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화

작가: 금추
“네?” 소희가 바로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저 웃지 않았습니다!”

임구택이 눈썹을 치켜들고, “제가 무서워요? 소희 씨는 유림이의 친구고 유민이의 가정교사이니까 그들과 똑같이 나한테 둘째 삼촌이라고 불러도 돼요, 나는 후배한테 언제나 너그럽고 부드러운 사람이거든.”

소희는 더욱 웃음이 났지만 태연한척했다.

임구택의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전방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중에 또 한소율과 마주치면 그냥 무시해요.”

소희는 퍽 억울해하며, “한소율 씨가 제 앞길을 막았어요.”

임구택이 말했다, “소희 씨 사람 찰 줄 알잖아요?”

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한 아가씨를 차도 돼요?”라고 물었다.

임구택은 감정을 알 수 없는 어조로 말했다, “물론이죠, 마음대로 차요, 내가 마무리할 테니까!”

마무리?

소희는 눈꼬리를 올렸다, 이 말은 그의 일 처리하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이 많아질까봐 한 마디 보충했다, “저 때문에 난감해진 거니까 내가 뒤처리 해준다고요.”

소희는 남자의 날이 선 정교한 옆모습을 보았다, 이 말은 그녀더러 막나가도 된다는 말인가?

차 안에 잠시 정적이 흐르다 임구택이 입을 열었다, “내가 얼마 주면 돼요?”

소희가 멈칫하다 바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한소율에게 임구택보다 많은 돈을 줄 수 있냐고 물었었다.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없이 진진하게 대답했다, “유림이가 매 수업 당 20만 원이라고 했지만 임구택 씨께서 지불한다면 매달 160만 원 지불하시면 됩니다.”

임구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20억을 부른 게 오히려 적었네요!”

하긴 소희가 임유민을 대학 갈 때까지 가르친다 해도 20억은 벌지 못한다.

소희가 실망스럽게 웃으며, “아쉽네요,”

남자가, “뭐가 아쉬워요?”하고 물었다.

“한 아가씨가 주기 아까워했잖아요.”

임구택, “......”

그는 소희가 자신이 20억의 가치를 하지 않는다고 비웃는 걸 알아들었다, 정말 뒤끝이 길고 말발이 센 여자아이다, 그녀는 야유할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소희가 고개를 돌리고 창밖의 풍경을 보며 기분이 좋아져 입술이 휘었다.

......

월요일, 강성대 입구에 차들이 북적북적하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한소율이 마이바흐 차량 안에 앉아 밖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소희의 그림자가 보이자 바로 고개를 틀고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그 학생이에요, 소희, 강성대 경영학과 3학년이고요.”

남자가 고개를 들고 한소율의 손길을 따라 시선을 보내자 단번에 소희를 보았다.

심플한 하얀 블라우스에 옅은 색의 진을 입고 바지 끝은 살짝 접고 아래에 하얀 신을 신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의 아름다운 이목구비에 주의를 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깨끗함이다, 첫눈에 아주 깨끗하고 맑은 느낌을 준다.

옆에 있는 사람이 놀라워해도 많은 여자들을 보아온 심명은 덤덤하게 웃음을 지을 뿐이다, “오늘 월요일 아침에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나를 불러다 이 학생을 보여주려고 한거에요?”

한소율은 바로 본론을 말했다, “그 애를 손에 넣으면 심 가네 두 주의 주식을 포기하겠어요.”

한소율은 심명의 고모의 딸이다, 심 가네 조상이 유언을 남기셨었다, 백 년 후에 두 주의 주식을 외손녀인 한소율에게 주라고.

두 주라 해도 수천억이다.

심명의 준수한 얼굴에 그제야 놀라운 표정이 나오면서 다시 그 여자 학생을 보며 눈썹을 치켜들고, “그 애가 이 정도의 가치가 있어요?”하고 물었다.

한소율의 정교한 얼굴에 의연함이 가득했다, “할 거에요 말 거에요?”

심명이 사악한 웃음을 띄며 말했다, “물론해야죠, 미인과 재산을 모두 얻는 윈윈하는 일인데 어디 가서 이런 좋은 일을 찾겠어요?”

