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16화

Author: 금추
임구택은 많은 요리를 준비했고, 장시원은 가져온 와인을 열었다.

네명은 평소처럼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지만 구택과 소희의 불화로 인해 분위기는 다소 침체되었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청아는, 구택이 발코니로 전화 받으러 간 사이, 걱정스레 물었다.

“소희야, 둘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 싸웠어?”

소희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원이 소희에게 와인을 따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구택이를 지켜본 내가 제일 잘 알아. 구택이는 너를 진짜 사랑해. 너희 둘 겪은 일이 그렇게 많이 있었음에도 이겨냈잖아. 사소한 일로 감정 상하지는 마.”

소희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감정이라는 건 당사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거야.”

소희의 대답에 청아가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희는 차분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생각이 정리되면 그때 알려줄게.”

“소희야 너랑 구택오빠의 사랑은 내가 유일하게 믿는 진실한 사랑이야. 둘이 꼭 잘 될 거야!”

청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자 시원이 청아를 흘겨보며 말했다.

“청아야, 내가 여기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는 건 날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거 아니야?”

청아는 그런 시원을 비웃으며 대답했다.

“사랑이 뭔지는 알아?”

청아의 말에 자신이 제대로 무시를 당한 것 같아 언짢은 시원이었다.

잠시 후, 구택이 곧 돌아왔고, 그들은 다시는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식사하는 동안 시원과 청아만 가끔 장난스럽게 농담을 주고받았을 뿐 소희랑 구택은 조용히 밥만 먹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소희는 위층으로 돌아갔고, 구택도 함께 인사를 하며 떠났다.

두 사람은 계단을 오르며 침묵했고, 위층에 도착한 후 소희는 집으로 바로 걸어가려 했지만, 구택이 소희의 팔을 잡고 그윽한 눈빛으로 물었다.

“생각은 정리됐어?”

소희가 눈을 내리깔고, 차가운 눈빛으로 거부감을 드러내자 구택은 입술을 앙다물고 말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어? 만약 피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17화

    두 사람은 드라마 촬영장 근처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고, 30분 뒤 소희는 서둘러 오는 우정숙을 보았다.“어머, 소희 씨!”“오랜만이에요.”둘은 만나서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커피가 나와서야 정숙이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갑자기 불러내서 일에 지장간 건 아니죠?”“아니에요.”소희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어차피 점심시간이라서 괜찮아요.”정숙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소희를 바라보았다.“예전에 소희 씨랑 임구택이 같이 있는 모습이 찍혀서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구택이한테 전화해서 물어봤거든요. 그때 둘이 사귄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어쩜 그렇게 잘 숨겼어요?” 소희는 약간 당황스러워하며 대답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일이 있어서 그런 거지 일부러 숨긴 건 아니니까 이해해 주시길 바라요.”정숙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뭐라고 할 게 있겠어. 우리 곧 한 가족이 될텐데!”소희는 자신과 구택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며, 씁쓸한 마음이 들어 말을 잇지 못했다.정숙은 미소를 거두고 말했다. “어젯밤에 집에 도착했는데, 유민이 소희 씨와 구택이 사이에 오해가 생겼다고 하던데 둘이 화해했어요?”소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오해가 아니라 우리 사이에 문제가 생긴 거에요.”정숙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소희 씨한테 보여줄 게 있어요.” 정숙은 가방에서 약병을 꺼내 소희에게 건넸다. “이 약 뭔지 알아요?”소희는 약병을 들여다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이건 제가 먹는 약이에요. 독소를 제거하고 신경을 회복하는 건데, 사모님이 왜 이걸 가지고 계세요?”정숙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이건 구택이도 계속 복용하고 있는 약이에요.”정숙의 말에 소희는 놀라서 말했다. “네? 뭐라고요?”정숙은 천천히 말했다. “소희 씨가 강성을 떠난 지 2년이 지났고, 돌아온 후에도 구택이가 말하지 않았을 거예요. 소희 씨가 떠난 후, 구택이는 거의 반년 동안 실명 상태였다는 걸.”“실명을 했었다고요?”소희는 더욱 놀랐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18화

