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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6화

Author: 금추
그러나 지승현은 냉랭하게 말했다.

“아부하고 싶으면 직접 하세요. 나를 끌어들이지 말고요! 그리고 당장 사람을 불러 강아심의 차를 고치게 하세요.”

“안 그러면 아심에게 신고하라고 할 거예요. 남의 재산을 훼손하는 건 엄연한 범죄예요. 지수철 감옥에 가게 하고 싶으면 그냥 놔두세요.”

전화를 끝낸 승현은 바로 끊었다.

권수영은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집어던질 뻔했다. 그러나 곧 냉정을 되찾고 생각한 끝에 결국 사람을 불러 아심의 차를 고치게 했다.

승현도 직접 아심에게 전화를 걸어, 며칠 동안 조심하고 운전할 때 주변 상황을 잘 살피라고 당부했다. 이에 아심은 알겠다며 자신이 신경 쓰겠다고 답했다.

...

소희와 강시언 일행이 도씨 집안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오가 넘어 있었다. 그러나 도도희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도경수는 초조한 듯 안절부절못하며, 직접 전화를 걸지는 못하고 강재석을 재촉했다.

“도도희에게 다시 전화해서 어디쯤인지 물어봐!”

그러나 강재석은 느긋하게 대답했다.

“아침에 학생 몇 명 일을 봐주고, 이제 막 비행기를 탔다고 했잖아. 방금도 전화기가 꺼져 있던데, 오늘 안으로는 반드시 도착할 거야. 뭘 그리 급해 해?”

그 말에 도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착만 하면 됐어.”

그러고는 다시 도우미를 불러 물었다.

“방은 다 정리됐나?”

도우미를 급히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평소에도 사흘에 한 번씩 정리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대청소까지 끝냈어요.”

도경수는 그제야 조금 안심하는 듯했다. 곧 양재아는 차를 들고 도경수에게 내밀며 웃었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엄마가 돌아오시면 떠나고 싶지 않으실 거예요. 제가 방에 장미꽃도 조금 꺾어놨어요.”

도경수는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너희 모녀가 함께 지낼 시간이 많아질 거다. 감정도 서서히 쌓일 테니, 네 장점도 점점 알게 될 거야.”

재아는 얌전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을 다 먹고 난 후, 재아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가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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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27화

    양재아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멍하니 끄덕였다.“알아, 그런데도 조금은 두려워.”소희는 재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가족을 잃는 게 무서운 거야, 아니면 도씨 집안의 풍족한 환경을 잃을까 봐 무서운 거야?”재아는 순간 멍해졌고, 바로 대답했다.“당연히 할아버지를 떠나기가 싫어서지. 그분께서 저를 너무 잘 챙겨주셨어. 몇 달간 지내면서 진짜 친할아버지처럼 여기게 됐고.”“스승님이 그러셨잖아. 네가 친손녀가 아니라 해도, 이전처럼 너를 돌봐주실 거라고.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어.”재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작게 말했다.“그래도 뭔가 다를 수밖에 없잖아.”소희는 약간 찡그리며 말했다.“양재아, 온두리에서 네가 어떤 상황에 부닥쳤는지 떠올려 봐. 산전수전 위험한 환경 속에서 아무것도 없이 버텼잖아. 지금 상황이 그때보다 더 나쁘기라도 해?”재아는 소희를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초심을 잃지 마!”소희는 마지막으로 재아에게 단호하게 말했다....오후에는 강솔과 진석도 도씨 집안에 도착했다. 그리고 두 시쯤, 드디어 도도희가 집에 도착했고, 이반스도 도도희와 함께 왔다.오랜만에 마당을 본 도도희는 약간의 감상에 잠겼지만, 동시에 결과가 빨리 나오기를 바랐다. 집 안에 모여 있던 모두가 따라가고 싶어 했지만, 강시언이 일어서서 말했다.“오늘 당장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너무 많은 사람이 갈 필요 없어요. 제가 도도희 이모와 양재아를 데리고 갈게요. 나머지는 집에서 기다리세요.”모두 이의 없이 동의했고, 시언은 도도희와 재아를 데리고 유전자 확인 기관으로 향했다.시언은 차를 부드럽고 빠르게 몰았고, 도도희와 재아는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차 안의 분위기는 침묵으로 가득했다.시언은 원래부터 남에게 쉽게 다가가지 않는 아우라를 풍겼고, 도도희는 무표정했다. 재아는 몇 번이나 말을 꺼내려 했지만, 결국 입을 열지 못했다.침묵을 깨고 먼저 말한 사람은 도도희였다. 도도희는 강아심에 관해 물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28화