한소율이 그를 바라보며, “얼마 동안 걸려요?”라고 물었다.

심명은 자신만만하게, “제일 길어야 3일, 내 침대에 눕게 하죠!”

한소율이 고개를 끄덕이고, “좋아요, 나중에 사진 보내면 주식 포기 각서에 서명할게요.”

“딜!”

.......

소정이는 일이 있어 오전의 수업을 보고 가는 바람에 점심시간에 소희는 혼자 밥을 먹으러 갔다.

강성대 맞은켠에 전통 시장이 있는데 그곳에 아주 맛있게 하는 국숫집이 있다, 소정이와 소희는 이 집 단골이다.

오늘 소희가 혼자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골목길에서 몇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

온몸에 데님 차림의 여자가 맨 앞에 서서 도도한 자태로 소희를 보며, “주경이 언니가 지금 입원해 있는데 이 일이 쉽게 넘어가질줄 알았어?”

소희는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그래서 뭐?”

여자 학생이 차가운 목소리로, “주경이 언니 병실로 가서 자신의 뺨을 때리면서 사과해, 언니의 화가 풀릴 때까지, 그러면 넘어가 줄게!”

소희가 태연하게 그녀를 보며, “가지 않겠다면?”하고 물었다.

“네 생각에는?” 뒤에 있는 손에 야구 방망이를 든 여자아이가 한 걸음 앞으로 와서 위협적으로 소희를 보았다.

“이게 죽을라고!” 방망이를 든 여자가 이그러진 얼굴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소희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소희가 발을 들려는데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가 방망이를 잡았다, 연한 하늘색 셔츠에 드러난 손목은 여자보다 하얗다.

그와 동시에 우스갯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쪽팔리게 한 명을 괴롭혀?”

소희가 고개를 틀자 그녀의 옆에 선 185cm 정도의 남자로 피부는 여자보다 부드럽고 하얗다, 한 쌍의 여우 눈을 닮은 눈에 빨간 입술에는 옅은 웃음이 담겨 있지만 온몸에 선 날카로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는 말을 끝내고 방망이를 잡고 한쪽으로 던지며 얇은 입술에 두 글자를 뱉었다, “꺼져!”

몇명의 여자 학생은 남자의 잘생긴 외모에 놀라워했지만 자신들의 친구가 그의 손에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안색이 바뀌면서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의 눈빛이 서늘했다, “신경 끄시죠!”

남자가 입꼬리를 올리고 차가운 하얀 얼굴에 경멸스러움이 흘러나왔다, “다른 사람의 일은 관심이 없지만 이 사람의 일은 참견하고야 말겠는데!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이 눈썹을 찌푸리고, “둘이 무슨 사이인데요?”하고 물었다.

남자가 소희의 앞에 막아서고 뒤돌아 소희를 한 눈 보고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학생 남자친구!”

소희가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맑고 투명하고 고요해 맑은 샘물과 같이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은 샘물과 마찬가지로 차갑다.

맞은편 여학생 몇 명이 남자의 드높은 기세에 비싼 옷차림을 보아 그의 신분이 알 수 없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소희가 저희들 친구의 다리를 골절시켜서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해요!”

남자는 실눈을 뜨고, “너희들 친구?”하고 물었다.

여자가 바로 오만한 어조로 말했다, “네, 주경이라고 그녀의 아빠가 성한 대표님이에요.”

남자는 듣고 조소하며 말했다, “난 또 누구라고? 내 여자친구가 주철근 여식에게 사과를 하면 주철근이 놀라 간이 떨어질 수도 있겠어!”

여자 학생들이 멈칫했다, 야구방망이를 든 여자 학생이 데님을 입은 여자 학생의 옷자락을 당기며 낮은 소리로 무슨 말을 했다.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은 깜짝 놀라면서 소희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남자를 향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이내 놀라운 눈으로 두려움과 당황스럽고 의아한 눈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소희가 고석을 거절한 것이다.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죠.”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의 목소리가 티가 나게 기세가 죽었다, 그녀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나머지 여 학생들에게 눈짓을 주고 떠났다.

소희의 눈에 의문스러운 눈빛이 스쳤지만 말을 아끼고 여자 학생들이 멀어지자 고개를 돌리고 남자에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했다.

