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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ผู้เขียน: 손이영
온다연이 살짝 놀라서 유강후를 부르기도 전에 머리 뒤쪽을 고정하던 비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먹물로 염색한 듯한 검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하얀 목을 덮었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온다연도 유강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서 겁먹은 눈빛으로 소심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유강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실수로 비녀를 건드렸어요. 학생의 옷차림이 더 이상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이렇게 하죠. 학생이 내 가이드가 되세요.”

유강후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학교 담당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죠?”

담당자는 서둘러 웃으며 말했다.

“네, 당연히 괜찮습니다!”

유강후는 온다연을 흘끗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따라와요.”

온다연은 입술을 깨물고 바닥에 떨어진 부러진 비녀를 바라보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랐다.

수백만 평에 달하는 제약 기지를 돌아다니며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설명하자 온다연은 목구멍에 금방이라도 연기가 피어오를 것만 같았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무의식적으로 약초를 보고 있는 유강후를 바라보았다.

덥지도 않나?

이렇게 더운 날, 모두가 너무 더워서 지쳐있는데 유강후만 큰 이동식 냉장고 같이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기압까지 낮춰버렸다.

하지만 얼굴은 정말 잘생겼다.

간단한 옷차림이었지만 마치 캣워크에 서 있는 것처럼 눈부셨고 시선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유강후는 갑자기 고개를 돌렸고 차가운 눈빛으로 온다연을 쳐다봤다.

온다연은 깜짝 놀라서 서둘러 고개를 숙이고 뒤쪽 휴게실로 물러났다.

안에서 잠깐 낮잠을 자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고개를 들자 유강후가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유강후는 위에서 아래로 온다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위압적인 기세에 온다연은 이유도 모른 채 비참한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온다연은 자신이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유강후의 시선이 온다연의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에 멈췄고 목구멍이 뜨거워났다.

“깨어났어?”

그제야 온다연은 이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당황하며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유강후의 큰 몸이 온다연을 거의 덮을 듯이 짓눌러 온다연은 벗어날 수 없는 묘한 압박감을 느꼈고 당황한 듯 외마디 외침을 내뱉었다.

“사, 삼촌...”

당황한 나머지 그녀는 일어나다가 바닥에 있는 분필을 밟고 발이 미끄러지면서 몸이 앞으로 쓰러졌다.

순식간에 유강후의 잘생긴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고 입술이 따뜻한 무언가를 스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촉감이 부드러웠고 은은한 솔향과 담배 향이 섞인 향기가 입술 전체를 물들였다.

온다연은 완전히 멍해졌다. 그러다 겁에 질린 짐승처럼 의자 옆으로 튕겨져 나갔다.

곧 은은한 홍조가 귀부터 뺨, 심지어 목까지 빠르게 물들며 분홍빛을 띠었다.

입술이다. 그건 유강후의 입술이었고 조금 전에 온다연은 유강후와 뽀뽀했다.

온다연은 얼굴이 너무 빨개져서 곧 터질 것 같았다.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고 가장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죄송해요.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요...”

유강후는 어두운 눈빛으로 온다연의 부드러운 입술을 훑었고 또다시 목구멍이 뜨거워졌다.

이 맛은 기억 속의 맛과 똑같다.

게다가 뽀뽀했다고 얼굴이 이 정도로 붉어지는 사람이 어디 있나.

유강후는 정말로 온다연과 죽도록 키스하고 싶었다. 그녀가 울고 자비를 구할 때까지 말이다.

온다연은 유강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지만 무의식적으로 입술에 묻은 유강후의 향기를 지우고 싶어서 손으로 닦았다.

예상치 못한 이 행동에 유강후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

그의 목소리 톤은 극도로 차가웠고 온다연은 감히 그를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만으로도 온다연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유강후의 억눌린 분노를 느꼈다.

온다연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설마 유강후는 자신이 일부러 뽀뽀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온다연은 유강후가 심각한 정신적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즉시 기억해 냈다.

몇 년 전 한 인기 여배우가 정상에 오르기 위해 음주 후 카메라 앞에서 일부러 유강후에게 키스했는데 그 결과 며칠 만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온다연은 여전히 뉴스에 실린 여배우의 피투성이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온다연은 유강후가 나은별과만 가까이 지내는 것을 발견했다.

온다연은 손끝이 살짝 떨리면서 설명하려고 입을 열려던 참이었는데 유강후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주일 전에 너 미드나잇 클럽에 갔었어?”

온다연은 가슴이 떨려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고 손바닥에 땀이 났다.

유강후가 자신을 의심하는 걸까? 하지만 그날 밤은 분명히 어두웠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온다연은 애써 진정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지난주에는 석사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유강후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온다연의 거짓말을 들으며 인내심이 조금씩 닳아 없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표정은 여전히 극도로 차가웠다.

“너 미드나잇 클럽에서 아르바이트해?”

온다연은 얼어붙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등 뒤로 움츠렸고 얼굴의 핏기가 깨끗하게 사라졌다.

“아, 아니요.”

유씨 가문은 경원시에서 최상층 가문인데 가족 구성원에 대한 요구 사항은 매우 엄격했다. 심지어 도우미조차도 유씨 가문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온다연은 유씨 가문의 일원이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과 약간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남들이 알게 되어 웃음거리가 되면 유강후는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절대 인정해서는 안 된다.

온다연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저었다.

“미드나잇 클럽은 들어본 적도 없고 간 적도 없어요.”

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떴다.

거짓말할 때 손을 등 뒤로 숨기는 온다연의 습관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런 형편없는 거짓말 기술로 자신 앞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다니.

유강후는 눈빛이 조금씩 더 차가워지면서 말했다.

“온다연, 너 거짓말하면 나한테 다 들켜.”

온다연은 긴장해서 뒤에 있는 벽을 긁으며 고개를 저었다.

“삼촌, 정말 아니에요.”

유강후의 얼굴은 점점 더 차가워졌고 얇은 입술은 천천히 일직선으로 다물어졌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다연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유강후가 강력하게 풍기는 압박감은 그가 말을 하지 않을수록 더욱 짙어졌다.

온다연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최근에 왠지 자꾸 유강후를 만나게 된다. 게다가 조금 전엔 실수로 그에게 뽀뽀까지 했다. 만약 유강후가 이 문제로 따진다면 순조롭게 졸업하긴 글렀다.

온다연은 침을 삼키고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어 유강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삼촌, 방금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니까 마음에 두지 마세요.”

유강후는 또다시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게 자꾸 신경 쓰이나 봐?

뭐? 그럼 유강후는 신경 쓰이지 않단 말인가?

온다연은 어안이 벙벙한 채 그의 입술에 시선이 향했다.

얇은 입술은 유강후의 성격만큼이나 차가워 보였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냉기를 품고 있었다.

온다연은 유강후의 몸 전체가 온도가 없는 얼음장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방금 닿았던 그의 입술은 따뜻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방금 전에 의도치 않은 입맞춤을 생각하자 온다연의 귀가 갑자기 다시 빨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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