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88화

Author: 손이영
푹 자고 있던 온다연은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에 비몽사몽 눈을 떴다.

그러자 바로 앞에 있는 유강후가 보였고 또 시작됐구나 싶어 체념했다.

웬만하면 거절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피곤한 탓에 저도 모르게 두 손으로 유강후를 밀어냈다.

“하지 마요. 오늘은 너무 힘들어요...”

질투의 화신이 된 유강후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감히 다른 남자한테 연락처를 알려줘? 이승기? 구지성? 누군지 똑바로 말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온다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남자?’

‘이승기는 또 뭐야.’

낮에 실험을 하거나 동아리에 가입하며 연락처를 알려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전부 같은 반 친구일 뿐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전혀 없었다.

턱이 조금 아파온 온다연은 손을 뻗어 유강후를 제지했다.

“아프니까 하지 마요. 자고 싶어요...”

유강후의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

“온다연. 이제는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그러자 온다연은 손을 뻗어 그의 목을 감싸더니 몽롱한 눈빛으로 말했다.

“피곤하니까 딱 한 번만 해요. 부족한 건 내일 해줄게요.”

그 말을 끝으로 온다연은 고개를 살짝 들더니 부드러운 입술로 유강후에게 입을 맞췄다.

유강후는 어안이 벙벙한 동시에 마음이 반쯤 누그러졌다.

‘이제는 먼저 달려드네.’

마음이 누그러든 건 사실이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다른 남자에게 연락처를 알려준 건 참을 수가 없었다.

생각할수록 화가 난 유강후는 강렬하고 무자비한 움직임으로 온다연을 대했다.

그러자 온다연은 고통에 몸을 떨며 나지막하게 울부짖었다.

“너무 아파요...”

유강후는 그녀의 귀를 깨물며 거칠게 행동했다.

“잘못했으면 혼나야지.”

온다연은 아파서 애원하기 시작했다.

“살살해줘요.”

성욕이 강한 유강후는 사랑을 나눌 때 결코 양보란 없었다. 다만 온다연이 저항 없이 꼬리를 낮추고 애원할 때면 아주 조금이나마 행동이 부드러워진다.

온다연은 고통을 참으며 두 다리로 그를 감쌌다.

“여보, 살살...”

‘여보’라는 호칭에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Kaugnay na kabanata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89화

    유강후는 태연하게 답했다.“오늘 결석한다고 내가 오전에 학교에 연락했어.”전시회든 남자 동기든 그 어떤 것도 용납할 수 없었다.처음에 온다연을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관심사를 갖게 될 기회를 주고 싶었다. 물론 체계적인 금융 지식을 배우게 하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절대 남자 동기와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소개팅하라고 지원해 주는 게 아니었다.온다연이 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학교를 그만두게 할 수 있었다.그 어떤 동의도 없이 멋대로 결석 신청한 유강후의 모습에 온다연은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왜 마음대로 결정해요? 전 무조건 학교 갈 거예요. 오늘 중요한 수업이 있다고요. 다른 학교 교수님이 강의하러 온다고 해서 일주일 동안 기다렸단 말이에요.”오늘 수업은 전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오전 내내 결석을 했기에 뒤처진 만큼 따라잡으려면 며칠간 고생을 해야 한다. 말을 마친 온다연은 그를 밀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지만 결코 이대로 순순히 놓아줄 유강후가 아니다.“동아리 가입했어?”유강후에게 잡혀 꼼짝달싹 못 한 온다연은 조바심이 밀려왔다.“아저씨, 얼른 놔요. 이러다가 정말 지각이에요.”유강후의 표정은 순식간에 돌변했다.“결석 신청했다고 말했잖아. 못 가.”지난 며칠간 온다연은 공부 때문에 유강후를 푸대접했고 그는 아무런 원망도 없이 꾹 참았다.그러나 배려해 주는 마음도 모른 채 다른 남자에게 연락처를 알려줬으니 유강후는 눈이 완전히 뒤집혔다.온다연은 점점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의 마지노선을 넘어버렸다.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했던 유강후는 아침 일찍 화양대 공식 블로그를 확인했다.그 결과 분노가 더욱 심해졌다.블로그에는 ‘고백의 창’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온다연에 관한 많은 게시물들이 쏟아져 나왔다.그중 대부분은 온다연이 수업 들을 때 몰래 찍은 것처럼 보였고 퀸카라는 타이틀과 함께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심지어 댓글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90화

