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희미한 불빛 아래, 두 사람의 혀가 얽히는 소리는 멎을 줄을 몰랐다.하프타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지만, 이미 불붙은 갈증은 이성의 통제를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체육관 밖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조차 지워버릴 만큼, 두 사람의 입술은 숨 쉴 틈도 없이 집요하게 서로를 탐닉했다.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주연이 올리버의 입술을 살짝 밀어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붉은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터져 나왔다.주연은 나른하게 풀린 눈으로 올리버를 올려다보며, 그의 커다란 손을 낚아채 제 허벅지 안쪽으로 이끌었다.가느다란 주연의 손가락이 올리버의 손을 타이트하게 밀착된 속바지 안쪽으로 거침없이 밀어 넣었다.“흣…….”손끝에 닿은 주연의 은밀한 곳은 이미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뜨겁고 미끌거리며 흠뻑 젖어 있었다.올리버의 얇은 안경테 너머 푸른 눈동자가 걷잡을 수 없는 흥분으로 불타 오르는 것이 보였다. 손가락 마디마디를 타고 전해지는 농밀한 체온에 올리버의 숨통이 턱 막혔다.주연은 올리버의 귓바퀴에 입술을 바짝 붙인 채, 사탕을 녹이듯 나직하고 치명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느껴져요, 선생님? 내 상태가 어떤지…….”“주연 씨…….”“우리 사이에…… 언니의 통제 같은 거 없어도 돼요.”주연의 은밀하고 달콤한 독설이 올리버의 귓전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선생님한테는 나, 언제든 완전히 열려 있어요.”여왕이 정해둔 절대적인 규칙을 정면으로 비틀어버리는 배덕한 속삭임.올리버의 심장이 흉곽을 부수기라도 할 것처럼 미친 듯이 요동쳤다.삐이익-!그때, 닫힌 철문 너머 복도 끝에서 3쿼터 시작 1분을 알리는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양 팀 선수단, 코트로 정렬해 주십시오!’장내 안내 방송이 울리자, 주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올리버의 손을 제 은밀한 곳에서 떼어냈다.“시간 다 됐네요.”주연은 흐트러진 속바지와 치맛자락을 재빠르게 매만져 정돈하더니, 올리버를 홀로 남겨둔 채 망설임 없이 철제 문고리를 향해
철컥, 묵직한 철제 문이 닫히며 안쪽에서 잠금 장치를 걸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복도 끝, 낡은 운동 장비와 고무 매트가 빽빽하게 쌓인 어두컴컴한 비품 창고 안.체육관을 가득 메운 만여 명의 관중들이 뿜어내는 함성과 웅장한 음악 소리는 두꺼운 철문 너머로 아득하게 웅웅거릴 뿐이었다.복도 쪽 천장 가까이 작게 난 창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에 의지한 채, 두 사람의 가쁜 숨소리가 미세한 공기를 끈적하게 데우기 시작했다.올리버는 선반에 등을 기댄 채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연을 내려다보았다.“주연 씨, 이건 선을 넘었어요.”올리버의 목소리는 조심스럽게 떨리고 있었다.평소의 냉철하고 지적인 의사의 가면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지만, 얇은 안경테 너머 푸른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위태롭게 흔들렸다.“윤아 씨가 알면 우리 둘 다 정말 큰일 납니다. 윤아 씨가 정한 규칙을 깨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당신도 잘 알잖아요.”타이론을 지배하고 올리버 자신마저 철저하게 굴복시킨 여왕, 서윤아의 서늘한 얼굴이 올리버의 뇌리에 스쳤다.하지만 주연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오히려 붉은 입술을 매혹적으로 끌어올리며 한 발자국 더 올리버의 품 안으로 바짝 파고들었다.코앞까지 다가온 주연의 숨결이 올리버의 턱 끝을 간질였다.“언니가 그렇게 무서우세요?”주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올리버의 단정한 셔츠 깃을 쥐고 제 쪽으로 거침없이 잡아당겼다.화려한 치어리더 유니폼 아래 드러난 주연의 유연하고 탄력 있는 가슴이 올리버의 단단한 흉곽에 빈틈없이 밀착되었다.“그럼 들키지 않게 소리 내지 마요, 선생님.”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연은 발꿈치를 바짝 들고 올리버의 입술을 거침없이 집어삼켰다.“읍……!”올리버의 입술 사이로 당혹스러운 숨이 터져 나왔다.본능적으로 밀어내려던 그의 손은 주연의 잘록한 허리 부근에서 멈칫하더니, 이내 손가락에 힘을 주며 유니폼 옷자락을 움켜쥐었다.주연의 작고 뜨거운 혀가 올리버의 굳게 닫힌 입술 틈을 가차 없이 비집고 들어왔