    우정숙은 곧 소희의 의문을 풀어주었다. “임구택이 우리에게 소희 씨 앞에서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어요. 소희 씨가 돌아온 후, 두 해 동안 이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구택이는 더 이상 집에 약을 두지 않고 회사에 가져갔어요. 아마 소희 씨가 볼까 봐 그랬던 거 같아요.”소희는 멍하니 듣고 있었는데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고 마치 다시 한번 견디기 힘든 고통을 느끼는 것 같이 힘들었다.정숙은 소희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급히 말했다. “소희 씨, 오늘 내가 이 모든 걸 말한 건 구택을 불쌍히 여기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구택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소희 씨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릴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구택이가 소희 씨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데 둘 사이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더 있을까요?”소희의 숨이 막힐 듯 가슴이 아파왔고, 잠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모님.”정숙은 부드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난 소희 씨가 나를 큰 형님이라고 부르는 날이 오기를 바래요.”정숙과 헤어진 후, 소희는 촬영장으로 돌아왔지만, 정숙의 말에 받은 충격이 여전히 가셔지지 않았다. 소희가 떠난 그 두 해 동안, 구택과 전혀 연락이 없었고, 구택은 한 번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그랬기에 소희는 둘 사이의 사랑이 이미 끝났고, 구택도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소희의 눈 치료 과정은 한 달이 걸렸고, 10일마다 한 번씩 총 세 번 약을 사용했다. 매번 치료할 때마다 석화바이오회사 사람들이 직접 와서 주사를 놔줬고, 치료 과정을 녹화했다.그러니까, 그 녹화는 기록이 아니라 구택이 다른 곳에서 그녀를 지켜보기 위함이었고 그 두 해 동안, 구택은 항상 소희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소희의 눈이 치료된 후에도 계속 해외에 머물자 구택은 이현과 거래를 해 소희를 강성으로 돌아오게 했다.소희는 국내 연예 뉴스에서 구택과 이현이 교제하고 있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19화

    “할아버지는 어떠세요?” 소희의 얼굴이 창백해져 물었다.“할아버지 상태는 아직 안정적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석이 안심시키며 소희를 뒷마당으로 데려갔다.강재석의 방에 들어가고 소희는 재석이 누워있는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재석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조용히 누워 있었는데 반쯤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할아버지!” 소희는 침대 옆에 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재석을 불렀고 장의건 의사가 들어와 소희를 보고 공손하게 말했다. “아가씨, 돌아오셨군요!”소희는 고개를 들어 불안한 눈빛으로 의건을 쳐다보았다. “할아버지 상태가 어떤가요? 지금 병원으로 모셔야 할까요?”“어르신께서는 오랫동안 질병을 앓고 계셨습니다. 병원에 가시는 걸 매우 싫어하시고, 지금 이 상태로는 병원으로 옮기기는 무리입니다. 장시간 이동이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어서요.” “할아버지가 어떻게 된 거죠?” 소희가 걱정스럽게 묻자 설명하기 시작했다.“심장 문제와 뇌 혈류 부족 때문에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저는 이미 약과 주사를 했고, 오늘 밤에 깨어나시면 별 문제가 없을 거예요.”“만약 깨어나지 못하면요?”의건은 잠시 멈추었다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어르신이 깨시게 최선을 다할 니다.”소희는 재석의 손을 꽉 잡고, 마음속의 두려움을 억누르며 말했다.“할아버지, 저 돌아왔어요. 제발 빨리 깨어나 세요.”……강성, 임씨 그룹 빌딩이미 저녁 7시였지만, 회의실의 불은 여전히 켜져 있었다.구택은 오늘 여러 회의를 연이어 진행했고, 마치 다음 한 달간의 프로젝트 계획을 하루 만에 모두 끝내려는 듯했다.두 부서의 책임자들이 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혼이 났고, 다른 사람들도 불똥이 자신한테 튈까 조심스러워했다.회의가 2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진행 중에 진우행 팀장은 무표정한 구택을 보며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구택은 손에 들고 있는 계획안을 바라보고 있었고 옆의 화면에서는 PPT가 재생되고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어젯밤 소희의 냉담한 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20화

