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화

Author: 금추
“네?” 소희가 바로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저 웃지 않았습니다!”

임구택이 눈썹을 치켜들고, “제가 무서워요? 소희 씨는 유림이의 친구고 유민이의 가정교사이니까 그들과 똑같이 나한테 둘째 삼촌이라고 불러도 돼요, 나는 후배한테 언제나 너그럽고 부드러운 사람이거든.”

소희는 더욱 웃음이 났지만 태연한척했다.

임구택의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전방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중에 또 한소율과 마주치면 그냥 무시해요.”

소희는 퍽 억울해하며, “한소율 씨가 제 앞길을 막았어요.”

임구택이 말했다, “소희 씨 사람 찰 줄 알잖아요?”

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한 아가씨를 차도 돼요?”라고 물었다.

임구택은 감정을 알 수 없는 어조로 말했다, “물론이죠, 마음대로 차요, 내가 마무리할 테니까!”

마무리?

소희는 눈꼬리를 올렸다, 이 말은 그의 일 처리하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이 많아질까봐 한 마디 보충했다, “저 때문에 난감해진 거니까 내가 뒤처리 해준다고요.”

소희는 남자의 날이 선 정교한 옆모습을 보았다, 이 말은 그녀더러 막나가도 된다는 말인가?

차 안에 잠시 정적이 흐르다 임구택이 입을 열었다, “내가 얼마 주면 돼요?”

소희가 멈칫하다 바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한소율에게 임구택보다 많은 돈을 줄 수 있냐고 물었었다.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없이 진진하게 대답했다, “유림이가 매 수업 당 20만 원이라고 했지만 임구택 씨께서 지불한다면 매달 160만 원 지불하시면 됩니다.”

임구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20억을 부른 게 오히려 적었네요!”

하긴 소희가 임유민을 대학 갈 때까지 가르친다 해도 20억은 벌지 못한다.

소희가 실망스럽게 웃으며, “아쉽네요,”

남자가, “뭐가 아쉬워요?”하고 물었다.

“한 아가씨가 주기 아까워했잖아요.”

임구택, “......”

그는 소희가 자신이 20억의 가치를 하지 않는다고 비웃는 걸 알아들었다, 정말 뒤끝이 길고 말발이 센 여자아이다, 그녀는 야유할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소희가 고개를 돌리고 창밖의 풍경을 보며 기분이 좋아져 입술이 휘었다.

......

월요일, 강성대 입구에 차들이 북적북적하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한소율이 마이바흐 차량 안에 앉아 밖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소희의 그림자가 보이자 바로 고개를 틀고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그 학생이에요, 소희, 강성대 경영학과 3학년이고요.”

남자가 고개를 들고 한소율의 손길을 따라 시선을 보내자 단번에 소희를 보았다.

심플한 하얀 블라우스에 옅은 색의 진을 입고 바지 끝은 살짝 접고 아래에 하얀 신을 신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의 아름다운 이목구비에 주의를 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깨끗함이다, 첫눈에 아주 깨끗하고 맑은 느낌을 준다.

옆에 있는 사람이 놀라워해도 많은 여자들을 보아온 심명은 덤덤하게 웃음을 지을 뿐이다, “오늘 월요일 아침에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나를 불러다 이 학생을 보여주려고 한거에요?”

한소율은 바로 본론을 말했다, “그 애를 손에 넣으면 심 가네 두 주의 주식을 포기하겠어요.”

한소율은 심명의 고모의 딸이다, 심 가네 조상이 유언을 남기셨었다, 백 년 후에 두 주의 주식을 외손녀인 한소율에게 주라고.

두 주라 해도 수천억이다.

심명의 준수한 얼굴에 그제야 놀라운 표정이 나오면서 다시 그 여자 학생을 보며 눈썹을 치켜들고, “그 애가 이 정도의 가치가 있어요?”하고 물었다.

한소율의 정교한 얼굴에 의연함이 가득했다, “할 거에요 말 거에요?”

심명이 사악한 웃음을 띄며 말했다, “물론해야죠, 미인과 재산을 모두 얻는 윈윈하는 일인데 어디 가서 이런 좋은 일을 찾겠어요?”

