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도원원단상회의 간판이 걸린 지 일주일.
가게 안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손님이 없었기 때문이다. --- 장비는 의자에 앉아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님." "왜." "망한 거 아닙니까?" 관우는 장부를 넘기며 말했다. "아직 일주일이다." "그래도 손님이 한 명도 없잖아요." "입 다물고 청소나 해." "청소는 이미 세 번 했습니다." --- 유비는 창가에 서서 시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수십 명의 상인을 찾아다녔다. 명함도 돌렸다. 인사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나중에 연락할게." "거래처가 이미 있어." "신생 업체는 좀..." 모두 거절이었다. --- 동대문은 생각보다 냉정한 곳이었다. 실력이 있어도. 성실해도. 신뢰가 없으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 오후가 되자 장비가 한숨을 쉬었다. "우리 저녁은 먹을 수 있겠죠?" "조용히 해." 관우가 핀잔을 줬다. 하지만 사실 관우도 불안했다. 가게 운영비는 계속 빠져나가는데 매출은 없었다. --- 그때였다. 가게 문이 열렸다. 띠링.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향했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 마흔 중반쯤. 정장을 입고 있었다. --- "여기가 도원원단상회입니까?" 유비가 얼른 앞으로 나갔다. "예. 맞습니다." 남자는 가게를 둘러보았다. 아직 재고도 많지 않았다. 솔직히 볼품없는 가게였다. --- 남자가 말했다. "원단 좀 볼 수 있을까요?" 장비가 벌떡 일어났다. 관우도 장부를 덮었다. 첫 손님이었다. --- 유비는 정성껏 샘플북을 내밀었다. 남자는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했다. 질감. 색상. 두께. 아주 세세하게 살폈다. --- 잠시 후. 남자가 말했다. "품질은 괜찮군요." 유비의 얼굴이 밝아졌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남자가 말을 이었다. "왜 여기서 사야 합니까?" --- 유비는 순간 말을 잃었다.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품질이 좋으니까? 가격이 싸니까? 하지만 시장에는 그런 업체가 수백 곳이었다. --- 남자는 다시 물었다. "원소상회보다 나은 점이 뭡니까?" "..." "위나라텍스타일보다 좋은 점은?" 유비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 그때. 관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없습니다."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 "뭐라고요?" "지금은 없습니다." 관우는 담담했다. "규모도 작고." "재고도 적고." "가격 경쟁력도 부족합니다." 장비가 놀라서 관우를 바라봤다. '저러다 손님 가는 거 아냐?' --- 하지만 관우는 계속 말했다. "대신." 남자의 눈빛이 달라졌다. "약속은 지킵니다." --- 가게 안이 조용해졌다. 관우가 말했다. "늦지 않습니다." "속이지 않습니다." "품질을 속여 팔지도 않습니다." --- 남자는 한참 동안 관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웃었다. "재밌군." --- 그는 명함을 내밀었다. 미축. 한성어패럴 대표. --- 유비는 깜짝 놀랐다. 시장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이었다. 중견 의류업체. 매출도 상당했다. --- "미축 사장님이셨습니까?" 미축이 웃었다. "이제 알았습니까?" 장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 미축은 다시 말했다. "사실." 그는 유비를 바라봤다. "도겸 회장님 소개로 왔습니다." --- 도겸. 그 이름에 세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 --- "도겸 회장님께서?" "그래." 미축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만나보라고 하시더군." --- 유비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날 포장마차에서 만난 인연. 설마 자신들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 미축은 샘플북을 덮었다. "시험 삼아 주문 하나 주겠습니다." --- 장비의 눈이 커졌다. 관우도 살짝 자세를 고쳤다. 유비는 숨도 쉬지 못했다. --- "면 원단 백색으로 50절." "...!" "가능합니까?" --- 유비는 즉시 대답했다. "가능합니다." 사실 가능하지 않았다. 재고도 부족했다. 자금도 부족했다. ---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절대로. --- 미축은 미소 지었다. "좋습니다." "납기일은 일주일." ---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켜보겠습니다." --- 문이 닫혔다. --- 정적. --- 그리고. --- "와아아아아!" 장비가 소리를 질렀다. "첫 거래처다!" --- 유비도 웃었다. 관우도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관우가 장부를 펼쳤다. --- "문제 있다." --- 장비가 멈칫했다. "뭐요?" --- 관우는 계산기를 두드렸다. "재고가 부족하다." --- 유비의 표정도 굳었다. --- 50절 주문. 하지만 현재 확보 가능한 물량은 18절뿐이었다. --- 나머지 32절을 구해야 했다. 일주일 안에. 현금도 부족한 상태에서. --- 장비가 말했다. "어떡하죠?" --- 관우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뛰어야지." --- "어디를요?" --- "시장 전체를." --- 그 순간. 도원원단상회의 진짜 첫 번째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 한편. 위나라텍스타일. --- 조조는 곽가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도원원단상회가 첫 계약을 따냈답니다." --- 조조는 서류를 넘기다 손을 멈췄다. --- "어디?" --- "한성어패럴." --- 조조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 --- "미축이군." --- 곽가가 웃었다. "작은 거래입니다." --- 조조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 작다. 