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87화

Author: 금추
설아가 말했다.

"우리 집안은 비록 임가네보다 혁혁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름 없는 가문도 아니잖아요. 청첩장 하나일 뿐, 당당하게 보내면 되죠. 만약 무슨 이유를 찾아서 보내면 오히려 우리가 속 좁아 보이잖아요."

연경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사상이 비교적 보수적이니 너보다 대범하고 분명하지 못해."

설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연경은 가볍게 웃었다.

"비록 네 할머니의 생신이지만, 나는 그래도 네가 임구택을 초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가 오면 네가 임 씨에서의 지위를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게 아니겠니."

설아는 갑자기 오늘 오후 대표님 사무실에서 본 그 장면을 떠올리며 가슴이 떨리더니 약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말이 맞아요. 할머니께서 생신을 쇠는 거니까 오는 사람들도 전부 부인들이잖아요. 대표님이 오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 게다가 내가 대표님 곁에 그렇게 오래 있으면서 대표님은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뭐야!"

연경은 약간 실망했지만 또 인차 웃으며 말했다.

"하긴, 임가네 사람만 오면 되니깐. 임가네 노부인이 오면 더 좋지 뭐!"

"네!"

설아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 달 전에 너한테 옷과 주얼리를 주문했는데, 그날 임가네 노부인이 오니까 너는 더욱 대범하게 입어야 해. 제일 좋기는 노부인이 단번에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연경은 자신의 딸을 보면서 무척 자랑스러웠다.

설아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일부러 비웃었다.

"엄마, 엄마야말로 좀 대범해 줄래요? 다른 사람은 어떤 여자를 본 적이 없겠어요? 기어코 나보고 다른 사람 앞에 가서 표현하라고 하는데, 날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은 거예요?"

연경은 괴로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네. 내가 왜 이런다니? 네가 엄마 일깨워 줘서 다행이야!"

설아는 담담하게 웃었다.

"내 일은 걱정하지 마요. 별일 없으면 방으로 돌아갈게요!"

"그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8화

    토요일, 구택은 외출하기 전에 소희에게 오늘 무엇을 하러 가냐고 물었다.소희는 평소와 같은 말투로 대답했다."대학교 친구의 할머니 생신 파티에 가려고요."구택은 그녀를 슬쩍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그냥 가는 거 아니고 남의 집 케이크 얻어먹으러 가는 거죠?"소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겸사겸사요!"구택은 입가에 미소가 짙어지며 그녀를 총애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 친구는 어디에 살아요? 내가 명우더러 바래다주라고 할게요!""아니에요, 택시 타면 돼요!"소희는 대답을 한 뒤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구택 씨 오늘 해성에 가는 거 아니었어요? 얼른 가요!""알았어요, 저녁에 내가 케이슬에 가서 소희 씨 데리러 갈게요. 기다리고 있어요!" 구택은 그녀의 턱을 쥐고 입술에 입을 맞추고 나서야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갔다.명우는 미리 구택한테 오늘 노부인을 대신해서 소 씨네 노부인에게 생신 선물을 드리러 간다고 말했고 구택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명빈을 데리고 해성에 갔다.소희는 9시 돼갈 때 소 씨네 별장에 도착했는데 별장 안팎에 모두 붉은 초롱과 채색띠가 걸려있어 마치 설 쇠는 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하인이 소희를 데리고 거실로 갔을 때 그 안에는 크고 빨간색으로 쓴 “장수하세요”란 글자가 눈에 띄었다.시간은 아직 일러서 손님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소 씨네 집안사람들은 모두 도착했고 이때 모두 거실에 앉아 노부인을 에워싸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소희가 들어갔을 때 노부인이 짙은 붉은색의 한복을 입고 소파 한가운데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제일 가까운 곳에 앉은 사람은 설아와 소연이었고 안에는 사람들로 붐벼 매우 떠들썩했다.진원은 소희를 보고 어색하게 고개를 돌려 못 본 척했다.한 무리의 사람들 중 오직 소찬호만 일어나서 기뻐해하며 말했다."소희 누나 왔어요!"하순희는 자신의 아들을 노려보며 낮은 소리로 꾸짖었다."똑바로 앉아 있지 못해!"거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제각기 웃고 떠들며 마치 소희가 보이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화

