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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삼국지》全部章節:第 1 章 - 第 10 章

36 章節

제1화 새벽 4시의 시장

새벽 네 시.서울의 대부분 사람들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그러나 동대문종합시장은 달랐다.화물차의 후진 경고음.지게차의 엔진 소리.원단 롤이 바닥을 구르는 둔탁한 소리.수백 개의 불빛이 거대한 미로 같은 건물 안에서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사람들은 이곳을 시장이라고 불렀다.하지만 오래된 상인들은 알고 있었다.이곳은 전쟁터였다.누군가는 거래처를 얻고,누군가는 거래처를 잃는다.누군가는 가게를 넓히고,누군가는 폐업한다.매일 수천만 원이 오가고,그보다 더 큰 신뢰와 배신이 오가는 곳.그곳이 동대문이었다."유비야! 아직도 멍하니 서 있냐!"굵은 목소리가 창고 안을 울렸다.유비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창고장 최씨가 손가락질하고 있었다."3층으로 올라갈 물건 안 보이냐?""죄송합니다."유비는 허리를 숙인 뒤 재빨리 원단 롤을 어깨에 둘러멨다.무게만 족히 30킬로그램.몇 년째 하는 일이었지만 여전히 쉽지 않았다.하지만 유비는 불평하지 않았다.고아로 자란 그에게 일자리란 감사한 것이었다."오늘도 고생이 많네."옆 가게 사장이 지나가며 말했다.유비는 웃으며 인사했다."좋은 아침입니다.""아침은 무슨. 밤도 안 끝났는데."상인은 피식 웃으며 사라졌다.유비는 다시 원단을 옮겼다.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그때였다.창고 한쪽에서 소란이 들렸다."없어졌다고?""분명 어젯밤에 여기 있었어요!""이거 거래처 물건인데 큰일 났잖아!"사람들이 몰려들었다.유비도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고급 수입 원단 한 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가격만 수백만 원.창고장이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누가 가져간 거야?""도둑 아니야?"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졌다.그 순간.한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키가 크고 체격이 단단했다.눈빛은 차분했다.창고 직원들이 길을 비켰다."관우 씨 왔다.""그럼 금방 해결되겠네."유비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남자는 말없이 창고 바닥을 살폈다.그리고 사라진 자리 주변을 둘러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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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화 - 창고의 사나이

새벽 다섯 시.동대문종합시장의 하루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하지만 이미 몇몇 상인들은 하루의 절반을 보낸 얼굴이었다.유비는 창고 앞 계단에 앉아 종이컵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어젯밤부터 쉬지 않고 원단을 날랐다.팔은 저렸고 허리는 뻐근했다."젊은 놈이 벌써 지쳤냐?"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리자 관우가 서 있었다.손에는 똑같은 종이컵이 들려 있었다.유비는 얼른 일어났다."아닙니다."관우는 피식 웃었다."앉아."둘은 나란히 계단에 앉았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시장 안에서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유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어제 원단 찾으신 거 대단했습니다."관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별거 아니다.""다들 관우 씨만 찾더군요.""오래 있었으니까."그 말뿐이었다.하지만 유비는 알 수 있었다.저 사람은 단순히 오래 일한 게 아니다.사람들이 신뢰하고 있었다.동대문에서 신뢰란 돈보다 귀한 것이었다.그때였다.창고 안에서 고함 소리가 터졌다."이게 무슨 소리야!"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한 중년 남자가 씩씩거리며 나오고 있었다.유명 의류업체 사장인 김 사장이었다.그 뒤로 창고장 최씨가 따라 나왔다."아니, 분명 오늘 아침에 받아야 한다고 했잖아요!""죄송합니다.""납품 못 하면 우리도 끝이야!"창고 안이 순식간에 술렁거렸다.문제는 간단했다.부산에서 올라오기로 한 원단 화물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납품 예정 시간은 오전 아홉 시.하지만 지금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김 사장은 얼굴이 벌게졌다."이거 누구 책임이야!"아무도 나서지 못했다.그때 관우가 천천히 일어났다."운송회사 어디입니까?""태산물류."관우의 눈이 가늘어졌다."이상하군.""뭐가?""태산물류는 늦지 않습니다."주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태산물류는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운송업체였다.관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창고를 나갔다.유비도 뒤따라갔다.시장 골목을 빠르게 걸으며 관우가 말했다."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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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화 - 문제아 장비