    그러자 양재아가 웃으며 다가갔다.“아직 그렇게 빨리 결과가 나오지 않아요. 네 시간이 걸린대요. 할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네 시간이나?”도경수는 자리에 앉아 시간을 확인하며, 분 단위로 흘러가는 시간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이반스는 도도희에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피 뽑는 거, 아프진 않았어?”도도희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조금 아프긴 했지만, 괜찮았어.”강재석이 천천히 말했다.“이 시간에 내가 한마디 하겠네.”모두가 조용해지며 강재석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결과는 두 가지 중 하나겠지. 확률은 반반이야.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해두자고. 재아가 도씨 집안 사람이라면, 모두가 기뻐할 일이야. 더 할 말이 없겠지.”“하지만 아니라면, 도도희 너도 실망하거나 원망하지 마라. 도경수는 이 모든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아이를 찾는 걸 포기한 적이 없어.”“네가 이재희를 잃어버렸을 때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거의 죽을 뻔하지 않았니? 네 눈으로도 똑똑히 봤던 일이잖아.”도도희는 눈가가 약간 뜨거워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말씀 잘 알겠어요.”강재석은 이번엔 도경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자네도 마찬가지야. 자네 몸은 큰 기쁨이나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 재아가 아니라고 해도, 준비는 해둬야 해.”도경수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혼자 정원으로 향했다. 재아가 따라가려 일어서려 하자, 강재석이 말했다.“도도희, 가서 아버지랑 이야기 좀 해봐.”도도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의 뒤를 따라갔다.뒷마당의 긴 벤치에 도경수가 혼자 앉아 있었다. 그는 활짝 핀 자스민 꽃을 조용히 바라보며, 시선은 허공을 떠다니는 듯했다. “아버지!”도도희는 그의 옆에 앉자, 도경수는 갑자기 말했다.“차라리 결과를 보지 말자. 그냥 재아를 재희라고 생각하자, 안 되겠니?”도도희는 눈을 내리깔며 차분히 말했다.“결국 아버지께서는 단지 위로받고 싶으신 거군요. 재아가 재희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인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29화