    임구택은 그곳에 멍하니 서 있었다. 마음이 철렁했고 점차 커지는 공포감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순간, 구택은 2년 전, 소희가 떠난 날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날 구택은 완전히 텅 빈 것 같았고, 끝없는 슬픔이 구택을 집어삼켰고 그 이후로는 숨 쉬는 것조차 아파왔다.‘소희가 또 떠났나?’‘다시 나를 떠난 건가?’구택은 온몸이 얼어붙고, 잠시 후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소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 예상대로 전화는 꺼져 있었다.구택은 거실로 돌아와 어둠 속에 조용히 소파에 앉았고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그를 완전히 삼켜버렸다.이번에는 몇 년 동안 기다려야 할까? 왜 최선을 다해도 결과는 여전히 이런 것일까?바늘이 쿡쿡 찌르는 듯한 아픔에 점차 원망이 생기고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되었다.잠시 후, 구택은 다시 휴대폰을 꺼내 명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희의 출국 기록을 조사해. 어디로 갔는지 알아봐.”명우는 잠시 놀랐지만, 곧 알겠다고 대답했다.어둠 속에서 구택은 조용히 기다렸다. 일분일초가 1시간처럼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고 매 순간이 고통의 연속이라 구택은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였다.짧은 몇 분이었지만, 구택은 또 2년을 기다리는 것만 같았고 소희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나갔다.그 시간 동안 소희와의 첫 만남, 데이트,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일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소희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빼내는 것과 같은 의미인데 소희가 없이 어떻게 살아갈 가 있겠는가?휴대폰이 진동하면서 빛이 나자 구택은 실눈을 뜨고 떨리는 마음으로 잠금 해제를 하고 전화를 받았다.“소희 어디 있어요?”“사장님, 사모님은 출국하지 않고 운성에 가셨습니다.” 명우가 이어서 말했다. “아무래도 급한 일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구택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가, 느리게 물었다. “운성에?”“네.”어둠속에서 한 줄기 비춘 구택은 급하게 일어나며 말했다.“비행기 준비해, 지금 운성에 갈 거니까.”“알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21화

    오늘 강재석이 그렇게 혼수상태로 침대에 누워 계신 걸 보고, 소희는 재석이 이미 나이를 많이 드셨고, 심지어 병에 걸려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할아버지, 제발 깨어나 주세요, 부탁드려요!” 소희는 재석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저, 구택 씨랑 다시 만나고 있으니까 빨리 깨어나서 저를 꾸짖어 주세요!”소희는 재석 곁에 엎드렸고 처음으로 무력감과 두려움을 느꼈다.문이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고, 오석이 죽 한 그릇을 들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가씨, 좀 드세요. 오후부터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잖아요.”“밥 먹고 싶지 않아요. 목구멍에 들어가지도 않을 거 같아요.” 소희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아가씨, 어르신은 괜찮을 거예요. 아가씨와 임유민 씨를 보지 못한 채로 그냥 가시지 않을 거예요.” 오석의 목소리에서 연륜이 묻어났고 잠겨 있었고 마치 자신에게 되뇌이듯 반복해서 말했다. “어르신은 괜찮으실 거야.”소희는 오석의 목소리를 듣자 코가 시큰해졌고 깊은숨을 들이켰다. “장의건 의사 선생님은 어디 계세요?”오석은 뿌옇게 흐린 눈으로 소희를 바라보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부엌에서 약을 달이고 계세요.”소희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집사 할아버지도 좀 쉬고 계세요. 제가 할아버지 곁을 지킬 테니까 깨어나시면 알려드릴게요.”하지만 오석은 천천히 벽에 기대어 앉았다. “저도 잠들 수가 없네요. 여기 아가씨와 함께 있을게요.”시계는 째깍째깍하며 속절없이 흘러가자 오석은 점점 안절부절하며 말했다.“의사 선생님께서 약을 다 달였는지 확인하러 가볼게요.”소희는 재석의 손을 계속 잡고 있었고, 그의 손이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자 안심했다. “가보세요.”오석은 떨리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는데 정문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오석은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재석이 아프다는 소식을 퍼뜨리지 않았고, 회사 사람들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22화