그녀의 말투는 진지했고 학교로 돌아가려 했다.

남자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여자아이의 정교한 옆모습을 보며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살려줬는데 고맙다는 인사가 다예요?”

이 작품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134화

    “지금 날 가르치려 드는 거야”그대로 발끈한 유영선은 반말에 막말을 하기 시작했다.“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네가 한참 후배잖아!”유영선은 성큼 다가와 희유 팔을 거칠게 붙잡고는 자기 휴대폰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아까 오씨 집안 사람이 너한테 뇌물 주는 거 다 찍어놨어. 지금 바로 인터넷에 올릴 거야. 그럼 여기에서 제일 먼저 쫓겨나는 사람도 바로 너겠지.”희유는 떳떳했고, 뭐 하나 두려울 게 없었다.하지만 정말 저 영상이 인터넷에 퍼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네티즌들은 진실을 모르니 고고학팀 전체가 어떤 식으로 욕먹게 될지 알 수 없었다.다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생하며 일하고 있었다.그런데 유영선 말 몇 마디 때문에 팀 명예가 실추된다면 그건 너무 억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에 희유는 꾹 참고 오흥월이 찾아온 이유를 처음부터 설명했다.“못 믿으시겠으면 저랑 같이 주경안 선생님 찾아가셔도 돼요. 제가 직접 오흥월 씨가 준 고옥 전달하는 거 보시면 되잖아요.”유영선은 반신반의한 얼굴이었다.“진짜 카드 같은 거 아니고?”희유는 점점 더 어이가 없어졌다.“진짜 뇌물 줄 거였으면 계좌이체를 했겠죠. 어느 시대인데 카드를 줘요?”그러자 유영선은 되레 당당하게 말했다.“계좌이체는 기록 남잖아. 나도 그 정도는 알아.”“그런쪽으로 경험 꽤나 많으신가 봐요?”희유는 비꼬듯 웃자 유영선 얼굴이 순간 확 굳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고옥이라며? 꺼내봐.”희유는 패딩 주머니 안에서 고옥을 꺼냈다.“이거예요.”유영선은 벨벳 주머니를 받아 곧바로 열어보고는 잠시 얼굴에 민망한 기색이 스쳤다.하지만 고옥을 다시 희유에게 돌려주지는 않고 오히려 자기 주머니 안으로 넣어버렸다.“주경안 선생님은 나랑 같이 경성에서 온 분이야. 내가 직접 전달하면 되겠네. 이걸로 괜히 선생님한테 잘 보이려고 하지 마.”희유는 별다른 반응 없이 말했다.“상관없어요. 대신 내일 주경안 선생님 뵈면 물어볼게요. 유물 제대로 전달받으셨는지.”유영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133화

    오흥월은 어딘가 긴장한 듯한 얼굴에 미안함까지 가득 담고 있었다.“저희 오빠 일은 정말 오빠 잘못이 맞아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돈 벌러 다녀서 배운 게 많지 않거든요.”“문화재 절도가 큰 범죄인지도 몰랐고, 누가 옆에서 부추기니까 그냥 따라간 거예요.”“듣기로는 고고학팀 선생님 한 분까지 다치게 했다면서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말투는 조심스럽고 부드러워 배운 티가 나는 사람이었다.거기에 차분하고 예의도 있었다.희유 역시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저희 선생님은 크게 다치진 않으셨어요.”“그래서 그 일로 따로 고소하진 않으실 거예요. 하지만 문화재 절도 건은 이미 사법기관으로 넘어간 상태라 저희도 어떻게 할 수는 없어요.”그러자 오흥월은 급히 손을 내저었다.“저 그런 부탁 하려고 온 거 아니에요.”“새언니처럼 와서 소란 피울 생각도 없고요. 그런 게 아무 소용 없다는 것도 알아요.”희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오늘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 뭔가요?”오흥월은 희유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오빠 대신 사과드리려고 온 것도 있고요.”“사실은... 저희 오빠가 예전에 무덤에서 나온 물건 하나를 더 훔친 적이 있어요.”“오늘 그걸 가져왔어요. 이걸 제출하면 오빠 형량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까 해서요.”오흥월은 말을 마친 뒤 주머니에서 검은색 벨벳 주머니 하나를 꺼냈는데, 평소 액세서리 넣는 작은 파우치 같은 것이었다.여자는 그것을 희유에게 건넸다.“이런 것도 자수로 인정되나요? 오빠 형량 줄이는 데 도움이 될까요?”희유는 주머니 안에 든 물건을 꺼내자 푸른빛이 감도는 오래된 옥이었다.형태는 사람 머리에 뱀 몸통을 하고 있었는데, 머리 부분은 어딘가 인형처럼 보였고, 아무 표정도 없는 얼굴이었다.해 질 무렵 어둑한 빛 아래 놓이자 묘한 음산함이 스며 나왔다.오래전에 출토된 유물이라기보다는 방금 무덤 속에서 꺼낸 것처럼 느껴졌다.다만 옥 표면은 의외로 깨끗했다.그걸 보면 오흥월 말대로 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132화