정말 작은 계약이었다. --- 하지만. --- 이상하게도. 그 작은 이름이 자꾸 눈에 밟혔다. --- 도원원단상회. --- 조조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 "어디 한번 살아남아 봐라." --- 시장에는 매일 수많은 가게가 생긴다. 그리고 사라진다. --- 과연 도원원단상회는 어느 쪽이 될 것인가. --- 제8화 - 배송 사고에서 계속.몇 달이 지났다.동대문 시장.계절이 한 번 바뀌어 있었다.유비가 새롭게 시작한 사업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첫 거래는 무사히 끝났다.두 번째 거래가 이어졌고.그다음에는 새로운 거래처도 하나둘 늘어났다.아직 큰 회사는 아니었다.하지만.처음과는 분명 달랐다.---아침.사무실 문이 열렸다.관우가 먼저 들어왔다.손에는 오늘 들어온 거래 서류가 들려 있었다."형님."유비가 고개를 들었다."왜.""오늘도 거래처에서 연락이 왔습니다."유비는 서류를 받아들었다.그리고 웃었다."점점 많아지는군.""예."뒤이어 장비가 들어왔다."형님, 오늘 납품 물량 확인했습니다.""문제없어?""없습니다."장비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예전과 달리.이제는 이런 일이 자연스러웠다.---잠시 후.제갈량이 사무실로 들어왔다.유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오셨습니까.""예."제갈량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들을 바라봤다.그리고 천천히 말했다."생각보다 빨리 자리 잡았습니다."유비가 웃었다."선생님이 도와주셨으니까요."제갈량은 고개를 저었다."제가 길을 보여드렸을 뿐입니다.""걸어온 건 대표님입니다."유비는 잠시 말이 없었다.그리고 조용히 웃었다."아직 갈 길이 멉니다.""그렇습니다."제갈량도 웃었다."아주 멉니다."---창밖으로 동대문 시장이 보였다.수많은 상인들.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새로운 가게를 준비하는 사람들.그리고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유비는 그 풍경을 바라봤다.한때 자신도 그곳에서 시작했다.도원상회를 만들었다.그리고 실패했다.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순간도 있었다.하지만.끝난 것이 아니었다.그저.다시 시작해야 했던 것이다.---장비가 창가로 다가왔다."형님.""왜.""우리 이제 꽤 커진 것 같습니다."관우가 웃었다."아직 멀었다.""그래도 예전보다는 낫잖습니까."유비도 웃었다."맞아."잠시 후.유비는 책상 위의 계약서를 바라봤다.처음 작성했
다음 날 아침.유비는 평소보다 일찍 사무실에 도착했다.아직 간판도 없었다.하지만 책상 위에는 거래처 자료와 견적서가 놓여 있었다.관우가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형님.""응.""첫 거래처에서 연락이 왔습니다."유비가 고개를 들었다."뭐라고?""오늘 오후에 만나자고 합니다."잠시 정적이 흘렀다.장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진짜 시작하는 겁니까?"유비가 웃었다."아직 계약한 것도 아니야.""그래도 첫 거래 아닙니까."장비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기대감이 보였다.제갈량은 조용히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유비가 물었다."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제갈량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좋습니다.""조건도 나쁘지 않고.""무엇보다 규모가 적당합니다."유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오늘 가죠."제갈량이 서류를 덮었다."예."---오후.유비와 관우, 장비 그리고 제갈량은 거래처 사무실에 도착했다.작은 사무실이었다.하지만 필요한 물건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상대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유비 대표님이시죠?""예."유비는 정중하게 인사했다."와주셔서 감사합니다."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곧바로 거래 이야기가 시작됐다.원단 수량.납품 일정.가격.결제 조건.하나씩 이야기가 오갔다.유비는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다.예전 도원상회를 운영할 때와는 달랐다.그때는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주려 했다.하지만 지금은.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먼저 보였다.제갈량은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한참 뒤.상대 대표가 말했다."이 조건이라면 거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관우가 준비해 온 계약서를 꺼냈다.장비가 옆에서 계약서를 바라봤다.그리고 작게 웃었다.첫 거래였다.작지만.분명한 시작이었다.---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장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형님.""왜.""계약했습니다."유비는 웃었다."그러게.""진짜 다시 시
며칠이 지났다.유비는 아침부터 작은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아직 간판도 없었다.책상 몇 개와 의자.그리고 서류 몇 장이 전부였다.하지만.예전과는 달랐다.이번에는 제갈량이 함께 있었다.제갈량은 책상 위에 서류를 펼쳤다."현재 확보할 수 있는 거래처입니다."유비가 서류를 살폈다.크지 않은 곳들이었다.하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현실적인 거래처였다."이 정도면."유비가 말했다."시작할 수 있겠습니까?"제갈량은 고개를 끄덕였다."충분합니다."장비가 서류를 들여다봤다."생각보다 많네요."관우도 옆에서 살펴보았다."하지만 자본이 부족합니다.""맞습니다."제갈량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서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지 않을 겁니다."유비가 물었다."그럼.""작게 시작해서.""하나씩 늘려가겠습니다."제갈량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지금 필요한 것은 규모가 아닙니다.""