 다트와 활은 다르잖아!”

소희가 멈칫하다 고개를 들고 말했다.

“내가 거짓말 한 거면 앞으로 너한테 선생님이라고 부를게!”

“그럼 약속 한 거야!”

소희는 눈을 반달 모양을 하고 웃었다. 오전의 햇살이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얼굴을 엷고 부드러운 금빛으로 덮어 놓았다.

.......

아마도 집안의 우월한 유전자로 덕분인지 임유민은 아주 총명해 무엇이든 척척 배운다. 한 시간 후, 두 사람은 복습을 마치고 별장의 잔디 밭 위에 섰다.

임유민이 양궁을 하겠다고 하여 집사가 미리 세팅을 해 놓았다. 움직이는 과녁, 양궁, 보호 장치, 뭐하나 빠지는 게 없다.

임유민은 보호 장치를 장착하고 의심스럽게 소희를 보며 말했다.

“활은 잡을만해? 억지로 버티지 마. 지금 패배를 인정하면 나한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걸로 그만이지만 잠시 후에 화살도 쏘지 못하면 큰 망신이야!”

소희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이지!"

그녀는 활과 화살을 들고 자세를 바로 하고 활을 당겨 조준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활을 쏘지 않았지만 멀리 있는 과녁을 보고있으니 기억 속의 순간이 현재와 겹치면서 잠시 넋을 잃었다.

윙- 하고 화살이 허공을 가르고 바람 소리를 내더니 쿵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과녁의 중심에 명중했다!

임유민이 환호하며 바로 달려가 물었다.

“어떻게 한 거야?”

소희는 덤덤하게 웃었다.

“어때?”

“가르쳐 줘!”

“가르칠 수는 있는데 나와 약속해, 앞으로 내가 올 때마다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뭉그적 거리지 말고!”

소희가 이 기회에 조건을 걸었다.

임유민은 모든 신경이 화살을 쏘는 데 있어 바로 동의했다.

잔디 밭을 마주하고 있는 3층의 베단다에서 임구택이 느긋하게 베단다에 기대고 전화를 받으며 시선은 활을 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떨어졌다.

소희는 다시 한번 과녁의 중심을 명중했다. 그림 같은 눈매가 온전히 기분에 따라 움직이고 봄 햇살은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얼굴에서 뛰어놀고 그녀의 온몸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 했다.

임구택이 전화를 끊고 그곳에 서서 잠시 더 지켜보았다. 소희가 연이어 화살을 세 번 당겼는데 모두 과녁의 중심에 명중했다.

임유민이 흥분으로 팔짝 뛰면서 소희를 바라보는 두 눈에 존경심이 가득했다.

임구택이 눈을 가늘게 떴다. 전에 소희가 주경의 다리를 차는 동작으로 보아 무술을 할 줄 아는게 분명했는데 그녀가 어렸을 때 호신술을 배웠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화살을 백발백중하는 것도 호신을 위해 배운 건가?

......

소희가 임유민이랑 한 시간을 놀다 보니 거의 점심이 되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물건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녀가 2층에서 내려올 때 한소율이 마침 물건을 들고 들어왔다.

한소율은 멈칫하고 안색이 눈에 보이게 어두워졌다. 임구택이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다니!

진심인가?

“우리 또 만났네요!”

한소율이 가지고 온 선물을 집안 가사 도우미에게 주고 앞으로 두 걸음 다가섰다. 입꼬리를 올리고 있으나 눈빛에 서늘함이 가득했다.

소희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잠깐만요!”

한소율이 소희를 가로막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턱을 살짝 들고 거만하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임 가와 같은 집안에서는 임구택 씨를 그쪽처럼 평범한 집안 여자와 결혼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알겠어요?”

소희가 소리 없이 웃었다.

한소율은 그녀의 알 수 없는 웃음에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말을 언제나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라 말을 돌려 하는 걸 싫어해요. 아가씨는 임구택 씨와 좋은 결과가 없을 거라는 거 자신도 알고 있을 거 같은데 왜 구택 씨와 함께 있는 건가요? 돈 때문이에요? 얼마 원해요, 제가 줄게요!”

