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미축과 계약한 날 밤.
도원원단상회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 유비는 거래처 목록을 뒤지고 있었다. 관우는 장부를 정리했다. 장비는 창고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장비가 입을 열었다. "지금 없는 물건을 팔았다는 거죠?" 유비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 말하면 좀..." "사기꾼인데?" "조용히 해." 관우가 말했다. "방법은 있다." --- 다음 날부터. 세 사람은 시장 전체를 뛰어다녔다. 원단 32절. 그 물량을 확보해야 했다. ---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현금 결제?" "안 됩니다." "외상은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 무슨 외상." "죄송합니다." --- 열 군데. 스무 군데. 서른 군데. 계속 거절당했다. 신생 업체에게 물건을 넘겨줄 만큼 시장은 따뜻하지 않았다. --- 오후가 되자 장비가 지쳤다. "형님." "왜." "굶어 죽기 전에 망하겠는데요." 관우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 그때. 멀리서 누군가 손을 흔들었다. "관우!" 관우가 고개를 돌렸다. 중년 남자였다. 짙은 수염. 검게 그을린 얼굴. 화물조끼를 입고 있었다. --- "마등 형님." 유비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주변 상인들의 반응이 달랐다. "마등 회장이다." "서부물류 사장." "저 양반이 왜 여기 있지?" --- 마등은 동대문 서북부 물류망을 장악한 인물이었다. 시장 밖에서는 거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관우와는 오랜 인연이 있었다. --- "무슨 일 있냐?" 관우가 상황을 설명했다. 마등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웃었다. "그 정도 물량이면 해결된다." --- 세 사람의 눈이 커졌다. "정말입니까?" "대신." 마등이 말했다. "돈은 나중에 갚아." --- 장비가 감격했다. "좋은 분이네." 마등은 피식 웃었다. "관우 빚이다." "예?" "예전에 내 물류창고 화재 났을 때." 마등은 관우를 바라봤다. "밤새 뛰어다니며 도와준 사람이 이놈이거든." --- 유비는 다시 느꼈다. 관우가 왜 시장 사람들에게 존경받는지. 그는 사람을 남겨두는 사람이었다. --- 그렇게 부족한 물량은 해결됐다. 문제는 이제 배송이었다. --- 납품일 전날. 원단 50절이 모두 준비됐다. 유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살았다." 장비도 웃었다. "첫 계약 성공이네." --- 그러나. 동대문 시장에는 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 납품 당일 새벽. 전화벨이 울렸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 유비는 잠결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리고 얼굴이 굳었다. --- "뭐라고요?" --- 관우와 장비도 놀라 깨어났다. --- "무슨 일입니까?" --- 유비는 멍한 얼굴로 말했다. "트럭이..." --- "예?" --- "고장 났답니다." --- 순간 정적. --- 납품 차량이 고장 나면서. 원단 50절이 창고에 묶여 버린 것이다. --- 장비가 소리쳤다. "장난하냐!" --- 납품 시간까지 남은 시간. 세 시간. --- 미축의 공장은 경기도 외곽. 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하면 계약은 끝이었다. --- 유비는 얼굴이 하얘졌다. "어떡하죠?" --- 관우는 즉시 움직였다. "장비." "예." "용달차 알아봐." "지금요?" "당장." --- 장비는 뛰쳐나갔다. --- 관우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수십 통의 전화를 걸었다. 물류회사. 화물기사. 창고업체. 아는 사람은 전부 찾았다. --- 하지만. 아침 시간대. 이미 차량은 모두 배차가 끝난 상태였다. --- 시간은 계속 흘렀다. --- 오전 7시. --- 장비가 돌아왔다. 땀범벅이었다. "한 대 구했습니다." --- "정말?" --- "근데 문제 있습니다." --- "뭐지?" --- "다마스입니다." --- 모두 말이 없어졌다. --- 50절을 실기에는 너무 작았다. 몇 번을 왕복해야 했다. --- 그때. 관우가 짧게 말했다. "그걸로 간다." --- "예?" --- "시간 없다." --- 결국. 세 사람은 직접 짐을 실었다. --- 원단을 옮기고. 싣고. 묶고. 또 옮겼다. --- 장비는 땀으로 목욕을 했다. 유비는 팔이 후들거렸다. --- 그러나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 첫 거래처였다. --- 첫 고객이었다. --- 절대 놓칠 수 없었다. --- 오전 8시 20분. 용달차가 출발했다. --- 운전석에는 장비. 조수석에는 유비. --- 관우는 뒤에 남아 추가 물량을 준비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 고속도로에 진입한 장비가 말했다. "유비." "왜?" "우리 진짜 사장 같지 않냐?" --- 유비는 웃었다. "그러게." --- "예전엔 남 물건 날랐는데." --- "이젠 우리 물건이네." --- 그 순간. 두 사람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오전 8시 57분. --- 용달차가 공장 앞에 도착했다. 