    오석은 주방으로 돌아가자 마침 장의건 의사 선생님이 준비한 약을 그릇에 따르고 있었고 오석은 자신이 침실로 가져가겠다고 넘겨받았다. “제가 들게요.”“약이 식으면 어르신에게 먹이세요. 반 시간 후에 다시 주사를 놓겠습니다”오석에게 넘겨주며 의건이 말했다.“알겠어요.”오석은 약을 들고 나와 정원을 건너 강재석의 방으로 돌아왔고 소희가 뒤돌아보며 물었다. “약 다 끓였나요?”“네, 준비됐어요.”오석은 소희의 질문에 대답하며 약을 건넸다.소희는 약의 온도를 확인하고 한 숟가락씩 재석에게 먹였다. 약을 거의 다 먹일 무렵, 오석이 망설이며 말했다. “아가씨, 임구택씨가 오셨어요.”소희는 놀라서 뒤돌아보며 물었다.“구택 씨가 왔나요? 어디에 있죠?”“뒷마당 복도에 있어요. 아가씨를 기다리고 계시는데 아가씨한테 알리지 말라고 하셨어요.”오석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소희의 긴 눈꺼풀은 파르르 떨렸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마지막 몇 숟가락을 재석에게 먹였다.원래 우정숙의 말을 다 듣고 구택한테 하고 싶은 말, 묻고 싶은 일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재석이 쓰러지는 바람에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졌다.지금 소희의 유일한 바람은 재석이 하루빨리 깨어나는 것이지 다른 건 안중에도 없었다.소희는 그릇을 내려놓았는데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해져서 말했다.“방으로 안내해서 거기서 기다리게 해주세요.”“제가 말했는데 방으로 안 가고 어르신이 깨어나실 때까지 아가씨를 기다리겠다고 하네요.”소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창문을 보더니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그럼 내버려두세요.”반 시간 후, 의건이 방으로 돌아와 재석에게 다시 주사를 놓았다.그리고 또다시 기다림이 이어졌다.소희는 한숨도 눈을 붙이지 않고 그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가끔 재석한테 예전에 구택과 있었던 일이나 최근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서 긴 밤을 지샜다.그리고 드디어 새벽녘이 되어서야 재석이 손가락을 움직이고 천천히 눈을 떴다.재석이 눈을 뜨자마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희를 보았고 다정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23화

    “알겠어, 말해줄게!” 강재석이 다정하게 웃으며 말하자 장의건이 웃으며 말했다. “이제 곧 새벽이니 마셔야 할 약을 다시 달여야겠네요. 어르신이 기운이 있으시다면 소희 씨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누시고 피곤하시면 주무시죠.”“깨어났는데 그 쓴 약을 계속 마셔야 하나?”재석이 약을 마셔야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할아버지, 말 좀 들으세요!” 소희가 재석을 노려보자 재석은 한숨을 내쉬며 무력하게 말했다. “그럼 약에 설탕 좀 넣어.”의건은 당연히 그의 의견을 수렴하였다.“알겠어요, 설탕을 넣어드릴게요.”말을 마친 후 의건은 기쁜 마음으로 돌아섰고 재석은 컨디션이 좋았기에, 한참 동안 소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새벽녘, 오석이 소희에게 말했다.“소희 아가씨, 임구택 씨가 여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소희는 가슴이 조였다. 재석이 구택에 대해 듣고 감정이 격해져 병세가 악화될까 두려워하며, 재석에게 급히 설명했다.“저랑 함께 온 게 아니에요. 본인이 스스로 온 거예요.”재석과 오석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직도 나를 속이는 거야?”“할아버지?” 소희가 입술을 깨물며 되묻자 재석이 천천히 말했다. “네가 없는 2년 동안, 구택이 매년 설날에 찾아와 같이 보냈다. 처음에는 나도 구택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지내다 보니 꽤 괜찮은 놈이더구나. 내가 탐탁치 않은 걸 알면서도 잘 보이려 애쓰는 모습이 기특하더라. 그러다 너와 계속 교제를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그러자 소희의 눈이 동그래져서 말했다.“그러니까 구택이…….”“맞아!” 오석이 웃으며 말했다. “매년 30일이면 구택 씨가 방문하여 재석 어르신과 함께 식사도 하고, 체스도 두시고 등산, 낚시를 하며 보냈습니다. 어르신과 관계가 아주 좋았어요!”소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설날에 제가 할아버지와 영상 통화할 때 구택을 본 적이 없는데요?”“내가 보여주지 않았는데 네가 어떻게 볼 수 있겠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24화