    아주 잠깐 잡았을 뿐인데 온다연은 턱이 너무 아팠다.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유강후를 원망했다.“아저씨, 내가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도 된다면서요? 동기 연락처를 추가했을 뿐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도대체 난 아저씨한테 어떤 존재예요?”유강후의 말투는 한없이 차가웠다.“뭐든지 하라고 한 건 맞아. 하지만 남자 동기한테 연락처를 주거나 그 인간들이랑 얘기하는 건 포함되지 않았어.”따로 화양대 총장과 연락까지 하면서 반을 개설했던 이유가 남자 동기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다.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쓸모가 별로 없었다. 온다연의 카톡에는 낯선 사람이 너무 많았고 지금도 그녀를 추가하기 위해서 어디선가 기회를 엿보는 사람도 여럿 있을 것이다.수많은 남자가 온다연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유강후는 표정이 굳어졌고 눈빛마저 싸늘하게 돌변했다.“동기고 뭐고 지금 당장 모든 연락처 삭제해. 핸드폰에는 나랑 교수님의 연락처만 있으면 돼.”온다연은 화가 나서 손이 떨릴 정도였다.“싫어요. 아저씨,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유강후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삭제하기 전에는 학교 갈 생각 꿈도 꾸지 마.”온다연은 극도로 화를 냈다.“싫다고요. 안 지운다고요.”말을 마친 온다연은 있는 힘껏 유강후를 밀치더니 가방을 움켜쥐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유강후는 단호했다.“사모님 못 나가게 막아.”그 말을 들은 온다연은 걸음을 멈추고 목소리를 더 높였다.“경고하는데 날 막는 사람은 오늘 당장 해고예요.”온다연을 막으려고 나섰던 도우미 몇 명은 온몸이 경직된 채로 움직이지 못했다.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에는 유강후의 명령에만 따랐다.하지만 지금은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으니 온다연은 진정한 안주인이 되었다.그 말인즉 유강후의 명령만 들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특히나 지금처럼 부부싸움을 하는 상황에서는 그 어느 쪽의 미움도 사서는 안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도우미들은 결국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한편 그들의 입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91화

    장화연이 말했다.“도련님, 이건 좀 무리한 부탁이 아닐까요? 반을 개설한 것도 정 총장님께서 많은 힘을 썼습니다. 도련님도 대학을 다녀봐서 알지 않습니까? 동아리를 없애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점점 굳어지는 유강후의 얼굴은 보며 장화연은 그가 많이 화났음을 깨달았다.장화연은 유강후를 어릴 때부터 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그가 어떤 성격인지 매우 잘 알고 있었다.감정적인 면에서는 거의 백지상태다.수년 동안 그의 곁에는 아무런 여자도 없었다. 가끔 목숨을 걸고 덤벼드는 사람이 있었는데 유강후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때로는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가끔은 그의 성적 취향을 의심할 정도였다.하지만 이번에 귀국하고서야 유강후의 마음속에는 아주 예전에 심은 작은 씨앗이 자라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그 씨앗의 이름은 온다연이다. 수년 동안 그의 마음속에 서서히 뿌리를 내리며 싹을 틔웠다.사실 장화연은 이런 감정이 유강후에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방관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온다연을 향한 그의 소유욕과 통제하려는 욕망은 숨 막힐 정도였다.“도련님, 일하실 때의 그 냉정함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죽음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적과 맞서 싸우는 게 현명한 방법이지 않을까요?”“김원도 씨가 지켜보고 있어 사모님과의 혼인을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림 도련님이 계시지 않습니까?”“도련님과 함께 학교에 얼굴을 비추면서 무심코 사모님의 아이라는 걸 밝히면 어떨까요?”유강후는 그 아이디어가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 시각 화양대의 금융과 공개수업.강의 시작된 지 몇분이나 지났지만 교수님의 모습은 아직도 보이지 않았다.강의실은 순식간에 학생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도 가득 찼다.“옆 학교에서 유명한 교수님이래. 나이도 어린 데다가 아이비리그 중의 하나인 하버드 경영학과를 졸업했다고 들었어. 어린 나이에 여러 학위를 땄다는 게 참 대단하지 않아?”“맞아. 난 20대 교수라는 걸 듣고 전공 수업도 빼먹고 여기 왔다니까?”“심지어 예전에 특수부대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92화

    평소에 비해 은테 안경을 쓰고 더욱 정갈하게 차려입었지만 온다연은 한눈에 그를 알아봤다.‘염지훈? 여기서 뭐 하는 거지?’염지훈도 온다연을 발견한 듯,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향해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온다연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염지훈은 자기소개를 시작했다.들으면 들을수록 충격의 연속이다.‘염지훈이 옆 학교에서 잘나가는 교수 박현욱이라고?’‘이름을 바꾼 건가?’90분간의 강의 내내, 온다연은 절반의 시간을 충격의 늪에서 허덕였다.다행인 건 후반부에 정신을 다잡았고 염지훈의 색다른 견해에 빠져들었다.어느덧 강의가 끝났다.교과서를 챙겨 든 온다연은 인파에 둘러싸인 염지훈을 힐끗 보고는 천천히 뒷문으로 나갔다.염지훈이든 박현욱이든 그 어떤 교집합도 있어서는 안 된다.이제는 결혼도 했고 아이와 가정도 있으니 과거의 모든 사람과 선을 긋는 게 맞다.모퉁이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반쯤 열린 문으로 누군가 손을 뻗어 온다연을 확 잡아당겼다.온다연이 중심을 잡기도 전에 큰 몸집이 그녀를 벽으로 밀어냈다.온다연은 꼼짝하지 않고 눈앞에 나타난 사람을 바라봤다.“지훈 씨? 아니다, 박현욱 교수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염지훈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그녀의 섬세한 눈매를 탐욕스럽게 바라봤다.“이름이 뭐가 중요해?”몇 달 못 본 사이에 온다연은 살이 좀 쪘고 전보다 훨씬 예뻐졌다.처음 만났을 때의 소심한 눈빛에서 이제는 나이에 맞는 특유의 밝고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갓 떠오른 달처럼 맑고 환한 그녀의 모습에 염지훈은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지 못했다.심플한 옷차림처럼 보여도 온다연이 입고 있는 옷은 하나같이 고가였다.이 모든 건 유강후가 그녀를 잘 챙겨주고 있음을 뜻했다.염지훈의 눈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지난번 병원에서 온다연에게 청혼했다가 형한테 잡혀가 꼬박 4개월 동안 갇혀 있었다.행동을 바꾸고 마음을 바로잡아서인지 감금 끝에 자유를 되찾았다.자유를 되찾은 첫날에 화양대에 강의하러 왔고 우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93화

