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가 전화기를 끄고 주머니에 넣었다. 방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 오직 내 숨 가쁜 호흡과 창문에 끊임없이 부딪히는 빗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나는 아직 침대에 묶여 있다. 반쯤 벌거벗은 채로, 그가 나를 만졌던 곳이 욱신거린다. 죄책감이 나를 숨 막히게 한다.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결혼식 날 나를 납치한 남자의 손에서 어떻게 쾌락을 느낄 수 있었을까?
데클란이 나를 응시한다. 그의 파란 눈은 어둡고 굶주려 있다. 하지만 딸에 대해 말할 때, 그 안에서 더 부드러운 무언가가 빛난다.
"걔는 6년 동안 너를 기다렸어."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더는 기다리게 하지 않을 거야."
그가 부드러운 찰칵 소리와 함께 수갑을 풀었다. 내가 움직이기도 전에, 그는 내 허리를 잡아 세웠다. 내 다리가 떨린다. 찢긴 드레스는 나를 거의 가리지 못한다. 그는 자신의 젖은 코트를 집어 내 어깨에 덮었다. 최대한 가려 주려는 듯이.
"당분간 이걸 입어. 애가 너를 그런 모습으로 보는 건 원하지 않아."
그런 것이 아직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처럼.
그는 나를 방 밖으로 인도한다. 그의 손은 내 뒷목에 단단히 얹혀 있다. 우리는 계단을 내려간다. 내 심장은 모든 걸음마다 고동친다.
현관에는 작은 금발 소녀가 루카 — 전용기에서 노트북을 들고 있던 차분한 금발 — 옆에 서 있다. 그녀가 나를 보는 순간, 그녀의 파란 눈 — 데클란 것과 똑같은 — 이 커진다.
"엄마…?"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 희망이 나를 두 동강 낸다.
클레어.
그녀가 망설이는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을 내딛고, 나를 향해 달려온다. 그녀의 작은 팔이 놀라운 힘으로 내 허리를 감싼다. 그녀의 얼굴이 내 가슴에 파묻힌다.
"엄마… 엄마가 돌아왔어… 정말로 돌아왔구나…"
나는 얼어붙는다. 내 몸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 안의 무언가 — 본능적이고 깊은 무언가 — 는 알고 있다. 내 손이 떨리며 그녀의 등에 얹힌다. 어린이 샴푸와 달콤한 무언가의 향기가 나를 감싼다. 내 가슴이 아프게 쑤신다.
"나… 나는…" 내 목소리가 끊어진다. 뜨거운 눈물이 내 얼굴을 타고 흐른다. "난 기억이 안 나…"
클레어가 얼굴을 든다. 그녀의 눈은 눈물로 반짝이지만, 그녀의 미소는 거대하고 환하다.
"괜찮아. 아빠가 엄마가 정신적인 문제가 좀 있다고 했어. 하지만 엄마는 나아질 거야. 내가 기억나게 도와줄게. 나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도 다 알고, 정원의 비밀 장소도 알고, 그리고 —"
그녀는 빠르게 계속 말한다. 절박하게, 마치 6년 동안 말을 모아둔 것처럼. 나는 그녀를 그저 껴안는다. 내 마음은 아직 비어 있지만, 압도적인 사랑의 파도가 내 가슴에 밀려드는 것을 느끼며.
데클란이 벽에 기대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팔짱을 끼고. 그의 시선은 한시도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소유욕이 있다. 자부심. 그리고 나를 오싹하게 만드는 어두운 굶주림.
루카가 목을 가다듬는다.
"맷을 집에 데려다주고 올게. 너희 셋을 가족으로 남겨 둘게."
맷이 누구지?
그가 떠난다. 우리 셋만 남았다.
클레어가 나를 놓지 않는다. 그녀는 더 세게 매달린다. 마치 내가 사라질까 봐 두려운 듯.
"또 떠나지 않을 거지, 엄마?" 그녀가 약하고 무서운 목소리로 묻는다. "아빠가 엄마가 돌아와서 영원히 있을 거라고 했어."
