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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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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965화 새로운 만남
이번 예능의 연애 프로그램 촬영 장소는 인근 시의 한 대형 농가 체험 숙소였다.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오였고 다른 연예인들은 모두 일찍 와 있었기에 주희와 남하윤이 마지막으로 도착했다.총 네 쌍의 커플이 있었고 조합은 추첨으로 결정되었다.남하윤의 예상대로 주희는 허연지와 한 팀이 되었고 그녀 자신은 신인 인기 배우 주은석과 짝이 되었다.나머지 한 팀은 신예 가수 장풍서와 임은수 그리고 베테랑 배우 진태수가 일반인 참가자 양설화와 함께 분배됐다.겉으로는 추첨처럼 보였지만 남하윤은 단번에 이것이 이미 짜인 결과임을 알 수 있었다.메인은 주희와 허연지 그리고 장풍서와 임은수가 이 프로그램의 메인이라는 것이었고 나머지 두 커플은 말 그대로 조연 장식 같은 존재였다.그녀는 이런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었지만 대체로 대본대로 흘러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추첨이 끝나자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었다.규정상 같은 커플은 같은 스위트룸에 묵어야 했고 이 스위트룸은 각각 농촌 주택으로 꾸며져 있었다.이 또한 추첨으로 결정되었는데 남하윤은 운이 좋지 않게도 상대적으로 가장 열악한 집을 뽑았다.그곳은 다소 낡은 목조 건물이었고 주희가 배정받은 경량 스틸 빌라와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더군다나 주희의 빌라는 그녀의 나무로 지어진 주택 바로 맞은편에 있어 문만 열면 넓은 발코니와 작은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남하윤은 이런 집에 묵는 것이 처음이었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다만 낡은 나무 구조물 때문에 벌레나 개미가 나올까 약간 걱정이 될 뿐이었다.반면 주은석은 아무렇지 않은 듯 오래된 집을 둘러보고 어깨를 으쓱한 뒤 짐을 들고 들어갔다.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청년답게 트렌디한 라이더 재킷과 검은 부츠 차림이었고 은빛 귀걸이가 햇빛에 반짝이며 잘생긴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하지만 그의 태도는 의외로 신사적이었다.방이 두 개뿐인 집을 둘러본 후 상대적으로 더 좋은 방을 남하윤에게 양보한 것이다.남하윤은 거절하지 않고 정중히 받아들였다.방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964화 엇갈린 마음
‘설마 내가 정말로 주희를 조금도 바꿀 수 없는 걸까? 지금까지 해온 모든 노력은 과연 무의미했던 걸까?’남하윤은 눈을 감고 낮게 속삭였다.“나랑 강민규는 그냥 친구야. 오랜 친구끼리 옛날이야기를 나눈 것뿐이고, 게다가 강민규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는 앞으로 꽤 잘 될 것 같아. 원래 너한테 소개해 주려던 참이었어...”“필요 없어.”주희는 속으로 불타오르듯 괴로웠지만 얼굴은 냉정했다.“네가 쓰고 싶으면 써. 나는 사업에 관심 없어.”그는 그렇게 말하곤 돌아서 침실로 향했다.“나 좀 피곤해. 쉬어야겠어. 너도 일찍 쉬어. 내일 아침 일찍 예능 촬영 장소에 가야 하니까.”남하윤이 뭐라고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주희는 이미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그 문을 바라보던 남하윤은 마치 얼음벽 한 면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가슴이 차례차례 무너져 내려 바닥없는 심연 속으로 떨어지는 듯했고 갑자기 그녀는 극도의 피로를 느꼈다.처음으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스쳐 갔고 그 생각은 희미했지만 한 번 떠오르자 곧 마음 깊숙이 뿌리내렸다.주희는 발코니로 나가 밖에 수 놓인 수많은 집의 불빛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물었다.‘왜 나는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그는 분명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그녀의 마음에 제대로 응답한 적이 없었다.남하윤은 수년간 극도로 낮은 자세로 그의 뒤를 쫓았다.‘도대체 그 노력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이 수많은 불빛 속 단 하나의 불빛도 내 것이 아니어서일까? 그냥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이 필요해서일까?’하지만 주희는 결코 따뜻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정말로 이제 놓아주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그 순간, 맞은편 광장의 거대한 스크린이 켜졌다.순수한 검은 배경 속 주희가 흰옷을 입고 천천히 화면 중앙으로 걸어 들어왔다.최고급 흰색 슈트는 그의 소년다운 기운을 감추고 차가우면서도 고귀한 기운을 자연스럽게 풍겼다.그는 옆 높은 의자에 앉아 손을 들었고 순간적으로 손목의 명품 다이아몬드 시계가 드러났다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963화 의도된 선택