    그가 해야 할 일은 온다연을 데리고 여기를 떠나는 것이다.목표가 확고해진 염지훈은 곧바로 우아함과 차분함을 벗어던졌다. 그 후 자신을 극도로 불편하게 만드는 넥타이를 잡아당기더니 큰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꼬집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나 보고 싶었지?”온다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손을 찰싹 때렸다.“지훈 씨, 우리가 이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잖아요? 함부로 터치하지 마세요.”염지훈은 그녀의 섬세하고 여린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쯧쯧. 생긴 게 이렇게 예쁘니까 주변에 남자들이 끊이질 않지. 하지만 이제는 상관없어.”염지훈은 온다연의 턱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욕망을 드러냈다.“어차피 넌 내꺼야.”그 말을 들은 표정이 순식간에 돌변했다.“미쳤어요? 난 유강후랑 결혼했어요.”염지훈은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었다.“그래서 뭐? 설마 너한테 진심일 거라고 생각해? 미래 그룹의 대표가 결혼했는데 아무도 모른다? 이게 정말 널 사랑하는 게 맞을까?”온다연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우리 둘 사이에는 아이가 있어요. 물론 저도 그와 잘 해볼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저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어차피 소용없어요.”염지훈의 얼굴에 상처받은 표정이 잠깐 스쳤으나 곧바로 차분함을 되찾았다.“아이? 그 사람이 아이로 네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그런 건 나한테 전혀 타격이 안 되니까 다른 핑계 좀 생각해 봐. 막말로 난 너한테 이용당해서 결혼을 망쳤는데 고작 이런 이유로 포기할 것 같아? 어떻게 보상해 줄 거야?”온다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어떤 보상을 원하는데요?”염지훈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유강후랑 헤어지고 나한테 와. 솔직히 나 정도면 잘생겼잖아? 돈도 많고 나이도 어린데 싫어?”온다연은 단번에 그를 밀어냈다.“미쳤어요? 머리가 잘못됐으면 병원부터 가봐요. 말했잖아요. 난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다고요.”예전에 염지훈을 여러 차례 이용하고 약속을 어긴 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94화

    온다연은 표정이 일그러졌다.“그래서 뭘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정 안 되면 지훈 씨에게 어울리는 좋은 여자 소개해 줄게요.”“제가 하령 언니와의 결혼은 망친 건 맞아요. 하지만 어쩌면 잘된 일이에요. 하령 언니는 결코 좋은 여자가 아니거든요. 아니, 유씨 가문에는 애초에 좋은 사람이 없어요.”염지훈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유강후도 유씨 가문이잖아. 좋은 사람이 아니란 얘기네?”온다연은 흠칫했다.스스로 줄곧 회피해온 질문을 언급하니 단숨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할 말 없으면 먼저 갈게요. 앞으로 연락하지 마세요.”그 말을 끝으로 온다연은 걸음을 옮겼다.그런데 이때 염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거시경제학과 미세경제학은 앞으로 내가 담당하게 될 거야. 네 학점이 나한테 달려있다는 뜻이지. 이런 태도는 얼마든지 학점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걸음을 멈추고 빠르게 돌아선 온다연은 분노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염지훈을 쳐다봤다.“미쳤어요? 왜 남의 학교에 와서 행패를 부려요.”염지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2점 더 깎아야겠네.”온다연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미친것도 정도가 있어야지.”염지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4점.”온다연은 그가 한 말의 진위를 판단하려는 듯 싸늘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말없이 관찰했다.염지훈이 박현욱일 거라고는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고 경제학을 강의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하지만 그가 박현욱이라는걸 생각하면 화양대에서 강의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화양대와 경원대는 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에 많은 교수가 두 학교를 오가며 동시에 수업하곤 한다.염지훈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씩씩거리는 온다연의 모습이 그저 귀여웠고 맑고 투명한 눈망울은 그의 심장을 저격했다.한참을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난 염지훈은 온다연을 내려다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앞으로 교수님이라고 불러. 존칭 사용하고. 지금처럼 소리 지르면서 예의 없는 행동하면 바로 학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95화