    노부인은 케이슬이 뭔지 몰랐지만 모두들 표정이 이상한 것을 보고 얼른 물었다."케이슬은 뭐 하는 곳인가?"순희는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케이슬은 말이에요, 강성에서 가장 큰 나이트클럽이죠. 명실상부한 재벌 집의 쉼터라고요!"노부인은 갑자기 표정이 가라앉으며 펑 하고 소희의 선물을 책상 위에 떨어뜨리며 소리쳤다."염치없는 놈, 어쨌든 우리 소 씨네 집안의 딸인데 어떻게 그런 곳에 가서 일할 수 있어?"진원은 소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얼굴은 빨개졌다 하얘졌다 했다. 소희가 그녀에게 창피를 준 것에 대해 미웠고 소희가 왜 그녀의 딸인지에 대해 미워했다. 방금 소희를 보는 눈빛은 어색함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혐오로 변했다!소희는 표정이 태연하고 눈빛은 차분했다."할머니 오해세요. 저는 케이슬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아주 정상적인 일이에요"순희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런 곳에서 일하는데 어떻게 정상이겠어?"정인은 얼른 설명했다."어머니, 소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줄곧 열심히 사는 아이라고요. 전에는 과외를 했었는데 아마도 여름방학이라 임시로 또 아르바이트를 하나 찾은 거고요. 사실 케이슬에는 이런 평범한 웨이터가 엄청 많아요!"정민은 나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둘째 형, 소희는 아무리 말해도 형님의 딸인데 돈에 너무 인색하지 마요. 평소에 돈 좀 많이 줘요. 여자애는 부유하게 키워야죠. 고작 돈 때문에 그릇된 길을 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요! 케이슬에서 아무도 그녀가 소가네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으니 다행이지, 만약 알았다면 우리 가문이 얼마나 창피하겠어요!"정인은 안색이 좀 어두워졌다."안심해. 아무도 모를 테니까, 그러니 창피해도 네가 창피할 차례가 아니야!"찬호는 작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는 소희 누나 믿어요. 아빠 소희 누나 그렇게 말하지 마요!""넌 뭘 믿고?" 순희는 힘껏 찬호를 뒤로 잡아당겼다."어른이 말하는데 넌 끼어들지 마!"찬호는 입을 오므리고 긴장을 하며 말했다."아무튼 소희 누나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화

    연경이 나와서 수습했다."소희는 아마도 어머님 기분 좋게 해드리려고 그런 것일 수 있잖아요. 근데 돈은 또 그렇게 많이 없으니까 자신의 아버지한테 달라고 하는 것도 당연하죠."순희는 콧방귀를 뀌었다."기분 좋긴요, 어머님 하마터면 화가 크게 날 뻔했잖아요!"노부인은 혐오스럽게 소희를 힐끗 보았다."오늘 좋은 날이라 모두 기분이 좋으니까 나도 너와 따지지 않겠다. 너 빨리 케이슬의 일 그만두어라. 네 전의 부모님은 널 어떻게 교육했니? 어쩜 이렇게 철이 없어!"하리는 말을 이어갔다."어머님, 잊으셨어요? 소희는 운성에 할아버지 한 분밖에 없잖아요. 부모님도 없으니 당연히 교양도 없죠!"소희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들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어른이니까 이번 한 번만 봐드릴게요!"순희는 키득거리며 웃었다."어머, 네가 나를 봐준다니, 안 봐주면 날 어쩌려고?""소희야!" 정인은 낮은 소리로 호통치며 그녀를 자신의 뒤로 감싸고 순희에게 나지막이 말했다."전에 소희가 어떤 가정에서 자랐든 지금 그녀는 내 딸이야. 지금 그녀가 교양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나를 욕하는 거야?"순희는 멋쩍게 말했다."둘째 도련님도 말을 참, 전 그런 뜻이 아니에요!""됐네!" 해덕이 크게 소리쳤다."이따가 손님이 오실 텐데 너희들이 이렇게 말다툼하면 무슨 꼴이냐? 이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 줄 아느냐? 이 일은 모두 꺼내지 말고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정인은 화를 억누르며 소희더러 자리를 찾아 앉으라고 한 뒤 자신도 앉았다.연경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자, 별일도 아니니까 화내지들 마요. 오늘은 어머님 생신이니까 모두 기뻐해야 하잖아요. 이따가 촬영하는 사람이 와서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 모두 웃어요! 아 참."연경은 하인을 불렀다."장 씨 아줌마, 문밖에 가서 기다려. 설아가 사진작가님을 청했거든. 그는 국내 일류의 사진작가인데 전문적으로 잡지와 톱스타를 위해 사진을 찍는다지 뭐야. 그도 우리 설아 체면을 봐서 스케줄을 미루고 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화