한소율이 그를 바라보며, “얼마 동안 걸려요?”라고 물었다.

심명은 자신만만하게, “제일 길어야 3일, 내 침대에 눕게 하죠!”

한소율이 고개를 끄덕이고, “좋아요, 나중에 사진 보내면 주식 포기 각서에 서명할게요.”

“딜!”

.......

소정이는 일이 있어 오전의 수업을 보고 가는 바람에 점심시간에 소희는 혼자 밥을 먹으러 갔다.

강성대 맞은켠에 전통 시장이 있는데 그곳에 아주 맛있게 하는 국숫집이 있다, 소정이와 소희는 이 집 단골이다.

오늘 소희가 혼자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골목길에서 몇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

온몸에 데님 차림의 여자가 맨 앞에 서서 도도한 자태로 소희를 보며, “주경이 언니가 지금 입원해 있는데 이 일이 쉽게 넘어가질줄 알았어?”

소희는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그래서 뭐?”

여자 학생이 차가운 목소리로, “주경이 언니 병실로 가서 자신의 뺨을 때리면서 사과해, 언니의 화가 풀릴 때까지, 그러면 넘어가 줄게!”

소희가 태연하게 그녀를 보며, “가지 않겠다면?”하고 물었다.

“네 생각에는?” 뒤에 있는 손에 야구 방망이를 든 여자아이가 한 걸음 앞으로 와서 위협적으로 소희를 보았다.

“이게 죽을라고!” 방망이를 든 여자가 이그러진 얼굴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소희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소희가 발을 들려는데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가 방망이를 잡았다, 연한 하늘색 셔츠에 드러난 손목은 여자보다 하얗다.

그와 동시에 우스갯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쪽팔리게 한 명을 괴롭혀?”

소희가 고개를 틀자 그녀의 옆에 선 185cm 정도의 남자로 피부는 여자보다 부드럽고 하얗다, 한 쌍의 여우 눈을 닮은 눈에 빨간 입술에는 옅은 웃음이 담겨 있지만 온몸에 선 날카로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는 말을 끝내고 방망이를 잡고 한쪽으로 던지며 얇은 입술에 두 글자를 뱉었다, “꺼져!”

몇명의 여자 학생은 남자의 잘생긴 외모에 놀라워했지만 자신들의 친구가 그의 손에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안색이 바뀌면서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의 눈빛이 서늘했다, “신경 끄시죠!”

남자가 입꼬리를 올리고 차가운 하얀 얼굴에 경멸스러움이 흘러나왔다, “다른 사람의 일은 관심이 없지만 이 사람의 일은 참견하고야 말겠는데!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이 눈썹을 찌푸리고, “둘이 무슨 사이인데요?”하고 물었다.

남자가 소희의 앞에 막아서고 뒤돌아 소희를 한 눈 보고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학생 남자친구!”

소희가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맑고 투명하고 고요해 맑은 샘물과 같이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은 샘물과 마찬가지로 차갑다.

맞은편 여학생 몇 명이 남자의 드높은 기세에 비싼 옷차림을 보아 그의 신분이 알 수 없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소희가 저희들 친구의 다리를 골절시켜서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해요!”

남자는 실눈을 뜨고, “너희들 친구?”하고 물었다.

여자가 바로 오만한 어조로 말했다, “네, 주경이라고 그녀의 아빠가 성한 대표님이에요.”

남자는 듣고 조소하며 말했다, “난 또 누구라고? 내 여자친구가 주철근 여식에게 사과를 하면 주철근이 놀라 간이 떨어질 수도 있겠어!”

여자 학생들이 멈칫했다, 야구방망이를 든 여자 학생이 데님을 입은 여자 학생의 옷자락을 당기며 낮은 소리로 무슨 말을 했다.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은 깜짝 놀라면서 소희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남자를 향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이내 놀라운 눈으로 두려움과 당황스럽고 의아한 눈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소희가 고석을 거절한 것이다.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죠.” 데님 입은 여자 학생의 목소리가 티가 나게 기세가 죽었다, 그녀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나머지 여 학생들에게 눈짓을 주고 떠났다.