    임구택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소희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물었다.“할아버지는 괜찮아?” 소희는 구택의 품 안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장의건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의식을 되찾으면 괜찮을거래. 지금은 정신도 맑으신 상태야.”“그래 다행이다!” 구택은 소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 곁에 있고 싶었지만, 네가 나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봐 들어가지 못했어.”소희는 구택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당신이 여기 있어서 내 마음이 편안해졌어.”그리고는 구택의 셔츠를 꽉 쥐고 목 멘 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왜 내게 말하지 않았어?”소희의 물음에 구택이 천천히 말했다. “너를 그렇게 다치게 해놓고 내가 어떻게 말할 수 있겠어. 그리고 넌 2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잖아.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난 네가 정말 나를 떠날까 봐 두려웠고 나를 내가 너를 위해 한 일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닌 진심으로 다시 나를 사랑하기를 바랐어.”“그래도 넌 더 일찍 말했어야 했어!” 소희는 구택의 품 안에서 마음이 아픈 듯 말하자 구택은 웃음을 터뜨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무슨 불편한 일이 있는 거야? 다 말해봐. 내가 들어 줄게.”소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이제 괜찮아.”“혹시 아직도 아이를 갖고 싶어? 우리 둘 다 약을 먹지 않아도 되면 아이를 갖는 게 어때?”구택은 소희를 꼭 안았다. “어쩌면 나는 너보다 더 아이를 갖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요요를 볼 때마다 장시원이 얼마나 부러운 지. 수없이 생각했어.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너를 더 닮을까 아니면 나를 더 닮을까.”그러자 소희가 조용히 대답했다.“그래.”구택이 소희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진석이 너에게 잘해주는 게 좀 신경 쓰여. 하지만 난 널 믿어.”소희가 말했다. “진석이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진석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 또한 내가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4화

    구은서의 말은 애절했고, 눈물 가득한 얼굴은 누가 보아도 가련했다. 구은태는 자신이 이십 년 넘게 아끼고 사랑해온 딸을 바라보며 격했던 감정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다.임유진과 구은정은 눈빛을 마주쳤다. 오늘 이 자리에서 반드시 서선영 모녀를 끝장내야 한다는 예감이 동시에 스쳤다. 다시는 숨 쉴 틈을 줘선 안 된다.유진이 입을 열려던 찰나, 휴게실 문이 갑자기 열리고 몇 명의 경찰이 들어왔다. 방 안 상황을 본 경찰들은 잠시 놀란 듯했지만, 곧 차분히 물었다.“서선영 씨는 누구시죠?”서선영은 여전히 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참이라 얼굴에 눈물이 범벅된 채로 당황스럽게 대답했다.“저예요. 무슨 일이죠?”경찰은 단호하게 말했다.“현재 한 유괴 사건에 연루되셔서, 저희와 함께 경찰서로 가주셔야겠네요.”“유, 유괴 사건이요?”서선영은 얼이 빠진 듯 말을 더듬었고, 은서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경찰이 왜 여길 찾아온 거지?’‘분명히 손기수를 시켜 장말숙 가족에게 절대 신고하지 말라고 위협했고, 따로 사람도 붙여 감시하게 했는데, 분명 신고는 없었어. 그런데 대체 어떻게 경찰이?’유진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때가 왔고,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번만큼은 서선영 모녀에게서 도망칠 구멍조차 허락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이에 구은태도 놀라 물었다.“유괴라니, 무슨 소리죠?”경찰은 구은태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지금 서선영 씨께서 유괴 사건에 관련된 정황이 있어 조사 차 동행을 요청드려요. 협조 부탁드릴게요.”은태는 다시 서선영을 바라보았다.“또 뭘 꾸민 거야, 이 악마 같은 여자가.”은태의 목소리는 얼어붙은 듯 차가웠다. 서선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때, 은정이 나섰다.“같이 가죠. 조금 전까진 은서가 우리 가족이라며 감쌌잖아요? 가족이면 함께 있어야죠.”그 말에 구은서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무언가 아주 불길한 일이 다가오고 있었다.원래 오늘 구씨 파티가 끝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3화

