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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같은 시각 너와 나]

Autor: silver구슬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4-04 21:27:48

지금쯤 유환도 합격 통보를 받고 먼저 그라운드에 도착해 그 거대한 몸을 풀고 있을 것이다.

만약 자신이 가지 않는다면, 녀석의 공은 경영학과 3학년 유경호가 받아내게 되겠지.

수려한 외모에 유들유들한 성격, 여자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 재벌가 막내아들 유경호를 떠올리자 장하늘의 속이 비틀렸다.

‘아, 정말 싫다.’

두 사람이 섞이는 꼴은 죽어도 보기 싫은데, 엊그제 겪은 그 껄끄러운 사건이 자꾸만 마음을 짓눌렀다.

“에취! ……에취!”

동기들의 시선이 따갑게 꽂혔다. 강의 종료를 알리는 시각이 임박해 오고 있었다.

유경호라는 존재가 유환과 자신 사이에 비집고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으로도 혈관이 타들어가는 듯한 질투가 치솟았다. 유려한 얼굴과 능글맞은 태도로 유환의 곁을 맴돌 그의 모습이 선명했다.

분명 이번에도 같은 ‘유’ 씨라는 하찮은 공통점을 빌미로 유환을 살뜰히 챙길 것이 자명했다.

‘에잇, 가자! 가!’

민폐가 될 정도로 터져 나오는 재채기를 빌미 삼아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시할수록, 단 한 찰나라도 더 녀석의 형상을 눈에 새기고 싶어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파랗게 질릴 정도의 강한 집착이었다.

***

유환은 오늘 강남의 펜트하우스에서 침잠하는 시간을 보냈다. 거실 깊숙이 붉은 노을이 스며들어 공간을 피처럼 물들일 때까지.

트레이닝룸에서 육체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땀을 흘려보았지만, 요동치는 내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샌드백을 타격할 때마다 장하늘의 비에 젖은 유니폼 잔상이 시야를 어지럽혔다. 그 가느다란 몸을 타고 흐르던 빗물과, 하얀 천이 피부에 밀착되어 투명하게 속살을 비추던 그 찰나의 순간. 유환의 주먹에 파괴적인 힘이 실렸다.

합격 메시지를 확인했을 때, 그것은 예정된 결과였음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갈증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장하늘과 그라운드에서 마주하게 될 미래가 너무도 선명하고도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녀석의 이름을 씹어 뱉듯 되뇔 때마다 목젖이 파르르 떨렸다. 지금까지 만나온 다른 포수들은 제 위압적인 공 앞에 손쉽게 굴복했으나, 장하늘만은 달랐다. 제 공을 지배하려 드는 그 오만한 볼 배합은 유환의 영혼을 발가벗기는 듯한 모멸감을 안겨주었다.

직구 하나로 150km를 가볍게 꽂아 넣는 자신에게 합격은 당연한 전리품이었지만, 환희는 없었다.

1년 전, 어깨 수술대의 차가운 조명 아래서 깨어나던 날, 유환은 생전 처음으로 ‘결핍’이라는 독을 삼켰다. 그날 이후, 공은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었다. 처절한 인내 끝에 벼려진 유일한 무기였다.

완벽한 재활 끝에 다시 마운드에 섰으니 훨훨 날아갈 일만 남았다고 믿었건만.

‘장하늘, 그 당돌한 게 꿈에서까지 사람을 괴롭혀?’

어제 유환은 기묘하고도 자극적인 꿈을 꾸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불펜에서 자신이 짐승처럼 장하늘을 덮치려 했던 그 생경한 감각.

제 뇌가 미쳐버린 것인지, 본능 아래 숨겨진 변태적인 욕망인 것인지 알 길 없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혼란이었다. 명문가 자제라는 배경과 완벽한 외모 덕분에 수많은 여자에게 구애를 받았고, 때로는 남자들의 노골적인 동경 어린 고백도 받아보았던 인생이었다.

모든 것이 과잉이었고, 손을 뻗으면 세상의 모든 것을 거머쥘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무언가를 갈구해 본 적도 없었다.

단 하나, 야구만은 예외였다.

어깨 부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가 야구를 앗아갔던 그 암흑 같은 시간 동안, 유환은 비로소 ‘상실’과 ‘결핍’의 무게를 실감했다.

