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anda / 비엘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 #86. [우리가 밟아야 할 전생의 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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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우리가 밟아야 할 전생의 베이스]

Penulis: silver구슬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5-29 12:05:34
찰칵, 찰칵, 찰칵-.

연속해서 경쾌한 셔터음이 터졌다. 몇 컷을 찍고 난 뒤 휴대폰을 건네준 유환은 만족스러운 듯 자신의 휴대폰도 꺼내 들었다.

“나도.”

방향을 바꿔 다시 몇 장을 찍은 유환의 입꼬리가 시원하게 올라갔다. 두 사람은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발아래 펼쳐진 광활한 그라운드를 내려다보았다.

장하늘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화면 속 유환의 옆모습을 손가락 끝으로 살며시 쓸어내릴 때마다, 심장이 경쾌한 리듬으로 요동쳤다.

“유환아, 이거 진짜 잘 나왔다. 이따가 보내줄게.”

“그래, 기다릴게.”

장하늘의 시선이 유환의 조각 같은 옆얼굴을 집요하게 훑었다.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그의 깊은 눈동자에 비친 것은 찬란한 미래일까, 아니면 이번 생애에도 끝내 닿지 못할 신기루 같은 꿈일까.

“우리도 몇 년 뒤에는 꼭 저 마운드와 홈플레이트에 서 있었으면 좋겠다.”

유환은 닭강정 박스를 열어 젓가락을 정성스레 뜯어 장하늘에게 내밀었다.

“지금처럼 즐기면서 열심히 하다
silver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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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늘이 자리를 비운 지 한참이 지나자, 유환은 형용할 수 없는 기묘한 이질감을 느꼈다.오늘따라 묘하게 가라앉아 있던 녀석의 표정, 자꾸만 제 눈치를 살피며 헤매던 그 위태로운 시선이 신경을 날카롭게 긁어댔다.경기 내용도 완벽했고 결승 상대도 충분히 승산 있는 팀이라 분위기는 최고조였지만, 가슴 한구석에서 정체 모를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장하늘 이 녀석, 어디 갔지? 또 귀엽게 양치하러 갔나.”유환은 장난스럽게 뇌까렸으나 눈동자 깊은 곳에는 이미 서늘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 그는 가글을 챙겨 화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화장실 그 어디에도 장하늘의 흔적은 없었다. 유환은 초조하게 굳어진 걸음으로 카운터 사장에게 다가갔다.“제 친구가 화장실 간 것 같은데 안 보여서요. 잘 웃고 인물 좋아서 아이돌 같다고 소문난 녀석인데, 혹시 못 보셨나요?”장하늘을 설명하는 제 목소리에 쓸데없이 열이 올랐지만, 그보다 심장이 터질 듯 불길하게 날뛰는 게 먼저였다. 그런데 사장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유환의 심장을 단숨에 얼려버렸다.“어머, 그 예쁘장한 선수? 오늘 계산 다 하고 간 그 기특한 학생 찾나 보네요.”유환의 목구멍으로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굴러떨어지는 듯한 감각이 스쳤다. 계산? 아직 파티가 한창인데 벌써 계산을 했다고?“계산을 이미 했다고요?”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술을 더 시키는 부원들도 있었고, 저 멀리선 볶음밥을 추가 주문하는 소리도 활기차게 들려오고 있었다.“그 학생이 음식값에 웃돈까지 넉넉히 얹어두고 좀 전에 택시 불러서 떠났어요.”순간 유환의 등골에 소름이 쫙 돋았다. 택시를 불러 떠나다니. 자신을 두고, 이 한밤중에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는 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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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15. [완벽하고 소름끼치는 엔딩이라니]

    장하늘은 유환을 바라보자 가슴 한구석이 뻐근해져 갑자기 코끝이 시큰거렸다.“피곤해서 좀 늦었어.”대충 대꾸를 하고 고개를 돌리자, 유환이 다시금 다가왔다.“어디 아픈 건 아니고?”주변의 서정우와 유경호가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게 느껴졌지만 유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유환은 역시 이런 녀석이었다. 그는 글러브를 바닥에 툭 떨어뜨리더니 장하늘의 이마에 냅다 손을 올렸다.“컨디션 안 좋았던 거야? 미안.”애써 딱딱하게 굴려던 장하늘의 가시 돋친 방어막이 유환의 다정함 앞에서 허무하게 허물어졌다.스스로를 책망하며 뻣뻣하게 굴다가도 결국 본심을 드러내고 마는 유환을 보며, 정작 먼저 무너진 것은 장하늘이었다.“너야말로 안 올 줄 알았는데.”그 말에 유환의 귓불이 순식간에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그는 쑥스러운 듯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시선을 먼 그라운드로 돌렸다. 저 멀리 오늘의 상대인 L대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이 보였다.“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내가 왜 안 와.”“바쁘다길래.”“진짜 미안하다. 도저히 면목이 없어서.”유환이 찰나의 순간 주춤했다. 장하늘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너무도 평온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오히려 사흘간 ‘별일’이 아주 많았음을 증하고 있었다.장하늘은 묵직한 미트를 끼며 시선을 잔디 위로 던졌다. 외야의 초록빛이 햇살 아래 눈부시게 선명했다.“오늘 경기 잘하자.”“당연하지, 장하늘. 오늘은 너 절대 혼자 안 둬.”장하늘은 쓰게 웃었다. 미트로 유환의 어깨를 가볍게 툭 치는 것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14.[잠시 몸을 식힐 필요가]