    염지훈은 가장 위에 뜬 메시지를 클릭했다. 확인해 보니 유강후가 다른 여자와 어느 저택을 드나드는 사진 두 장이 담겨있었다.사진 속 여자도 꽤 볼만했는데 섬세하고 부드러운 모습은 온다연과 매우 흡사했다.여자는 유강후의 팔짱을 꼈고 두 사람은 한없이 다정해 보였다.바로 어젯밤 유강후가 호텔 바에서 찍힌 사진이고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바로 사진 속 사람이다.염지훈의 눈에는 사악함이 번뜩였다.‘유강후,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결혼했다는 사람이 이렇게 행동해? 밖에서 여러 여자를 만날 거면 온다연이랑 왜 결혼한 거야.’‘너 같은 인간은 다연이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아.’유강후는 재빨리 타이핑했다.[계속 따라다니면서 지켜봐. 바람피운 것처럼 보이는 사진 위주로 찍어.]‘유강후, 나한테 온다연을 밀어준 게 너잖아? 나도 더 이상은 가만있지 않을 거야.’그 시각 화양대의 입구.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나무 그늘 아래 주차되어 있었고 그 앞에는 싸늘하면서도 위엄있는 남자가 서 있었다.마침 수업 끝난 학생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왔고 다들 남자의 조각 같은 외모에 시선이 집중되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건 남자의 손에 들린 유모차였는데 안에 있는 아기는 옹알이하며 춤을 췄고 남자는 참을성 있게 돌봐주고 있었다.“잘생긴 것도 모자라 가정적이야. 진짜 완벽하다.”“아기 봤어? 너무 귀여서 깨물고 싶어.”“내가 앞에서 시선을 끌 테니까 기회 봐서 납치해. 아이랑 남자 둘 다.”“뭔가 낯이 익은데... 매일 온다연을 기다리던 그 남자 아니야? 아이가 있네? 설마 결혼했나?”“말도 안 돼. 온다연이랑 낳은 아이라고?”“그건 아니지. 아저씨라고 부르던데? 두 사람 아이일 리가 없잖아.”...온다연은 건물을 나오자마자 입구에서 아이와 함께 기다리고 있는 유강후를 발견했다.처음에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마음이 부드러워졌다.동의 없이 결석 신청하고 학교를 못 가게 막는 유강후와 끝까지 싸우고 싶었지만 아이를 본 순간 그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96화

    유강후는 아이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온다연은 끌어안았다.“작업실로 갈까? 그림 그릴 때 옆에 있어 줄게.”이때 조용하던 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온다연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어디 불편한 것 같은데요? 제가 안을게요.”장화연은 곧바로 유강후의 눈치를 살폈으나 그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마지못해 한숨을 내쉰 장화연은 아이를 토닥이며 태연하게 말했다.“아마 배고파서 우는 걸 수도 있어요. 분유 먹은 지 세 시간이 지났거든요. 사모님과 도련님은 작업실로 가세요. 저는 아이랑 같이 먼저 집으로 가보겠습니다.”온다연은 아이의 가냘픈 울음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아이를 안기 위해 그의 품에서 안간힘을 썼다.하지만 허리를 잡힌 탓에 아무리 움직여도 꼼짝할 수가 없었다.온다연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아저씨, 이거 놔요. 아이가 울고 있잖아요.”유강후는 장화연에게 눈빛을 보내고선 갑자기 차 문을 열더니 온다연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그 후 곧바로 시동이 걸렸고 온다연은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아저씨, 왜 계속 다가가지 못하게 막아요? 강씨 가문의 아이라서 이러는 거예요?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라고요.”유강후의 눈에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스쳐 갔다.“아이도 얼른 밥 먹어야지. 날씨가 쌀쌀해서 감기 걸릴까 봐 장 집사랑 먼저 집으로 가라고 한 거야.”온다연은 믿지 않은 듯 울먹이며 말했다.“우리의 아이인데 왜 이렇게 싫어해요? 엄마로서 아이를 안는 게 잘못된 행동은 아니잖아요. 왜 매번 뽀뽀하려고 할 때마다 막는 거냐고요.”그녀의 말은 비수처럼 날아와 유강후의 가슴에 꽂혔다.두 사람의 아이가 살아있다면 왜 굳이 모자를 갈라놓겠는가.“싫어할 리가 없잖아. 나중에 강씨 가문을 책임져야 할 아이라서 이렇게 크는 게 맞아. 다들 이렇게 자랐어. 앞으로 막중한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데 감정에 쉽게 휩쓸리게 키워서는 안 돼. 둘째가 태어나면 우리가 직접 키우자. 응?”온다연은 괴로운

