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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화 - 첫 거래처

Author: 화니보스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02 21:27:01

도원원단상회의 간판이 걸린 지 일주일.

가게 안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손님이 없었기 때문이다.

---

장비는 의자에 앉아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님."

"왜."

"망한 거 아닙니까?"

관우는 장부를 넘기며 말했다.

"아직 일주일이다."

"그래도 손님이 한 명도 없잖아요."

"입 다물고 청소나 해."

"청소는 이미 세 번 했습니다."

---

유비는 창가에 서서 시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수십 명의 상인을 찾아다녔다.

명함도 돌렸다.

인사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나중에 연락할게."

"거래처가 이미 있어."

"신생 업체는 좀..."

모두 거절이었다.

---

동대문은 생각보다 냉정한 곳이었다.

실력이 있어도.

성실해도.

신뢰가 없으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

오후가 되자 장비가 한숨을 쉬었다.

"우리 저녁은 먹을 수 있겠죠?"

"조용히 해."

관우가 핀잔을 줬다.

하지만 사실 관우도 불안했다.

가게 운영비는 계속 빠져나가는데 매출은 없었다.

---

그때였다.

가게 문이 열렸다.

띠링.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향했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

마흔 중반쯤.

정장을 입고 있었다.

---

"여기가 도원원단상회입니까?"

유비가 얼른 앞으로 나갔다.

"예. 맞습니다."

남자는 가게를 둘러보았다.

아직 재고도 많지 않았다.

솔직히 볼품없는 가게였다.

---

남자가 말했다.

"원단 좀 볼 수 있을까요?"

장비가 벌떡 일어났다.

관우도 장부를 덮었다.

첫 손님이었다.

---

유비는 정성껏 샘플북을 내밀었다.

남자는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했다.

질감.

색상.

두께.

아주 세세하게 살폈다.

---

잠시 후.

남자가 말했다.

"품질은 괜찮군요."

유비의 얼굴이 밝아졌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남자가 말을 이었다.

"왜 여기서 사야 합니까?"

---

유비는 순간 말을 잃었다.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품질이 좋으니까?

가격이 싸니까?

하지만 시장에는 그런 업체가 수백 곳이었다.

---

남자는 다시 물었다.

"원소상회보다 나은 점이 뭡니까?"

"..."

"위나라텍스타일보다 좋은 점은?"

유비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

그때.

관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없습니다."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

"뭐라고요?"

"지금은 없습니다."

관우는 담담했다.

"규모도 작고."

"재고도 적고."

"가격 경쟁력도 부족합니다."

장비가 놀라서 관우를 바라봤다.

'저러다 손님 가는 거 아냐?'

---

하지만 관우는 계속 말했다.

"대신."

남자의 눈빛이 달라졌다.

"약속은 지킵니다."

---

가게 안이 조용해졌다.

관우가 말했다.

"늦지 않습니다."

"속이지 않습니다."

"품질을 속여 팔지도 않습니다."

---

남자는 한참 동안 관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웃었다.

"재밌군."

---

그는 명함을 내밀었다.

미축.

한성어패럴 대표.

---

유비는 깜짝 놀랐다.

시장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이었다.

중견 의류업체.

매출도 상당했다.

---

"미축 사장님이셨습니까?"

미축이 웃었다.

"이제 알았습니까?"

장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

미축은 다시 말했다.

"사실."

그는 유비를 바라봤다.

"도겸 회장님 소개로 왔습니다."

---

도겸.

그 이름에 세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

---

"도겸 회장님께서?"

"그래."

미축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만나보라고 하시더군."

---

유비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날 포장마차에서 만난 인연.

설마 자신들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

미축은 샘플북을 덮었다.

"시험 삼아 주문 하나 주겠습니다."

---

장비의 눈이 커졌다.

관우도 살짝 자세를 고쳤다.

유비는 숨도 쉬지 못했다.

---

"면 원단 백색으로 50절."

"...!"

"가능합니까?"

---

유비는 즉시 대답했다.