‘남하윤과 강민규가 어젯밤 정말 함께 있었던 걸까? 그러면 남하윤이 지금 나와 함께 있는 건 도대체 뭐지?’그런 생각이 스치자 주희는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심장은 마치 누군가가 잡아당기듯 밖으로 끌려 나가는 느낌이었고 견디기 어려울 만큼 아팠다.머릿속은 울리듯 혼란스러웠고 온몸의 세포가 ‘이럴 리 없어’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주희의 감정은 순수하고 극단적이었다. 온다연 외에는 거의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은 적이 없었다.남하윤이 그의 첫 번째였다.그들은 오랫동안 함께했지만 늘 업무상 같이 지냈을 뿐 명확한 남녀 관계는 아니었다.오랜 시간을 함께한 주희는 남하윤의 성격과 행동 방식을 잘 알고 있었다. 꼼꼼한 남하윤이 가방을 제대로 안 닫아두는 일은 거의 없었다.그렇다면 이번 일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첫째, 남하윤이 아침에 급히 나가느라 가방을 제대로 닫지 않았거나 둘째, 강민규가 일부러 가방을 넣어 주희가 보게 한 경우, 어느 쪽이든 이것은 어젯밤 그들이 함께 있었다는 증거였다.그 생각은 마치 그의 목을 쥐어짜는 손처럼 주희를 조였고 하루 종일 마음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남하윤은 주희가 다음 날 예능 촬영 때문에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다양한 촬영 과정을 보여주고 심지어 프로그램 총감독까지 불러왔다.하지만 주희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밤 쉬기 전 주희는 남하윤을 불렀다.“예전에 그 강민규랑 관계가 좋았어?”남하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갑자기 강민규 이야기를 하는 거야?”주희는 원래 말이 많지 않았고 남의 사생활을 캐는 것도 싫어했다.그런 그가 갑자기 강민규를 물어보다니 게다가 강민규와도 아는 사이가 아닌데 말이다.주희는 담담히 말했다.“지난번 광고 촬영할 때 너랑 얘기하는 걸 봤거든. 너희가 꽤 친해 보이더라.”남하윤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강민규는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세교야. 예전엔 아주 가까웠고 몇 년 전부터는 거의 연락이 없었지. 그런데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962화 새로운 도전
남하윤은 주희의 진지한 표정을 바라보며 물었다.“정말 예능에 나가려고?”주희가 담담히 대답했다.“이번 방송은 흥미로워. 허지연도 같이 출연하니까 화제성도 만들 수 있고 영화 홍보에도 도움이 될 거야.”남하윤은 잠시 멍해졌다.그동안 그는 한 번도 커플 마케팅한 적이 없었고 여자 연예인과 엮이는 일도 전혀 없었다. 이번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는 프로그램 표와 대본을 들춰보았다.이 예능은 사실상 ‘커플 화제’를 위해 기획된 방송이었고 그 속에서 허지연의 이름을 보자 남하윤의 가슴은 알 수 없는 쓰라림으로 저렸다.역시 또다시 온다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허지연은 외모가 온다연과 어딘가 닮아 있었고 특히 화장하고 찍은 사진 속 분위기는 더욱 비슷했다.주희는 온다연과 다시 이어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제 닮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는 것이라고 남하윤은 생각했다.그는 쓴웃음을 지었다.“정말 출연하려는 거야? 근데 이 프로그램 너랑은 안 맞아. 여자 연예인들이랑 계속 같이 있어야 하거든.”그녀는 손가락으로 프로그램 표를 짚으며 설명했다.“봐, 시골 마을에서 함께 숙박도 하고 커플과 함께 요리도 해야 하고 농작물도 수확해야 해. 계속 사람들과 부딪히는 프로그램이야. 게다가 한 번 참여하면 중간에 그만둘 수도 없어.”“난 무조건 할 거야.”주희가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어차피 은퇴할 거잖아. 전에 안 해본 건 다 해보는 거지. 게다가 허지연이랑 시나리오 얘기도 좀 할 수 있고.”남하윤은 눈을 내리깔았다.서운하지 않다면 거짓이었다. 하지만 단지 예능 하나 때문에 질투하며 화낼 정도로 옹졸하지는 않았다.그녀는 계약서와 프로그램 표를 한 번 더 꼼꼼히 확인한 뒤 고개를 들었다.“그럼 나도 같이 나갈게.”주희가 놀라서 되물었다.“너도? 출연하고 싶은 거야?”남하윤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지냈지만 한 번도 같은 화면에 비친 적은 없잖아.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시간을 남기는 기념이라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961화 심란한 마음
