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은 자기가 강씨 가문에 대한 복수를 한 것처럼 엄청 기뻐하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아주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당신이 말하는 강문총을 본 적은 없지만, 현재 강씨 가문의 수장인 강유란이 방금 저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한 건 사실입니다.”“하하하! 아주 좋아, 잘했어! 넌 작은 놈들만 상대하고 강문총은 내 손으로 직접 죽일 거니까!”이도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도광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나한테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어. 일단은 나와 함께 먼저 그 일들을 마무리 짓고 그다음 당신에게 자유를 줄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도광은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웃음을 멈추고 굳은 표정으로 되물었다.“뭐? 이놈아! 아무리 그래도 천하제일 칼잡이인 나더러 너의 노예가 되라고?”하지만 이도현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노예가 아니라 빚을 갚는 거지! 내가 동굴 속에서 당신을 구해줬는데 은혜를 갚아야 하지 않겠어?”“나는...”도광은 이도현에게 기세등등하게 몇 마디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느껴져서 하고 싶던 말을 삼켰다.이도현의 말대로 그가 동굴 속에 있는 도광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도광은 여기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의 도움으로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됐으니, 생명의 은인한테 이 정도는 과분한 제안이 아니었다.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도광이 여자였다면 이도현을 위해 그의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평생 몸 바쳐 모셨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광은 천하를 수십 년간 종횡무진해 오던 천하제일의 칼잡이가 서른도 안 된 젊은이의 밑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자존심을 버릴 수 없었던 도광은 이도현에게 마지막 발악을 했다.“네가 처리해야 한다는 일들은 내가 물심양면으로 도울게. 하지만 난 죽어도 너의 밑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리고 이놈아, 네가 아무리 대단하고 해도 이 늙은이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내가 칼이 없어서 너한테 진 거
이도현의 의술은 정말로 놀라웠다. 이는 의술이 아니라 요술이라 할 수 있다. 이게 요술이 아니라면, 그 누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모든 것을 끝낸 이도현은 연못 옆으로 가 손을 씻으며 말했다.“혼자서 붕대 감아봐요. 상처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려면 최소 3일은 걸릴 거예요.”“상처가 회복되면 자기 위로는 물론, 원래 상태와 똑같게 아무 일 없을 거예요.”이도현의 말에 도광은 더더욱 놀랐다.‘자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여자한테도 별 영향 없는 거 아닌가?’그는 지금까지 검을 연습하면서 여자를 만날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행여나 여자 때문에 자기 위로를 하는 데 영향을 끼칠까 봐 그는 지금까지도 홀로 살고 있다. 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의 괜찮을 거라는 말에 도광은 여자 한번 찾아서 어떤 느낌인지 체험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어쨌든 부러진 팔이 회복되면 자기 위로를 하는데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니, 여자를 하나 찾는 게 뭔 큰 대수란 말인가!도광은 여자를 생각함과 동시에 이도현의 의술에도 놀라움을 느꼈다. 그의 의술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충격적이었으니 말이다.이도현은 손을 씻고 일어서서 곧장 동굴 밖으로 걸어갔다. 그는 도광 곁을 지나다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저는 여전히 똑같아요. 당신이 지금 갈 수만 있으면 가도 돼요.”“근데 내가 필요할 때는 반드시 내 옆에 있어야 해요. 만약 내 옆에 당신이 없어서 내가 그쪽을 잡는 날에는, 당신은 반드시 죽어야 할 거예요.”이도현은 말을 마친 뒤, 더 이상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도광은 이도현의 뒷모습을 보며 멍해졌고, 잠시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대체 가야 할까 가지 말아야 할까!