동대문종합시장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다.누구는 장사 수완이 뛰어났고,누구는 원단 보는 눈이 남달랐다.누구는 거래처 관리가 뛰어났다.그리고 또 한 사람.다른 의미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또 싸웠대?""이번엔 누구랑?""5동 창고 직원이라던데.""장비 그놈?""또 그놈이지."사람들은 혀를 찼다.시장 사람들에게 장비는 유명인사였다.힘이 좋고 일도 잘했다.하지만 성격이 너무 불같았다.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화를 내면 앞뒤를 가리지 않았다.덕분에 시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끊임없이 일으켰다.---그날 오전.유비는 창고 정리를 하고 있었다.관우는 재고 목록을 확인 중이었다.그때였다.시장 안쪽 골목에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야! 다시 말해봐!""왜? 틀린 말 했냐?""지금 뭐라고 했어?"쾅!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관우는 한숨을 쉬었다.유비가 물었다."무슨 일입니까?"관우가 말했다."또 시작됐군.""뭐가요?""장비."---두 사람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이미 수십 명의 상인이 둘러싸고 있었다.한가운데 장비가 서 있었다.건장한 체격.짙은 눈썹.험상궂은 인상.손에는 부러진 플라스틱 의자가 들려 있었다.맞은편에는 다른 창고 직원 세 명이 있었다.상태가 말이 아니었다."장비!"누군가 소리쳤다.장비가 씩씩거리며 돌아봤다."뭐!""또 사고 쳤냐!""저놈들이 먼저 시비 걸었어!"상인들이 웅성거렸다.유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입니까?"옆에 있던 상인이 설명했다."저 친구가 아까 식당 아주머니한테 막말하는 걸 봤대.""그래서요?""참다가 결국 터진 거지."유비는 장비를 바라보았다.장비는 여전히 분노에 차 있었다."할머니한테 그렇게 말하는 게 사람이냐!""그건 우리 일인데!""입 닥쳐!"장비가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세 사람이 동시에 뒷걸음질쳤다.---그 순간.관우가 앞으로 걸어 나갔다."장비."순간 시장이 조용해졌다.장비의 눈이 관우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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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화 - 망해가는 가게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동대문종합시장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적었다.유비는 아침부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가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사장실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직원들은 하나같이 말수가 적었다.창고장 최씨조차 담배만 연거푸 피우고 있었다."무슨 일 있습니까?"유비가 묻자 최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큰일 났다.""예?""사장님이 아침에 은행 갔다가 돌아오셨는데 얼굴이 새하얗더라."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정오 무렵.직원 전원이 사무실로 호출됐다.좁은 회의실 안.열 명 남짓한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사장의 얼굴은 창백했다.한동안 말이 없던 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미안하다."순간 공기가 무거워졌다."더는 버틸 수가 없다."직원들 얼굴이 굳어졌다."이번 달까지만 영업한다."정적.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은행에서도 추가 대출이 안 된다.""거래처도 끊겼다.""이제 끝이다."사장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누군가 물었다."퇴직금은요?"사장은 고개를 숙였다.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것만으로 충분했다.직원들 얼굴이 굳어졌다.욕설이 터져 나왔다.어떤 직원은 그대로 회의실을 나가 버렸다.유비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그에게는 너무 익숙한 일이었다.어릴 때도.처음 취직했을 때도.늘 마지막은 비슷했다.망한다.해고된다.다시 시작한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이곳에는 정이 있었다.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회의가 끝난 후.유비는 창고로 내려갔다.관우가 이미 와 있었다.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들었습니까?"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어떻게 되는 겁니까?"관우는 잠시 침묵했다."각자 살길 찾아야지."그 말이 맞았다.하지만 이상하게도 씁쓸했다.---그때 창고 문이 벌컥 열렸다.장비였다."말도 안 됩니다!"장비가 씩씩거렸다."사장이 그동안 돈을 어디다 쓴 거야!""진정해.""형님은 안 화납니까?"관우는 대답하지 않았다.장비는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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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화 - 도원다방의 약속