소희의 눈에 의문스러운 눈빛이 스쳤지만 말을 아끼고 여자 학생들이 멀어지자 고개를 돌리고 남자에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했다.

그녀의 말투는 진지했고 학교로 돌아가려 했다.

남자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여자아이의 정교한 옆모습을 보며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살려줬는데 고맙다는 인사가 다예요?”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02화

    명빈은 길게 찢어진 눈으로 백나라만 바라보며 답을 기다렸다.백나라는 잠시 멈칫했다가 눈빛에 어두운 기색이 스치더니 석유를 보며 말했다.“내가 보낸 건 아니지만 이 일은 알겠어요.”석유는 입술을 꽉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면 오해였네요.”명빈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그래서 이런 일은 확실히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석유와 백나라는 모두 명빈의 뜻을 이해했다.백나라는 놀란 눈으로 석유를 바라봤다.그동안 석유가 피하려고만 했던 일을 이 남자에게 말했단 사실이 놀라웠다.둘이 어떤 사이인지 궁금해졌지만 딸이 친구를 사귄 것만으로도 이미 아주 기뻤다.그래서 명빈을 보는 시선이 묘해졌고 미소도 한층 부드러워졌다.“맞아요. 석유는 원래 아무 말도 안 하고 혼자 다 끌어안는 애예요.”“회사 동료라면서요? 평소에도 많이 친한가 보네요. 성주까지 왔으니 며칠 더 머물다 가요.”“그만하세요.”석유가 말을 끊었다.“곧 끝나니까 가서 할 일 하세요.”백나라는 석유를 조금 두려워하는 듯했다.그러나 이렇게 차갑게 말해도 여전히 부드러운 얼굴로 답했다.“그래. 그러면 손님 잘 챙겨. 불편하지 않게 해드리고.”명빈에게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돌아섰다.그러자 명빈이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안 물어봤으면 그냥 이용당할 뻔했네요. 맨날 그렇게 혼자서 버티지 말고 물어볼 건 물어봐요.”석유는 시선을 내렸고, 긴 속눈썹이 눈을 가려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명빈은 문득 석유가 사실은 꽤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늘 인상 쓰고 있어서 가까이하기 어려웠을 뿐이다.석유가 완전히 거부하는 태도는 아니라는 걸 느끼자 명빈은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머니가 생각보다 많이 챙기던데요? 그때 일도 생각하는 거랑 다를 수도 있어요. 원하면 내가 좀 알아봐 줄까요?”석유는 차가운 눈으로 명빈을 쏘아봤다.“그 남자랑 그런 관계였던 것도 거짓이에요? 괜히 참견하지 마세요.”석유는 말을 끝내고 그대로 돌아섰다....오후에 명빈은 석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01화

    석유의 얼굴은 확실히 창백했고, 그 때문에 눈빛은 더 깊고 더 차갑게 느껴졌다.곧 석유는 고개를 저었다.“안 마셔요.”이에 명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침 안 먹었어요?”석유는 검은 눈으로 명빈을 바라보며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냈다.“할 일이 그렇게 없어요?”명빈의 얼굴이 굳었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호의도 몰라보네요. 그래서 다들 석유 씨랑 안 엮이려고 하는 거예요.”그 말에 석유는 시선을 내리고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명빈은 물병 뚜껑을 열더니 그대로 자신이 물을 마셨다.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명빈이 입을 열지 않으면 석유 역시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몇 사람이 다가와 화환 뒤쪽에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중 한 여자가 말했다.“아까 남자애처럼 입고 있던 애, 네 조카 아니야?”다른 사람이 대답했다.“맞아, 하석유.”“다른 애들은 계속 울고 있던데, 석유는 하나도 안 슬퍼 보이더라.”“참 정 없는 애네.”“어릴 때부터 성격이 좀 이상했어. 혼자 있고 오만하고.”대답한 사람은 석유의 둘째 외숙모였다.그리고 그 말투에는 노골적인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우리 시어머니, 그 애를 제일 예뻐했거든. 근데 결국은 은혜도 모르는 애 키운 셈이지. 돌아가신 뒤로 지금까지 눈물 한 방울 안 흘렸어.”“그건 좀 심하네.”“안 슬퍼도 그렇지, 최소한 티라도 내야 하는 거 아니야?”“평소에 너희랑은 잘 지냈어?”“외할머니한테도 저러는데, 우리한테 잘할 리가 있겠어? 남이나 다름없이. 괜히 잘해줄 필요 없어.”...그 말들을 들은 명빈의 표정이 굳었고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다가가려 했다.그러나 그 순간 남자의 손목이 붙잡혔다.멈춰 서서 돌아보니 석유가 담담한 눈으로 명빈을 보고 있었고, 이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강옥자 장례식장에서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 그게 석유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예의였다.명빈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숨을 고르며 겨우 분노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00화