첫 거래를 성공시키는 것입니다."유비는 서류를 다시 바라보았다.도원상회가 무너진 뒤.처음으로 손에 잡히는 현실적인 계획이었다.장비가 말했다."형님.""이번에는 잘될 것 같습니다."유비는 웃었다."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그래도."장비는 잠시 말을 멈췄다."이번에는 옆에 제갈량 선생이 있잖습니까."제갈량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관우도 조용히 서류를 정리했다."그럼.""첫 거래부터 시작합시다."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창밖으로 동대문 시장의 사람들이 보였다.예전과 같은 시장.하지만 유비에게는 전혀 다르게 보였다.무너진 자리에서.다시 시작하는 사람들.그리고 그 곁에는.새로운 길을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었다.제갈량이 마지막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내일.""첫 거래처를 만나겠습니다."유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죠."네 사람은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아직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았다.하지만.이번에는 분명했다.그들은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제159화 - 첫 거래에서 계속.
이른 아침. 동대문 시장은 이미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유비와 관우, 장비. 그리고 제갈량. 네 사람은 함께 시장 골목을 걸었다. 제갈량은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대표." "오늘은 거래를 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만나러 온 것입니다." 유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예전에 함께 거래했던 작은 원단 가게였다. 문을 열자. 백발이 성성한 주인이 유비를 바라보았다. 잠시 놀란 표정. 이내 반가운 미소가 번졌다. "유 대표." "오랜만이군." 유비는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주인은 씁쓸하게 웃었다. "도원상회 일은 들었네." "마음고생이 많았겠어." 유비는 변명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대답했다. "제 부족함이었습니다." 주인은 한동안 유비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 "그래도." "자네 사람됨은 변하지 않았겠지." 그 말에. 제갈량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가게를 나선 뒤. 장비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분도." "다시 함께할 것 같습니까?" 제갈량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장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왜 찾아간 겁니까?"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엇을요?" "대표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직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장비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네 사람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작은 염색 공장이었다. 공장 주인은 유비를 보자 반갑게 손을 잡았다. "대표님." "다시 얼굴을 보니 좋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일어설 줄 알았습니다." 짧은 인사. 하지만. 유비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그를 믿는 사람들이. 아직 시장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 네 사람은 시장 끝 작은 다방에 앉았다. 유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선생."
아침 햇살이 동대문 시장 골목을 비추고 있었다.유비는 평소보다 일찍 숙소를 나섰다.약속 장소는.제갈량의 작업실.문을 열자.제갈량은 이미 책상 위에 여러 장의 서류를 펼쳐 놓고 있었다.유비가 조용히 인사했다."선생."제갈량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오셨군요."잠시 후.관우와 장비도 들어왔다.장비는 제갈량을 바라보다 말없이 한쪽에 섰다.관우 역시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제갈량은 두 사람을 향해 가볍게 목례했다."처음 뵙겠습니다."관우가 짧게 답했다."잘 부탁드립니다."장비는 아무 말 없이 팔짱만 낀 채 서 있었다.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유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늘부터.""선생과 함께 새로운 길을 준비하려 합니다."장비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형님.""우린 가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사무실도.""거래처도.""자본도.""뭘 어떻게 시작하겠다는 겁니까."제갈량은 담담하게 장비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조용히 대답했다."그래서.""급하지 않습니다."장비가 눈살을 찌푸렸다.제갈량은 책상 위 서류 한 장을 유비 앞으로 밀어놓았다."대표.""오늘 회사를 세우지 마십시오."유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럼.""무엇부터 해야 합니까."제갈량은 동대문 시장 지도를 펼쳤다.붉은 표시가 여러 곳에 남아 있었다."먼저.""시장으로 돌아갑시다.""직접.""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대표를 아직 믿고 있는 사람.""대표를 기다리는 사람.""그리고.""새로운 길을 함께 걸을 사람.""그 사람들부터 찾겠습니다."관우가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순서가 맞습니다."장비도 말은 없었지만.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유비는 지도를 바라보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망한 회사를 다시 세우는 일이 아니었다.처음부터.다시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제갈량은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오늘은.""사업을 시작하는 날이 아닙니다.""사람을 찾기 시작하는 날입니다."유비는 미소를 지었다."그것이면