Pinakabagong kabanata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7화

    지예솔이 다른 것을 물어보기도 전에 그는 계속 말했다.“걱정하지 마. 봉현수는 아직 내가 귀국 한 걸 몰라. 내가 새로운 이름과 신분을 바꿨고 또 경원시에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지예솔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여기는 어떻게 찾은 거예요?”정연석은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을 보고 마음속에 깊은 미련이 남아있었다.“솔아, 넌 나한테 그렇게 신뢰가 가지 않았어? 그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왜 나한테 연락하지 않았어?”지예솔이 말했다.“저는 원래 모든 일이 잠잠해지면 예전의 친구들에게 연락하려고 했어요. 연석 오빠가 찾아올 줄을 몰랐어요. 예전에 이미 많은 폐를 끼쳤기 때문에...”정연석은 마음이 아팠지만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폐를 끼치고 말고가 어디 있어? 너도 전에 나를 도와줬던 것이 기억이 안 나?”지예솔이 말했다.“제가 도와준 것은 모두 작은 일이에요. 게다가 매번 제가 도와준 후 현수 씨가 찾아와서 괴롭혔잖아요.”정연석이 웃으면서 말했다.“맞다. 아직 너랑 말하지 못한 게 있어. 이번에 귀국하고 다시 외국에 가지 않으려고 해. 최근 나는 운산시에 머물면서 이쪽 시장 상황을 둘러보고 적절하다면 본사를 이쪽으로 옮길 생각이야.”지현우는 갑자기 몸을 돌리며 말했다.“연석이 형, 운산시에서 회사를 차릴 생각인가요?”정연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는 수출입 무역을 하는 사람이라 2년 사이에 과일도 수출해 볼 생각이야. 내가 전에 2년 동안 조사해 봤는데 이곳은 과일 시장이 좋고 발전 전망도 커. 그런데 시장 조사를 위해 이곳에 왔을 때 우연히 너희들의 사진을 보게 될 줄을 몰랐어.”그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찾아냈다.“이건 내 친구가 저번 주 이곳에 과일나무 보러 왔다가 우연히 찍은 거야.”사진 속에는 지예솔과 지현우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이 어두웠지만 지예솔의 그 얼굴은 유난히 눈에 띄어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밖에 없었다.지예솔은 안도의 숨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6화

    지예솔은 고개를 흔들었다.“아닐 거야, 단지 개발부만 왔을 거야·현수 씨는 이런 산업을 많이 하고 있으니 직접 오지는 않았을 거야.”지현우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러면 됐어.”저녁이 될 무렵 마당 입구에 갑자기 검은색 벤츠 두 대가 와서 멈추어 섰다.이 마을에는 이런 고급 차가 거의 오지 않았다. 차가 갑자기 문 앞에 멈추는 것을 본 지현우는 깜짝 놀라서 문을 닫으려고 하자 차에서 한 사람이 내렸다.검은색 외투를 입은 그 사람은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며 은색 테두리 안경을 쓰고 있어 매우 점잖게 보였다.지현우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곧 놀라 소리를 질렀다.“연석이 형?”알고 보니 몇 년 동안 소식이 없었던 정연석이었다.정연석은 웃으면서 말했다.“현우 키 컸네.”지현우는 달려가 정연석을 끌어안고 기뻐서 울었다.“연석이 형, 몇 년 동안 어디에 계셨어요?”정연석은 대답 대신 그의 어깨를 툭 치면서 웃었다.“곧 스무 살이 다 되어가는 애가 왜 아직도 이리 어린아이 같은 거야? 너의 누나가 또 뭐라고 하겠어.”이때 인기척 소리를 듣고 나온 지 예술은 정연석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달빛이 흐릿한 어둠 속에서 그녀는 그저 평범한 검은색 패딩을 입었지만 그 얼굴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정연석은 그녀를 보고 눈빛이 어두워졌으나 곧 정신을 차리고 웃으면서 말했다.“여러 곳을 찾아다니다가 겨우 찾았어.”지예솔은 문 앞에 서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현우는 기뻐하며 말했다.“밖이 추워요. 곧 비도 올 거 같으니 얼른 들어와요, 연석이 형.”정연석은 트렁크를 열고 말했다.“현우야, 와서 도와줘.”또 다른 차의 문도 열리자 두 명의 비서가 내려오더니 물건을 함께 집안으로 옮겼다.잠시 후 두 차의 물건을 모두 옮겨 거실에 가지런히 쌓았다.정연석은 다른 차를 돌려보내고 혼자 남았다.지현우는 흐뭇해서 그 물건들을 지켜보았고 그들이 필요한 좋은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가볍고 부드러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5화