납품 마감 3분 전. --- 미축은 이미 공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그는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늦을 줄 알았습니다." --- 유비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약속은 지켜야 하니까요." --- 미축은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 "그래서 내가 도겸 회장 말을 믿은 겁니다." --- 그날. 도원원단상회는 첫 납품을 성공시켰다. --- 매출은 크지 않았다. 이익도 많지 않았다. ---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을 얻었다. --- 신뢰. --- 동대문 시장에서 가장 비싼 자산이었다. --- 같은 시각. 위나라텍스타일 본사. --- 조조는 보고서를 넘기다가 멈췄다. --- "성공했다고?" --- 곽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 "예." "납품 완료." --- 조조는 미소를 지었다. --- "생각보다 끈질기군." --- 창밖의 동대문 시장을 바라보며. 조조는 처음으로 그 이름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 도원원단상회. --- 그리고 유비. --- 아직 작은 가게. 하지만 언젠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을지도 모르는 이름이었다. --- 제9화 - 첫 흑자에서 계속.동탁은 최근 들어 초선 생각을 자주 했다.처음에는 단순히 능력 있는 사업가라고 생각했다.젊은 나이에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동대문에서 이름을 알린 인물.그 정도였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연회 이후로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그리고 무엇보다.초선 곁에 있는 여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회장님."이숙이 조심스럽게 보고서를 내려놓았다."초선 대표 관련 자료입니다."동탁은 천천히 서류를 넘겼다.최근 사업 현황.거래처.매출.신규 브랜드 계획.동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한번 더 만나봐야겠군."이숙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그날 오후.초선 패브릭 아트.초선은 새로운 여름 원단 샘플을 검토하고 있었다.그때 직원이 다가왔다."대표님.""응?""동탁 회장님이 오셨습니다."초선의 손이 잠시 멈췄다.예상하지 못한 방문이었다.잠시 후.동탁이 사무실로 들어왔다."오랜만이오.""어서 오세요."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동탁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올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잘 꾸며놨군.""감사합니다.""능력도 있고 감각도 있고."동탁은 미소를 지었다."우리 회사로 오지 않겠소?"초선은 예상했던 이야기라는 듯 차를 따랐다."전에 말씀드렸잖아요. 전 지금이 좋아요."동탁은 웃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조건은 얼마든지 맞춰줄 수 있소.""부사장 자리도 가능하고.""독립 브랜드도 보장하겠소."초선은 정중하게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잠시 정적이 흘렀다.동탁의 표정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달라졌다."그렇게까지 거절하는 이유가 있소?"초선은 순간 대답하지 못했다.그리고 그 침묵을.동탁은 다르게 받아들였다.그때.사무실 문이 열렸다."초선."여포였다.원래 약속이 있던 날이었다.하지만 여포는 사무실 안을 보자마자 걸음을 멈췄다.동탁.그리고 초선.묘한 분위기.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회장님.""왔나."동탁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여포를 바라보며 말했다."요즘 자주
왕윤은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동대문 시장의 아침은 늘 분주했다.수많은 절들이 창고를 오가고, 상인들은 가격표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했다.그때 비서가 조용히 들어왔다."회장님.""왔나?""예."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사무실 문이 열렸다.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정장 차림에 안경을 쓴 남자.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이었다."오랜만이군.""절 찾으셨습니까?"왕윤은 미소를 지었다."자네 도움이 필요해서 말이야."남자의 이름은 진궁.과거 유명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던 전략 전문가였다.현재는 독립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었다.진궁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동탁 문제 때문입니까?"왕윤은 놀라지 않았다.진궁은 원래 머리가 빠른 사람이었다."이미 알고 있었군.""시장 사람들은 다 압니다."왕윤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여포를 어떻게 생각하나?"진궁은 잠시 생각했다."강한 사람입니다.""그리고?""정직합니다.""또."진궁은 씁쓸하게 웃었다."너무 정직합니다."왕윤은 그 말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가 듣고 싶었던 답이었다.