    서선영은 곧장 구은태에게 달려가 그를 붙잡았다.“여보!”구은태는 휘청였지만 몸을 간신히 지탱했고, 그녀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쉰 목소리로 고함쳤다.“꺼져, 이 악독한 년!”서선영은 힘없이 문 쪽으로 내동댕이쳐졌고, 그 순간 문이 열리며 구은서가 들어왔다. 방 안의 참혹한 광경을 본 은서는 당황한 듯 물었다.“무슨 일이에요?”구은태는 핏발 선 눈으로 서선영을 가리키며 외쳤다.“네 엄마한테 물어봐. 대체 뭘 한 건지!”은서는 아버지의 분노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은정을 모함한 일이 들킨 건 아닌가 싶어 애써 표정을 감추고 서선영을 바라보며 물었다.“엄마, 무슨 일이야?”서선영은 그저 얼굴을 감싸 쥐고 울고 있을 뿐이었다.그때, 구은태는 갑자기 은서를 향해 시선을 돌리더니 서선영을 바라보고 물었다.“사실대로 말해. 은서, 이 애가 정말 내 딸이 맞아?”“맞아요!”서선영은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은서는 당신 딸이에요. 그건 정말 확실해요!”“좋아. 지금 제대로 말 안 했다가 내가 친자 검사로 진실을 알게 되면, 그땐 죽여버릴 거야!”구은태는 분노로 이를 갈며 말하자, 서선영은 흐느끼며 소리쳤다.“정말이에요! 제 목숨 걸고 맹세해요. 제가 거짓말이면 천벌을 받아도 좋아요!”그제야 은서는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건 은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였다.은서는 구은정에게 맞아 쓰러져 있는 최이석을 돌아보았다. 그 순간, 어떤 장면이 뇌리를 스쳐갔고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서선영은 엉금엉금 기어가며 구은태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여보, 제가 배신하고 잘못한 건 맞아요. 하지만 은서는 정말 당신 딸이에요. 그렇게 똑똑하고 예쁜 아이잖아요.”“당신도 얼마나 예뻐했어요. 은서 봐서, 제발 이번만 용서해 주세요!”그제야 은서는 모든 걸 직감했다. 온몸에서 힘이 빠지며,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그러나 임유진은 이를 꽉 물고 단호하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2화