    셋은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새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에야 식당으로 가 저녁을 먹었다.식당 안에는 이미 사람이 많지 않았다.두 사람은 자리를 찾아 앉았고 백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근데 오씨 집안 사람들 요즘 엄청나게 조용해졌죠?”희유는 너무 배가 고팠다.밥을 크게 한 숟갈 떠 입안 가득 넣고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채 백하를 바라봤다.한참 씹어 삼킨 뒤에야 입을 열었다.“백하 씨 웃는 거 보니까 무슨 뒷사정이라도 아는 사람 같네요?”백하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제가 진짜 알아보고 왔거든요. 그날 오씨 집안이랑 같이 와서 난리 쳤던 사람들 있잖아요. 다 오흥식 씨 문화재 절도랑 조금씩 연관돼 있더라고요.”“명우 형님이 그날 경고하고 나서 다들 겁먹은 거죠. 당연히 더는 못 날뛰죠.”백하는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오흥식 씨 아내 있잖아요. 남동생이 공무원인데 이번 일에 연루됐다고 직무 정지 먹었대요.”“그래서 그 집안 사람들이 전부 그 여자 탓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그 여자도 희유 씨 찾아와 난리 칠 정신이 없는 거죠.”희유는 그제야 이해했다.“아, 그래서 그랬군요.”백하가 냉소적으로 웃었다.“이런 거 다 명우 형님이 처리한 거겠죠. 아예 뿌리부터 잘라버린 거예요.”“뱀은 목을 쳐야 한다고, 이제 그 여자도 감히 더는 난리 못 치겠죠?”희유는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했다.‘오흥식이라는 주범만 잡으면 됐지, 굳이 나머지 사람들까지 전부 잡아넣을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이렇게 하면 마을 사람들이 집단으로 난동 피우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서로 눈치 보며 견제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게다가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경고가 됐다.곧 백하가 물었다. “근데 명우 형님은요? 저녁 먹었대요?”셋은 작업기지에 돌아오자마자 각자 흩어졌었다.이에 희유는 휴대폰을 꺼냈다.“제가 물어볼게요.”전화를 끊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명우가 식당에 나타났다.명우는 식판을 들고 와 자리에 앉았는데, 거의 동시에 희유와 백하가 각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131화