한편.동탁상인회 본부.동탁은 보고서를 집어던졌다."또야?"이숙은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이번엔 어디냐?""북부시장 거래처 세 곳이 계약 종료를 통보했습니다."동탁은 이를 악물었다.예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보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그리고 더 짜증 나는 것은.여포였다."여포는?""남부 창고입니다.""또 현장이냐?"동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이숙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실 본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었다.요즘 여포는 회사보다 사람들을 더 챙긴다고.그날 오후.남부 창고.여포는 거래처 대표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실장님.""말씀하십시오.""임대료 문제는 정말 해결 안 됩니까?"여포는 잠시 말이 없었다.예전 같으면 회사 방침을 설명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내가 다
동탁상인회 본부.회장실.동탁은 창밖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며칠 전부터 이상했다.시장 상황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거래처 이탈도 계속되고 있었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여포."이숙.""예,회장님.""여포는 아직도 창고에 있나?""예."동탁은 얼굴을 찌푸렸다.요즘 여포는 본사보다 현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예전에는 자신이 부르면 무슨 일이든 제쳐두고 달려왔던 녀석이었다.그런데 최근에는 달랐다.보고도 짧아졌고, 대화도 줄었다.무엇보다 눈빛이 변했다.동탁은 그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한편.동부 물류창고.여포는 직원들과 함께 절(원단 롤)을 정리하고 있었다."실장님,이건 북부 거래처로 보내면 됩니까?""그래.저건 남부 창고로 보내고."직원들은 놀랄 만큼 여포를 따랐다.현장에선 아직도 여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그때 장료가 다가왔다."실장님.""왜?""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습니다."여포는 피식 웃었다."내가?""예."장료는 잠시 주변을 살폈다.그리고 목소리를 낮췄다."본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여포의 표정이 굳었다."회장님 때문인가."장료는 대답 대신 침묵했다.그것만으로 충분했다.여포도 이미 알고 있었다.동탁이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그날 오후.초선 패브릭 아트.초선은 샘플 원단을 정리하고 있었다.그때 문이 열렸다.여포였다."왔어요?""응."여포는 평소보다 지쳐 보였다.초선은 말없이 커피를 내렸다.둘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이상하게도.침묵이 불편하지 않았다.오히려 편안했다.여포가 먼저 입을 열었다."초선.""응.""사람은 왜 변한다고 생각해?"초선은 잠시 생각했다."변해서가 아니라.""?""원래 모습이 드러나는 걸 수도 있죠."여포는 고개를 숙였다.그 말이 이상하게 가슴에 남았다.예전의 동탁.가난했던 시절의 동탁.직원들과 웃으며 일하던 동탁.지금의 동탁.어느 쪽이 진짜일까.그 시각.도원
며칠 후.동탁상인회 본부.여포는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동부 창고 재계약 문제와 신규 거래처 미팅이 겹친 탓이었다."실장님."장료가 서류를 건넸다."이 업체도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여포는 서류를 받아들었다.최근 들어 비슷한 보고가 부쩍 늘었다.예전에는 동탁상인회라는 이름만으로도 거래처들이 먼저 찾아왔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높아진 임대료.강압적인 운영.그리고 계속되는 불만.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일단 내가 직접 만나보겠다."장료는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실장님.""왜?""회장님과 무슨 일 있으십니까?"여포의 손이 잠시 멈췄다."왜 그런 말을 하지?""본부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많습니다."여포는 씁쓸하게 웃었다.결국 여기까지 퍼진 모양이었다."신경 쓰지 마라."하지만 장료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실장님.""예전부터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여포가 장료를 바라봤다."회장님이 변하신 것 같습니다."순간 사무실이 조용해졌다.장료는 오래전부터 여포를 따르던 사람이었다.그래서 더 놀라웠다."그 말 함부로 하지 마라.""죄송합니다."장료는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여포도 부정할 수 없었다.그 생각을 최근 자신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날 오후.도원원단상회.장비는 거래처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돌아오던 길이었다.그런데 시장 골목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어?"바로 여포였다.여포는 작은 원단가게 사장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 모습이 이상했다.예전 같으면 비서나 직원이 처리할 일을 직접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장비는 급히 사무실로 뛰어갔다."형님!"유비가 고개를 들었다."또 왜 그러느냐.""여포를 봤습니다."관우도 시선을 돌렸다."어디서?""시장 골목입니다."장비는 방금 본 일을 설명했다.관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직접 움직이고 있다는 건가."유비 역시 진지해졌다.최근 들려오는 소문들과 연결되기 시작했다.여포는 분명 변하고
