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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째 몸도 아델입니다

Author: 유월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22 17:53:51

아델의 기억 회로가 닫히고 있었다.

단순한 기억 소실이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분명히 존재하던 회로가 바깥에서부터 차례로 접히며 접근 경로 자체를 지우고 있었다. 누군가 책의 내용을 찢는 대신, 그 책이 꽂힌 서가와 방 번호까지 통째로 없애는 것처럼.

세레나는 측정기를 든 채 아델에게 다가갔다.

“아델, 저 보세요.”

“세레……나.”

“제 이름을 기억하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저한테 집중하지 마세요.”

아델의 흔들리던 눈이 멈췄다.

“왜……?”

“한 사람만 고정점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본인을 설명하세요. 지금 기억나는 것만.”

“나는……아델 브리엘.”

“좋습니다.”

“루시안을…….”

“루시안 말고요.”

아델의 입술이 굳었다.

세레나는 일부러 단호하게 끊었다. 지금 아델이 가장 강하게 붙잡는 기억은 루시안이었다. 하지만 그건 이미 한 번 실패한 구조였다. 자기 존재 전체를 한 사람에게 걸어 두면 그 기억이 흔들리는 순간 자신도 함께 무너진다.

“좋아하는 음식.”

“뭐?”

“싫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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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레나는 화면에 떠오른 문장을 세 번 읽었다. 처음에는 번역 오류를 의심했고, 두 번째에는 앞뒤 문장이 빠졌을 가능성을 생각했다.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조금 전 무의식적으로 하나의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세라는 아르젠-1로 돌아가고 싶었다.그것은 기록에 남아 있는 사실이었다.그러나 세라가 돌아가기 위해 AMENDMENT 04를 잠갔다는 것은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었다.“렌, 마지막 문장은 그대로 두고 승인 범위를 보여 주세요.”『승인 범위?』“세라가 무엇을 원했는지와 실제로 어떤 명령에 동의했는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방금 나온 건 승인 사유에 첨부된 문장이지, 실행 명령 전체가 아니잖아요.”렌의 빛이 잠시 흔들렸다.『맞아.』세레나는 관찰일지를 펼쳤다. 조금 전까지 자신도 세라가 스스로 만든 안전장치를 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기록이 실제로 증명하는 건 그보다 좁았다. 세라의 이름으로 된 관찰자 인증이 있었고, 그 인증을 이용해 AMENDMENT 04가 잠겼으며, 세라가 아르젠-1로 돌아가고 싶다는 문장을 남겼다는 것뿐이었다.“당사자가 원한 것과 시스템이 실행한 일이 같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라시엘이 옆에서 물었다.“그럼 세라가 동의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건가?”“그럴 수도 있고, 일부에만 동의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정말 잠그는 데 동의했을 가능성도 남아 있어요. 지금은 어느 쪽도 확정할 수 없습니다.”NODE XII 아래에서 전임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세라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세레나는 닫힌 문을 바라봤다.“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그 사람이 얼마나 화냈는지 봤으니까. 아르젠-1에서 나왔을 때도, 자기 동의 없이 꺼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았을 때도, 다시는 누구에게도 같은 짓을 하지 말라고 했을 때도 내가 옆에 있었어.”“그렇군요.”“그러니까 세라가 그 규칙을 없앴을 리 없어.”세레나는 잠시 침묵했다가 차분히 대답했다.