    순희는 농담을 하며 말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 설아는 임 대표님 곁에 잘나가는 비서잖아, 말 한마디만 되는 걸 가지고!"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엄마, 누가 임 씨 그룹에 들어간데요? 왜 남한테 무시당하려고 작정을 하는 건데요. 난 언젠간 북극에 들어갈 거라고요!"연경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시연아 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한테 무시를 당하다니, 한 집안 식구들끼리 왜 굳이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순희가 말했다."시연은 원래 말을 그렇게 하잖아요, 형님도 신경 쓰지 마세요!"이때 줄곧 말을 하지 않던 진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시연아, 너 북극 디자인 작업실에 가고 싶은 거야? 우리 연이한테 말하지 그래! 연이가 거기서 일하는데"모두들 멈칫하더니 일제히 소연을 바라보았다.소연은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북극 작업실에 간 지 한 달 정도 됐어요, 아직 인턴이에요. 근데 시연이 오고 싶다면 나는 시연을 도와 인사 쪽 상황을 살필 수 있어요."순희는 놀라며 말했다."소연이가 북극에서 일한다고?"소연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시연은 안색이 점점 더 보기 흉해지며 눈빛에는 질투가 묻어났지만 더욱이는 부러움이었다. 북극에 가는 것은 그녀의 꿈이었고 심지어 이미 일종의 집착으로 변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도 설백현한테 속지 않았을 것이다."연이 정말 대단하네!"순희는 칭찬하며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우리 시연보다 훨씬 출세했는걸!"연경은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우리 소연의 재능이라면 스스로 작업실을 열어도 충분할 텐데 왜 남 밑으로 들어가서 일하는 거야?"진원은 웃었다."원래 우리 연이한테 작업실 하나 차려주고 싶었지만 연이가 방금 졸업해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먼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했지 뭐예요. 경험을 쌓으려면 당연히 가장 좋은 곳에 가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북극으로 갔죠."소연은 말을 하지 않았다. 오직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 그녀가 북극에 간 것은 진석을 보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2화

    소연은 얼버무리며 말했다."King은 작업실에 별로 오지 않아서 나도 멀리서 한 번 본 적밖에 없어. 그는 남자야. 아마 30대 정도 될걸!"그녀는 북극 작업실이 King과 진석이 함께 설립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King도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다.소희는 찬호와 한창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이 말에 고개를 들어 소연을 한 번 보았다."남자라고요?"시연은 다소 의외였다. King의 디자인은 섬세하고 대담해서 사람들은 줄곧 King의 성별에 대해 추측해왔다. 시연은 King이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King에 대한 그녀의 동경에 대해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았다."소연 언니, 다음에 또 King을 만나면 나 대신 사인 좀 받아줄래요?"소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웃었다."좋아, 만나면 내가 사인해달라고 할게!"시연은 일어나서 소연의 곁에 앉아 주동적으로 그녀에게 주스 한 잔을 따랐다. 그리고 그녀는 보기 드물게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연이 언니, 북극에서 또 디자이너 모집한다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요."시연은 줄곧 오만해서 다른 사람과 친해지는 것을 싫어했다. 근데 이렇게 한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처음이었다.진원은 더욱 체면이 섰다."언제 시간 되면 네 소연 언니더러 널 데리고 북극에 한 번 가보라고 해."그러자 시연은 무척 기대하며 물었다. "그래도 돼요?"소연은 담담하게 웃었다."작업실은 일반적으로 외부인이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지만 만약 기회가 된다면 꼭 너 데리고 가볼게!""고마워요, 연이 언니!" 시연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약속한 거예요!"순희는 웃으며 말했다."우리 시연이는 나한테 이렇게 다정한 적도 없는데. 이 두 자매는 사이가 참 좋아졌네요!"진원은 웃으며 말했다."시연이 최근에 많이 자란 거 같은데? 철도 들고, 성격도 좋아졌어!"시연은 다른 사람이 그녀를 평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진원이 소연의 어머니라는 것을 생각하니 진원에 대해서도 짜증을 내지 않고 그저 살짝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3화