소희의 눈빛은 맑고 투명해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아이와도 같았다.

“그쪽이 준 돈이 임구택 씨가 주는 것보다 많을 거 같으세요?”

한소율은 바로 되물었다.

“그 사람이 얼마 주는데요, 결코 그보다 적지 않을 거예요!”

소희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20억이요, 그 돈이면 앞으로 이곳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어때요?”

한소율은 가슴이 철렁했다. 바로 고개를 들고 소희의 뒤쪽을 보며 말했다.

“구택 씨, 들었지? 이 아가씨 돈 때문에 구택 씨 곁에 있는 거야!”

소희의 가슴도 철렁했다. 휙 하고 고개를 트니 마침 계단의 중간에 서있는 임구택과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베이지 색상의 얇은 셔츠를 입고 커피색의 캐주얼한 바지를 입어 차가움은 덜하고 나른함이 더해졌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선 고귀함과 우아함이 흘렀다.

소희는 옆에 있는 여자가 숨을 죽인 모습을 보고 입술을 실룩거렸다. 이 남자는 뼛속까지 정교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임구택은 천천히 계단에서 내려와 먹물같이 까만 눈동자로 소희를 보며 저음으로 말했다.

“내가 데려다줄게요!”

한소율의 안색이 바뀌고 믿기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임구택을 보며 물었다.

“방금 전에 이 아가씨가 한 말 못 들었어?”

임구택이 덤덤하게 말했다.

“들었는데, 그래서?"

“하!”

한소율이 조소하듯 웃음을 짓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우아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구택 씨, 둘이 어울리지 않아!”

임구택이 약간 신경질스러운 말투로 대꾸했다.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내가 알아.”

그는 말을 하고 소희를 보며 음성을 낮추고 물었다.

“갈까요?”

“네.”

소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발 먼저 문을 나섰다.

한소율은 그곳에 서서 두 눈을 뜨고 두 사람이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며 문득 자신이 바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로 임구택이 직접 운전을 하여 소희를 집에 데려다주게 되었다, 소희는 뒤에 앉아 빨리 스쳐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의 일이 왠지 웃겼다.

임구택은 백미러로 소희를 보며 갑자기 입을 열었다.

“왜 웃어요?”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618화

    호영이 다가와 자연스럽고 담담한 표정으로 명우에게 손을 내밀었다.“희유 동기 설호영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명우는 호영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명우라고 해요.”호영은 희유를 한 번 바라보았다.눈빛에는 씁쓸함이 섞여 있었지만 미소만큼은 진심이었다.“두 분 행복하시길 바랄게요.”눈앞의 남자는 외모도 분위기도 단연 돋보였기에 진 것에 대한 억울함은 없었다.오래도록 좋아해 온 희유가 그저 행복하기만을 바랐다.이에 명우는 담담하게 말했다.“고마워요.”우한과 준형이 함께 다가왔다.준형은 익숙하게 팔을 뻗어 호영의 어깨를 감싸 쥐고 옆자리로 끌고 가 앉히며 담배 한 개비를 내밀었다.“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희유 남자친구, 보디가드라잖아요. 언젠가는 헤어질 거예요. 호영 씨한테도 기회는 있어요.”호영은 담배를 받지 않았다.“왜 두 사람이 꼭 헤어진다고 생각해요?”준형은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희유 씨네 집에서 보디가드 남자친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호영은 고개를 돌려 명우를 바라보았는데 차분하고 냉정한 인상과 안정된 분위기의 남자였다.“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준형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본인이 직접 말했어요. 틀릴 리 없어요.”그러나 호영은 고개를 저었다.“준형 씨는 희유를 몰라요. 희유는 겉은 부드러워 보여도 속은 아주 단단한 사람이에요.”“한 번 마음먹은 일은 누구도 바꿀 수 없어요. 가족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일을 포기하지 않을 사람이에요.”준형은 그쪽을 힐끗 보며 목소리를 낮췄다.“조금 있다가 내가 저 사람 망신 좀 줘서 호영 씨 대신 한 번 풀어 줄게요.”그 말에 호영의 표정이 즉시 굳어졌다.“그러지 마요. 쓸데없는 일 하지 마요.”호영은 준형과 그리 친한 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처음 준형과 우한이 사귀기 시작했을 때, 희유가 혼자 남지 않게 하려고 몇 번 함께 밥을 먹은 것이 전부였다.게다가 명우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그것은 곧 희유의 체면을 깎는 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617화