    “넌 이쁘고 이런 그림도 그릴 줄도 아는데, 이렇게 좋은 여자아이가 왜 아직도 남친이 없는 거야? 아니면 이모가 남자 친구 한 명 소개 해줄게...”정신을 차린 지예솔은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이모,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전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결혼을 못 해요.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되죠.”그녀가 집에 돌아온 반년 동안 중매를 하러 온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외숙모들도 그녀를 설득하면서 자신의 조카를 한번 만나보라고 했다. 그녀는 그 사람들이 더 이상 찾아오지 않게 하려고 애를 낳을 수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장미연은 아쉽다는 듯 말했다.“아이고! 넌 이쁘게 생기고 성격도 좋은데, 만약 이런 문제가 없다면 며느리로 들이고 싶었는데...”장미연은 채소 바구니에 담긴 채소를 꺼냈다.“여기엔 방금 뜯은 채소야, 무와 배추 뭐 이런 것들이 있어. 그리고 달걀도 금방 주운 거야.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나으니 가져다 먹어. 너의 남매는 절약하느라 채소도 별로 사지 않는 것 같더구나.”“가련한 것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집안의 모든 가구도 중고 시장에서 사 온 거고…”“밖에 고기를 파는 노점상이 너희가 매번 고기를 반 근만 산다고 했어. 게다가 매일 사서 먹는 것도 아니라며, 이렇게 큰 성인들이 그것으로 먹자면 부족하지 않아?”...한동안 수다를 떨던 장미연은 끝내 떠났다.지예솔은 한참 넋이 나가 있다가 지현우에게 말했다.“현우야, 그 차가 정말 봉씨 그룹의 것인지 가서 한번 보고와.”지예솔은 스쿠터를 타고 떠나려는 지현우를 붙잡고 말했다.“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가.”지현우가 말했다.“누나, 그렇게 조심할 필요 없어. 반년도 지났어, 아마 우리를 찾는 걸 포기했을 수도 있어. 며칠 전 연예 뉴스를 봤는데 그 주연아란 연예인이 또 새로운 영화를 찍었어.”“그런 연기력으로 이렇게 큰 투자가 들어간 영화의 주인공 역을 맡은 걸 보면 현수 형이 투자한 것일 거야. 주연아는 자신이 현수 형과 죽마고우이며 약혼할 것이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4화

    봉현수가 말했다.“그러지 않을 거야, 이번엔 반드시 철저히 조사할 거야.”비슷한 시각 남쪽의 읍내 마을에서 지예솔과 지현우가 정원에서 바삐 일하고 있었다.작은 정원이 딸린 농가는 반년의 시간을 거쳐 제대로 리모델링되었다.원래 낡았던 벽돌담은 다시 흰 페인트를 칠했고 진흙투성이였던 앞마당은 절반을 낡은 벽돌로 메웠으며 나머지 절반에는 채소를 조금 심어서 깔끔하고 생기가 넘쳐흘러 보였다.벽 쪽에 있는 몇 그루의 과일나무에는 겨울 대추와 감귤 그리고 감이 가득 달려서 열매들이 나뭇가지를 무겁게 누르고 있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질 필요가 없는 기분 좋은 느낌을 주었다.집안도 다시 페인트를 칠했고 집에 쓸 수 있는 나무 가구도 다시 다듬어서 칠했다. 중고 시장에서 구매해 온 오래된 가구는 지현우가 사포로 갈아서 페인트를 새로 칠했더니 꽤 괜찮아 보였다.당연히 지씨 가문의 환상적인 럭셔리와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남매 둘 다 마음이 편안하고 안심이 되었다.작은 마을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일하러 나갔고 외부인들도 적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택배는 도시와 별 차이가 없어서 남매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지현우는 마을의 중고 시장에서 몇백만 원을 주고 중고 승합차를 샀다. 가끔 지예솔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읍내에 생활용품을 사러 나갔다.천천히 남매는 느린 템포의 마을 생활에 적응했다.지현우는 원래 읍내에서 일자리를 찾고 싶었지만 대학 졸업장을 아직 받지 못했고 심장병도 있는 데다 봉현수에게 실마리라도 들 키울까 봐 연말까지 집에 머물면서 다시 생각해 보려고 했다.요즘 남매는 온라인 액세서리 가게에서 서서히 주문을 받고 있다. 비록 많이 벌지는 못하고 제일 큰돈도 몇만 원 밖에 안되지만 이는 남매에게 좋은 시그널이었다.지예솔은 오늘 또 다른 주문을 받았는데 재료비를 제외하고도 몇만 원 정도를 더 벌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이른 아침부터 마당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도면을 수정했다.점심쯤 정원의 문이 열리더니 이웃인 장미연이 채소 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3화