나는 대답할 수 없다. 내 시선이 클레어의 머리 위로 데클란의 시선과 마주친다.
그가 그 숨 막히는 강렬함으로 나를 관찰한다. 그의 입술이 움직인다, 거의 소리 없이:
"예라고 말해."
내 목이 조여 온다. 클레어가 나를 더욱 세게 조인다. 그녀의 작고 젖은 얼굴이 내 가슴에 눌려 있다.
그리고 나는, 나를 납치한 남자에 대한 공포와 내가 낳은 기억조차 없는 이 아이에게 느끼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랑 사이에 갇혀, 목 메인 목소리로 속삭인다:
"나… 나는 있을게."
클레어가 기쁨의 흐느낌을 내뱉고 나를 더욱 세게 껴안는다.
데클란이 미소 짓는다. 느리고, 어둡고, 승리감에 찬 미소.
그가 다가와 한 팔로 우리를 감싸 안고 내 정수리에 입 맞춘다. 내 머리칼에 대고 속삭이며:
"착한 아이야."
그리고 나는 내 가슴 깊은 곳에서 느낀다 — 나는 방금 더 이상 찢을 수 없는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클레어는 단 1초도 나를 놓지 않는다.
나는 그녀의 작은 심장이 내 심장에 세게 뛰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내 안의 무언가가 조금 더 부서진다.
"엄마, 떨고 있어." 그녀가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들고 속삭인다. 그녀의 파란 눈이 순수한 걱정으로 나를 응시한다. "추워? 아빠가 엄마한테 겉옷 줄 수 있어. 나는 추울 때 아빠가 항상 줘."
나는 말할 수 없다. 내 목이 너무 조여서. 이 모든 것이 나에게 너무 벅차다. 집, 사진들, 그리고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인 것처럼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이 아이.
데클란이 내 뒤에 있다. 그의 크고 따뜻한 몸이 내 등에 밀착되어 있다. 그의 한 손이 소유욕 가득하게 내 허리에 얹혀 있다. 손가락이 살짝 압력을 가한다 — 내가 아무데도 가지 못한다는 조용한 상기.
"엄마는 괜찮아, 공주님." 그녀에게 말할 때는 놀랍도록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가 말한다. "그냥 여행 때문에 피곤하신 거야. 엄마 방으로 올라가자, 알았지?"
클레어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여전히 나를 놓지 않는다. 그녀는 내 손을 양손으로 잡고 계단 위로 나를 끌어당긴다. 끊임없이 지껄이며.
"내 방은 엄마 아빠 방 바로 옆이야. 엄마가 자는 동안 내가 엄마한테 그린 그림들이 아주 많아. 그리고 내가 아기였을 때 엄마가 줬던 곰 인형도 아직 거기 있어. 매일 돌봤어."
모든 말이 내 가슴에 달콤한 찔림처럼 다가온다. 나는 악몽을 꾸는 듯 계단을 오른다. 내 뒷목에 꽂히는 데클란의 날카로운 시선을 내내 느끼면서.
우리가 다시 침실에 들어섰을 때, 나는 문간에 멈춰 섰다.
이번에는 정말로 볼 수 있다.
아름답다. 부드러운 크림 톤의 벽, 흰색 시트가 깔린 큰 침대, 창가에는 오래된 망원경이 있다. 내가 임신한 사진들, 아기 클레어와 함께 있는 내 사진들, 벽에 기대어진 기타 한 대.
다른 사람의 삶에 침입한 느낌이다.
클레어가 나를 침대로 끌고 가 앉힌다. 그런 다음 그녀는 내 무릎 위에 앉아 나를 다시 껴안는다.
"오늘 밤 여기서 잘 거지, 그렇지? 나랑 아빠랑?"
데클란을 본다. 그는 문간에 서서 배고픔과 만족감이 뒤섞인 그 표정으로 우리를 관찰하고 있다.
"나… 잘 모르겠어." 내가 중얼거렸다.