    길 위에서 명빈은 차를 몰며 말했다.“그 도철민이 한 말, 꼭 사실일 거라고는 생각 안 해요. 석유 씨 어머니가 그 사람을 보내서 데리러 오게 했을 리 없잖아요. 한 번 물어보는 게 좋지 않아요?”“안 물어봐요.”석유는 창밖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좀 고집 그만 부려요! 혹시 오해일 수도 있잖아요, 도철민이 이간질한 거면 어떡해요?”명빈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석유는 그런 명빈을 한 번 흘겨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명빈은 점점 답답해졌다.“말 좀 해요. 생각이 있으면 말로 해야지, 왜 계속 입 다물고 있어요!”석유가 낮게 말했다.“할 일 없어요? 왜 남 일까지 다 신경 써요.”명빈은 이를 꽉 물었다.“희유 씨가 석유 씨 좀 챙겨달라고 해서 이러는 거지, 아니었으면 내가 왜 신경 쓰겠어요?”할 일 다 미루고 성주까지 왔는데, 석유는 고마워하긴커녕 계속 냉랭한 태도만 보이고 있었다.“이건 제 집안일이에요. 일하고는 상관없어요. 무슨 일이 생겨도 명우 씨 책임 아니에요. 그리고 희유는 그런 걸로 판단이 흐려질 사람이 아니고요.”석유의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다.“그리고 저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명빈은 고개를 돌려 석유의 가늘고 마른 옆모습을 바라보더니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고집 세고 괜히 차갑게 구는 거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아직 어려서 그런 거겠지. 오늘이 외할머니 장례식이니 마음도 좋지 않을 테고.’그런 생각이 든 명빈은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장례식장에 도착하자 석유는 감사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그런데 명빈도 함께 차에서 내려 같이 들어갈 기세였다.“이제 돌아가셔도 돼요.”석유가 말했다.“온 김에 들어가죠.”명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직원 외할머니 돌아가셨는데, 가서 인사 정도는 해야죠.”말을 마치고 먼저 걸어가며 뒤를 재촉했다.“빨리 와요. 이런 것도 고민할 일이에요?”석유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명빈을 따라 걸어갔다.장례식장 안에서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899화

