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비를 좀 맞았다고 현실에서 이 난리라니, 스스로도 참 어이가 없고 한심했다. 최우현의 짓궂으면서도 따뜻한 부탁에 하늘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동기 사랑이 지극하다고? 누가? 저 냉혈한 폭군 유환이?장하늘이 의아함과 날 선 경계심이 섞인 시선으로 유환을 올려다보자, 유환은 뜻밖에도 덤덤한 표정으로 하늘의 손목을 더 강하게 꽉 움켜쥐며 선배를 향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제가 데려가죠.”긍정의 대답이라니. 장하늘은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 조금 전까지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리며 혐오감을 드러내던 녀석이, 저렇게 순순히 자신을 돌보겠다고, 심지어 병원까지 직접 데려가겠다고 나설 리가 없었다. 이건 분명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했다. 멋쩍은 미소 뒤로 서늘한 불안감이 엄습했다.그런데, 이 낯설고 기묘한 감각은 뭔지.유환은 선배들의 시선이 물러간 뒤에도 장하늘의 손목을 움켜쥔 채 놓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녀석의 체온이 움켜쥔 손길을 통해 하늘의 피부 속으로, 혈관 속으로 뜨겁게 침투해 들어왔다. 화상을 입을 듯 강렬한 유환의 체온이 장하늘의 맥박을 미친 듯이 불규칙하게 흔들어 놓았다.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이 녀석과의 간극을 가득 메웠다. 고압적이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거부할 수 없는 의외의 행동에 이성은 조금씩 마비되어 갔다.의외로 살가운 구석이 있는 걸까? 아니, 그럴 리가 없을 텐데.장하늘이 혼란스럽고 위태로운 감정으로 유환을 의식하며 끌려가던 그 순간, 더그아웃 입구로 또 다른 인물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다가왔다. 나른하면서도 묘하게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목소리가 전장을 파고들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운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려는 건지, 장하늘의 머릿속은 과부하가 걸린 듯 어지러웠고, 유환의 손은 더욱 거칠게 하늘의 손목을 옭아맸다. 새로운 폭풍이 임박해 있었다.***살다 살다 고작 기침 몇 번 했다고 이토록 전폭적인 대우를 받게 될 줄이야. 장하늘은 쏟아지는 염려가 송구스러워 당장이라도 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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