그리고 지금, 또 하나의 결핍이 그를 엄습했다.

바로 장하늘이라는 이질적인 존재. 

다른 포수들은 그저 찬탄 어린 눈으로 자신의 직구를 받아내기에 급급했으나, 장하늘만은 예외였다. 그 맑으면서도 단단한 눈빛이 유환의 투구 리듬을 조각조각 해체하고 비틀어놓았다.

투수에게 포수란 단지 제 공을 받아내는 벽이면 그만인 존재이거늘, 장하늘은 그 경계를 넘어 유환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침범하고 있었다.

컨디션은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이었다.

게다가 그 앙큼한 포수 녀석과 배터리를 이룬다 해도, 결코 평탄한 관계가 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자신의 고집을 꺾고 슬라이더, 커브, 까다로운 코스를 집요하게 요구하며 자신을 통제하려 들던 그 강압적인 리드.

결국 타석에 섰던 기라성 같은 선배 타자들은 유환의 공에 방망이 한 번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단 한 명의 주자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피칭이었음에도 기분은 더러웠다. 자신의 의지가 담긴 공이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거부할 수도 있었으나, 제구를 못 한다는 비아냥을 듣기 싫어 녀석의 리드에 끌려갔던 자신에게 화가 치밀었다.

선배들이 압도당한 것은 자신의 위력적인 구위가 아니라, 장하늘의 영악한 공 배합 때문이라는 사실이 유환의 자존심을 난도질했다.

‘장하늘, 어디 마주치기만 해 봐!’

 이번엔 제대로 짓밟아 줄 테니까.

가슴속에서 들끓는 이 낯선 감정의 정체가 증오인지,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강렬한 이끌림인지 모른 채, 유환은 살기를 띤 눈으로 집을 나섰다.

3월 초의 공기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쌀쌀했다.

강남에서 S대학교로 향하는 도로 위, 창밖의 풍경은 온통 희뿌연 회색조의 잔상으로만 스쳐 지나갔다.

유환은 시동을 걸며 백미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서늘하게 훑었다. 

‘꼴이 아주 가관이군.’

스스로가 봐도 비틀린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일그러진 표정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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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19. [감히, 예고 없이 사라져?]

    장하늘이 자리를 비운 지 한참이 지나자, 유환은 형용할 수 없는 기묘한 이질감을 느꼈다.오늘따라 묘하게 가라앉아 있던 녀석의 표정, 자꾸만 제 눈치를 살피며 헤매던 그 위태로운 시선이 신경을 날카롭게 긁어댔다.경기 내용도 완벽했고 결승 상대도 충분히 승산 있는 팀이라 분위기는 최고조였지만, 가슴 한구석에서 정체 모를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장하늘 이 녀석, 어디 갔지? 또 귀엽게 양치하러 갔나.”유환은 장난스럽게 뇌까렸으나 눈동자 깊은 곳에는 이미 서늘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 그는 가글을 챙겨 화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화장실 그 어디에도 장하늘의 흔적은 없었다. 유환은 초조하게 굳어진 걸음으로 카운터 사장에게 다가갔다.“제 친구가 화장실 간 것 같은데 안 보여서요. 잘 웃고 인물 좋아서 아이돌 같다고 소문난 녀석인데, 혹시 못 보셨나요?”장하늘을 설명하는 제 목소리에 쓸데없이 열이 올랐지만, 그보다 심장이 터질 듯 불길하게 날뛰는 게 먼저였다. 그런데 사장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유환의 심장을 단숨에 얼려버렸다.“어머, 그 예쁘장한 선수? 오늘 계산 다 하고 간 그 기특한 학생 찾나 보네요.”유환의 목구멍으로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굴러떨어지는 듯한 감각이 스쳤다. 계산? 아직 파티가 한창인데 벌써 계산을 했다고?“계산을 이미 했다고요?”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술을 더 시키는 부원들도 있었고, 저 멀리선 볶음밥을 추가 주문하는 소리도 활기차게 들려오고 있었다.“그 학생이 음식값에 웃돈까지 넉넉히 얹어두고 좀 전에 택시 불러서 떠났어요.”순간 유환의 등골에 소름이 쫙 돋았다. 택시를 불러 떠나다니. 자신을 두고, 이 한밤중에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는 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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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17. [흔적 따위 필요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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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16. [결심, 소리 없이 남기는 의지]