    잠시 후 봉현수가 나왔다.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그는 비록 야위어 보였지만 적어도 사람같이 보였다.유강후는 테이블 위에 음식을 가리키며 말했다.“먼저 밥부터 먹어.”봉현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먹고 싶지 않아. 지금 바로 예솔이 엄마의 산소에 가봐야 해.”유강후가 말했다.“내가 이미 사람을 보냈어. 조금 있으면 소식이 올 거야, 먼저 밥 먹고 있어. 네 모습 좀 봐봐. 찾았다고 해도 정연석이 그 자리에 있으면 주먹 하나로 너를 이길 수 있어.”봉현수는 대충 몇 입만 먹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너무 오래 제대로 식사하지 않은 탓에 몇 걸음을 가지 못하고 체력이 달려서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유강후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서 전면 검사를 받았다.검사를 받고 보니 장기 음주한 탓에 위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게다가 몸에 있는 상처들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일부는 염증이 생기고 헐어서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이런 말을 들을 기분이 아니었던 봉현수는 주삿바늘을 뽑자마자 가려고 했다.유강후는 그에게 경고했다.“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예솔 씨를 찾는다고 해도 소용없어.”그는 사람을 시켜 거울을 가져오라 하고 봉현수를 거울 앞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지금, 이 거짓꼴을 봐봐, 어딜 봐서 사람 같아 보여?”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본 봉현수는 멍해졌다.거울 속의 남자는 말라서 모양이 빠졌고 이전에 건장했던 몸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몇 달 전 산 셔츠는 마치 빌려서 입은 옷처럼 헐렁하게 몸에 걸쳐있었다.얼굴은 여전히 그대로였으나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눈언저리가 푹푹 꺼져 들어가 있었다.머리는 너무 오래 정리하지 않은 탓에 스타일이 하나도 없었다.“내가 왜 이렇게 된 거야?”봉현수의 비서인 안시현이 말했다.“대표님, 최소 30근은 빠지셨어요. 사람이 달라 보여요.”“제가 지금 바로 가서 몸에 꼭 맞는 옷을 사 올게요.”봉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직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넋이 나가 있다가 한참 후에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2화

    봉현수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그 당시 나는 솔이를 다치지 않았지만, 온몸이 항상 상처투성이였어. 그 사람들이 한 짓인가? 그러나 솔이는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을까?’“하지만 나와 헤어졌다고 하여도 바로 정연석이랑 함께 있으면 안 되는 거야.”유강후는 실망스러운 듯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아직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넌 정말 구제 불능이야. 예솔 씨는 너에게 괴롭힘을 당해 죽을 지경에 이르렀고 또 아픈 동생까지 데리고 있었어. 오직 정연석만이 그녀에게 잘해줬고 도움을 줄 수 있었어. 예솔 씨가 정연석의 호감을 받아들이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면 동생이 죽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해?” “나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일이 있어.”“그해는 너의 생일이었어. 우리가 호텔에서 너의 생일을 축하해줬는데 중간에 주연아가 왔어. 넌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예솔 씨를 난처하게 하면서 화나게 하려고 했어. 너는 그때 예솔 씨에게 기어 와서 술을 마시라면서 너무 지나치게 괴롭혔었지, 누가 너처럼 그렇게 사람을 괴롭혀?”봉현수는 중얼중얼 말했다.“솔이는 돈을 위해서 그랬어. 나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어...”유강후가 말했다.“그래서 빌려줬어?”봉현수는 머리를 잡고 고개를 저었다.유강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러면 네가 지금 이렇게 돼도 싼 거야. 그때 그렇게 싸운 상황에서 예솔 씨가 너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던 건 너에게 희망을 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돈이 간절히 필요했다는 거야. 네가 예솔 씨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면 분명 정연석이 돈을 빌려줬을 거야.”“네 손으로 직접 예솔 씨를 밀어낸 거지.”“현수야, 네가 지금 여기서 죽든지 말든지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 예솔 씨는 볼 수 없으니까.”“그 정력이면 예솔 씨를 찾으면서 그때 일을 다시 한번 조사해 봐. 오직 그때 일을 낱낱이 파헤쳐서 밝혀야 모든 오해가 풀릴 수 있고 화해할 기회도 있어. 그렇지 않으면 전혀 기회가 없어.”“아니면 찾아서 뭘 할 건데? 계속 죽을 때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1화

    봉현수는 무기력해서 말했다.“차라리 거지였으면 좋겠어. 제정신이 아니라면 마음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을 거니까. 나는 솔이가 지금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세상이 끝난 것만 같아.”“함께 지옥에나 가라!”자포자기하는 봉현수의 모습을 본 유강후는 퉁명스럽게 웃으면서 샤워기를 들고 그를 향해 마구 물을 뿌렸다.“얼른 죽어버려. 예솔 씨가 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곧 돌아올 거야. 네가 남겨준 재산으로 너의 별장에서 기생오라비들과 함께 매일 같이 술을 먹고 애도 낳아서 행복한 삶을 살 거야.”봉현수는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중얼중얼 말했다.“네 말이 맞아. 이미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어. 아마 솔이 옆에는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유강후는 투지가 전혀 없는 봉현수의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그를 또다시 한번 발로 찼다.“일어나!”“예솔 씨가 진짜 결혼했다면 넌 포기 할 수 있어? 만약 포기할 수 있다면 이 죽을상은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야?”“예솔 씨 옆에 다른 사람이 생겼다면 너도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 서로 각자 자신의 갈 길을 가면서 서로에게 미련 버려.”“안, 안돼!”봉현수는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솔이가 결혼하고 애를 낳았다고 하여도, 나는 솔이를 내 곁으로 돌아오게 할 거야.”유강후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미 반년도 지났어. 만약 예솔 씨가 결혼했다면 너는 가정 파괴범이라도 될 생각인 거야?”봉현수의 몸은 굳어져 버렸고 눈빛은 마치 넋 나간 듯 어두웠다.“아닐 거야. 솔이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어.”유강후는 일부러 그를 자극했다.“너한테 그렇게 학대받았는데 아직도 너를 사랑한다고? 사랑한다면 애초에 도망을 왜 갔겠어?”유강후의 말에 어리둥절해진 봉현수는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아니야, 솔이는 나를 속이지 않을 거야. 절대 속이지 않겠다고 나랑 약속했어.”유강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0화

