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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화

Author: 영하
우현의 시선에서 보자면, 이제 고작 이틀이 지났을 뿐이었다.

늘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던 부태기 회장이, 심지어 불러주길 바라지도 않았던 사람이, 직접 본가로 들어오라 전한 것이다.

‘부강현, 우리 형님... 정말 불치병이라도 걸린 거 아니야?’

우현의 기분은 한껏 들떠 있었다. 저녁 식사 자리까지는 이제 세 시간 남짓.

...

부씨 가문의 본가.

부태기 회장은 전실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양손은 단단히 지팡이를 짚었고, 굳은 얼굴은 주름마저 매섭게 눌러놓은 듯했다. 입술선은 아래로 꾹 눌린 채, 눈빛만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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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영철은 더 할 말이 없었다. 반박할 수도, 변명할 수도 없어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할 뿐이었다.“그렇게 오래된 위병을 그동안 제대로 돌보지도 않은 겁니까? 사소한 병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엔 입원까지 했다니 걱정이 되네요.”왕혜진이 재빨리 화제를 돌리며 대화를 위병 쪽으로 이끌었다.걱정스레 이마에 주름을 지으며 말하는 왕혜진의 모습은, 마치 강현이 제 친아들이라도 되는 양 진심 어린 마음처럼 보였다. 그러나 부 회장의 얼굴은 굳은 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왕혜진은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눈치가 빠르고, 말재주가 있었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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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우현이를 마케팅팀으로 보낸 건 제 뜻입니다. 젊었을 때 고생해야 마음이 단단해지죠. 처음부터 편한 자리를 주면 버릇도 안 좋아지고 사치해질까 두려웠습니다.”부 회장이 말도 하기 전에 부영철이 먼저 스스로 죄를 인정하듯 고개를 숙였다.“할아버지, 아버지께서 다 저를 위해서 그러신 겁니다. 부디 나무라지 마십시오. 만약 회사 규정에 어긋난 일이라면, 제가 다시 품질관리팀으로 돌아가겠습니다.”우현이 곧장 이어받아 말했다. 목소리는 한없이 겸손하고 성실했다.“사실 제겐 어디서 일하든 다 똑같습니다. 일할 수 있는 곳이면

  • 떠나기까지 D-30, 부 대표님이 멘붕했다   413 화

    “우리 우현이가 집사님께도 작은 선물을 준비했답니다. 성의를 생각해서 부디 거절하지 마시고 받아주세요.”왕혜진은 환하게 웃으며 말을 보탰다.“저까지 챙겨주시다니, 과분한 대접을 받는군요.”박문강도 곧장 맞장구를 치며 미소를 지었다.세 사람은 그렇게 웃음을 주고받으며 복도를 걸어갔다. 겉으론 다정해 보였지만, 그 웃음이 과연 진심인지 아닌지는 각자만이 알고 있었다.잠시 후, 일행은 본가 거실에 이르렀다.부태기 회장은 이미 상석에 앉아 있었다. 얼굴은 단단히 굳어 있었고, 권위가 흐르는 눈빛이 홀 안을 압도했다.“아버지,

  • 떠나기까지 D-30, 부 대표님이 멘붕했다   4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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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태기 회장이 사생아를 중용하든, 그 사생아가 권력을 잡든, 혹은 강현이 BS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지켜내든...그건 더 이상 윤슬과 상관없는 일이었다.이제 그녀는 완전히 관계없는 사람으로서 그 모든 걸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전화를 끊고 난 뒤, 지나 쪽.지나는 도빈에게 상황을 전해주었다.도빈은 흥미롭게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윤슬이 강현에게 이렇게까지 빠르게 정면으로 맞서다니.늘 자신 앞에서는 웃음으로만 무장하고, 순순히 따르는 듯 보였던 그녀에게서 전혀 다른 강단이 드러난 것이다.‘도대체 언제쯤 소윤슬은 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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