"그래, 잘 거야." 데클란이 들어오며 문을 닫으며 대답한다. "그녀는 여기서 잘 거야, 클레어. 우리랑."
클레어가 안도하며 미소 짓고 더 가까이 기어든다.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그녀를 껴안는다. 내 마음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 몸은 그 움직임을 기억하는 듯하다.
잠시 후, 데클란이 다가와 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양치하고 잠옷 입을 시간이야, 내 사랑. 내일 우리 하루 종일 함께 있을 거야."
클레어는 투덜대지만 순종한다. 방을 나가기 전에, 그녀는 나를 한 번 더 꼭 안아주고 내 귀에 속삭인다:
"사랑해요, 엄마. 엄마가 아직 기억하지 못해도.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기다릴게요."
그녀가 나가자, 방은 조용해진다.
데클란이 문을 잠근다.
나는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나 가슴에 팔짱을 낀다.
"당신은 나에게 여기서 자라고 강요할 수 없어요."
그가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온다. 젖은 셔츠의 나머지를 벗으며. 그의 가슴과 복부 근육이 희미한 빛 아래 움직인다. 목걸이에 달린 결혼 반지가 그의 피부에 흔들린다. 내 눈은 모든 문신 위를 훑는다.
"할 수 있어." 그가 단순히 말한다. "그리고 할 거야."
그는 내 바로 앞에 멈춘다. 너무 가까워서 그의 몸에서 발산되는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너는 나를 원하지 않는 척할 수 있어. 울 수도 있어.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어." 그의 손이 올라와 내 턱을 잡는다. "하지만 오늘 밤 너는 우리 침대에서 잘 거야. 그리고 네가 자는 동안 내가 너를 안을 거야. 너는 내 아내니까. 그리고 나는 이 일을 다시 하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렸어."
나는 침을 꿀꺽 삼킨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 빌어먹을 열기가 내 배로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당신이 무서워요." 내가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고백한다.
그가 앞으로 몸을 기울여 이마를 내 이마에 댄다. 그의 숨결이 내 입술에 뜨겁다.
"좋아. 두려움은 좋은 시작이야." 그가 내 코에 자신의 코를 문지른다. "두려움이 욕망과 섞일 때… 그때 네가 진정 누군지 기억하기 시작하는 거야."
그가 나에게 입 맞춘다. 이번에는 느리게. 거의 부드럽게. 하지만 여전히 소유욕에 차 있다. 여전히 지배적이다.
그리고 나는, 내 모든 의지에 반하여, 눈을 감고 키스를 되받는다.
아주 조금만.
나 자신을 더욱 미워하기에 충분할 만큼.
나는 언제 혼자 가기로 결심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어쩌면 하비가 내가 그를 모든 것으로 비난한 뒤 침묵했을 때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가 그냥 뒤돌아 복도에서 나가며 변명하려 하지 않았을 때였을지도. 어쩌면 에비가 끌려갔고 아무도 막으려 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때였을지도.아니면 복도에 깨진 유리 조각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되비치는 남자를 알아보지 못했을 때였을지도.상관없다.나는 한 가지를 알 뿐이다: 그녀는 그와 함께 있다.리처드.그 빌어먹을 자식이 내 여자를 가졌다.그리고 나는 그녀를 되찾을 것이다.그것이 내가 하는 마지막 일이라 해도.나는 하비를 찾지 않는다.