    석유는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강옥자 장례식에 갈 준비를 했다.집에는 차가 세 대 있었는데,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한 대씩 끌고 나갔고, 석유의 차는 오랫동안 운전하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이에 석유는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가기로 했다.막 집을 나서자마자 차 한 대가 앞으로 와 멈춰 섰다.정장을 입은 도철민이 차에서 내려서는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석유야, 엄마가 너 데리러 오라고 해서 왔어. 장례식 가야 하잖아.”“엄마가요?”석유가 차갑게 되물었다.“당연히 네 엄마지.”도철민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니면 내가 네가 집에 온 걸 어떻게 알겠어?”석유의 얼굴은 더 차갑게 식었다.가을바람처럼 싸늘한 눈빛이 도철민을 스쳤는데 마치 갈기갈기 찢겨버릴 듯한 시선이었다.석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석유야!”도철민이 뒤에서 따라오며 말했다.어른인 척하는 관용과 체념이 섞인 목소리였다.“지금은 택시 잡기 어려워. 애처럼 굴지 말자. 시간 놓치면 어떡해.”석유는 도철민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순간 몸을 돌려 차갑고 혐오스러운 눈으로 남자를 노려봤다.“지난번 교훈으로 부족해요? 가까이 오지 마요.”“왜 부족하겠어? 석유야, 그때 너 진짜 세게 때렸잖아. 나 열흘이나 누워 있었어.”도철민은 웃으며 말했고, 전혀 민망해하는 기색도 없었다.“오늘은 다른 뜻 없어. 진짜 네 엄마가 보내서 온 거야. 네 엄마는 움직일 수가 없고 또 너 걱정돼서 그런 거야.”“꺼져요.”석유가 차갑게 내뱉었다.“석유...”도철민이 손을 뻗어 석유의 팔을 잡으려는 순간 옆에서 누군가 빠르게 걸어왔다.키 큰 남자가 몇 걸음 만에 다가와 곧장 주먹을 들어 도철민의 얼굴을 가격했다.동작은 빠르고 거칠었기에 도철민은 반응할 틈도 없이 비틀거리다 바닥에 세게 넘어졌다.석유는 놀란 눈으로 그 사람을 바라봤다.명빈이었다.명빈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검고 길게 찢어진 눈에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898화

    다음 날, 명빈은 회사에 출근했다가 김하운이 와서 HM그룹과의 협력 건을 보고하는 것을 보고는 무심하게 물었다.“하석유 씨는요? 이거 원래 하석유 씨 담당 아니었어요?”‘또 황 전무한테 괴롭힘당한 건가?’그러자 김하운이 답했다.“본가에 일이 있어서 며칠 휴가 내고 내려갔어요.”‘성주로 돌아갔다고?’명빈은 갑자기 도철민이 떠올라 고개를 들며 눈살을 찌푸렸다.“언제 갔어요?”“어제요.”‘아무 이유 없이 성주에 갈 리가 없는데, 설마 도철민이 또 찾아간 건가?’‘이 바보 같은 여자가 또 무슨 충동적인 짓을 할지 모르겠네.’김하운이 나가자 명빈은 휴대폰을 들어 석유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세 번 울리자마자 끊겼다.이에 명빈은 욕을 내뱉고 다시 전화를 걸었고, 석유는 또 전화를 끊고 메시지를 보냈다.[일 있으면 김하운 본부장님을 찾아가세요.][전화받아요.][집안일 때문에 통화 어려워요.][무슨 일인데요?]명분의 질문에 석유는 답하지 않았다....석유의 아버지인 하호훈은 출장 중이었다가, 강옥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 날 밤에야 돌아왔다.집에 들어오자 석유를 보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너도 왔구나. 그래, 와야지. 외할머니가 어릴 때부터 널 많이 아꼈잖아.”하호훈은 늘 사업 때문에 바빴고 오랫동안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 석유와 함께하는 시간은 적었다.그래서 부녀 사이도 평범한 집처럼 깊지는 않았다.게다가 어머니와 도철민의 일을 알게 된 뒤로. 석유는 아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늘 어려웠다.그래서 그저 담담하게 고개만 끄덕였다.하호훈 역시 석유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저녁도 함께하지 않고 급히 말했다.“백씨 저택에 잠깐 다녀올게. 오늘 밤은 거기서 네 엄마랑 같이 있을 거야. 너는 몸 잘 챙기고, 내일 기사 보내줄게.”“괜찮아요. 제가 직접 운전해서 갈게요.”“그래.”두 사람의 대화에는 어딘가 예의만 남아 있고 거리감이 있어 보였다.이에 하호훈은 더 말하지 않고 곧바로 떠났다.밤이 되자 석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897화