    노부인은 약간 실망했다. 임가네 사람들은 역시나 그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임가네 노부인은 비록 오지 않았지만 사람을 파견하여 선물을 보내는 것도 이미 그녀의 체면을 세워줬으니 그들 소가네 사람들도 손님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았다.노부인은 자상하게 웃으며 말했다."수고 많네요. 얼른 들어와서 차 한 잔 마시고 좀 쉬어요."명우는 노부인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린 뒤 다른 사람더러 선물을 가져오라고 했다.노부인은 장남 소정필더러 인차 받으라고 했고 그것이 그림인 것을 보고 즉시 대중 앞에서 열라고 했다.그림을 꺼내서 천천히 펼치자 손님들 중에 아는 사람이 즉시 놀라며 소리쳤다."고려 시대 장청 선생님의 금수복귀도군요!""그것도 진적이네요, 너무 귀중하군요!""얼마 전에 경매에 나왔다는데, 임가네가 사갈 줄이야!"장청의 후세에 전해진 그림은 많지 않아서 돈이 있어도 사기 어려웠다. 전의 그 경매도 개인이 개최한 것으로서 경매에 진입할 자격이 아주 가혹하여 돈뿐만 아니라 아주 높은 지위가 있어야 참가할 수 있었다.......노부인은 잔뜩 놀라며 손을 들어 그림을 만져보더니 혼탁한 두 눈마저 밝아졌다."정청 선생님의 그림이 맞구나! 진적이야!"해덕도 무척 기뻐했다."임가네 노부인이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보내시다니, 우리가 어떻게 감히 받을 수 있겠나!"연경은 정필에게 눈짓을 하며 기쁨에 겨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가네가 우리 설아를 이렇게 중시할 줄은 몰랐어요!"그녀는 임가네가 소 씨 집안의 체면을 봐서 이렇게 정성스럽게 선물을 준비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분명 그들의 설아 때문일 것이다!정필도 득의양양해하며 입을 뗐다."설아야, 이따 네가 임 대표님한테 전화를 해서 고맙다는 인사 잘 해야 한다!"줄곧 도도하고 차가운 설아도 자신도 모르게 가볍게 웃고 있었다."그럴게요!"만약 다른 사람이 와서 선물을 보냈다면 그녀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온 사람은 명우였고 그는 구택의 사람이기 때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4화

    소희는 찬호더러 자신의 게임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뒤 거실로 갔다.노부인은 떠보며 물었다."임 대표를 아는 게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떨어졌다. 의혹, 의심 그리고 불안한 눈빛도 있었다…... 특히 소설아는 소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소연은 눈빛을 반짝이더니 진원을 힐끗 쳐다보며 천천히 손을 꼭 쥐었다.정인은 마음속으로 가장 잘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또 가장 어리둥절했다. 그는 소희와 구택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구택은 소희를 좋아하지 않았고 혼사도 끝냈는데, 그럼 방금 명우는 무슨 뜻이었단 말인가?그는 소희와 임가네의 관계를 알려줄까 말까 망설이다가 갑자기 소희가 입을 여는 것을 들었다."전에 임가네 집안에서 과외를 했거든요."많은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소희를 바라보았고 설아는 은근히 한숨을 돌리며 눈을 떨구었다. 소연도 몰래 긴장을 풀었다.임가네 과외 선생님일 뿐!정인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장 말했다."맞아요, 제가 방금 말했잖아요. 소희는 줄곧 과외를 하고 있다고요. 그냥 임가네 집에서 과외를 하고 있다는 것만 말 안 했을 뿐이에요.""그랬구나,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노부인은 원망하는 눈빛으로 정인을 힐끗 보더니 웃으며 소희를 바라보았다."넌 어떻게 임가네 집에 가서 과외를 했지?"소희가 말했다."저와 임 대표님의 조카딸이 동창이거든요."이렇게 설명하자 모두들 깨달으며 노부인의 태도도 더욱 부드러웠다."그러니 내가 우리 소 씨 집안의 딸이 하나같이 우수하다고 말했잖아. 과외를 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니까 다른 일은 그만두고, 돈이 모자라면 할머니한테 말하거라!"비록 과외 선생님에 불과하지만 방금 명우의 태도를 보면 임가네 사람들은 소희를 대한 태도가 매우 공손하거나 그녀와 관계가 무척 친하다는 것을 설명했다.노부인은 또 소희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이목구비가 정교하면서 또 영특하니 소 씨네 손녀들 가운데서 가장 예뻤다.구택이 설아를 좋아하든 소희를 좋아하든 그녀들은 모두 소가네 사람이었다.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5화