만약 간다면 죽을 것이고, 가지 않는다면 체면이 서지 않는 노릇이다.이도현은 무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의술 실력도 대단하다.만약 도광이 진짜로 간다면 이도현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를 찾아내 죽일 것이다. 도광 또한 직감적으로 충분히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도현은 음모 가득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더는 도광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그 큰 산에서 사라졌다.“저 새끼, 나중에 두고 봐.”도광은 중얼거리며 밖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러더니 갑자기 크게 웃어 보였다.“하하하, 나도 이젠 자유다! 얼른 이 자유 좀 만끽해볼까나? 흐흐흐.”도광도 울부짖는 웃음소리와 함께 강 씨 가문의 뒷산에서 사라졌다.한편, 이도현은 빠르게 강 씨 가문에서 나와 신용산 산기슭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그는 예상치도 못한 인물과 마주했다.그 사람은 바로 조 선생…그는 이도현이 처음으로 황성에 갔을 때, 오민아가 그를 데리고 간 경매장에서 사왕 기황현과 주 씨네 어르신이 그를 난처하게 하려고 한 상황에서 그를 대신해 상황을 모면해줬던 그 조선생이였다.조 선생 옆에는 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 여인도 이도현이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바로 용팀의 자연이었다.자연이는 이도현의 일을 돕기 위해 지난번에 기화영에 의해 파견되었다. 비록 이도현의 집에서 며칠을 지냈지만, 매번 이도현이 나갈 때마다 그녀는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도현 또한 그녀를 부른 적 없는지라,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그랬던 이 두 사람을 여기서 보다니? 이도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이때, 조 선생이 먼저 이도현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왔다.“오랜만입니다. 우리 또 만났네요.”조 선생의 미소는 여전했고, 그 미소는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저 찾았어요?”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이도현은 이 나라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속을 알 수 없는 존재라, 그들이 언제 갑자기 변할 줄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니 말이다.특히 백호당, 그리고 사왕 전투 부대를 거치면서 그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불쾌함을 느꼈다.“저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염황이 저더러 이도현 씨에게 말 좀 전해달라고 했거든요. 지국 쪽 일에 대해 염황도 전부 다 알고 있어요. 게다가 그 일에 대해 아주 만족스러워하고 있고
“이도현 씨, 백호당의 어르신 양천을 죽였죠?”그 말을 듣고 이도현이 답했다.“만약 독아섬의 그 노인네를 말하는 거라면, 제가 죽인 게 맞아요.”조 선생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 사람은 일반인이 아닌 백호당의 사람이다. 게다가 장로급 사람인데, 이렇게 쉽게 죽였다고 말하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백호당 쪽이면 아마 번거로울 수 있겠네요. 어쨌든 어르신 한 분이 죽었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이따가 처리해드릴게요.”“제가 걱정할 게 뭐가 있겠어요? 죽이면 죽이는 거지. 심지어 그 사람이 직접 죽여달라고 찾아온 거예요.”이도현이 별일 아니라는 듯 답했다.조 선생은 어이가 없었다. 이도현의 담담한 태도에 더는 할 말이 없었으니 말이다.“아, 맞다! 조 선생님, 제가 한가지 질문드려도 될까요?”이도현이 갑자기 말했다.“네, 얼마든지요.”조 선생이 답했다.“다름이 아니라 염황이란 분은 대체 어떤 분이세요? 왜 저한테 이토록 신경을 쓰는 거죠?”이도현이 물었다.사실 이도현은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생각해 왔다. 그는 항상 염황제가 자신에게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꼈다.게다가 모든 일 뒤에는 거의 염황제가 있었고, 이도현에게는 아주 관대했다. 더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선배 누나 중 몇몇이 염황제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태허산의 제자들은 모두 자유분방한 성격을 지녔다. 다섯째, 여덟째 선배들의 성격으로는 권력욕 때문에 염황제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하여 그는 여기에 또 다른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허허, 참 곤란한 질문이네요. 그 부분에 대해 저도 차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어요. 하지만 이도현 씨도 나중에 점차 아시게 될 거에요.”조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그의 대답에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런 대답을 들으려고 그 질문을 한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이도
