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의 눈빛이 번뜩였다.그는 주경안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치 눈앞의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처럼 느긋하고 차갑게 웃었다.그 적의를 감지한 경안은 자리를 지키며 입을 열었다.“사적인 감정까지는 아닙니다. 수익은 물론 중요하죠.”“부 대표님께서 번화테크까지 직접 협의하러 와 주신 건 영광입니다만, 저희 회사가 요즘 인력 여력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그리고 BS그룹 자회사 쪽 보안 운영은 제가 알기론 이미 오래 거래해온 협력사가 있던데요. 갑작스러운 교체는 시스템상 무리도 따를 겁니다.”강현은 그 말을 듣고 천천히 다리를 꼬
‘지나... 이거 잘못 보낸 거 아니야? 무슨 뜬금없는...’갑작스러운 메시지에 윤슬은 핸드폰을 들고 멍해졌다.망설이다가 물어봤다.[지나 너, 메시지 잘못 보낸 거지?]그러자 곧장 돌아온 답장.[잘못 보낸 거 아냐. 너나 봐봐. (사진 첨부)]사진은 어젯밤 윤슬과 지나의 대화 내용 캡처였다.가벼운 수다 중에 ‘도빈이 누구한테 주려고 선물 준비했을까’ 하는 얘기가 나왔고,윤슬이 농담 삼아 지나의 ‘미래 새언니’라고 적어놓은 그 부분이었다.‘설마 그게 나일 줄은... 진짜 이럴 줄은 몰랐지.’머리 위로 큰 돌덩이가 떨
“선물 받아요. 오늘은 커피 그만 마시고, 다음에 나한테 사줘요.”도빈이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건 너무 값진 거예요. 제가 감당할 수 없어요. 거둬주세요.”윤슬이 황급히 말했다.“보지도 않고 비싸다고 하네요.”도빈이 말했다.“이 대표님이 고른 거면 당연히 흔한 건 아닐 테니까요.”윤슬이 말했다.“아부 멘트 참 많네요. 그냥 받아요, 작은 거니까.”도빈은 웃으면서 선물을 들어 윤슬 손에 쥐어줬다.보통 누가 아부하면 도빈은 질색했을 테지만, 윤슬의 아부는 다르게 느껴졌다. 일부러 장난 섞은, 약간은 비꼬는 듯한
윤슬은 경안이 찾는다는 말에 별생각 없이 문 쪽으로 나갔다가, 그만 도빈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았다. 윤슬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마주하고 말았다.정말 딱 마주치고 싶지 않은 남자를.도빈은 두 팔을 가슴에 끼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서 있었다.‘또 뭘 꾸미고 있는 거야...’윤슬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늦췄다.‘이도빈, 참 끈질기네. 차까지 대접받아야 마음이 풀리는 건가?’“이 대표님, 주 대표님.”그녀는 다 와서는 직업적인 미소를 띠며 인사했다.“이 대표님이 찾으셨어.”경안이 말했다.윤슬은 고개를 돌려
지나는 메시지를 보고 또 한 번 떠올렸다. 엄마가 오빠 도빈에게 예전 친구 딸들을 소개해주겠다고 했던 말. 그래서 톡을 보냈다.[어느 집 따님이야?]며칠 전에 윤슬 집에 간 것뿐인데, 도빈이가 그새 약속까지 잡았다는 게 그녀는 많이 놀라웠다.‘내가 동생으로서 미리 예비 새언니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지.’ ‘성격은 어떤지, 평판은 어떤지...’하지만 도빈한텐 답장이 없었고, 그냥 씹혔다.윤슬 쪽은 야근 마치고 수요일 재판 준비로 송진에게 휴가를 냈다.기준이 자료는 다 준비해뒀으니, 윤슬은 몸만 가면 됐다
도빈이 무언가 말하려다 비서의 말을 이해하고는 입을 다물었다.“잠깐, 내 마음을 가득 담을 수 있다?”도빈이 멍하니 중얼거렸다.“그렇죠! 준비가 철저하고 정성스러울수록 데이트 성공률이 올라간다니까요.”비서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물론, 대표님은 워낙 잘생기시고 매력 넘치셔서 선물 같은 거 없어도 백전백승이겠지만요! 선물은 그냥 플러스 심쿵 포인트랄까...”비서는 아부를 덧붙였다.도빈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완전히 오해했잖아. 내가 데이트하러 가는 줄 아나?’‘사실 그저 사과하러 가는 것뿐인데.’“데이트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