실직한 지 일주일.유비는 다시 동대문 시장을 걷고 있었다.구직을 위해서였다.여러 가게를 찾아다녔다.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IMF 이후 시장 전체가 침체되어 있었다.빈 점포가 늘어났고,상인들은 사람을 뽑기보다 내보내기에 바빴다."죄송합니다.""사람 구할 형편이 아닙니다.""나중에 연락드릴게요."같은 말을 수십 번 들었다.유비는 씁쓸하게 웃었다.연락이 올 리 없었다.시장에서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말은 사실상 거절이었다.---해가 질 무렵.유비는 시장 골목 끝에 있는 작은 다방 앞에 멈춰 섰다.간판에는 희미하게 적혀 있었다.도원다방.3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다방이었다.시장 상인들의 사랑방 같은 곳.유비는 잠시 망설이다 안으로 들어갔다.---"어이, 여기다."구석 자리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었다.관우였다.그리고 그 옆에는 장비가 앉아 있었다."오랜만입니다."유비가 자리에 앉자 장비가 투덜거렸다."뭐가 오랜만이야.""어제도 봤잖아."유비는 웃음을 터뜨렸다.관우도 옅게 미소를 지었다.---잠시 후.커피 세 잔이 놓였다.셋은 한동안 말없이 잔만 바라보았다.실직 후 처음 만난 자리였다.무거운 분위기가 흐를 수밖에 없었다.---장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나 일자리 구했다."유비가 놀랐다."벌써요?""옆 건물 창고.""잘됐네요."하지만 장비는 표정이 밝지 않았다."근데 별로 마음에 안 들어.""왜?""월급도 적고."장비는 창밖을 바라봤다."무엇보다."잠시 침묵."또 남 밑에서 일해야 하잖아."---그 말에 유비는 멈칫했다.며칠 전부터 자신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때 관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도 제안받았다.""어디서요?""원소상회."유비와 장비가 동시에 놀랐다.원소상회.북부 최대 원단도매업체.시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회사였다."진짜요?""그래.""그럼 가셔야죠!"하지만 관우는 고개를 저었다."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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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화 - 첫 점포

창업을 결심한 다음 날.세 사람은 현실과 마주했다.가게를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과 실제로 가게를 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생각보다 비싸네."장비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이 둘러본 첫 점포의 권리금은 오천만 원.보증금은 별도였다.셋이 가진 돈을 전부 합쳐도 부족했다.부동산 중개인은 고개를 저었다."이 정도 위치면 싼 편입니다.""싼 거라고요?""예."중개인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원소상회 근처는 억 단위도 갑니다."세 사람은 말없이 밖으로 나왔다.---현실은 냉혹했다.동대문은 기회의 땅이었지만.동시에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장비가 투덜거렸다."창업은 무슨.""노점상도 못 하겠네."유비도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여기까지 왔는데.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며칠 동안.세 사람은 시장 전체를 돌아다녔다.5층.4층.지하상가.외곽 건물.빈 점포란 점포는 모두 확인했다.하지만 조건이 맞는 곳은 없었다.---그러던 어느 날.관우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예?""정말입니까?"전화를 끊은 뒤.관우는 곧바로 유비와 장비를 불렀다."점포가 하나 나왔다.""어디요?""동관 3층."장비가 인상을 찌푸렸다."거기 사람도 없잖아요."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싸다."---세 사람이 찾아간 점포는 생각보다 훨씬 초라했다.구석.사람 왕래도 적었다.간판도 낡았다.셔터는 녹슬어 있었다.---장비는 솔직했다."망하기 딱 좋은 자리네."유비도 비슷한 생각이었다.하지만 임대료는 감당할 수 있었다.보증금도 마련 가능했다.무엇보다.그들의 첫 가게였다.---그때.건물 관리사무소에서 한 노인이 나왔다.백발의 노인.깔끔한 양복.유비는 얼굴을 알아봤다.유표.형주원단센터 운영회장이었다.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원로 상인.---"젊은 친구들이 이 점포 보러 왔나?"유표가 물었다."예.""창업?"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유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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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화 - 첫 거래처