    현관 앞에 서 있던 몇몇 사람들이 유강후를 보자마자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반색하며 달려들었다.“유 대표님, 드디어 오셨네요. 봉 대표님이랑 봉씨 가문이 지금 엉망진창이에요. 대표님은 안에서 안 나오고 우리한텐 들어오지도 말라고 하니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유강후는 굳게 닫힌 대문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문 열어.”그러자 집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열쇠가 저한테 없어요. 대표님이 직접 챙겨가셨어요. 누구든 들어오려고 하면 때려죽이겠다고 하셨어요.”유강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이딴 식으로 손 놓고 있다가 진짜로 저 안에서 죽기라도 하면 책임질 거야? 당장 열쇠 따는 사람 불러와.”“네. 지금 바로 부르겠습니다!”곧이어 자물쇠를 따는 기술자가 도착했고 특수 잠금장치가 되어 있던 그 문을 여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잠금장치가 풀리는 순간 유강후는 힘껏 문을 발로 차서 열어젖혔다.문을 여는 동시에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가 밀려왔다.술 냄새, 곰팡냄새, 그리고 피비린내까지... 도저히 숨쉬기 힘들 지경이었다.유강후는 얼굴이 굳은 채 거실을 훑어보았다.거실 안은 술병과 깨진 도자기 조각으로 아수라장이었고 소파 옆 바닥엔 사람이 하나 쓰러져 있었다.죽은 건지 산 건지도 알 수 없었다.유강후는 바닥의 술병을 발로 밀어내며 다가갔다. 그리고 그 사람을 발끝으로 툭 찼다.“죽었어?”바닥에 누운 사람이 조금 움찔하더니 갑작스러운 빛에 눈이 부신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씨X... 누가 들어오래? 다 꺼져!”그가 얼마나 엉망이 되었는지 확인한 유강후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발로 툭 찼다.“죽긴 뭐가 죽어. 안 죽었으면 일어나. 이 자식아.”비로소 얼굴을 들어 유강후를 확인한 봉현수는 욕을 내뱉으며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일어날 기운도 없어요.”유강후는 싸늘하게 받아쳤다.“정말 죽고 싶으면 한강 다리 밑으로 데려다줄까? 여기서 죽으면 집만 더럽혀.”몇 달 만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69화

    유강후는 온다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안타깝게 말했다.“이런 여자랑 그렇게 길게 말할 필요 없어. 온준휘 엄마에 대한 걸 알고 싶으면 그냥 바로 로운한테 넘기면 돼.”온다연은 고개를 저었다.“솔직히 사람 마음이 이렇게까지 썩을 줄은 몰랐어요. 우리 엄마 돌아가시기 전까진 겉으로는 저한테 잘해주는 척했거든요. 근데... 설마 내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었고 내가 온준용이 동남아에서 데려온 아이란 것도 알고 있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녀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떨궜고 유강후에게 안기며 얼굴을 그의 코트에 묻으면서 깊은 한숨이 내쉬었다.유강후는 그녀를 부드럽게 감싸안고 외투를 열어 온다연을 안쪽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옆에 서 있던 비서에게 말했다.“다희랑 단오 데리고 들어가서 아버지 뵙게 해. 나는 좀 이따 들어갈게.” “네, 대표님.”아이들이 병실로 들어간 뒤 유강후는 온다연을 품에 안은 채 차 안으로 데려갔다.온다연이 겪었던 모든 고통은 이제 유강후의 가슴속 깊이 새겨진 상처이자 죄책감이 되었다.그는 수도 없이 바랐다.‘시간이 되돌려질 수 있다면 어린 시절의 다연 곁으로 돌아가 직접 품어주고 상처 입은 다연을 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았고 그는 앞으로의 시간으로 그녀를 보살펴주고 보상해 줄 수밖에 없었다.병원을 나서자마자 유강후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봉현수의 비서였다. “유 대표님, 이쪽으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대표님 상태가 심각합니다. 저희로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요.”그제야 유강후는 자신이 몇 달째 봉현수를 보지 못했다는 걸 떠올렸다.“무슨 일인데요?”상대방 목소리는 다급하기 짝이 없었다.“대표님께서 자택에 자신을 가둔 지 벌써 2주째예요. 몸에 상처도 심각한데 치료도 거부하고 약도 안 드세요. 지금은 아예 일주일째 방문도 안 열어줘요. 계속 두드려도 아무 반응이 없고요...”“주소 보내.” “그... 영운산에 있는 별장입니다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