    어차피 희유 곁에 있어 주는 것이었다.희유는 기분이 좋아져 명우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돌려 우한에게 말했다.“그럼 난 내 남자친구 차 타고 갈게.”“이따 봐.”우한은 웃으며 준형의 팔을 끼고 그들의 차 쪽으로 걸어갔다.차에 오르자마자 준형은 여전히 바깥을 힐끗거리며 말했다.“희유 남자친구가 모는 차, 꽤 괜찮네. 자기 차는 아니겠지? 사장 차 아닌가? 퇴근하고 사장 차 몰고 나와서 여자친구 앞에서 체면 차리는 거 아닌가?”우한은 준형이 명우를 말할 때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 일로 또 다투고 싶지도 않아 짧게 말했다.“빨리 출발해. 앞 좀 보고 운전하고.”한편 희유는 명우의 차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고 곧 결혼하는 동기를 소개했다.“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던 친구예요.”“학교 다닐 때 자격증도 많이 땄고, 학교에 남아서 교수 되는 것도 생각했었는데, 졸업한 지 1년도 안 돼서 결혼해서 전업주부가 된대요.”명우가 고개를 돌려 희유를 보며 말했다.“너도 졸업하자마자 결혼하기로 한 거 아니야?”희유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저는 결혼해도 일은 할 거예요.”명우는 낮고 차분하게 말했다.“사람마다 목표가 다른 거야.”그 말에 동의하는 듯 희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자기만 행복하면 되는 거죠.”명우는 희유의 손을 잡았다.“너도 마찬가지야.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쉬고 싶으면 집에서 네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지내. 네가 행복하기만 하면 돼요.”희유는 고개를 갸웃하며 입술을 오므리고 귀엽게 웃었다.“그럼 나 평생 먹여 살려주는 거예요?”명우는 입꼬리를 올렸다.“아내는 평생 책임지는 거 아닌가?”그 말에 희유는 얼굴이 붉어졌고 마음은 또 괜히 설렜다.“아, 맞다. 엄마한테 우리 이야기했어요. 시간 나면 집에 한 번 오라고 하셨어요.”명우의 얼굴에 약간 진지한 기색이 스쳤다.“알겠어.”희유는 눈을 굴리며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럼 이번 주말에 부모님도 집에 계실 것 같으니까 미리 말씀드릴게요.”명우는 고개를 끄덕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616화