다음 날 아침.동탁상인회 본부.여포는 평소처럼 출근했다.하지만 분위기가 이상했다.직원들이 자신을 보는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복도를 지나가던 직원 둘이 급히 대화를 멈췄다.여포는 모른 척 지나갔다.하지만 이유는 알고 있었다.소문.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퍼지는 것이 소문이었다.그리고 지금 시장에는 동탁과 여포의 불화설이 돌고 있었다.회장실.동탁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들어와라."여포가 들어오자 동탁은 의자를 돌렸다."최근 창고 민원을 직접 챙긴다던데.""예.""왜?""상인들 불만이 큽니다."동탁은 피식 웃었다."그래서?""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잠시 정적이 흘렀다.동탁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언제부터 네가 정책을 결정했지?"여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난 의견을 물은 적 없다.""회장님.""그냥 시킨 일이나 해."차가운 목소리였다.여포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하지만 돌아서는 순간.동탁도.여포도.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그날 오후.초선 패브릭 아트.초선은 거래처 미팅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때 여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짧은 문자.하지만 평소와 달랐다.초선은 바로 답장을 보냈다.한 시간 뒤.시장 외곽 작은 카페.여포는 평소보다 말이 없었다.초선은 조용히 커피를 밀어줬다."무슨 일 있어요?"여포는 한참 후 입을 열었다."내가 변한 걸까."초선은 놀라지 않았다."왜 그렇게 생각해요?""예전에는 회장님 말이 다 맞다고 생각했다.""지금은요?"여포는 씁쓸하게 웃었다."잘 모르겠다."초선은 잠시 여포를 바라봤다.그리고 처음으로 솔직하게 말했다."변한 건 여포가 아니라.""회장님일 수도 있죠."여포는 대답하지 못했다.하지만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같은 시각.도원원단상회.장비는 신문을 던지며 말했다."형님.""또 왜 그러느냐.""동탁상인회에서 거래처가 또 빠져나갔
연회가 끝난 다음 날.동탁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하지만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머릿속에는 어젯밤 테라스에서 본 장면이 계속 떠오르고 있었다.초선.그리고 여포.둘이 단둘이 이야기하던 모습.평범한 장면이었다.하지만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회장님."이숙이 조심스럽게 회장실로 들어왔다."말해라.""오늘 일정표입니다."동탁은 서류를 받아들었지만 읽지 않았다.잠시 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여포는?""본사 회의 준비 중입니다.""그래."짧은 대답.하지만 동탁의 눈빛은 무거웠다.오전 회의.여포는 평소처럼 회의실에 들어왔다.간부들이 모두 자리하고 있었다.장료.하후돈.하후연.그리고 이숙.동탁은 회의 내내 여포를 관찰했다.예전 같으면 몰랐을 행동들이 보이기 시작했다.회의자료를 넘기는 모습.대답하기 전 잠시 생각하는 모습.심지어 시선까지.모든 것이 신경 쓰였다.회의가 끝나자 동탁이 말했다."여포는 남아라."간부들이 하나둘 회의실을 나갔다.곧 두 사람만 남았다.동탁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여포도 조용히 기다렸다."요즘 바쁜가?""예.""창고 문제 때문인가?""그렇습니다."동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다 문득 물었다."초선 대표는 자주 만나나?"순간 여포의 눈빛이 흔들렸다.아주 잠깐.하지만 동탁은 놓치지 않았다."가끔 만납니다.""그래?"동탁은 웃었다."좋은 사람이지."여포는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오히려 동탁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그날 오후.초선 패브릭 아트.초선은 신상품 촬영을 마친 뒤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그때 왕윤이 찾아왔다."연회는 어땠나?""생각보다 불편했어요."왕윤은 웃었다."동탁 때문인가?""여포 때문이에요."왕윤의 눈빛이 잠시 깊어졌다.초선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사람 많이 힘들어 보여요.""당연하지.""왜요?"왕윤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았다."평생 믿어온 것이 흔들리고 있으니까."초선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 말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