    최이석도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멍하니 있다가, 순간 정신을 차리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곧장 도망치려는 듯 문을 열었는데, 그 문 너머에는, 구은정의 날렵하고도 위압적인 실루엣이 서 있었다.은정은 말없이 다가오더니 그대로 발을 들어 최이석의 가슴팍을 걷어찼다.“컥!”이석은 뒤로 넘어지며 카펫 위에 엎어졌다.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신음을 냈지만, 그 울음은 진짜인지 연기인지 분간되지 않았다.그때, 숨을 거칠게 내쉬며 구은태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얼굴은 철저히 일그러져 있었고, 그 눈빛은 분노로 이글거렸다.그리고, 구은태는 서선영 앞에 멈춰서더니 아무 말 없이 손을 들어 서선영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뺨을 후려치는 소리와 함께 서선영은 그 충격에 그대로 몸이 비틀어졌고, 얼굴을 감싸 안으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이 더러운 년!”구은태는 서선영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고 또다시 손을 들어 그녀의 반대쪽 뺨을 갈겼다.“제가 잘못했어요. 한순간, 제가 정신이 나갔었어요.”서선영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구은태의 손을 붙잡고 오열했다. 그녀의 두 볼은 이미 시퍼렇게 부어오르고 있었다.“대체 너희 둘, 언제부터 이런 짓을 벌인 거야!”구은태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그 순간, 최이석이 조롱 섞인 웃음을 흘리며 비틀비틀 일어섰다.“솔직히 말해줄까요? 서선영이 당신 만나기 전부터 벌써 나랑 자고 있었어요. 회사 들어간 이후로는 매주 만나서 몸 섞었고요.”“입 닥쳐!”서선영은 미쳐 날뛰듯 소리쳤지만, 최이석은 그녀를 보지도 않고 구은태만을 노려봤다.“저 여자는 당신을 사랑한 적 없어요. 사랑한 건 당신 지갑뿐이고요. 30년 전, 당신이 술 마시고 덮쳤다고 생각했죠?”“웃기지 마요. 전부 미리 짜놓은 대본이었으니까. 그때 은서가 생겼고, 도망친 척하면서도 사실 계속 강성에 있었어요.”“당신 바로 곁에서, 우릴 속이고 있었던 거죠. 참, 당신 원래 부인 왜 갑자기 병세가 악화됐는 줄 알아요?”“서선영이 일부러 임신한 배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1화

    구은서는 서선영보다 훨씬 더 잔인했기에, 임유진은 점점 불안해졌다.“혹시 그 애까지 다치게 되는 건 아닐까요?”이번 일은 유진이 먼저 제안한 계획이었다. 그런데 은서가 장말숙을 압박하기 위해 그 손자를 납치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그럴 일 없어.”그러나 구은정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아이는 절대 다치지 않을 거야.”유진은 그제야 조금 안심했고, 은정은 이어서 설명했다.“장말숙은 처음부터 독을 품은 호랑이와 손잡은 셈이지. 이건 스스로 자초한 일이야.”“은서가 장말숙의 손자를 납치했다는 건 이미 그 집안을 완전히 조사해 놓았다는 뜻이야.”“내가 강성을 떠나지 않는 한, 언젠가는 아이를 이용해서 조종하려 했을 거야.”“그런데 네가 먼저 움직여준 덕분에 우린 미리 조치할 수 있었고, 결국 아이도 지켜냈지.”유진은 고개를 갸웃하며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봤다.“예전과 완전 딴사람이 된 것 같아요. 위로까지 이렇게 부드럽게 하다니?”은정은 애옹이를 옆으로 밀어내고 유진을 품에 끌어당겼다.“질문 하나 해도 돼? 너는 서인을 좋아해, 아니면 구은정을 좋아해?”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웃었다.“둘 다 같은 사람 아닌가요?”은정은 묵직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넌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했잖아.”유진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중얼거렸다.“사실 처음부터 한 사람이었어. 다른 건 사랑하느냐, 사랑하지 않느냐의 차이였을 뿐이죠.”그리고 고개를 들며 은정의 눈을 마주 봤다.“내 말 맞죠?”이에 은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럼, 예전의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촉촉히 빛나는 눈으로 미소 지었다.“아니요. 오히려 시언 사장님이 날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나는 그게 정말 고맙거든요.”은정의 눈빛이 깊고 짙어졌다. 가슴이 저릿할 만큼 미안함과 애틋함이 가득 차올랐다. 은정은 고개를 숙여, 유진에게 입을 맞췄다.“유진아. 난 늘 널 사랑했어.”은정은 언제나 유진만을 마음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