    준형은 희유의 말에 담긴 비꼼을 당연히 알아챘다.준형은 의자에 기대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제가 운이 좋은 걸 어쩌겠어요? 남자친구한테 휴가 마음껏 쓰라고 하세요. 혹시 잘리면 우리 회사로 오라고 하고요. 제가 보안팀 팀장 자리 하나 만들어 줄게요.”희유도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됐어요. 제 남자친구가 준형 선배 회사에 가면, 아버님이 비교하고 나서 아들분이 얼마나 무능한지 더 뼈저리게 느끼실까 봐서 걱정이에요.”준형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막 말을 꺼내려는 찰나, 우한이 젓가락으로 준형의 손등을 톡 쳤다.“그만 좀 해. 밥 먹기 싫으면 그냥 가던지.”준형은 체면이 상한 듯, 웃는 것도 아니고 마는 것도 아닌 표정으로 말했다.“우한아, 내가 지금 욕을 먹고 있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그러자 우한은 준형을 비스듬히 보며 말했다.“남이 욕하면 제가 막아 주지. 그런데 희유한테 욕먹은 건 네가 잘못한 거야.”“하필이면 건드려도 희유를 건드려. 저도 희유랑 말싸움해서 이겨 본 적이 없어.”장난 섞인 말 한마디가 팽팽하던 분위기를 누그러뜨렸고, 준형도 스스로 물러설 명분을 찾은 듯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남자인 내가 여자들이랑 말다툼해서 뭐 하겠어.”우한은 희유에게 말했다.“신경 쓰지 마.”희유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나 다 먹었어. 오후에 수업이 있어서 먼저 갈게.”우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녁에 도시락 사서 들어갈게.”“어.”희유는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고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희유가 식당 문을 나선 뒤에야, 우한은 얼굴을 굳히고 준형에게 물었다.“아까 말한 거, 무슨 뜻이야?”준형은 느긋하게 웃었다.“그냥 희유 씨 남자친구 좀 챙겨 주고 싶었던 거였어.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희유한테도, 희유 남자친구도 괜히 건드리지 마.”우한은 그릇 속 소고기죽을 숟가락으로 저으며 말했다.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준형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덧붙였다.“진짜 위해서 하는 말이야.”준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615화

    희유는 그제야 얼굴이 환해져 엄마 어깨에 기대며 진심으로 말했다.“엄마가 제일 좋아요.”주강연은 희유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너무 좋아하지는 마. 만나는 건 첫걸음일 뿐이고, 내 딸을 데려가려면 앞으로 넘어야 할 시험이 아직 많으니까.”희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얼마든지 하세요. 저희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주강연은 한숨을 쉬듯 말했다.“아이고, 아직 시집도 안 갔는데 벌써 네 남자 편이네. 너희는 ‘저희’고, 나랑 아빠는 그 반대편이 됐구나.”희유는 크게 웃었다.“엄마가 굳이 가운데 선을 그어 놓으신 거잖아요. 지금 받아들이시면 우리도 한 가족이에요. 엄마는 아들 하나 더 생기는 거예요.”주강연은 미소를 지으며 희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가 너무 까다롭다고 느껴?”“아니에요.”희유는 엄마 팔을 꼭 끌어안고 얌전히 고개를 저었다.“엄마랑 아빠가 저를 위해서, 인생 경험이랑 판단으로 아직 어린 저를 지켜 주시는 거라는 거 알아요.”주강연은 만족스럽게 웃었다.“그러면 앞으로 이 일, 네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는 서로 솔직하게 하자. 의견이 달라도 토라지거나 고집부리지 않기야.”희유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랑 아빠 의견은 존중할게요. 하지만 존중한다고 해서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니에요.”주강연은 웃지도 울지도 못한 얼굴이 되었다. 그렇게 얌전히 반항하는 말을 하니 화를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었다.하현순은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자기 방에 있다가, 이야기가 끝난 뒤에야 나와 함께 식사했다.오후에는 희유가 엄마와 함께 할머니를 찾아갔고, 마침 큰어머니도 와 있어 사촌오빠의 결혼식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집안에 경사가 있어 온 집안에 기쁜 기운이 가득했다.희유의 기분도 무척 좋았다. 적어도 엄마가 자신과 명우의 교제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었다.날씨도 이미 따뜻해졌고, 신서란 댁 마당에는 꽃이 한창 피어 있었다.희유는 꽃 사진을 찍어 명우에게 보냈다.연애하면 사소한 일 하나도 상대와 나누고 싶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614화