사진들을 바라보던 주희의 손끝은 핏기가 가시며 희미하게 하얗게 질려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남하윤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녀는 술에 취한 듯 보였고 강민규가 그녀를 부축하며 차 쪽으로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주희는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예전의 남하윤은 늘 곁에 바짝 붙어 있었고 주희에게 그것은 부담스럽고 지겹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의 장점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거리가 조금 멀어지자 오히려 그 좋은 면들이 선명히 보이는 듯했다.그러나 이런 낯선 감정은 주희를 두렵게 했다.그의 어머니도 한때는 ‘영원히 사랑한다’라며 주희를 품에 안아주었지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떠나버렸다.주희의 형 역시 함께 자라주겠다 약속했지만 저녁노을이 핏빛으로 물든 황혼에 4층에서 몸을 던졌다.온다연 또한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다른 사람에게로 가버렸다.그는 가족애도 사랑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고 다만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떠나버렸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그리고 그들이 떠난 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오히려 지옥 같았다.그는 스스로를 누가 어떤 약속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버려질 수밖에 없는 끝내 떠나게 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그래서 주희는 더는 누구를 좋아할 마음조차 없었고 최근 들어 남하윤이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그는 그 사실이 낯설고 아프고 무엇보다 두려웠다.다시는 사랑에 손을 대고 싶지도 또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그렇게 주희는 차 안에 앉아 강민규의 차가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그날 밤 남하윤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주희는 거실에서 꼬박 밤을 새웠다.다음 날 정오가 되어서야 남하윤은 집으로 돌아왔다.그녀의 옷차림은 어제 입고 나갔던 것이 아니라 평소 일할 때 즐겨 입던 단정한 복장이었고 은은한 화장에 상쾌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얼굴에는 술기운이나 숙취 같은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960화 그녀의 빛나는 과거
바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사귀어라, 사귀어라!”강민규는 타오르는 눈빛으로 남하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함부로 말하지 마, 나와 남하윤은 그냥 친구야.”사람들은 또 한바탕 웃었다.“맞아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죠.”“여자친구처럼 데리고 다니는 친구예요.”“민규 선배는 예전에 매일 남하윤과 함께 등하교했고, 나중에 졸업하고 나서도 남하윤의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날 때까지 데리러 왔던 거로 기억해요!”“민규 선배가 이겼네. 우리 서림 선배가 졌어. 아쉽다...”주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속의 씁쓸함이 점점 커졌다.그는 더는 듣고 싶지 않아 뒤돌아 가려고 했는데 그떄 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와, 또 남하윤이네. 이번엔 뭔가를 시켜야지!”“그래, 민규 선배한테 키스해.”“키스해!”“키스해!”“인연은 결국 이루어지는구나!”주희는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돌아보며 강민규와 눈을 맞췄다.눈빛을 주고받는 두 사람 모습이 유난히 눈에 거슬린 주희는 천천히 주먹을 꽉 쥐었다.남하윤은 모두의 기대 어린 눈빛 속에서 천천히 말했다.“진실을 말할게.”사람들이 탄식하는 가운데 오직 주희의 긴장했던 심장만이 안정을 찾았다.누군가 물었다.“그럼 남하윤, 너의 첫사랑은 누구였어?”남하윤이 웃으며 말했다.“이 질문 꼭 말해야 해?”“말해야지, 당연히 말해야지. 혹시 민규 선배야?”남하윤은 웃으며 대답하지 않고 스스로 술 석 잔을 따랐다.“답변 거부야. 벌주로 세잔 마실게!”주희는 천천히 룸을 빠져나왔다.남하윤과 그들에게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은 몰랐던 그는 마음이 매우 좋지 않았다.‘하윤이는 그렇게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고, 그렇게 많은 눈이 하윤이를 쫓았는데 왜 나는 예전에 그걸 발견하지 못했을까?’점점 더 짜증이 난 그는 차에 돌아와 술집 입구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무심결에 그는 남하윤의 예전 학교 웹사이트를 찾아보았다.남하윤의 이름을 입력하자 휴대폰에 관련 게시글들이 잔뜩 떴다.[다솜 중학교 여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