    도경수가 말했다.“나는 항상 내가 옳다고 생각했어. 너를 위해 한 모든 일의 출발점이 결국 네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믿었지. 하지만 뒤돌아보면, 너는 과연 정말 행복했을까?”“그날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이 맞았어. 나는 항상 독단적이었고, 자기중심적이었어.그러니 앞으로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렴.”“네가 행복하다면, 나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을게.”도도희는 아버지의 말을 듣자 갑작스레 눈물이 차올라 고개를 돌렸다....기다리는 시간은 고통스러웠지만, 네 시간은 결국 금방 지나갔다. 강시언은 미리 차를 몰고 친자 확인 기관으로 향했다.결과를 받아 든 그는 가장 먼저 결과를 사진으로 찍어 도도희에게 전송했다. 결과는 도도희와 재아 사이에 혈연관계가 없다고 나왔다. 둘은 모녀 사이가 아니었다.결과를 정리한 뒤, 시언은 차를 몰고 도씨 저택으로 돌아갔다.도씨 저택에서 모두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재아는 긴장한 나머지 손을 멈출 수 없이 떨었다.재아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도씨 집안의 사람이냐 아니냐는 앞으로의 운명을 좌우할 문제였다.도도희는 시언이 보낸 결과 사진을 확인하고, 눈길을 잠시 멈춘 뒤 무표정하게 고개를 들었다.“양재아는 내 딸이 아니야.”“뭐라고요?”재아는 그 순간 얼굴에서 피가 모두 사라진 듯 창백해졌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제 모든 조건에 다 들어맞는데요! 이 결과가 정말 정확한 건가요? 혹시 오류가 있지는 않나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도경수 역시 크게 실망한 듯 갑자기 십 년은 늙어 보였고, 눈에는 믿기지 않는 감정만 가득했다.“어떻게 그럴 수 있지? 어떻게 재희가 아닐 수 있어?”강재석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표정도 어두워졌고, 소희는 마음이 더 무거웠다.재아는 소희가 데려온 아이였다.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에게 있어 가장 큰 고통은, 희망을 준 뒤에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결국 소희는 스승에게 가장 큰 상처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30화

    소희와 강솔은 도도희를 부축해 방으로 옮겼고, 그녀를 잠시 눕게 한 뒤 임구택이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의사는 곧 도착할 예정이었다.아래층에서는 도경수가 도도희가 갑자기 쓰러진 일로 크게 놀라 어쩔 줄 몰라 했지만, 강재석이 곁에서 그를 진정시키며 마음을 다잡게 도왔다....위층에서는 이반스가 침대 옆에 서서 깊은 주름이 잡힌 이마로 걱정을 드러냈다.“도도희, 이러지 마. 내가 당신 딸을 꼭 찾아줄게. 반드시 찾을게.”도도희는 눈을 감은 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먼저 나가 주세요. 혼자 있고 싶어요.”소희는 이반스와 다른 사람들을 방 밖으로 내보낸 뒤, 물 한 잔을 따라 침대 옆에 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말했다.“죄송해요.”도도희는 겉으로는 재아에 대해 무관심한 듯 행동했지만, 딸에 대한 생각을 마음속에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단지 그 감정을 감히 드러내지 못했을 뿐이다.아마도 과거에도 재아 같은 존재가 있었을 것이다. 친자 확인 전에는 마음의 문을 조금 열어 감정을 키웠지만, 이번처럼 결과가 확인되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도도희는 천천히 눈을 뜨며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그걸 왜 탓하겠어?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이 책임을 추궁받는다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더 차가워질 거야.”도도희는 몇 마디를 하고 나니 조금 기운이 난 듯 물었다.“그 물 나를 위해 떠온거야?”소희는 잠시 멈칫하다가 얼른 물컵을 건네주었다.“네, 여기요.”도도희는 손으로 몸을 지탱하며 일어나려 하자 소희가 급히 말했다.“아직 누워 계세요. 제가 물을 드릴게요!”“아니야, 방금은 잠깐 어지러웠을 뿐이. 이제는 괜찮아졌어.”도도희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았다. 이윽고 시선이 천천히 방 안을 돌아다니더니, 이내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예전에 재희와 내가 이 방에서 함께 지냈었어. 발코니에는 재희가 가장 좋아하던 목마가 있었지. 그 목마에 올라타면 얼마나 웃었던지.”도도희는 책장 옆의 빈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31화

