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273 화

Author: 동그라미
임슬기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났고 울면서 안기려 했지만 두 사람 사이엔 투명한 벽이라도 놓인 듯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어머니의 입술이 움직이고 있었으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초조해진 임슬기는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엄마!”

하지만 어머니는 그저 슬픈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을 뿐, 점점 멀어져 갔다.

“엄마, 가지 마!”

임슬기는 울부짖으며 투명한 벽을 깨뜨리려 몸을 던졌다.

“나도 데려가 줘... 엄마, 제발...”

그렇게 울던 임슬기는 눈을 떴다. 손은 아직도 진승윤의 팔을 꼭 붙잡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74 화

    칼이 내리꽂히자 온성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비명과 살려달라는 외침만 반복할 뿐이었다.그 광경에 진승윤조차도 깜짝 놀랐다. 몸이 순간적으로 떨렸고 그는 한동안 임슬기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방금 임슬기가 온성현의 검지를 잘라버린 것이었다. 바닥엔 피가 낭자했고 장면은 말 그대로 끔찍했다.임슬기의 얼굴에까지 핏방울이 튀었지만 그녀는 단지 당근을 썬 것처럼 표정이 이상할 만큼 차분했다.곧 그녀는 피 묻은 과일칼을 툭 하고 옆으로 던지고는 또박또박 말했다.“온성현, 오늘을 똑똑히 기억해. 다음번엔 네 목이 날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75 화

    육문주는 웃으며 말했다.“승윤 형, 오랜만이네요. 시간 되면 술이나 한잔하죠.”하지만 진승윤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임슬기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슬기야, 육문주랑 이야기 나눠. 나는 나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말을 마친 진승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두 사람의 관계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임슬기는 진승윤의 뒷모습을 보며 약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육문주 씨, 진승윤한테 뭐 잘못했어요?”육문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요. 승윤 형이 정우 형이랑 지금 사이가 나빠졌잖아요.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76 화

    육문주는 임슬기를 안고 있는 진승윤의 모습을 보고 잠깐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승윤 형, 형수님한테 약을 탄 거예요?”“그냥 수면제야.”“하지만...”진승윤은 육문주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육문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네 자유야. 하지만 네가 배정우를 도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다면, 난 널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승윤 형, 정우 형이 어떤 일들은 정말 잘못한 게 맞지만...”육문주는 슬픈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사실, 정우 형은 진심으로 형수님을 걱정해요. 형도 그건 알고 있잖아요.”“슬기를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77 화

    “변호사님이 여긴 왜, 왜 오신 거예요?”연다인은 진승윤의 기세에 눌려 계속 뒤로 물러나다가 결국 침대에 주저앉았다.진승윤은 병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연다인을 차가운 눈빛으로 빤히 바라만 보았다.“진승윤 씨, 도대체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예요?”연다인은 그의 날카로운 시선에 압도당해 마음이 불안해졌다.“연다인 씨, 다행히도 난 여자한테 손은 안대요.”진승윤의 손을 대지 않는다는 말에 연다인은 다시 기세가 올라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니까 뭐 하러 온 거냐고요? 임슬기 그년 대신 복수라도 하려는 거예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78 화

    연다인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아픈 오른손을 움켜쥐고 눈물을 흘리며 배정우를 바라보았다.“정우야...”하지만 배정우는 연다인을 동정하는 마음 하나 없이 오히려 차갑게 질문했다.“기사에 나온 거, 사실이야?”배정우가 묻는 기사는 연다인이 교통사고로 조작해 진승윤을 죽이라고 사주한 일이었다.“정우야, 날 믿지 못하는 거야?”연다인은 억울하다는 듯 울음을 터뜨렸지만, 배정우는 그녀의 우는 모습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당황스러워진 연다인이 울며 그를 끌어안으려 하자, 배정우는 몸을 피하며 말했다.“다인아, 난 지금 네게 솔직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79 화