    우한은 술을 마셔서인지 더 수다스러워졌고, 얼굴에는 취기가 어린 기색이 감돌았다.비가 내린 뒤의 강성은 평소보다 훨씬 고요해 보였다.석유는 차를 몰며 뒷자리에서 장난치는 두 사람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그 소리를 듣자 마음이 오랜만에 잔잔하게 가라앉았다.석유는 누군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고, 이 도시 역시 석유에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소속감을 주고 있었다....월요일 오전, 석유는 일을 하던 중, 갑자기 어머니인 백나라의 전화받았다.[석유야, 얼른 집으로 와. 외할머니가... 지금 많이 위독하셔.]울음을 참는 목소리에 석유는 순간 멈칫했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알았어요.”전화를 끊은 뒤, 석유는 침착하게 본인이 하던 일을 정리해 비서에게 넘겼다.그리고 김하운에게 가서 휴가를 요청한 뒤, 곧바로 공항을 향해 성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희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집에 일이 있어 잠깐 다녀온다는 내용이었고 희유는 혹시라도 본인이 도와줄 만한 일이 있냐며 걱정했다.[필요 없어. 처리하고 바로 돌아갈게.]석유는 희유가 성주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외할머니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 질 무렵이었다.삼촌과 외숙모 그리고 손주들이 모두 와 있었지만, 저택 전체에는 무겁고 답답한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석유의 외가는 백씨 집안이였고, 성주에서도 이름 있는 집안이었다.도우미가 석유가 왔다고 알리자 강옥자의 방에서 나온 백나라는 눈이 퉁퉁 부은 채 여자를 바라봤다.그리고 손을 뻗으며 말했다.“석유야...”그러나 석유는 한 걸음 물러서며 그 손을 피했고 눈빛은 담담하게 식어 있었다.“지금 상태는 어떠세요?”백나라는 그 차가운 태도에 가슴이 무너진 듯 입을 막고 울었다.“들어가 봐. 할머니가 너랑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대...”석유는 백나라를 지나쳐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문을 밀고 들어가자, 강옥자는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913화

    분명히 남궁민은 웰오드와 대화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소희는 매일 밤 야식을 배달했지만, 찾고자 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소희가 찾는 그 사람은 야식조차 먹지 않는 자제력을 가진 사람인가? 그리고 소희는 다시 지하 11층에 갔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하지만 소득이 없다는 것도 좋은 소식이었다. 적어도 소희의 오빠가 실험을 받는 사람 중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으니까.소희는 이틀 동안 쉬기로 결정했다. 매일 소희가 가장하는 여성 메이드는 아침마다 목과 목덜미가 아파 의사를 찾아보기로 했으니까.그날 밤, 소희와 민은 바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119화

    소희는 갑자기 뒤돌아보았고,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두 개의 황산 병을 들고 무섭게 자기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병을 하나씩 던져 소희 일행을 향해 뿌렸다.“소희야!” 임구택은 재빨리 소희에게 달려가 소희를 품에 안고 자기 외투로 감쌌다. 소희가 구택에게 보호된 것을 보자 거의 동시에 강시언의 커다란 몸이 나타나 곧바로 아심의 손을 잡아 끌어안고 보호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은 양재아였다. 재아는 눈앞에 다가오는 황산 병을 눈앞에서 보며 얼어붙었다.“재아야!” 소희는 구택을 밀어내고 뛰어올라 발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048화

    남궁민은 냉소했다. “그녀의 깃털을 모두 뽑아버릴까?” 집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침착하게 말했다. “주인님, 구운 칠면조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남궁민은 말했다. “알겠어, 지금 당장 가서 만나볼게!” “알겠습니다.” 집사는 예의 바르게 전화를 끊었고 남궁민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소희를 바라보았다. “잠시 쉬어요. 일 좀 처리하고 와서 아까 했던 얘기를 다시 해요.” 소희는 그들 사이에 더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 보세요.” 남궁민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100화

    임구택은 소희를 가만히 바라보자 소희는 구택을 꽉 끌어안았다.“그러니까, 나를 떠나지 마.” “나는 떠나지 않았고.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 구택의 목소리는 쉰 듯이 들렸다. “넌 내 감정을 신경 써?” “신경 써요.” “그렇다면 지금 나는 매우 불안해.” 이에 소희는 구택을 꼭 껴안았다. “나는 당신 품에 있는데, 왜 불안해해?” “하지만 네가 잠들면 나를 원하지 않잖아.” 구택이 불안한 목소리로 말하자 소희는 할 말이 없었다. “소희야!” 구택은 소희의 턱을 잡고, 인내심 가득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