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한신아는 늘 이런 식이었다. 적당한 때를 골라 치밀하게 복수의 기회를 노렸다.애초에 위약금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물론 오빠 얘기도 숨겼다.미처 챙겨가지 못한 물건 찾으러 왔다고 낮은 자세로 들어온 건... 전부 함정이었어. 지금, 이 순간 복수를 위해 짠 판이었다.고명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이 완전히 당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그... 그건 전부 농담이었습니다. 회사가 어떻게 전 직원에게 그 큰돈을 물리겠습니까?”“회사 규정은 어디까지나 인도적인 차원에서...”고명이 변명하듯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신
[맞습니다. 무려 13명입니다. 한 팀으로 온 듯합니다.]프런트 직원이 낮게 말했다.[게다가... ‘항해 로펌’ 소속 변호사입니다.]13명이라는 숫자만으로도 이미 고명의 무릎이 휘청이었다.그런데 ‘항해 로펌’이름을 듣는 순간, 거의 쓰러질 뻔했다.‘항해’, S시에선 1위라 불리는 최강 로펌이었다. 판사들조차 식은땀 흘리게 하는 실력자들이 모인, 그야말로 전설의 변호사 집단이었다.“정...정말 ‘항해 로펌’이라고?”고명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벽을 붙잡으며 다시 물었다.[네. 변호사 신분증도 모두 확인했습니다. 설마
모델들이 서로 웅성거리며 불안해할 때, 맨 앞의 이고은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다들 조용히 해!”그녀는 시선을 곧게 세우며 말했다.“생각 좀 해봐. 두 사람 성이 다르잖아. 그런데 어떻게 친남매야?”“말이 안 되잖아. 그냥 허세일 수도 있어.”그 말에 무리도 잠시 조용해졌다. 이내 또 누군가 속삭였다.“그러고 보니 신아는 부모 없다고 들었는데? 쟤 고아였어.”“회사에서 예전에 가정사까지 다 조사했었잖아. 내가 그 자료 본 적 있어.”“그럼, 대체 무슨 오빠라는 거야? 진짜 혈육이 아니라, 연극하는 거 아닐까?”“설마
“당시 계약서에 따르면, 한신아 씨는 자발적 계약 위반에 해당되었습니다.”“따라서 위약금을 반드시 지급해야 합니다. 혹시 대신 지불하시겠습니까?”고명이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상훈의 표정은 미동도 없었다.“바로 그 건으로 온 겁니다.”그는 무심한 목소리로 답했다.처음부터 구 대표는 신아의 위약금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강현이 고의로 덮어씌운 누명일 뿐, 납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지금 회사가 뻔뻔하게도 다시 위약금 문제를 꺼내 들었다.이제 아가씨는 과거의 배경 없고, 힘 없는 만
“얘기 함부로 하지 마. 우리 오빠 맞아.”신아가 마침내 목소리를 높여 단호하게 말했다.사실 그녀는 이미 곁눈질로 바깥을 주시하고 있었다. 남재의 비서 상훈이 막 도착한 것이다.“오빠? 퍽이나. 요즘은 ‘스폰서’를 오빠라고 부르나 보네?”고은이 비죽 웃으며 비아냥거렸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열리더니, 금테 안경을 쓴 혼혈인 남성이 안으로 들어왔다.“상훈 씨! 아까 저 여자들이 아가씨를 집단으로 모욕했습니다.”“더럽고 추잡한 말까지 하면서요.”기찬이 상훈을 보자마자 상황을 전했다.순간 모두의 시선이 그 남자에게
모델들의 조롱은 더 커졌다. 맨 앞의 이고은은 웃다가 눈물이 날 뻔했다.“정말 웃기네.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해가 서쪽에서 뜬 게 아니라면...”“이게 뭔 상황이라니?”“한신아, 너 전에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왜 갑자기 불쌍한 척 연기해?”“완전히 쭈구리 됐네?”“어? 와서 신발이나 닦아. 무릎 꿇고 바닥 닦는 연기 좀 해 봐야지.”다른 모델들도 못 참겠다는 듯 하나씩 거들었다.“아이고 우리 똥개, 한번 짖어 봐. 자, 회사 주변 한 바퀴 뛰면서 산책하고 와.”“라이브 방송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 불러올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