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서울의 대부분 사람들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그러나 동대문종합시장은 달랐다.화물차의 후진 경고음.지게차의 엔진 소리.원단 롤이 바닥을 구르는 둔탁한 소리.수백 개의 불빛이 거대한 미로 같은 건물 안에서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사람들은 이곳을 시장이라고 불렀다.하지만 오래된 상인들은 알고 있었다.이곳은 전쟁터였다.누군가는 거래처를 얻고,누군가는 거래처를 잃는다.누군가는 가게를 넓히고,누군가는 폐업한다.매일 수천만 원이 오가고,그보다 더 큰 신뢰와 배신이 오가는 곳.그곳이 동대문이었다."유비야! 아직도 멍하니 서 있냐!"굵은 목소리가 창고 안을 울렸다.유비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창고장 최씨가 손가락질하고 있었다."3층으로 올라갈 물건 안 보이냐?""죄송합니다."유비는 허리를 숙인 뒤 재빨리 원단 롤을 어깨에 둘러멨다.무게만 족히 30킬로그램.몇 년째 하는 일이었지만 여전히 쉽지 않았다.하지만 유비는 불평하지 않았다.고아로 자란 그에게 일자리란 감사한 것이었다."오늘도 고생이 많네."옆 가게 사장이 지나가며 말했다.유비는 웃으며 인사했다."좋은 아침입니다.""아침은 무슨. 밤도 안 끝났는데."상인은 피식 웃으며 사라졌다.유비는 다시 원단을 옮겼다.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그때였다.창고 한쪽에서 소란이 들렸다."없어졌다고?""분명 어젯밤에 여기 있었어요!""이거 거래처 물건인데 큰일 났잖아!"사람들이 몰려들었다.유비도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고급 수입 원단 한 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가격만 수백만 원.창고장이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누가 가져간 거야?""도둑 아니야?"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졌다.그 순간.한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키가 크고 체격이 단단했다.눈빛은 차분했다.창고 직원들이 길을 비켰다."관우 씨 왔다.""그럼 금방 해결되겠네."유비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남자는 말없이 창고 바닥을 살폈다.그리고 사라진 자리 주변을 둘러보았
最後更新 : 2026-06-02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