체육관을 가득 메운 만여 명 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뜨거웠다.개막전 직후 펼쳐진 최대 라이벌전답게 경기장 안팎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코트 중앙 조명이 쏟아지는 가운데, 웅장한 비트와 함께 치어리더 팀의 사전 공연이 시작되었다.선두에 선 윤아와 주연의 역동적인 안무에 맞춰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함성이 돔 천장을 뒤흔들었다.짧은 스커트를 휘날리며 누구보다 도도하고 찬란하게 코트를 지배하는 윤아의 몸짓은 단숨에 경기장의 시선을 집어삼켰다.그 곁에서 주연 역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완벽한 호흡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었다.버저가 울리고 시작된 1쿼터부터 코트는 완전히 타이론의 독무대였다.사기극의 억울한 누명을 벗어던진 맹수는 마치 사냥감을 찢어발기듯 상대 골밑을 무자비하게 유린했다.상대 팀의 거구 수비수 둘을 달고 공중으로 솟구친 타이론은 림이 찢어져라 투핸드 슬램덩크를 내리꽂았다.“와아아아-!”폭발적인 함성 속에서 바닥으로 착지한 타이론은 곧바로 골대 밑에 서 있던 윤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는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더니 윤아를 향해 짙은 윙크를 던지고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윤아 역시 시선을 피하지 않고 턱을 치켜들며 여유롭고 화사한 미소로 화답했다.곁에 있던 동료 치어리더들이 윤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재밌다는 듯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고, 응원 열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중계 카메라 역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전광판과 TV 중계 화면에 두 사람의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송출했다.‘특급 용병과 그의 아름다운 아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잉꼬부부입니다.’캐스터의 감탄 섞인 멘트가 울려 퍼졌지만, 그것은 세상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여넘긴 쇼윈도 위의 연기일 뿐이었다.윤아의 미소 뒤에는 맹수를 완벽히 통제하는 자의 여유로움이, 타이론의 눈빛에는 오늘 밤 풀려날 구원을 향한 간절한 열망이 담겨 있었다.전반전이 끝났을 때 점수 차는 이미 20점 차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다.3쿼터 시작을 앞두고 잠시 숨을 돌리는 하프타임
다음 날 아침, 구단 클럽하우스 앞은 이른 시간부터 몰려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사기극의 누명을 통쾌하게 벗어던진 타이론을 담기 위해 수십 대의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차에서 내린 타이론의 곁에는 정갈한 수트 차림의 올리버가 전담 주치의로서 함께 걷고 있었다.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화려하게 복귀한 특급 용병과 그를 완벽하게 고쳐낸 미국인 명의의 모습이었다.하지만 나란히 걷는 두 사내 사이에는 세상 누구도 알지 못할 은밀하고 질척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단둘만 남겨진 클럽하우스 안쪽 전담 치료실.타이론은 반바지 차림으로 베드에 걸터앉아 가운을 걸친 올리버를 내려다보았다.올리버는 라텍스 장갑을 낀 손으로 타이론의 수술 부위를 조심스럽게 촉진하기 시작했다.거대한 허벅지 안쪽 근육에 올리버의 하얀 손가락이 닿는 순간, 두 사람의 호흡이 동시에 굳어졌다.올리버의 귓바퀴가 다시금 붉게 물들었다.자신의 몸을 가차 없이 짓누르고 직장 안쪽 깊숙이 박아 넣던 거대한 무게감이 생생하게 겹쳐졌다.“인대 유연성도 좋고, 부종도 전혀 없어, 타이론.”올리버는 목구멍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차분하게 얘기했다.“오늘 연습에서는 80퍼센트 정도만 힘을 쓰는게 좋겠어. 내일이 실전이니까 무리할 필요는 전혀 없지.”타이론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듯 말했다.“80퍼센트로는 안 돼. 내일 경기에서는 무조건... 완전히 압도해야 해.”타이론이 불쑥 손을 뻗어 올리버의 손목을 틀어쥐었다.올리버가 흠칫 놀라며 숨을 들이켰다.“기억하지, 올리버? 윤아가 뭐라고 했는지.”“…….”“내가 지면 정조대를 차지만, 완벽하게 이기면 너랑 나한테 상을 준다고 했어.”타이론의 시커먼 눈동자에 원초적인 욕망이 번뜩였다.올리버는 손목을 옥죄어오는 거대한 악력과 타이론의 노골적인 시선에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전율을 느꼈다.사내의 밑에 깔려 뒤로만 절정을 맞이하던 암컷의 기억이 온몸의 피를 뜨겁게 달구었다.“……알고 있어. 그러니 반드시 이겨서 날 가져.”