"가능합니다."

사실 가능하지 않았다.

재고도 부족했다.

자금도 부족했다.

---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절대로.

---

미축은 미소 지었다.

"좋습니다."

"납기일은 일주일."

---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켜보겠습니다."

---

문이 닫혔다.

---

정적.

---

그리고.

---

"와아아아아!"

장비가 소리를 질렀다.

"첫 거래처다!"

---

유비도 웃었다.

관우도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관우가 장부를 펼쳤다.

---

"문제 있다."

---

장비가 멈칫했다.

"뭐요?"

---

관우는 계산기를 두드렸다.

"재고가 부족하다."

---

유비의 표정도 굳었다.

---

50절 주문.

하지만 현재 확보 가능한 물량은 18절뿐이었다.

---

나머지 32절을 구해야 했다.

일주일 안에.

현금도 부족한 상태에서.

---

장비가 말했다.

"어떡하죠?"

---

관우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뛰어야지."

---

"어디를요?"

---

"시장 전체를."

---

그 순간.

도원원단상회의 진짜 첫 번째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

한편.

위나라텍스타일.

---

조조는 곽가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도원원단상회가 첫 계약을 따냈답니다."

---

조조는 서류를 넘기다 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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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

"한성어패럴."

---

조조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

---

"미축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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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가가 웃었다.

"작은 거래입니다."

---

조조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

작다.

정말 작은 계약이었다.

---

하지만.

---

이상하게도.

그 작은 이름이 자꾸 눈에 밟혔다.

---

도원원단상회.

---

조조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

"어디 한번 살아남아 봐라."

---

시장에는 매일 수많은 가게가 생긴다.

그리고 사라진다.

---

과연 도원원단상회는 어느 쪽이 될 것인가.

---

제8화 - 배송 사고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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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삼국지   제152화 - 삼고초려

    닷새 뒤.유비는 다시 길을 나섰다.관우와 장비도 말없이 뒤를 따랐다.이번이 세 번째였다.장비가 씁쓸하게 웃었다."형님.""이번에도 못 만나면.""저는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겠습니다."유비가 웃지 않고 대답했다."만나지 못해도.""다시 오면 된다."장비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관우는 조용히 앞만 바라보며 걸었다.---용현마을.세 사람은 익숙한 초가 앞에 섰다.유비가 대문을 두드렸다.잠시 후.문이 열렸다.제갈균이었다.그는 유비를 보자 정중히 인사했다."유 대표님.""형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장비가 작게 숨을 내쉬었다."드디어..."관우도 옅은 미소를 지었다.---제갈균의 안내를 받아.세 사람은 초가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은 검소했다.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고.탁자 위에는 펼쳐진 장부와 원단 견본이 놓여 있었다.잠시 후.안쪽 방문이 열렸다.한 청년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꾸밈없는 옷차림.담담한 걸음.그러나.맑고 깊은 눈빛은 첫인상만으로도 평범하지 않았다.청년이 먼저 두 손을 모았다."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제갈량입니다."유비도 깊이 허리를 숙였다."유비입니다."관우와 장비도 차례로 인사를 올렸다.---잠시 정적이 흘렀다.제갈량이 먼저 입을 열었다."두 번이나 찾아오셨다고 들었습니다."유비는 차분히 대답했다."찾아뵙고 싶은 분이라면.""두 번이든.""세 번이든.""어렵지 않습니다."제갈량은 유비를 잠시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었다."그래서.""오늘 이 자리까지 이어진 것이군요."유비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제갈량은 자리를 권했다.네 사람은 둥글게 마주 앉았다.차가 놓였지만.아무도 서둘러 말을 꺼내지 않았다.잠시 후.제갈량이 유비를 바라보며 말했다."유 대표.""먼저.""차부터 드시지요.""이야기는.""그다음에 나누면 됩니다."유비는 찻잔을 들며 미소를 지었다.길었던 세 번의 발걸음 끝에.마침내.유비와 제갈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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