도원원단상회의 간판이 걸린 지 일주일.가게 안은 조용했다.너무 조용했다.손님이 없었기 때문이다.---장비는 의자에 앉아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형님.""왜.""망한 거 아닙니까?"관우는 장부를 넘기며 말했다."아직 일주일이다.""그래도 손님이 한 명도 없잖아요.""입 다물고 청소나 해.""청소는 이미 세 번 했습니다."---유비는 창가에 서서 시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침부터 수십 명의 상인을 찾아다녔다.명함도 돌렸다.인사도 했다.하지만 결과는 같았다."나중에 연락할게.""거래처가 이미 있어.""신생 업체는 좀..."모두 거절이었다.---동대문은 생각보다 냉정한 곳이었다.실력이 있어도.성실해도.신뢰가 없으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그리고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오후가 되자 장비가 한숨을 쉬었다."우리 저녁은 먹을 수 있겠죠?""조용히 해."관우가 핀잔을 줬다.하지만 사실 관우도 불안했다.가게 운영비는 계속 빠져나가는데 매출은 없었다.---그때였다.가게 문이 열렸다.띠링.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향했다.처음 보는 남자였다.마흔 중반쯤.정장을 입고 있었다.---"여기가 도원원단상회입니까?"유비가 얼른 앞으로 나갔다."예. 맞습니다."남자는 가게를 둘러보았다.아직 재고도 많지 않았다.솔직히 볼품없는 가게였다.---남자가 말했다."원단 좀 볼 수 있을까요?"장비가 벌떡 일어났다.관우도 장부를 덮었다.첫 손님이었다.---유비는 정성껏 샘플북을 내밀었다.남자는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했다.질감.색상.두께.아주 세세하게 살폈다.---잠시 후.남자가 말했다."품질은 괜찮군요."유비의 얼굴이 밝아졌다."감사합니다.""그런데."남자가 말을 이었다."왜 여기서 사야 합니까?"---유비는 순간 말을 잃었다.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품질이 좋으니까?가격이 싸니까?하지만 시장에는 그런 업체가 수백 곳이었다.---남자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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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화 - 배송 사고

미축과 계약한 날 밤.도원원단상회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유비는 거래처 목록을 뒤지고 있었다.관우는 장부를 정리했다.장비는 창고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니까."장비가 입을 열었다."지금 없는 물건을 팔았다는 거죠?"유비가 머리를 긁적였다."그렇게 말하면 좀...""사기꾼인데?""조용히 해."관우가 말했다."방법은 있다."---다음 날부터.세 사람은 시장 전체를 뛰어다녔다.원단 32절.그 물량을 확보해야 했다.---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현금 결제?""안 됩니다.""외상은요?""처음 보는 사람인데 무슨 외상.""죄송합니다."---열 군데.스무 군데.서른 군데.계속 거절당했다.신생 업체에게 물건을 넘겨줄 만큼 시장은 따뜻하지 않았다.---오후가 되자 장비가 지쳤다."형님.""왜.""굶어 죽기 전에 망하겠는데요."관우도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때.멀리서 누군가 손을 흔들었다."관우!"관우가 고개를 돌렸다.중년 남자였다.짙은 수염.검게 그을린 얼굴.화물조끼를 입고 있었다.---"마등 형님."유비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하지만 주변 상인들의 반응이 달랐다."마등 회장이다.""서부물류 사장.""저 양반이 왜 여기 있지?"---마등은 동대문 서북부 물류망을 장악한 인물이었다.시장 밖에서는 거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관우와는 오랜 인연이 있었다.---"무슨 일 있냐?"관우가 상황을 설명했다.마등은 잠시 생각했다.그리고 웃었다."그 정도 물량이면 해결된다."---세 사람의 눈이 커졌다."정말입니까?""대신."마등이 말했다."돈은 나중에 갚아."---장비가 감격했다."좋은 분이네."마등은 피식 웃었다."관우 빚이다.""예?""예전에 내 물류창고 화재 났을 때."마등은 관우를 바라봤다."밤새 뛰어다니며 도와준 사람이 이놈이거든."---유비는 다시 느꼈다.관우가 왜 시장 사람들에게 존경받는지.그는 사람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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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화 - 첫 흑자