    묘가 있는 구역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명우는 계속 희유와 백하를 1호 묘 입구까지 직접 데려다줬다.명우는 걸음을 멈추고 두 사람에게 말했다.“두 사람 먼저 들어가. 나는 새로 설치한 감시 장비 상태 좀 보고 올 테니까.”백하는 아까 명우가 사람들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형님. CCTV에 진짜 오흥식 공범들까지 찍혀 있었어요?”명우가 담담하게 답했다.“아니요.”기존 감시 장비는 너무 낡아 있었다.게다가 지형 문제까지 겹쳐 구역 안에는 사각지대가 많았다.결국 오흥식 외 다른 사람은 찍히지 않았고, 남자의 진술에도 공범 이야기는 없었다.하지만 명우는 직감적으로 오흥식 혼자 움직인 게 아니라고 느꼈다.그래서 오늘 아침 사람을 보내 경찰서에서 오흥식을 다시 심문하게 했고, 몇 마디 유도 질문만으로 공범 존재를 결국 털어놓게 했다.아까 명우가 자리를 비워 전화했던 것도 바로 그 공범들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백하는 명우 말에 감탄이 더 깊어졌다.명우가 늘 침착한 이유는 단순히 성격 때문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미리 계산하고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형님...”백하가 뭔가 더 물으려던 순간, 희유가 옆에서 남자의 팔을 툭 잡아당겼다.“그만 가요.”이대로 두면 진짜 팬클럽 회장 될 기세라 백하는 헤헤 웃고는 고개를 돌려 명우에게 말했다.“형님, 이따 봬요!”명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희유에게 돌렸다.두 사람 눈빛이 잠시 마주쳤고 희유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그러고는 손을 살짝 흔든 뒤 몸을 돌려 묘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명우는 두 사람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나서야 자기 일을 하러 자리를 옮겼다.2시간 뒤, 명우는 다시 1호 묘로 돌아왔다.길고 깊은 통로를 따라 내려가 석문을 지나자 곧 작업 중인 백하를 발견할 수 있었다.백하는 작업을 멈추고 활짝 웃었다.“형님!”명우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희유는요?”백하도 사방을 둘러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1분 전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130화

    “제 말 이해했어요?”이 사람들은 악랄하긴 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말뜻을 알아듣자마자 표정이 제각각 변했다.그중 한 남자가 곧바로 앞장서 난동을 피우던 여자에게 말했다.“형수님, 일단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어요?”“맞아요, 맞아요.”“지금 저 안에 있는 거 아니잖아요. 여기 사람들 막아봤자 소용없어요.”심지어 다른 여자 친척들 태도도 아까와 달라지더니 다들 여자를 말리기 시작했다.이에 여자는 화가 치민 얼굴로 소리쳤다.“다들 겁난 거예요? 그러면 우리 남편은 어떡하라고요!”“형수님, 저 먼저 가볼게요.”여자 옆에 있던 남자가 머쓱하게 한마디 남겼다.그는 감히 명우 쪽은 쳐다보지도 못한 채 사람들 틈을 밀치고 허겁지겁 도망쳤다.다른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자 하나둘 핑계를 대며 자리를 떴다.순식간에 여자는 혼자만 남게 됐고 주변 모든 고고학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곧 백하가 차갑게 웃었다.“다 갔는데 아직도 안 가세요? 남편분 진짜 중형 받게 하고 싶으세요?”여자는 눈을 부릅뜬 채 사납고 억센 얼굴로 소리쳤다.“겁주지 마! 오늘 나한테 설명 안 해주고 진희유가 누군지도 안 알려주면 다들 여기 못 지나가!”그러나 명우는 여자 고함 따위는 아예 무시하고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다들 차에 타세요.”사람들은 거의 반사적으로 명우 말을 따랐다.더 이상 여자에게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자기 차로 향했다.여자는 허리에 손을 얹고 길 한가운데 버티고 섰다.“이 길 지나가고 싶으면 내 몸부터 밟고 지나가!”사람들 걸음이 잠시 멈췄지만 명우만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기 차로 향했다.차가운 목소리가 칼날처럼 모래바람을 가르며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차들 전부 옆으로 붙이세요. 제 차가 선두로 지나갈 거예요. 무슨 일이 생기든 책임은 내가 져요.”백하는 존경 어린 눈빛으로 명우 뒷모습을 바라보고는 얼른 뒤를 따라갔다.다른 사람들도 곧 차를 시동 걸어 길 양쪽으로 붙였다.도로 한가운데 통로가 생겨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129화