방 안은 조용했다.유비는 펼쳐진 시장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다.제갈량은 천천히 지도를 접었다."대표.""지금까지는.""시장을 말씀드렸습니다.""이제.""대표를 말씀드리겠습니다."유비는 자세를 바로 했다.제갈량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조조는.""위나라텍스타일을 바탕으로.""시장 전체를 하나의 질서로 만들려 할 것입니다.""힘으로.""모두를 묶으려 하겠지요."유비는 고개를 끄덕였다.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손권은 다릅니다.""강동패브릭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입니다.""밖으로 크게 나가기보다.""지금 가진 것을 지키며 성장할 것입니다."잠시 침묵.제갈량의 시선이 유비에게 향했다."그렇다면.""대표는.""두 사람과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됩니다."유비가 물었다."어떤 길을 가야 합니까."제갈량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조조가 가지 못하는 곳.""손권이 관심 두지 않는 곳.""그곳에서.""대표의 세력을 만드십시오.""세력...""예.""시장에는.""늘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작지만 기술이 좋은 공장.""거래처를 잃은 상인.""실력은 있지만.""기회를 얻지 못한 젊은 사업가.""그들은.""지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유비는 눈빛이 달라졌다.그런 사람들을.자신도 많이 보아 왔다.제갈량은 말을 이었다."대표는.""그 사람들을 모으십시오.""혼자 강해지려 하지 마십시오.""약한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사람이.""결국 가장 강해집니다."유비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그 말은.사업의 전략이면서.동시에 자신의 삶과도 닮아 있었다.잠시 후.유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선생.""저를 도와주십시오."방 안이 고요해졌다.제갈량은 유비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대표.""제가 대표를 돕는 것이 아닙니다.""대표와.""같은 길을 걷겠습니다."유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예를 올렸다."부족한 저를.""잘 부탁드립니다."제갈량도 천천히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동대문종합시장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적었다.유비는 아침부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가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사장실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직원들은 하나같이 말수가 적었다.창고장 최씨조차 담배만 연거푸 피우고 있었다."무슨 일 있습니까?"유비가 묻자 최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큰일 났다.""예?""사장님이 아침에 은행 갔다가 돌아오셨는데 얼굴이 새하얗더라."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정오 무렵.직원 전원이 사무실로 호출됐다.좁은 회의실 안.열 명 남짓한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동대문종합시장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다.누구는 장사 수완이 뛰어났고,누구는 원단 보는 눈이 남달랐다.누구는 거래처 관리가 뛰어났다.그리고 또 한 사람.다른 의미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또 싸웠대?""이번엔 누구랑?""5동 창고 직원이라던데.""장비 그놈?""또 그놈이지."사람들은 혀를 찼다.시장 사람들에게 장비는 유명인사였다.힘이 좋고 일도 잘했다.하지만 성격이 너무 불같았다.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화를 내면 앞뒤를 가리지 않았다.덕분에 시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끊임없이 일으켰다.---그날
새벽 다섯 시.동대문종합시장의 하루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하지만 이미 몇몇 상인들은 하루의 절반을 보낸 얼굴이었다.유비는 창고 앞 계단에 앉아 종이컵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어젯밤부터 쉬지 않고 원단을 날랐다.팔은 저렸고 허리는 뻐근했다."젊은 놈이 벌써 지쳤냐?"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리자 관우가 서 있었다.손에는 똑같은 종이컵이 들려 있었다.유비는 얼른 일어났다."아닙니다."관우는 피식 웃었다."앉아."둘은 나란히 계단에 앉았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시장 안에서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새벽 네 시.서울의 대부분 사람들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그러나 동대문종합시장은 달랐다.화물차의 후진 경고음.지게차의 엔진 소리.원단 롤이 바닥을 구르는 둔탁한 소리.수백 개의 불빛이 거대한 미로 같은 건물 안에서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사람들은 이곳을 시장이라고 불렀다.하지만 오래된 상인들은 알고 있었다.이곳은 전쟁터였다.누군가는 거래처를 얻고,누군가는 거래처를 잃는다.누군가는 가게를 넓히고,누군가는 폐업한다.매일 수천만 원이 오가고,그보다 더 큰 신뢰와 배신이 오가는 곳.그곳이 동대문이었다."유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