    물론 그녀는 그렇게 말하지 않고 그저 휴지를 뽑아 손을 닦고는 돌아섰다.설아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고 힘껏 눈살을 찌푸렸다!......구택은 강성에 도착하자마자 시원의 전화를 받았다."돌아왔어? 명원이 돌아왔는데, 그는 감히 너한테 전화를 하지 못하고 나보고 전해달라잖아."구택은 차에 앉아 담담하게 웃었다."그는 아직도 내가 무서운 거야?""그럼, 그는 너를 사랑하면서도 무서워하지!"시원은 오버하며 웃었다."2년 동안 밖에서 뭐 했지?" 구택이 물었다."내가 물어봤는데 이 녀석 말 안 하려는 거 있지? 저녁에 같이 밥 먹을 때 네가 직접 심문해 봐!"시원이 말했다."응, 저녁에 보자!"전화를 끊자 구택은 잠시 생각하다 소희에게 전화를 했다."어디예요?"소희는 이미 소 씨네 본가에서 돌아왔다.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방금 집으로 돌아왔어요. 구택 씨는요? 돌아왔어요?""강성에 있어요." 구택이 말했다. "저녁에 일이 있어서 좀 늦게 케이슬에 가서 데리러 갈게요!""좋아요!"......저녁에 구택과 시원은 오동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시원은 일찍 도착했고 홀에서 지인을 만나 창가의 소파에 앉아 한담을 나누면서 구택을 기다렸다.시원은 얘기를 나눌 때 무심코 밖을 한 번 보더니 멈칫했다.오늘은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날은 금방 어두워졌고 가로등도 방금 켜졌다. 길가에는 한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배달원 점퍼를 입고 헬멧과 배달통을 한쪽에 놓고 왼손에는 호떡을 들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생수 한 병을 들고 게걸스럽게 삼키고 있었다.그는 머리의 상처가 다 나은 후 어정에 가지 않아서 청아를 본지 꽤 됐다. 그런데 그녀가 또 배달하는 알바를 찾을 줄이야!이때 그의 핸드폰에서 입금하는 벨 소리가 들려왔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청아가 그에게 100만 원을 입금해 주었다.[월급을 받아서 먼저 일부분 갚을 게요. 만약 일이 안정된다면 앞으로 매달 시원 씨한테 100만 원 갚을 게요."시원은 입금한 돈과 문자를 보면서 문득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1화

