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천천히 끝났지만, 데클런은 내게서 물러나지 않았다. 그의 이마는 여전히 내 이마에 맞닿아 있었고, 우리의 숨결이 서로 뒤섞였다. 빗물과 혼란, 그리고 위험할 만큼 낯익은 무언가가 아직도 내 감각에 남아 있었다.“네가 내게 입을 맞췄어.” 그가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주 조금이긴 했지만.”나는 부끄러움과 죄책감, 그리고 스스로에게 느끼는 분노를 감추려 고개를 돌렸다.“난 이런 걸 원하지 않아.” 작게 속삭였지만, 내 목소리에는 확신이 없었다.그는 낮게 웃었다.“넌 아직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시리우스.”그는 나를 다시 안아 올려 침대로 데려갔다. 놀라울 만큼 조심스럽게 나를 눕혔지만, 그의 시선은 한순간도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두려움 속에서도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넓은 어깨와 어두운 문신, 그리고 목에 걸린 은색 사슬에 매달린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그는 침대에 올라와 내 곁에 누웠다. 강한 팔이 내 허리를 감쌌다. 나는 몸을 굳힌 채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을 경계했다.“안 돼……” 나는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오늘 밤만은 그만하자.” 그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 밤은 그냥 내 곁에서 자. 네가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나는 떨고 있었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수많은 질문으로 가득했다. 그가 내게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처럼 말하면서도, 내가 선택할 권리는 인정하지 않았다.“왜 이러는 거야?”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정말 네 아내라면…… 왜 나를 보내 주지 않는 거야?”그의 손이 내 어깨 위에 놓였다. 이번에는 나를 붙잡기보다, 자신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듯했다.“네가 내 아내니까.” 그는 당연한 사실을 말하듯 대답했다. “널 잃었을 때 나는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었어. 그리고 이제 다시 널 찾았어.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아. 하비에게도, 네 기억에도 널 빼앗기고 싶지 않아.”나는 눈을 꼭 감았다. 눈물이 조용히 베개를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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