“그 기억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세라가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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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ENDMENT 04」「DISTRIBUTED REFUSAL」NODE XII의 금빛 선 위로 새로운 문장이 떠오른 뒤에도 세레나는 바로 의미를 붙이지 않았다. ‘한 사람의 거부로 모두를 대신하지 않는다’는 설명만 보면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 온 원칙과 잘 맞아 보였지만, 오래된 규칙일수록 번역된 한두 문장만으로 기능을 판단하면 위험했다. 무엇보다 얼마 전 BRIEL-01의 우회가 실패했을 때 시스템이 표시했던 「TOO MANY VALID REFUSALS」와 이 규칙이 정말 같은 구조인지부터 확인해야 했다.“렌, AMENDMENT 04의 생성 시점과 적용 조건부터 분리해서 보여 주세요. 저장 위치가 깊다고 오래된 규칙이라고 판단하지 말고요.”『응.』렌의 빛이 바빠졌다. 세레나는 그사이 관찰일지를 펼쳐 먼저 한 줄을 적었다.「정정: 시스템 계층의 깊이·우선순위는 생성 연대와 동일하지 않음. ‘더 아래에 있으므로 BRIEL-01보다 오래된 원형 규칙’이라는 기존 해석 철회. 생성 시각과 개정 이력을 별도 확인할 것.」라시엘이 옆에서 그 문장을 읽었다.“전에 찾았던 BOUNDARY CONSENSUS도?”“네. 그때 렌이 수정 흔적이 없다고 했고 제가 원형 규칙이 다시 올라왔다고 판단했는데, ‘현재 기록 블록에 수정 흔적이 없다’는 것과 ‘최초 분할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건 전혀 다른 얘기예요.”“그러니까 틀렸군.”“그 부분은요.”라시엘이 고개를 끄덕였다.“고치면 되지.”세레나는 펜을 멈추고 그를 잠깐 바라봤다. 대단한 위로를 한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네.”“왜 그렇게 보지?”“아무것도 아닙니다.”“측정 안 하나?”“안 합니다.”“요즘 많이 발전했군.”세레나는 대꾸하지 않고 다시 기록으로 시선을 돌렸다.잠시 뒤 렌이 복원한 시간축이 떠올랐다.FIRST HEART 강제 분할은 정확한 절대 연대를 계산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전이었다. 그 사고 뒤에 현재 동의와 거부를 보호하는 AM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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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이 아직도 리디아 브리엘로 기록되어 있습니까?」금속 상자의 뚜껑에 남은 문장을 읽은 뒤에도 세레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외할머니의 이름이라고 들었던 리디아 브리엘. 로웬은 이전 관찰자가 남긴 기록의 필체를 보고 세레나가 어릴 때 연구 노트 쓰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의 글씨라고 했다. 연구소 기초 표본실에서 발견된 상자에도 L. BRIEL이라는 표기가 남아 있었다.여기까지만 보면 모든 단서가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였다.그래서 오히려 조심해야 했다.“하인츠 소장님. 아직 상자 열지 마세요.”이미 관찰자 권한으로 개방을 선택했던 하인츠가 멈췄다.“왜?”“뚜껑이 열리는 것과 안쪽 기록을 재생하는 건 별개일 수 있습니다.”세레나는 화면을 확대했다.“렌, 상자 자체에 자기 인식 회로나 생체 기록이 있습니까?”『없어. 기록 장치만 있어.』“외부 제4회로 연결.”『0.』“BRIEL-01 접근.”잠시 뒤 렌이 대답했다.『차단돼 있어.』세레나의 눈빛이 달라졌다.“상자가 자체적으로 차단한 겁니까?”『응. 오래전에 설정됐어.』“누가.”『OBSERVER.』하인츠가 자신의 관찰자 권한 표시를 내려다봤다.세레나는 바로 물었다.“현재 관찰자입니까?”『아니. 이전.』그렇다면 적어도 이 상자를 남긴 사람은 BRIEL-01이 기록을 덮어쓸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세레나는 관찰일지를 펼쳤다.「L. BRIEL 상자: 이전 OBSERVER 권한으로 봉인. BRIEL-01 접근 거부 설정.」그 아래에는 더 크게 적었다.「L. BRIEL = 리디아 브리엘이라고 아직 확정하지 않음.」로웬이 그 문장을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글씨를 알아봤는데도?”“필체가 같다는 건 중요한 증거예요. 하지만 같은 필체를 사용한 기록이라는 것과 작성자의 신원이 완전히 같은 문제는 아니니까요.”“그래.”“외할머니가 직접 썼을 수도 있고, 외할머니의 필체를 복제한 기록일 수도 있고, 같은 기록법을 배운 사람이 비슷하게 썼을 수도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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