    유환과 오붓하게 데이트도 하고 소중한 추억도 쌓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도 잔인했다.하필이면 춘천이라니. 전생의 유환이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자신 또한 영혼이 조각나듯 기억을 잃어버렸던 그 저주받은 핏빛 무대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갈 수는 없었다.장하늘은 타들어 가는 마른침을 삼키며 본심을 꾹꾹 눌러 담은 채, 유환의 탄탄한 등을 가볍게 툭 쳤다.“유환아, 5월은 가정의 달이잖아. 우선은······ 어른들께 충실해야지.”나직하게 떨리는 목소리 뒤로 '그러니 제발 그 지옥 같은 곳으로 가자고 하지 마'라는 애원이 숨어 있었다.그러나 사정을 알 리 없는 유환의 표정이 순식간에 정색하며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또다시 집안의 압박이 나타나 우리 사이를 갈라놓을 거냐는 밀어내기로 들렸는지, 그의 깊은 눈빛이 서운함과 차가움으로 얼룩졌다.“도S 안방마님이 아주 나를 제대로 한 방 먹이네. 미안해서 더 할 말이 없게 만드는군.”장하늘은 누가 도S냐며 입술을 비쭉 내밀었지만, 밀려드는 통증에 가슴이 저려와 짐짓 무심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향해 서둘러 걸어 나갔다.유환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 뒤를 따르자 관중석에서는 떠나갈 듯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5회에도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는 건, 이 경기를 완봉승으로 단숨에 끝장내겠다는 에이스의 강력한 의지였다.야구팬들은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을 목격하며 열광했다.장하늘은 귀를 먹먹하게 채우는 이 눈부신 광경을 제 생의 마지막 풍경인 듯 눈에 담았다.“유환아, 이렇게 마운드에 서 있으니 정말 좋지?”그의 나지막한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15. [완벽하고 소름끼치는 엔딩이라니]

    장하늘은 유환을 바라보자 가슴 한구석이 뻐근해져 갑자기 코끝이 시큰거렸다.“피곤해서 좀 늦었어.”대충 대꾸를 하고 고개를 돌리자, 유환이 다시금 다가왔다.“어디 아픈 건 아니고?”주변의 서정우와 유경호가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게 느껴졌지만 유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유환은 역시 이런 녀석이었다. 그는 글러브를 바닥에 툭 떨어뜨리더니 장하늘의 이마에 냅다 손을 올렸다.“컨디션 안 좋았던 거야? 미안.”애써 딱딱하게 굴려던 장하늘의 가시 돋친 방어막이 유환의 다정함 앞에서 허무하게 허물어졌다.스스로를 책망하며 뻣뻣하게 굴다가도 결국 본심을 드러내고 마는 유환을 보며, 정작 먼저 무너진 것은 장하늘이었다.“너야말로 안 올 줄 알았는데.”그 말에 유환의 귓불이 순식간에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그는 쑥스러운 듯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시선을 먼 그라운드로 돌렸다. 저 멀리 오늘의 상대인 L대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이 보였다.“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내가 왜 안 와.”“바쁘다길래.”“진짜 미안하다. 도저히 면목이 없어서.”유환이 찰나의 순간 주춤했다. 장하늘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너무도 평온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오히려 사흘간 ‘별일’이 아주 많았음을 증하고 있었다.장하늘은 묵직한 미트를 끼며 시선을 잔디 위로 던졌다. 외야의 초록빛이 햇살 아래 눈부시게 선명했다.“오늘 경기 잘하자.”“당연하지, 장하늘. 오늘은 너 절대 혼자 안 둬.”장하늘은 쓰게 웃었다. 미트로 유환의 어깨를 가볍게 툭 치는 것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114.[잠시 몸을 식힐 필요가]