올리버의 귓바퀴는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안경 너머 푸른 눈동자가 제 발치에 엎드린 타이론의 넓은 등판을 은밀하게 훑었다.늘 타이론을 약점 잡힌 피실험체 취급하며 내려다보던 백인 의사의 오만함은 흔적도 없이 부서져 있었다.그 자리에는 거구의 사내에게 짓눌리고 꿰뚫렸던 원초적인 굴종과 전율만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그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타이론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화면에는 ‘단장님’이라는 세 글자가 떠 있었다.타이론은 겁먹은 얼굴로 전화를 받지 못한 채 윤아의 눈치를 살폈다.윤아가 턱짓으로 신호를 보냈다.“받아. 스피커폰으로.”타이론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통화 버튼을 누르고 스피커를 켰다.수화기 너머에서 흥분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타이론! 방금 뉴스 봤네! 그 사기꾼 자식들 기자회견이 아주 난장판이 됐더군!”구단 단장의 목소리였다.사건이 터졌을 때는 여론을 의식해 슬그머니 거리를 두던 태도가 완전히 180도 뒤집혀 있었다.“개막전 통쾌하게 이겨놓고 회식 자리에서 이런 더러운 일에 휘말려 마음고생 많았지?”타이론은 침을 꿀꺽 삼키며 윤아를 바라보았다.윤아는 소파에 기댄 채 차가운 눈빛으로 입모양을 지시했다.“네, 단장님. 구단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했습니다.”“아니야, 자네 잘못이 아니었지! 징계 논의는 전부 백지화됐네. 팬들도 자네 복귀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 내일 당장 팀 훈련에 합류해서 모레부터 출전할 수 있겠나?”“네, 내일 아침 정시에 훈련장으로 나가겠습니다.”“좋아!!”통화가 끊기자 거실에는 다시 정적이 내려앉았다.타이론은 크게 숨을 내쉬며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세상은 다시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윤아는 바닥에 엎드려 있던 타이론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타이론.”“응, 윤아.”“개막전 이겼다고 우쭐대다가 그딴 여자한테 밟힌 주제에, 다시 박수 좀 받는다고 네가 대단한 존재라도 된 줄 착각하지 마.”윤아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서늘했다.“넌
기자회견장 단상 위에서는 기획사 대표의 목소리가 한층 더 격앙되고 있었다.“꽃다운 신인 인플루언서의 꿈이 흑인 용병의 손에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우리는 오직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죄와 구속 수사만을 요구합니다!”대표의 열변에 맞춰 한유라는 손수건으로 눈가를 가린 채 가련하게 어깨를 들썩였다.바로 그 순간이었다.강당 곳곳에 앉아 있던 기자들의 스마트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요란한 알림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앞줄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던 기자가 화면을 확인하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뭐야, 이거…?”순식간에 기자들의 웅성거림이 파도처럼 번져나갔다.단상에 서 있던 대표가 말을 멈추고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객석을 둘러보았다.“여러분, 장내 질서를 지켜주시기 바랍…”“대표님! 지금 제보 메일이 하나 들어왔는데요!”가장 앞자리에 앉아 있던 기자가 벌떡 일어나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한유라 씨가 동료 인플루언서 단톡방에 올린 메신저 캡처본입니다. ‘닿지도 않았는데 와인 붓고 주저앉았다’, ‘대표가 15억 불렀으니 합의금 받으면 내가 쏜다’라고 적혀 있는데, 이거 한유라 씨 계정 맞습니까?”순간, 강당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가련하게 눈물을 훔치던 한유라의 손이 허공에서 딱 굳어졌다.선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무, 무슨…! 가짜 뉴스입니다! 저희를 음해하려는 조작이에요!”대표가 고함을 쳤지만, 이미 터져버린 둑을 막을 수는 없었다.여기저기서 기자들이 날 선 질문을 쏟아냈다.“주치의의 공증 소견서도 함께 첨부되어 있습니다! CCTV 분석 결과도 있고요! 신체 접촉이 전혀 없었다는 종합 의견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15억 요구는 사실입니까? 이건 엄연히 공갈 협박인데 입장을 밝히시죠!”“한유라 씨, 선글라스 벗고 직접 해명하세요!”취재진의 태도는 순식간에 돌변했다.피해자를 향한 동정의 시선은 온데간데없고, 기자들은 사기극의 주범을 몰아세웠다. 10만이 넘게 지켜보던 실시간 유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