    대한민국 아침 드라마는 자고로 막장이어야 제맛이라던데, 지금 장하늘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 어떤 각본보다도 지독하고 자극적이었다.국내 굴지의 재벌가 후계자가 야구 선수가 된 것도 모자라, 하필이면 시커먼 사내와 엉켜 몸을 섞던 현장을 아버지에게 정면으로 들키다니.남들이 보기엔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구경거리가 없겠지만, 장하늘에게 이곳은 순식간에 불지옥으로 변해버린 생지옥이나 다름없었다.“이런, 아버지가 오실 줄이야······ 젠장. 장하늘, 미안한데 잠깐만 여기 있어 줘. 불편하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장하늘의 젖은 어깨를 다급히 다독인 유환이 먼저 몸을 일으켰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미안함과 당혹감이 처절하게 일렁이고 있었다.“어, 괜찮아. 부모님이 아들 집에 불쑥 오실 수도 있지. 유환아, 어서 가 봐.”장하늘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담담한 척 손짓했다.욕실 안의 로브는 단 한 벌뿐이었고, 수건 한 장 걸치고 나갈 용기도 없었기에 장하늘은 식어가는 탕 안에 몸을 숨긴 채 유환의 뒷모습만을 쫓았다.유환은 서둘러 몸을 닦고 로브를 걸친 채 폭풍전야 같은 거실로 나섰다. 욕실 문이 닫히고, 그는 홀로 유도완이라는 거대한 벽과 마주했다.[아버지! 이 밤중에 예고도 없이 대체 왜 오신 거예요!]날 선 유환의 포효가 욕실 벽을 타고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이 녀석이 어디서 큰소리야! 너, 저 비실비실한 포수 놈이랑 진짜로 욕실서 살까지 비비는 거냐? 정신 차려, 이놈아!]유도완도 이미 짐작했으리라. 금지옥엽 키운 아들이 자신 같은 남자와 살을 맞대고 있었으니 속이 오죽 타들어 갈까.세상이 아무리 변했다 해도 남남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4. [같은 시각 너와 나]

    지금쯤 유환도 합격 통보를 받고 먼저 그라운드에 도착해 그 거대한 몸을 풀고 있을 것이다.만약 자신이 가지 않는다면, 녀석의 공은 경영학과 3학년 유경호가 받아내게 되겠지.수려한 외모에 유들유들한 성격, 여자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 재벌가 막내아들 유경호를 떠올리자 장하늘의 속이 비틀렸다.‘아, 정말 싫다.’두 사람이 섞이는 꼴은 죽어도 보기 싫은데, 엊그제 겪은 그 껄끄러운 사건이 자꾸만 마음을 짓눌렀다.“에취! ……에취!”동기들의 시선이 따갑게 꽂혔다. 강의 종료를 알리는 시각이 임박해 오고 있었다.유경호라는 존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3. [이번 생도 망쳤나요?]

    “헉! 헉! 헉!”침대 시트마저 눅눅한 비에 젖은 듯 축축한 습기를 머금고 있자, 살갗에 닿는 그 서늘한 감각에 장하늘은 신음 섞인 비명을 삼키며 입술을 깨물었다.천천히 일렁이는 시야를 열었다. 오피스텔 천장의 익숙하고도 단조로운 무늬가 망막에 박히자, 그제야 지독한 현실로 생환했음을 깨달았다.식은땀이 척추를 타고 끈적하게 흘러내렸다. 꿈속에서 유환의 거친 열기가 스쳤던 자리가 화상이라도 입은 듯 뜨거워 장하늘의 등줄기는 전율로 팽팽하게 굳어졌다. 차갑게 젖은 얼굴이 델 듯한 숨결과 함께 코앞까지 다가왔던 그 찰나의 순간.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2. [궤도를 이탈한 너와 나-몽정]

    녀석을 향한 제 눈빛만큼은, 수천 번의 윤회 속에서도 끝내 통제하지 못한 유일한 치부였다.부정하는 말조차 내뱉지 못한 채 몸을 빼려 했으나, 쳐내려던 손이 유환의 보물 같은 '황금 왼손'임을 깨닫고 본능적으로 힘을 뺐다.장하늘은 녀석에게 감히 손을 대지 못한 채, 제 발로 뒷걸음질 치며 거리를 벌렸다.그러자 유환이 포식자처럼 다시 성큼 다가와 숨통을 조였다.“장하늘, 얼굴도 몸도 곱상한 게 그라운드에서는 왜 그렇게 고압적으로 굴어?”결국 이것이 문제였구나. 이제야 장하늘은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었다. 유환이 이토록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 프롤로그 [빗속의 폭군]

    이것은 분명 꿈이었다. 그러나 망막에 맺히는 상은 비정상적일 만큼 선연했다.뺨을 거칠게 후려치는 빗줄기가 난무하는 불펜 그라운드. 우산조차 포기한 채 대치한 두 남자 사이로, 폐부를 델 듯한 숨소리가 공기의 진동을 타고 농밀하게 뒤섞였다.신이 공들여 빚은 듯한 완벽한 비율, 190cm에 달하는 유환의 단단한 체구는 젖은 흑발과 어우러져 야성적인 위압감을 뿜어냈다. 빗물을 머금어 번들거리는 그의 근육은 마치 먹잇감을 앞둔 맹수의 그것처럼 금방이라도 터져 나갈 듯 팽팽했다.그 곁에 선 장하늘의 붉은 머리칼 역시 슬림한 어깨선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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