    임슬기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테이블 위에는 종이 한 장과 보온 도시락이 놓여 있었다.[밥 맛있게 먹어.]보아하니 진승윤이 놓고 간 모양이었다.아무리 반응이 무딘 임슬기라 해도 어젯밤 진승윤이 준 물을 마시자마자 왜 졸렸는지는 알 수 있었다.분명 물 안에 무언가를 탔을 것이고 임슬기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를 추궁하고 싶지는 않았다.그저 진승윤은 임슬기가 편히 쉬기를 바랐을 테니까.김현정을 보러 가려고 외투를 입고 병실을 나서는데, 마침 시비를 걸러 온 연다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80 화

    전화는 금방 연결되었고, 배정우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연다인은 깜짝 놀라 얼어붙은 사람처럼 육문주를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육문주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형수님을 보러 왔는데 상태가 괜찮아서 알려드리려고 전화했어요. 형이 괜히 걱정할까 봐.”“알았어.”갑자기 육문주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데 마침 연다인이 찾아와서...”육문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당황해진 연다인은 급하게 그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끊어 버리고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당신... 정우랑 무슨 관계야?”감히 배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81 화

    임슬기가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보니, 차희라가 영양제를 들고 서성거리며 서 있었다.“여사님?”“임슬기 씨.”차희라는 영양제를 옆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김현정 씨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영양제를 좀 가져왔어요.”김현정은 김씨 가문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김서우가 임슬기를 다치게 한 일을 생각하면 화가 났다.“가져가세요! 당신이 가져온 영양제 같은 거 필요 없어요.”“김현정 씨, 이건 제 마음이에요.”김현정이 다시 거절하려 하자, 임슬기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젓고 차희라를 향해 말했다.“여사님, 왜 오신 건지 용건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1 화

    “현정아.”임슬기는 김현정이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고 있어도 속으론 여전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사랑 문제는 본래 타인이 쉽게 끼어들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그녀로 인해 시작된 일이기에 그냥 모른 척할 순 없었다.김현정은 조용히 다가와 침대 옆에 앉더니, 임슬기의 팔에 감긴 붕대를 보며 마음 아픈 눈빛을 보냈다.“언니, 내가 전화 안 했으면 나한텐 아무 말 없이 계속 숨길 생각이었죠?”“...나는 그냥 네가 걱정할까 봐.”“나도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0 화

    차로 돌아온 배정우는 주머니에서 단추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는 손에 쥔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권민, 연다인 행적 좀 추적해 봐.”권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그가 들고 있는 단추를 보고 물었다.“단추도 조사해 볼까요?”배정우는 단추를 권민 손에 툭 던지며 말했다.“조사해. 그리고 지난달 파티 밤의 CCTV 영상도, 빠짐없이 확인해.”그 말을 들은 권민은 잠깐 눈썹을 찌푸렸다.“대표님, 그날 CCTV는 이미 없어진 상태입니다. 호텔 쪽 말로는 장비 고장이 있었다고 합니다.”‘고장? 참 타이밍 좋게도.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399 화

    하지만 임슬기는 결국 찌르지 못했다. 칼끝은 배정우에게 닿지 않았다.배정우는 놀라 반사적으로 그녀의 손을 움켜잡았다.“슬기야...”“배정우, 여긴 왜 온 거야?”그 순간 진승윤이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그는 배정우를 거칠게 끌어내고는 병실 문을 쾅 닫아버렸다.그리고 곧장 임슬기 곁으로 달려가 그녀 손에 들린 칼을 빼앗아 침대 옆에 내려놓은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진정시켰다.“괜찮아, 슬기야. 이제 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아무 일도 안 생겨.”임슬기는 마치 이제야 정신이 든 듯 멍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눈물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398 화