리처드가 방을 나간 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시간은 뒤섞인다. 전구가 가끔 깜빡이며 돌벽에 춤추는 그림자를 만든다. 발목의 사슬은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린다. 몸은 지쳐 있지만 정신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그의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돈다.하비가 화가 났을 때 조용히 있는 법을 가르쳐줬나?데클런은 네게 정상적인 삶을 가질 수 있다는 환상을 줬어.나는 그들이 빼앗은 것을 되돌려줄 수 있어.나는 눈을 감고 차가운 벽에 머리를 기댄다. 하비가 한때 가르쳐준 대로 천천히 숨을 쉬려 한다. 악몽이 너무 강할 때였다.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쉰다.하지만 소용없다.왜냐하면 내 안의 무언가가 갈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이상한 느낌이다. 머리 깊은 곳에서 무언가
하비 프레스콧나는 데클런이 사고를 칠 거라는 걸 안다.리처드가 에비를 데려가는 순간부터 나는 그의 눈에서 본다. 그 빛. 그 눈먼 분노. 그는 가만히 있지 못할 것이다. 기다리지 못할 것이다. 누구도 믿지 못할 것이다 — 특히 나를.그리고 나는 그를 비난할 수 없다.그의 관점에서 나는 모든 것을 너무 빨리 받아들였다. 그가 그녀를 따라가는 것을 막았다. 그가 나를 배신이라고 비난했을 때 침묵했다. 그에게 그것은 그가 항상 의심했던 것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내가 처음부터 리처드 편이라는 것. 내가 에비가 베아트리스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것. 내가 배신자라는 것.그는 한 가지에 대해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나에게는 정말로 계획이 있다.다만 그가 상상하는 계획이 아니다.나는 성의 지하에 있다. 거의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유지보수실. 작고, 습하고, 낡은 전기 패널과 얽힌 케이블로 가득하다. 곰팡이와 기름 냄새가 강하다. 나는 작전 며칠 전에 이곳을 준비했다. 내 장비를 가져왔다. 백도어를 설치했다. 성의 전체 네트워크를 매핑했다. 리처드는 안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틀렸다.나는 바닥에 앉아 무릎에 노트북을 올려놓았다. 화면이 어둠 속에서 내 얼굴을 비춘다. 내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날아다닌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데클런은 지금쯤 적어도 다섯 명이나 여섯 명을 죽였을 것이다. 그는 야수 모드다. 그리고 그가 계속 그러면 에비 근처에 가기도 전에 죽을 것이다. 아니면 더 나쁘게: 리처드가 그녀를 죽이도록 만들 것이다.나는 그렇게 놔둘 수 없다.나는 더 빠르게 타이핑한다.먼저 카메라.나는 침입 중에 죽은 경비 중 하나에게서 훔친 자격 증명으로 감시 시스템에 들어간다. 시스템은 오래되었지만 강화되었다. 리처드는 물리적 중복 — 많은 남자, 많은 무기 — 를 너무 믿었다. 그는 기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을 과소평가했다.나는 피드를 하나씩 삭제하기 시작한다.주 복도 카메라: 오프라인.2층 카메라: 오프라인.안뜰 카메라: 오
그들이 나를 넣은 방에는 창문이 없다.작고, 돌로 되어 있고, 좁은 침대와 탁자,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전구 하나가 가끔 깜빡인다. 공기는 습기와 내가 확인하고 싶지 않은 금속 냄새가 난다. 수갑은 왼쪽 발목에 채워진 사슬로 바뀌었고, 벽에 고정된 쇠고리에 연결되어 있다. 나는 몇 걸음 걸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그들이 나를 성에서 데리고 나온 지 몇 시간이 지났다.리처드는 차에 함께 타지 않았다. 그는 뒤에 남아 우리가 만든 혼란의 나머지를 처리했다. 그들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 하이랜드 어딘가에 있는, 외딴 오래된 집. 정확히 어디인지 모른다. 이동하는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들은 내 눈을 가렸다.이제 나는 여기 있다. 혼자. 발목의 사슬과 아직 손대지 않은 음식 한 접시와 함께.문이 열린다.리처드는 오랜 친구를 방문하듯 들어온다. 그는 이제 재킷을 벗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흰 셔츠만 입고 있다. 