    주강연은 조금도 놀란 기색 없이 물었다.“이름이 뭐야? 어디 사람이야?”“명우예요.”희유는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꺼내자, 눈빛이 자연스럽게 밝아졌다.“강성 사람이에요.”주강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학생이야? 아니면 이미 일하고 있어요.”“이미 일하고 있어요.”“무슨 일을 해?”희유는 솔직하게 말했다.“보디가드 일을 해요.”그 말에 주강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보디가드?”희유는 급히 덧붙였다.“사람은 정말 좋아요. 저를 많이 도와줬고, 여러 번 저를 구해 주기도 했어요.”“지난번에 사람 시켜서 저를 납치하려고 했을 때도, 명우가 저를 구해 줬어요.”주강연은 다소 놀란 표정이었다.“왜 그때는 말 안 했니?”희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때는 아직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어요.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랐어요.”주강연은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그럼 우리가 제대로 감사 인사를 해야겠네.”희유는 웃으며 말했다. “안 해도 돼요. 자기 여자친구를 구한 건데, 감사까지 받을 일은 아니잖아요.”분위기를 조금 누그러뜨리려는 말이었지만 주강연은 웃지 않았다.주강연은 차분하지만 무게감 있게 말했다.“사실 네가 지난번에 남자친구 조건을 물었을 때부터, 이미 엄마 선을 시험해 보려고 했다는 건 알았어.”“그리고 네가 만난 그 남자친구는, 엄마가 말한 기준보다 전부 아래라는 것도 알고 있고. 맞지?”희유는 엄마 옆으로 다가가 앉아 진지하게 말했다.“엄마, 집안이랑 출신이 그렇게 중요해요? 학벌이 사람 됨됨이를 판단해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저는 정말 명우가 좋아요. 명우랑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엄마 기준으로 저희 관계를 재지 말아 주시면 안 돼요.”“다음에 제가 집으로 데려올게요. 엄마랑 아빠도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주강연이 물었다.“그냥 연애만 하는 거니? 아니면 오래 함께할 생각이 있는 거니?”희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저희는 이미 약속했어요. 제가 졸업하면 결혼하기로 했어요.”주강연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613화

    명우는 샤워를 아주 빠르게 끝냈다.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욕실에서 나왔고, 가운은 반쯤 풀어져 단단하게 갈라진 복근이 드러나 있었다.머리카락에서는 아직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이마 위로 흐트러진 젖은 머리칼이 늘어져 있어, 검은 눈동자는 더욱 깊어 보였고 이목구비는 또렷하게 드러나 있었다.명우는 한 손에 수건을 들고 머리를 닦으며 침대 쪽으로 걸어가 이불을 들추고 반쯤 몸을 누였다.그러자 동시에 팔을 뻗어 이불 아래에 숨어 있던 희유를 끌어안아 품에 끌어당겼고, 몸을 뒤집어 희유 위로 올라탔다.놀라 크게 뜬 희유의 눈을 내려다본 뒤, 고개를 숙여 입술을 맞췄다.명우의 동작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어졌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으음...”희유는 낮은 소리를 냈다.뜨겁고 강한 힘에 입술과 혀가 완전히 붙잡혔고,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남자의 리듬을 따라가지 못하고 정신없이 키스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코끝에는 샤워 직후의 은은한 향기와, 명우 특유의 강렬한 체취가 뒤섞여 스며들었고, 머릿속이 멍해졌다.한참이 지나서야 명우는 희유의 입술에서 떨어졌고, 여자의 턱선을 따라 천천히 입맞춤을 내려갔다.희유는 그제야 숨을 고를 수 있었고, 명우의 어깨를 붙잡은 채 숨이 흔들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알았어요?”이불은 가볍고 폭신했고, 아래에 누워 있어도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희유 역시 스스로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명우는 희유의 턱을 잡았다.윤기가 도는 얇은 입술이 유난히 선명해 보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대로 된 킬러라면 모든 단서를 통해 잠재적인 위험을 알아차릴 수 있어. 예를 들면 냄새 같은 거.”희유는 가을 물빛처럼 고운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입술을 다물고 웃었다.“그럼 저는 어떤 냄새인데요?”그러자 명우는 희유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다.“나만 맡을 수 있는 우유 향.”희유의 얼굴이 붉어졌고, 고개를 들어 명우를 살짝 물었다.곧 명우는 희유의 허리를 끌어안고 낮게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