    대한민국 아침 드라마는 자고로 막장이어야 제맛이라던데, 지금 장하늘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 어떤 각본보다도 지독하고 자극적이었다.국내 굴지의 재벌가 후계자가 야구 선수가 된 것도 모자라, 하필이면 시커먼 사내와 엉켜 몸을 섞던 현장을 아버지에게 정면으로 들키다니.남들이 보기엔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구경거리가 없겠지만, 장하늘에게 이곳은 순식간에 불지옥으로 변해버린 생지옥이나 다름없었다.“이런, 아버지가 오실 줄이야······ 젠장. 장하늘, 미안한데 잠깐만 여기 있어 줘. 불편하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장하늘의 젖은 어깨를 다급히 다독인 유환이 먼저 몸을 일으켰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미안함과 당혹감이 처절하게 일렁이고 있었다.“어, 괜찮아. 부모님이 아들 집에 불쑥 오실 수도 있지. 유환아, 어서 가 봐.”장하늘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담담한 척 손짓했다.욕실 안의 로브는 단 한 벌뿐이었고, 수건 한 장 걸치고 나갈 용기도 없었기에 장하늘은 식어가는 탕 안에 몸을 숨긴 채 유환의 뒷모습만을 쫓았다.유환은 서둘러 몸을 닦고 로브를 걸친 채 폭풍전야 같은 거실로 나섰다. 욕실 문이 닫히고, 그는 홀로 유도완이라는 거대한 벽과 마주했다.[아버지! 이 밤중에 예고도 없이 대체 왜 오신 거예요!]날 선 유환의 포효가 욕실 벽을 타고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이 녀석이 어디서 큰소리야! 너, 저 비실비실한 포수 놈이랑 진짜로 욕실서 살까지 비비는 거냐? 정신 차려, 이놈아!]유도완도 이미 짐작했으리라. 금지옥엽 키운 아들이 자신 같은 남자와 살을 맞대고 있었으니 속이 오죽 타들어 갈까.세상이 아무리 변했다 해도 남남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64. [우리의 봄은 여름보다 뜨거울 듯]

    한국 야구의 성지라 불리는 잠실 주경기장을 지나 보조경기장에 도착하는 동안, 장하늘의 머릿속은 수천 가지 생각으로 복잡해졌다.과거의 생에서 자신 또한 저 드넓은 그라운드를 누볐던 기억이 선명했기 때문이다. 보조경기장은 주경기장에서 도보로 10분 내외의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주차장에 차를 세운 유환은 짐을 꺼내기도 전에 장하늘의 어깨를 붙잡으며 짐짓 고개를 가로저었다.“유환아, 일단 내려서 미리 몸부터 풀자.”장하늘의 재촉에도 유환은 주변을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63. [이토록 사랑스러운 변수]

    이사를 오라니. 그것도 유환의 집으로?폭탄처럼 던져진 동거 제안은 장하늘의 모든 사고 회로를 단숨에 마비시켰다. 저돌적이다 못해 맹렬하게 들이치는 유환의 기세에 하늘은 숨을 쉬는 법조차 잊은 채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이 와중에 핸들을 잡은 유환의 단단한 팔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적인 남성미와 그 너머로 번지는 여유로운 체취라니.부끄러움에 홧홧하게 달아오른 하늘의 뺨을 보며, 유환은 만족스러운 듯 낮은 웃음을 흘렸다.“대답은 천천히 해도 돼.&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59. [잠금 해제: 너에게만 허락된 숫자]

    유환의 멋진 폭탄 발언에 장하늘은 역시 내 애인은 멋지네- 하는 생각이 절로 나왔다.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부원들에게 베풀려던 최우현의 진심이 안쓰러워, 녀석은 제 방식대로 그 짐을 나누어 짊어진 것이었다.유환이 지닌 마음의 그릇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실감한 순간, 장하늘은 다시 한번 녀석에게 속절없이 반하고 말았다. 멍하니 서 있던 장하늘의 손목을 유환이 낚아채듯 붙잡았다. 녀석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평소보다 훨씬 뜨겁고 절박하게 느껴졌다.“너, 눈이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57. [폭군의 성역을 침범하다]

    유환은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하는 제왕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7이닝 내내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고도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 녀석이었다.“와, 투구 수 65개 실화냐? 그런데 구위는 왜 그렇게 완벽해? 하하! 졌다, 졌어!”누가 봐도 오늘의 주인공은 유환이었다. 당연히 MVP 역시 유환의 차지였기에 팀원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그런데 왜 표정이 좋지 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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