하비가 때린 팔은 붕대가 감겨 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그는 나무 의자를 들고 들어와 침대 앞에 놓고 나를 향해 돌려 세운다.그는 앉아 다리를 꼬고 그 조용한 미소로 나를 관찰한다.— 불편해? — 그가 거의 예의 바르게 묻는다.나는 대답하지 않는다.리처드가 고개를 기울인다.— 너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말랐어. 임신이 너에게 좋지 않은 모양이야.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인가?그는 팔꿈치를 무릎에 얹고 조금 앞으로 기울인다.— 있잖아, 에비… 나는 이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지 오랫동안 생각했어. 네가 내게 돌아오는 순간. 여러 버전을 상상했지. 어떤 건 더… 폭력적이었어. 다른 건 더 부드러웠고. 하지만 고백하자면, 이 버전 — 네가 한 아이 때문에 스스로를 내주는 것 — 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흥미롭군.나는 계속 침묵한다. 내 손은 무릎 위에서 움켜쥐어져 있다.리처드가 살짝 웃는다.— 하비가 화가 났을 때 조용히 있는 법을 가르쳐줬나? 아니면 데클런이 그걸 가르쳐줬나?그는 하비의 이름을
데클런 캘러핸데클런은 모든 것이 느린 화면처럼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에비가 가겠다고 말했다.그녀는 그가 너무나 잘 아는 그 눈으로 그를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그리고 그다음 그녀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그는 온몸이 굳는 것을 느꼈다.— 에비… — 그가 불렀다. 목소리는 쉰 듯 거의 소리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리처드는 마치 퍼레이드라도 하듯 앞에서 걸었다. 그의 경비들이 사방에서 에비를 둘러쌌다. 그녀는 저항 없이 사무실 밖으로 끌려 나갔다. 데클런을 보지도 않았다. 하비를 보지도 않았다. 아무도 보지 않았다.데클런 안의 무언가가 부서졌다.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에비!한 손이 그의 팔을 강하게 붙잡았다.데클런이 고개를 돌리자 옆에 하비가 있었다. 얼굴은 진지하고, 갈색 눈은 단단했다.— 안 돼 — 하비가 낮게 말했다. — 그녀를 따라가면 안 돼.데클런은 목덜미로 뜨거운 피가 치솟는 것을 느꼈다.— 손 떼 — 그가 으르렁거렸다.하비는 놓지 않았다.— 지금 가면 너는 죽어. 그리고 그녀도 함께 죽어. 리처드는 바로 그걸 기다리고 있어. 네가 이성을 잃기를.데클런은 힘껏 팔을 당겼지만 하비는 단단히 붙잡았다.— 그녀가 스스로 나섰어 — 하비가 낮고 통제된 목소리로 계속했다. — 그건 그녀의 선택이었어. 우리가 지금 이걸 망칠 수는 없어.데클런은 하비를 마치 낯선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그녀의 선택? — 그가 목소리를 높이며 되풀이했다. — 그녀가 그런 건 그가 메이브의 아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야. 여섯 살짜리 아이를, 젠장! 그리고 너… 너는 그냥 받아들였어?하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팔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그것이 데클런을 폭발하게 만들었다.그는 몸을 돌려 하비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충격은 건조하고 강했다. 하비는 뒤로 비틀거리며 코를 감쌌고, 코에서는 즉시 피가 흘러내렸다.하지만 데클런은 멈추지 않았다.그는 앞으로 나가 이번에는 배에 주먹을 날렸다. 하비는 몸
2주 전 — 오래된 집에서.작전에 대한 긴 회의가 끝난 뒤, 데클런은 루카와 이야기하러 밖으로 나갔다. 하비는 나를 도서관으로 끌어당기고 문을 닫았다.그는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에비. 일이 잘못되면… 리처드가 네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거래 수단으로 쓰면… 너는 자신을 내주려 할 거야. 나는 너를 알아.나는 방어적으로 팔짱을 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하비가 한 걸음 더 가까이 왔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진지했다.— 그런 상황이 오면, 내가 너를 막으려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 하지만 나에게는 계획이 있을 거야. 우리 둘만 아는 계획. 데클런은 알면 안 돼. 그는 너를 보내는 걸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까.