    “다행이네. 오늘은 혼자 왔네.”강시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자, 강아심은 어리둥절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시언은 아심과 대화를 나눌 의도는 전혀 없는 듯, 그녀의 손목을 잡고 차로 향했다. 아심은 걸음을 맞추느라 바쁘면서도 물었다.“어디로 가는 건데요?”갑작스럽게 본론으로 들어간 상황에 아심이 머릿속이 복잡했다.‘혹시 지난번에 잘못된 신호를 준 걸까? 아니면 이 일이 수익성이 높다고 생각해 다시 돈벌이하러 온 걸까?’만약 돈 문제라면, 아심도 다시 한번 고민해 볼 여지는 있겠지만 말이다.시언은 그녀의 끝없는 상상을 알 리 없었다. 그는 차 문을 열어 조수석에 앉으라고 권하며 짧게 말했다.“도도희 이모를 만나러 가는 길.”그 순간 아심의 온갖 생각이 끊겼다. 그녀는 살짝 눈을 크게 뜨며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강성에 오셨어요?”“응.”시언은 단 한 마디의 추가 설명도 하지 않고 바로 차 문을 닫았다. 차에 올라탄 뒤, 아심은 다시 물었다.“이모는 어디에 계세요? 왜 미리 연락을 안 주셨지?”시언은 길을 응시하며 간단히 대답했다.“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이미 어두워진 저녁 하늘 아래,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시언의 옆모습을 선명히 비췄다.날카롭게 각진 얼굴과 차가운 분위기가 묻어나 강아심은 그가 여전히 화가 나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아심도 더는 묻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며 반짝이는 도시 야경에 시선을 두었다.차 안은 한동안 침묵으로 가득했고, 이윽고 차는 도씨 저택 앞에 도착했다. 시언은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내려.”아심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여기가 어디예요?”“내려 보면 알아.”아심은 살짝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비밀스러운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아심은 차에서 내려 그를 따라 오래된 한옥의 정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에 가까워지자, 정원 안에서 여러 사람이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도도희가 가장 앞에 있었고, 도경수와 강재석, 그리고 소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32화

    도도희는 필사적으로 참아왔던 눈물을 더는 막지 못하고 흘러내렸다.“시언아, 재희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그 순간, 마치 재희가 사라진 직후로 되돌아간 듯했다.10대였던 강시언이 강성으로 달려왔을 때, 도도희는 목이 터지라 울며 절망 속에서 물었다.“시언아, 재희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시언은 그때처럼 오늘도 똑같은 대답을 했다.“찾을 수 있어요.”그의 눈빛은 단호했다.“한 번 더 확인해 보면 안 될까요?”도도희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 놀라며 되물었다.“뭐라고?”옆에 있던 도경수도 그 말에 희망을 얻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검사 결과가 실수일 수도 있다는 건가? 한 번 더 하면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거야?”“아니요.”시언은 고개를 돌려 아심을 바라보더니 그녀의 손목을 잡고 어둠 속에서 앞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그녀를 도도희 앞에 세우며 말했다.“이모, 이번엔 아심이랑 친자 확인을 해보죠.”시언의 말이 끝나자마자 모든 사람이 놀라며 굳어버렸다. 도도희와 아심은 물론이고, 재아조차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재아는 얼굴이 새하얘지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저, 저와 이모가 어떻게.”아심은 당황하며 손목을 뿌리치려 했지만, 시언은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강아심, 네가 겪었던 일들과 재희가 겪었던 일이 비슷해. 그리고 네 등에 있는 태어나면서 생긴 점도 그렇고.”“많은 사람이 너와 도도희 이모가 닮았다고 한 적 있잖아?”도도희는 놀란 눈빛으로 아심을 바라보며 물었다.“네 등에도 그런 점이 있어?”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있긴 하지만 문신 때문에 지금은 보이지 않아요.”아심은 시언을 돌아보며 덧붙였다.“비슷한 일을 겪은 아이들은 많아요. 그 점도 단순히 우연일 뿐일 수 있어요. 괜히 이모를 또다시 상처받게 하지 마세요.”시언은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서며 단호하게 말했다.“검사를 하지 않는 게 진짜 평생 후회로 남을 수도 있어. 검사를 해보고 아니라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33화