첫 납품을 마친 다음 날.도원원단상회에는 오랜만에 웃음소리가 들렸다.---장비는 아침부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한참 동안 숫자를 적던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됐다!"---유비가 놀라 물었다."뭐가?"---장비는 종이를 흔들었다."돈!"---"돈?"---"돈 벌었다고!"---관우가 장부를 받아들었다.그리고 천천히 계산을 확인했다.---첫 거래.미축의 한성어패럴.---큰 계약은 아니었다.하지만.모든 비용을 제외하고도 수익이 남았다.---관우가 말했다."흑자다."---순간 정적.---그리고.---"와아아아!"---장비가 소리를 질렀다.---"우리 안 망했다!"---유비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창업 후 처음이었다.---통장에 남은 돈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늘어나는 것을 보는 순간이었다.---금액은 크지 않았다.---하지만.---도원원단상회가 스스로 벌어들인 첫 수익이었다.---그날 점심.세 사람은 평소보다 조금 비싼 설렁탕집에 갔다.---장비는 메뉴판을 보며 말했다."오늘은 특으로 먹자."---"비싸다."---"흑자 났잖아."---관우는 피식 웃었다.---"한 번뿐이다."---"오!"---장비는 마치 대기업 사장이 된 것처럼 기뻐했다.---식당 아주머니도 웃으며 말했다."장사 잘 되나 봐?"---장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이제 시작입니다."---아주머니는 웃으며 국을 더 퍼주었다.---그날 오후.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띠링.---문이 열리고.한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유비는 얼굴을 알아봤다.---도겸.---서주원단상회 회장.---도원원단상회가 탄생하게 만든 은인.---세 사람은 황급히 일어났다.---"회장님."---도겸은 웃으며 손을 저었다.---"됐네."---그는 가게를 천천히 둘러보았다.---여전히 작았다.---재고도 많지 않았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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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화 - 시장의 폭군

도원원단상회가 첫 흑자를 기록한 지 보름 후.시장은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다.---"들었어?""뭐?""관리비 오른대."---상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았다.---처음에는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매년 조금씩 오르는 일이었으니까.---하지만.---며칠 후.상인회 공고문이 붙었다.---순간 시장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관리비 30% 인상.창고 사용료 인상.주차비 인상.물류통행료 신설.---상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미쳤나?""이걸 누가 내?""장사하란 거야 말란 거야?"---도원원단상회도 예외는 아니었다.---장비는 공고문을 읽다가 소리쳤다."도둑놈들 아니야?"---관우가 장부를 계산했다.---"매달 백만 원 이상 추가된다."---유비의 표정도 굳었다.---이제 겨우 흑자를 냈다.---그런데 관리비 인상으로 대부분이 날아가게 생겼다.---그날 오후.시장 중앙 회의실.---수백 명의 상인이 모였다.---도원원단상회의 세 사람도 참석했다.---회의장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말도 안 된다!""설명해라!""우릴 죽일 셈이냐!"---고함이 터져 나왔다.---그때.---회의장 문이 열렸다.---순간.---소란이 멈췄다.---한 남자가 들어왔다.---거대한 체격.금반지.명품 양복.굵은 목소리.---시장 상인회 회장.---동탁.---동대문 최대 세력.---시장의 절반 이상을 좌우하는 인물이었다.---동탁은 단상 위로 올라갔다.---그리고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시끄럽군."---짧은 한마디.---하지만 회의장은 조용해졌다.---그만큼 영향력이 강했다.---동탁은 천천히 서류를 넘겼다.---"관리비는 오른다."---"왜입니까!"---누군가 외쳤다.---동탁은 비웃듯 웃었다.---"시장 발전."---상인들은 어이가 없었다.---"발전은 무슨!""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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