    “여진구 제대로야. 임씨 집안 딸이랑 결혼하면 우리 집안의 공신 되는 거지. 할아버지도 계속 웃고만 계시잖아. 아이, 우린 왜 그런 복이 없을까.”“네가 저 아가씨랑 결혼했으면, 진구 대신 네가 후계자 됐겠지.”누군가 농담을 건네자. 여인후는 코웃음을 치며 비꼬듯 말했다.“너희는 저 여자가 뭐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내 눈엔 그냥 싸구려야. 한쪽으론 우리 집안 며느리 노릇하려 들고, 한쪽으론 구씨그룹 사장한테 붙어먹고 있다니까?”순간 주변이 조용해졌고, 다른 한 명이 조심스레 물었다.“그거 어떻게 알아?”“내가 봤다니까, 거짓말일 것 같아? 할아버지 생신 잔치 때, 임유진이 구은정이랑 서로 잡고 끌고 하는 장면 내가 직접 목격했어.”인후는 비웃듯 말했다.“진구는 그걸 모르고 좋아 죽고 있겠지. 이미 유진한테 다른 남자가 생긴 줄도 모르고.”이에 사람들 사이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저 아가씨는 겉으론 참 청순해 보였는데, 의외네.”인후는 유진이 자신을 무시했던 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고, 진구에 대한 질투도 더해져 그의 말은 점점 도를 넘었다.“겉으로 고상하고 순해 보이는 애들이, 뒤로는 더 음란한 거 몰라? 저런 여자가 제일 문란하게 노는 법이지.”“쾅!”갑작스레 문이 거칠게 열렸고, 인후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지만,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강한 주먹이 얼굴을 가격했다.그 한 방에 코뼈가 부러지고, 머릿속은 울려댔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아찔했다.문 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살기 서린 기운을 뿜어내며, 냉혹한 기세로 여인후를 주먹질하고 발길질했다.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몇몇 여씨 집안 사촌 형제들도 함께 맞았다. 차례차례 쓰러져 바닥을 뒹굴었다.유진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옆방에서 들려온 날카로운 비명과 고통스러운 신음을 듣고 깜짝 놀라 즉시 방향을 틀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고는 멍하니 굳어버렸다.바닥엔 네댓 명이 쓰러져 있었고, 은정은 여인후의 머리채를 붙잡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0화

    그날 밤, 여씨 집안의 한 어르신이 귀국해, 강성의 모 유명 5성급 호텔에서 가족 만찬이 열렸다.임유진은 여진구와 함께 도착했다. 메인 테이블은 여씨 직계 가족들로만 채워져 있었고, 무려 30명 가까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원탁이었다.진구의 할아버지 옆자리에 앉아 있던 백발의 노인은 그의 큰할아버지였다. 회장님의 친형으로, Y국에서 거주하다 이번에 가족을 데리고 일시 귀국한 것이다. 그만큼 이번 가족 모임은 여씨 집안에서 굉장히 중요한 자리였다.유진은 처음에는 단순히 가족들끼리 조용히 저녁식사를 하는 줄 알고 있었다. 자신을 초대한 것도 분위기만 맞춰주면 될 줄 알았다.하지만 파티장에 들어서자, 진구는 유진을 이끌고 바로 메인 테이블로 향해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렸다.한혜란 여사와 여순호도 유진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고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다.여순호는 직접 자신의 큰형에게 유진을 소개하며 자애로운 웃음을 지었다.“우리 진구가 신뢰하는 아가씨야.”그러고는 자기 옆자리에 의자를 추가해 유진이 외부인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 앉게 했다.물론 유진은 임씨 집안의 딸이라는 명확한 신분이 있긴 하지만, 이토록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을 보며, 진구와 유진의 관계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 머릿속에서 확정된 분위기가 되었다.순식간에 파티장 안은 칭찬과 축하, 아첨의 말들로 가득 찼고, 진구와 동년배의 친척 중 몇몇은 눈에 띄게 부러움과 질투를 숨기지 못하며 억지로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유진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자리는 단순한 가족 식사가 아니었다. 이에 유진은 재빨리 핸드백을 챙겨 나갈 구실을 찾고 파티장을 빠져나왔다.호텔 복도 쪽으로 나와서야 숨을 돌린 유진은 진구에게 따졌다.“선배 왜 말 안 했어요? 오늘 선배 큰할아버지 귀국한 날이고, 집안 전체가 다 모이는 행사였다는 걸요. 처음부터 알았으면 나 안 왔을 거예요.”“할아버지가 꼭 널 데려오라고 했어. 부탁이라기보단 명령이었지.”진구는 웃으며 말했으나, 유진은 고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9화

