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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Author: 라라
긴박한 순간이었다.

“잠깐만요.”

진수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찡그린 눈썹 팽팽하게 튀어나온 핏줄 이를 악물고 마치 큰 결심을 한 듯 단호한 표정이었다.

두 다리는 약간 굽혀져 있었고 언제든지 준비가 된 자세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무릎 꿇고 절을 한다면 그럼 아내랑 아들을 놓아줄 거죠?”

진수혁이 한 걸음씩 다가오는 것을 보며 강시연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며 강시연은 작게 중얼거렸다.

“안 돼요. 진수혁 씨. 하지 마요...”

강시연은 장문호가 단지 자신들을 가지고 놀기 위해 이런 상황을 만든 것뿐이라는 것과 지금 진수혁이 그가 원하는 대로 한다 해도 절대 놓아줄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한편, 진수혁은 강시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이 예전에 그녀를 얼마나 무심하게 대했는지 떠올렸다.

강시연의 진심을 짓밟고 제대로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과 깊은 죄책감이 섞여 있었다.

“시연아. 미안해.”

진수혁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거친 목소리에는 후회와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고 강시연은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죄책감과 단호함이 뒤섞인 진수혁의 눈빛을 마주하며 혼란스러워졌다.

왜 갑자기 사과를 하는 건지 몰랐다.

자신을 시연이라고 부르는 진수혁을 마주한 순간 설마 진수혁이 기억이 돌아온 건지 헷갈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장문호는 흥미롭다는 듯 이 모든 광경을 지켜봤고 점점 짜증스러운 표정이 역력해지며 입술을 비틀었다.

“서둘러요. 난 연극 따위 볼 시간이 없어요.”

무의식적으로 진수혁은 이미 강시연 앞까지 걸어와 있었다.

그의 얼굴은 살짝 어두워졌고 발로 해변 위로 파도에 떠밀린 돌을 정확히 차올려 장문호의 손에 든 단검을 떨어뜨렸다.

그 순간, 진수혁은 기회를 노리며 온몸의 힘을 다해 강시연을 밀어냈다.

“얼른 도현이한테 가 봐.”

장문호도 반응했다.

단검을 주워 들고 사납게 강시연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앞에는 거대한 그림자가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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