    관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지금, 강아심은 도씨 집안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도도희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내일 보자.”그녀는 말을 마친 뒤 강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언아, 아심을 데려다줘.”“네.”시언이 짧게 대답했고 아심은 강재석에게 다가가 정중히 인사했다.“할아버지, 이렇게 빨리 또 뵙게 될 줄 몰랐어요. 하지만 오늘 저녁에는 함께 식사하지 못하겠네요. 내일 다시 찾아뵐게요.”강재석은 다정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는 기회가 많을 테니, 오늘은 괜찮아. 가는 길 조심하고.”아심은 소희와 임구택 등에게도 간단히 인사를 건네고는 시언의 차 쪽으로 걸어갔다.도경수는 그녀를 떠나보내며 계속해서 아심의 모습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저무는 저녁빛 속에서 선명한 아심의 옆모습은 젊은 시절 도도희를 떠올리게 했다. 그랬기에 도경수는 그녀를 붙잡아 두고 싶다는 말을 거의 입 밖으로 내뱉을 뻔했다.양재아는 도경수의 이러한 반응을 감지하고 더더욱 불안해졌다. 이에 본능적으로 아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예전엔 단지 아심이 싫었다면, 지금은 알 수 없는 증오가 스며들기 시작했다.‘아심일 리 없어. 이렇게 우연일 수는 없잖아!’재아는 자신을 계속해서 다독이며 안심하려 했다.시언은 차를 몰고 아심을 데리고 떠났다. 그리고 소희는 도도희의 손에서 캐리어를 받아들며 말했다.“우리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얘기해요.”도도희는 고개를 끄덕였고, 모두 다시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분위기는 어딘가 미묘하게 변해 있었다.처음에는 오랜 기다림 끝에 양재아가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두가 실망과 무거운 마음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아심의 등장으로 다시 새로운 희망이 피어올랐다.마치 끝없는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비쳐 들어온 것처럼. 그 한 줄기 빛 덕분에 모두의 침울했던 마음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도경수의 얼굴에서도 이전의 어두운 그림자가 조금은 사라진 듯했다. 도도희는 도경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34화

    강솔이 활짝 웃으며 달려왔다.“저도 할아버지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강아심이 정말로 도도희 아줌마의 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아니더라도, 도도희 아줌마도 하룻밤 차분히 생각하고 나면 당장 떠날 일은 없을 거예요. 그렇게만 되어도 괜찮잖아요?”도경수의 얼굴에도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그래.”소희는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양재아를 바라보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분명 양재아 역시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했을 것이다. 소희는 기회를 봐서 그녀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다.강솔은 조금 전 도도희와 아심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아까 보니까 정말 놀랐어요! 두 분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랐어요!”도경수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너도 닮았다고 생각해?”강솔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네, 정말 많이 닮았어요!”도경수는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한 표정으로 강재석을 보며 말했다.“설날 때 아심이 네 집에 있었지? 우리가 화상 통화를 했을 때 본 그 아이가 바로 아심이었어. 그때부터 낯이 익다 싶었어!”사람들은 점점 더 흥분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재아는 이 모습을 그저 지켜보다가 조용히 뒷걸음질 쳤다.소희는 그녀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임구택에게 짧게 말한 뒤 따라갔다. 재아는 정원 한쪽의 긴 벤치에 앉아 무릎을 껴안고 작은 소리로 울고 있었다.“재아야.”소희가 다가가 그녀를 부르자, 재아는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으며 간신히 말했다.“소희.”소희는 재아의 곁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이번 일은 나도 책임이 있어. 널 온두리에서 데리고 온 뒤, 확인을 늦춘 건 내 잘못이야. 너를 이곳에서 오래 머물게 하면서 정이 들게 만든 것도 마찬가지고.”재아는 입술을 깨물며 울먹였다.“맞아. 나 정이 들어버렸어. 이제는 여기를 제집처럼 느껴지고.”소희는 쟈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네 친부모를 찾는 걸 도와줄게.”그러나 재아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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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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