    “내 입이 독하긴 해도, 배정우 씨는 손에 칼을 숨기고 있잖아요.”임슬기는 고개를 들어 배정우를 바라보며 입가에 비웃음 섞인 미소를 띠었다.“그런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이기겠어요.”그 말은 마치 날이 서 있는 칼처럼 배정우의 가슴을 깊숙이 찔렀다.배정우는 잠시 멍해있더니,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려고 했다.하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임슬기가 눈을 감고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잔뜩 겁먹은 표정까지 떠오르자 배정우는 어쩔 수 없이 손을 거두었다.“넌 내가 그렇게 무서워? 응?”임슬기는 눈을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397 화

    ‘진성한?’임슬기는 얼떨떨했다.“그게 어떻게 너희 아버지랑 관련 있어?”진승윤은 미간을 찌푸렸다.“전에 파티장에서 우리 아버지 널 따로 불러냈었지?”“응.”“그 사람, 절대 신사 같은 인물 아니야. 자기 계획에 방해가 되는 사람은 전부 제거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야. 넌 그 사람 눈에 발목 잡는 존재였을 뿐이야.”진승윤의 눈빛 속에 이전과는 다른 차가움이 스쳤다.“방해가 된다 싶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없애버려.”이미 직접 전화로 확인하긴 했지만 그 위선적인 인간을 진승윤은 끝내 믿을 수 없었다.임슬기도 진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396 화

    육문주의 발걸음이 멈췄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날 밤, 연다인이 김현정이 마시던 술에 약을 탔어요.”말을 끝낸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배정우를 바라봤다. 그리고 또박또박 말했다.“그건 그 여자가 직접 인정한 말이에요.”그렇게 말한 육문주는 곧바로 문을 열고 나갔다.여러 해를 함께한 사이였기에, 그는 이 일에 배정우가 직접 관련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임슬기가 그렇게까지 의심하고 원망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터.그래서 그 역시 배정우를 위해 변명해 줄 생각은 없었다.배정우의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395 화

    배정우는 권민에게 임종현을 병원에 데려다주라고 지시한 뒤 자리에 남았다.바닥에 쓰러져 기절해 있는 남자를 바라보던 그는 곁에 놓인 양동이를 들었다.차가운 물 한 통을 그대로 퍼부었다.남자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들자마자 배정우의 핏기 어린 눈빛과 마주쳤다. 그 순간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허둥지둥 손을 내저었다. 뭔가 말하려 입을 벌렸지만, 끝내 단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배정우는 이 남자와 쓸데없는 신경전을 벌일 기분이 아니었다. 그는 조용히 칼을 꺼내 남자의 목에 갖다 댔다.“말해. 누가 시킨 거야? 목적이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394 화

    임종현은 그 남자가 당장이라도 끔찍한 짓을 저지를 것만 같아 목이 터질 듯한 절규가 가슴 깊은 데서부터 쏟아져 나왔다.“누나! 임슬기, 정신 차려. 제발 눈 좀 뜨라고!”도저히 버틸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임슬기는 마지막 남은 기운을 다해 오른손을 겨우 들어 임종현에게 신호를 보냈다.무언의 손짓이었다. 마치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임슬기는 힘겹게 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입 모양으로 말했다.‘기회 봐서 너라도 도망쳐’임종현은 그 자리에서 완전히 굳어버렸다.연다인이 했던 말. 임슬기는 임씨 가문의 죄인이라는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393 화

    연다인은 임슬기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걸 보곤 그녀가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는 걸 단숨에 눈치챘다.“임슬기, 너 이렇게 무너지는 모습 배정우도 꼭 봤어야 하는데.”임슬기는 고개를 돌려 연다인을 외면했지만 눈물은 마치 연다인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듯 흘러내렸다.다리가 부러졌을 때도 임슬기는 울지 않았다.하지만 배정우가 자신의 죽음을 원했다는 걸 들은 순간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애써 괜찮은 척해봤지만 17년을 사랑한 그 남자가 자신의 원수에게 자길 죽여달라고 했다는 걸 들었을 땐 결국 무너져버리고 말았다.임슬기는 자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