지금 그의 앞에 나타난 책 한 권에 그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호흡도 흥분된 나머지 덩달아 가빠지기 시작했다.전에 그의 사부님은 특급비법 위에 품위 급 비법이 있다고 하셨지만, 사부님도 정확히는 모르고 있다.게다가 사부님은 이 특급비법이 최고의 비법이라고 알고 있다.이것은 그야말로 전설 속의 물건이다.이도현은 손을 뻗어 그 비법 책을 꺼냈다. 그는 그 위에서 풍기는 묵직한 기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와…”원래는 숭고한 몇 마디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너무 감탄한 나머지 수천 마디의 말이 한 글자 단어로 변해버렸다.“젠장, 행복이 너무 갑작스레 찾아왔잖아? 아, 신이시여!”“특급비법이라! 내가 이걸 연마한다면 이 세상에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이 소문이 퍼지면 곤륜옥의 비밀처럼 사람들이 미칠까 봐 두렵네! 어쨌든 이것은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잖아.”이도현은 감격에 겨워 태허검술을 내려놓고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그는 약보 한 권을 다 본 후, 얼굴 가득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말 그대로 너무 강했으니 말이다.이 비법 책에 기술된 검술은 정말 대단했다.칼 한 방에 강과 바다를 뒤엎고 천지의 색이 변한다. 게다가 그 검의 기운으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의 적까지 무찌를 수 있다.대체 이 검술은 뭐란 말인가? 이 정도면 레이저 총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비법 책에 적힌 검술은 다시 한번 그의 인식을 뛰어넘었다.너무도 놀란 이도현은 흥분을 억누르고 수련을 시작했다.그렇게 수련은 몇 시간 지속 되었다.이도현이 검술 전체를 초기적으로 마스터하니 벌써 5시간이나 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손을 검으로 삼아 이리저리 휘두르며 베어보았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검의 기운이 폭발하며 음양탑 공간으로 향했다.순식간에 음양탑 전체에 검기의 기운으로 가득 찼고, 검기의 기운이 공기를 갈라놓으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우와 너무 강하잖아! 검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만 휘둘렀는데도 이렇게 강한 위력을 뽐내다니. 여기
이도현은 몇 사람을 따라 큰 산속까지 걸어갔다.산속에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멀리서 보면 건물 전체가 백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위풍당당하고 인상적이었다.이도현 또한 말할 것도 없이 여기가 백호 법당의 본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제야 염국의 조직들도 그 대가문과 대세력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깊은 산속에 거점을 세우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게 산의 공기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산이 비교적 조용한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요컨대, 시끄러운 도시에는 일반 조직만 있을 뿐이지, 백호 법당, 용팀과 같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조직은 전부 이 산에 본부를 두고 있었다.이도현은 호기심을 가진 채 큰 방에 끌려갔다. 방에 들어가 보니, 안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강력한 아우라를 풍겼고, 가슴에 커다란 호랑이 머리가 달린 흰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 장착은 그들의 능력을 직접 극대화했다.“어르신께 아뢰옵니다. 이도현을 데려왔습니다.”이도현을 데려온 사람이 공손히 입을 열었다.그중 한 중년 노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이도현인 거냐? 네가 양천을 죽였다며? 독아섬에서 백호령도 어기고 말이야!”이는 백호당의 형벌 담당자 이형원이였다.이도현은 그를 바라보며 서두르지 않고 그 사람의 숨결을 느꼈다.‘제국급의 중급이라!’“맞아요, 제가 죽였어요.”“이놈이 간덩이가 부었구나. 여봐라, 이놈의 몸을 전부 수색해라. 그리고 이놈의 팔도 끊어버리도록 하여라!”이형원이 차갑게 명령했다.“네, 어르신.”이형원의 뒤에서 몇 사람이 나와 명령을 받들고 이도현에게 손을 내밀었다.훅! 훅! 훅!이때 이도현의 손에서 갑자기 은침 몇 개가 날아가 그들의 팔에 꽂혔다.그러더니 곧바로 탁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이도현의 팔을 제거하려 했던 두 명의 황제급 강자들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팔뚝에서 피 구멍이 하나둘 터지기 시작했고 눈앞에 순식간에 핏빛 안개가 피어올랐다.“아…”몇몇 사람