    정현준은 업무 능력은 있었지만, 결국 남녀 문제로 스스로 무너졌다. 임유진과 관련된 일이 정리되자 여진구는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늘 저녁, 우리 집에서 가족 모임 있어. 같이 가자.”그러자 유진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가족 모임에 내가 왜 가요?”이에 진구는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우리 할아버지가 널 보고 싶대. 지난번 생신 때는 제대로 인사도 못 했다면서, 꼭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그리고 나도 할 말이 있어.”사실 진구는 오늘 저녁, 유진에게 고백할 계획이었다. 유진은 진구의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한다는 말에 더는 거절하지 않았다.“몇 시에 가면 돼요?”“저녁 7시쯤. 내가 호텔로 데려다줄게.”“그래요.”진구는 미리 소혜와 시양의 해고를 결정해 두었기에, 두 사람의 자리를 대신할 인력을 미리 배치해 두었고, 업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유진이 사무실로 돌아오자, 마케팅 부서 직원들이 하나둘 들어와 그녀에게 사과를 전했다.“팀장님, 저희가 소혜 씨한테 휘둘려서 그랬어요. 정말 죄송해요.”“앞으론 함부로 휩쓸리지 않을게요. 이번 일로 크게 깨달았어요.”“눈으로 본 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그깟 사진 몇 장으로 괜한 오해 했네요.”...유진은 담담하게 모두의 사과를 받아주며 말했다.“괜찮아요. 이미 지난 일이고, 전 이 일로 누구 미워하지 않아요. 앞으로 일에만 집중하죠.”유진의 대인배적인 반응에 부서 내에서의 평판은 확 올라갔다. 유진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뢰와 존재감을 동시에 확보했다.더 이상 누구도 진구 라인이라는 말로 그녀의 실력을 깎아내리려 하지 않았다. 어쩌면 현준이 사직과 업무 인수인계를 하러 다시 회사에 오게 된다면, 자신이 예전에 소혜에게 했던 말을 떠올릴지도 모른다.타협이 안 되면, 뿌리째 잘라낸다는 그 말, 소혜는 그 말을 흘려들었다. 그리고 현준도 이와 얽히고설켜 끝내 유진이 베어내야 할 대상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업무를 마치기 전, 진구는 방연하에게 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8화

    곽시양은 임유진의 사무실에서 30분 넘게 있다가 나왔다. 복도로 나서자 동료들의 시선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시양은 다들 자신이 승진한 걸로 수군대는 줄 알고 웃으며 지나치려 했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 한 명이 다급하게 말했다.“시양 씨, 얼른 회사 이메일 확인해 봐요.”시양은 곧장 사내 메일함을 열어봤고, 그 내용을 확인한 뒤 3분 넘게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고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눈에 잡히는 물건을 움켜쥐고 그대로 진소혜를 향해 달려들며 집어던졌다.소혜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두 사람은 한순간에 몸싸움으로 번졌다. 동료들이 달려와 가까스로 둘을 떼어놓자, 시양은 눈에 광기를 담고 소리쳤다.“진소혜, 이 악랄한 년! 팀장님도 모함하고, 나도 똑같은 수법으로 뒤통수 쳐? 너 같은 건 세상에서 그냥 사라져버려야 해!”소혜도 물러서지 않았다.“미쳤어? 그게 왜 내 탓인데? 그딴 더러운 짓을 해놓고 몰래 찍혔다고 나한테 화를 내?”“너야! 너밖에 없잖아!”시양은 미친 사람처럼 소혜에게 다시 달려들려 했다. 이때, 현준이 달려 나와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진정 좀 해!”“꺼져!”시양은 손을 뻗어 정현준의 뺨을 그대로 후려쳤고,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당신이 날 찍었지! 그리고 진소혜한테 넘겼지! 둘 다 정말 비열해!”현준도 결국 폭발했다.“유혹한 건 당신이 먼저였잖아!”시양은 그대로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아악!”유진은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이 난장판을 조용히 지켜봤다. 몇 마디 오가는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어찌 돌아간 건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시양은 입사 이후 내내 소혜에게 눌려 지냈다. 겉으론 아첨하며 따라다녔지만, 소혜가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하듯 대하던 걸 속으로는 원망하고 있었다.시양은 현준이 소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소혜에게 특혜를 줬던 그를 시양은 일부러 유혹했다. 현준을 차지해 소혜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현준은 시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