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어떤 계획?— 네가 가게 되면 — 그가 말했다 —, 나는 네가 완전히 혼자가 아니도록 할 거야. 성 내부에서 시스템을 해킹할 거야. 네가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카메라, 전력, 통신을 모두 내려버릴 거야. 리처드가 찾을 수 없는 추적기를 네게 심을 거야. 그러면 우리는 항상 네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어.그는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쌌다. 그의 갈색 눈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강렬했다.— 나는 네가 아직 나에 대해 의심한다는 걸 알아. 과거에 내가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하지만 네가 간다면… 나는 내가 네 편이라는 걸 증명할 거야. 진심으로. 그것이 네가 스스로의 희생을 선택하게 놔두는 걸 의미하더라도.나는 가슴이 조여오는 걸 느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려는 거야?하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왜냐하면 나는 너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으니까.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를 통제하는 게 아니야. 네가 가는 것을 놔두는 것만이 너를 보호할 유일한 방법일 때조차, 네 곁에 있는 거야.나는 눈을 감았다.— 내가 간다면… 모두를 무사히 데려오겠다고 맹세해? 메이브도?— 맹세해 — 그가 말했다. — 그리고 너를 거기서 꺼내
클레어는 깊이 잠들어 있다. 데클란이 그녀를 침대에 눕힐 때, 그의 손길은 나를 제단에서 납치한 그 남자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섬세함을 보여준다. 그는 별 무늬가 그려진 이불을 정돈하고, 그녀의 얼굴에서 금발 머리카락 한 가닥을 치워준다. 그리고 잠시 동안 그냥 서서 딸을 바라본다. 그 표정은 내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그것은 진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 진정성에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그는 달 모양의 작은 스탠드를 끄고 나에게 손짓한다. 복도는 벽 램프의 황금빛 그림자 속에 잠겨 있다. 잠시 동안 우리는 나란히 서서 침묵한다
아침 식사는 긴장된 침묵 속에 끝난다. 오직 클레어만이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그녀는 오늘의 계획에 대해 즐겁게 지껄인다. 나와 데클란 사이에 조용히 형성되는 폭풍을 모른 채. 우리의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그가 어둠 속에서 속삭였던 약속의 무게를 느낀다. "네가 목이 쉬도록 내 이름을 부르며 비명지를 때까지 너를 박아 줄게."소름이 내 척추를 타고 내려간다. 나는 클레어의 선율적인 목소리에 집중하려 애쓴다. 하지만 내 옆에 있는 데클란의 존재는 숨 막힌다. 그의 손은 여전히 소유욕 가득하게 내 허벅지에 얹혀 있다. 탈출
키스가 천천히 끝나지만, 데클란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의 이마는 내 이마에 계속 눌려 있고, 우리의 호흡이 섞인다. 나는 여전히 그를 느낄 수 있다 — 비의 맛, 욕망, 그리고 위험할 정도로 중독성 있는 무언가의 맛."네가 키스를 되받았어." 그가 만족감에 쉰 목소리로 속삭인다. "아주 조금이었지만."나는 부끄럽고, 죄책감 들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나서 얼굴을 돌린다."난 이거 원하지 않아요." 내가 속삭이지만, 말은 약하게 나온다. 거의 확신 없이.그가 부드럽게 작게 웃는다. 내 가슴에 울리는 낮은 소리."네 몸은 동의
전용기는 폭우 속에 더블린에 착륙했다. 세상 모든 것을 쓸어버리려는 듯한 폭우였다. 그는 나를 비행기 밖으로 옮겼다. 여전히 전쟁 트로피처럼 그의 어깨에 매달린 채로. 내 주먹은 그의 젖은 등을 향해 무의미하게 내리쳤지만, 그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얼어붙은 바람과 거센 비가 내 노출된 피부를 채찍질했고, 흰 드레스의 잔해를 내 몸에 달라붙게 했다."놓으라고!" 내 목이 타들어가도록 외쳤다. "살려줘! 누가 좀 제발!"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오직 비가 내리는 굉음과 젖은 아스팔트 위를 걷는 그의 발소리뿐.그는 나를 또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