    희유는 명우와 백하가 사람들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봤다.열려 있는 차창 사이로 사람들 속에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왔다.“이 길 공사할 때 우리 남편도 같이 일했어!”“이 길은 사실상 우리 남편이 만든 거나 다름없다고!”“당신들이 이 길 지나가는 것도 다 우리 남편 덕인 줄 알아야지!”“근데 지금 당신들 때문에 우리 남편이 잡혀갔어!”“양심에 안 찔려? 밤에 악몽도 안 꿔?”“우리 남편 안 풀어주면 앞으로 이 길 못 지나가게 할 거야!”“앞으로 우리 매일 여기 와서 막을 거니까!”...희유는 듣다 미간을 찌푸렸다.대체 무슨 같잖은 논리인가 싶었다.그런데도 저 여자는 너무도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백하가 앞으로 나가 따지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말재주가 좋아도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게다가 상대는 혼자가 아니라 한 무리였다.길이 막힌 고고학팀 사람들도 모두 초조해하고 있었다.계속해서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언쟁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그때, 고고학팀 사람들 사이에서 겨자색 패딩을 입은 여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남편 잡은 건 진희유 씨인데 왜 우리를 붙잡고 난리예요? 진희유 씨를 찾아가요!”“이건 우리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우리까지 못 가게 막는 거예요? 이 추운 날씨에 사람 얼어 죽겠네! 진짜!”백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고개를 홱 돌려 그 여자를 바라봤다.여자 이름은 유영선이었고, 경성 박물관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었다.이곳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자원해서 지원한 경우였지만, 일부는 경력 한 줄 채우려고 온 경우도 있었다.유영선은 딱 후자였다.평소에도 식당만 가면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날씨가 춥다느니, 바람이 너무 세다느니,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느니.오늘은 아마 이 마을 사람들에게 길이 막혀 밖에 오래 서 있게 되자, 추위 때문에 쌓여 있던 짜증이 한꺼번에 터진 모양이었다.결국 희유 이름까지 그대로 내뱉어버렸다.주변 사람들 표정도 동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67화

    희유는 문득 또 하나의 사실을 떠올렸다. 밤에 샤워하러 들어갔을 때, 혜경이 사진을 본다며 휴대폰 비밀번호를 물어갔던 일이었다.지금 돌이켜보면 그 행동 역시 수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혜경이 혹시 내 휴대폰으로 매일 가족에게 안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그렇다면 가족들은 희유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와, 말도 없이 생수 두 병과 빵 두 개를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나갔다.희유는 시판 빵을 들고 하나를 송우한에게 건넸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10화

    유변학의 보디가드가 밖을 지키고 있는 동안, 희유는 방 안에 앉아 한동안 숨을 고르고 있었다.잠시 뒤, 유변학이 구급상자를 들고 들어왔고 맞은편 낮은 테이블에 걸터앉아 상자를 열었다. 주사기 하나를 꺼내 상처 가장자리를 따라 약물을 주입하고, 솜으로 조심스럽게 피를 닦아냈다.“아파요.”희유가 숨을 들이마시며 미간을 찌푸리자 유변학은 그런 여자를 힐끗 보았다.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지만 손놀림은 한결 느려졌다.유변학의 체구는 크고 단단해 작은 테이블에 앉아 있음에도 희유보다 훨씬 커 보였다.상체를 약간 숙이자 마치 희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71화

    다른 한편에서는 홍서라는 여자 둘을 데리고 유리방 안으로 들어섰다.바닥 카펫에 쓰러져 있는 희유를 보자 홍서라는 혀를 찼는데 아마도 유변학이 너무 했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았다.그러고는 직원들에게 지시했다.“유변학 방으로 데리고 가. 약도 좀 발라주고.”희유는 온몸이 망가진 모습이었다.눈동자에는 아무 초점도 없었고, 흙먼지 묻은 인형처럼 예쁘지만 생기가 없었다.직원들이 부축하자 희유는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다.홍서라는 웃으며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유변학 님 따라가는 건 운이 좋은 거야.”하지만 희유는 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05화

    화영이 병원을 떠나려던 그때, 신수가 문 앞까지 마중 나왔다. 신수는 평소보다 훨씬 편해진 얼굴로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강성 돌아가면 우행 씨에게 나 대신 사과 좀 전해줘. 그날 진짜 너를 해칠 생각은 없었는데, 분명 그 사람한테는 상처였을 거야.”화영이 미묘하게 눈썹을 올렸다.“이미 화풀이는 끝났어. 서로 비긴 셈으로 해.”신수는 고개를 저었다.“그건 아니야. 누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날 일은 꽤 큰 트라우마일걸?”화영이 웃음을 흘렸다.“그 사람은 네가 생각하는 만큼 약하지 않아.”신수는 굳이 반박하지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