말을 마친 뒤 이형원은 갑자기 발을 쾅 굴렀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대포알처럼 튕겨 나와 이도현을 공격했다.게다가 푸른 돌로 만들어진 바닥은 이형원의 발길에 의해 손가락 굵기의 균열이 생겨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바닥만 봐도 충분히 그의 강함을 볼 수 있었다.이형원은 두 손에 엄청난 힘을 실어 사방의 공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그의 두 주먹은 불끈 쥐어져 있었고 주먹에는 희미한 빛이 나타났다.이 기세로만 보아도 그의 주먹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쾅!이도현은 이형원의 주먹이 날아와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으며 주먹을 치켜들어 가볍게 맞섰다.둘은 거의 동시에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 주먹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그들은 이도현이 감히 그들 당주와 주먹 싸움을 벌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특히 주먹 한 방에 죽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몇 발짝 물러섰던 이형원의 얼굴에는 약간의 경멸감이 섞여 있었다.“네가 내 주먹을 막아? 스스로 자랑스러워해도 되겠네.”이도현 또한 조심스러워졌다. 이형원의 실력이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했으니 말이다.게다가 조금 전의 그 주먹은 이형원이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지 않았다는 걸 이도현도 느낄 수 있었다.“실력이 고만고만하네.”이도현이 가소롭다는 듯 한마디 했다.“하하하, 많이 건방지네. 네가 이런 실력이 있을 거라고는 나도 생각지 못했어. 근데 이런 젊은 천재가 곧 죽는다니 참 안타깝네.”이형원은 마치 이도현을 이미 이긴 것처럼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러자 이도현이 시큰둥하게 말했다.“어디 한번 해보시죠. 누가 죽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그때 독아섬에서 그 영감탱이도 당신처럼 오만했는데, 결국은 내 손에 머리통이 박살 났거든요.”이도현의 말투에는 심한 경멸과 오만함이 섞여 있었다.게다가 이형원도 그 말에 자극받아 순식간에 얼굴이 어두워졌다.“이 자식, 너 진짜 죽는 게 두렵지 않아
“푹!”검기가 거대한 보검을 형성하며 이형원의 몸을 관통했다.그 순간, 이형원의 몸은 마치 꼬치구이처럼 거대한 검기 위에 꿰어져 있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이, 이건 대체 어떤 무술인게냐?”그는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제국급 강자가 이렇게 기괴한 방식으로 죽다니!그는 검을 사용하는 고수들이 검기를 방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특이하게 검조차도 없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단지 손으로 검 모양을 긋는 것만으로 검기를 방출하며 40m 길이의 큰 검을 형성하다니!이게 어린 애들 장난도 아니고 대체 뭐란 말인가?그는 죽어서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이런 검기에 죽었으니 귀신이 되어도 창피할 노릇이다.이도현은 자신의 발밑에 쓰러져 죽어가는 이형원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정말 잘 구워진 돼지 신장 같네요. 멍청하긴! 그래도 알아서 잘 꿰어진 걸 보니 서비스는 좋네요.”“너…”원래는 이도현의 입에서 이게 어떤 무술인지 말하기를 기다렸다가 죽으면 눈을 편히 감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형원은 조금 전 이도현의 한마디에 아예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그는 푸 하는 소리와 함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는 꼿꼿이 누운 채 눈에는 원망으로 가득 차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다.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한 후에도 이렇게 화를 내는 그를 보니, 죽어서까지도 편히 눈을 감을 것 같지는 않다.그 시각, 모든 사람은 멍해졌다. 일부 겁이 많은 백호당 사람들은 놀라서 바로 기절해버렸다. 그중 그나마 멘탈이 좀 괜찮은 사람들은 두 다리가 나른해진 채 똑바로 서지 못했고, 벽을 짚어야만 겨우 설 수 있었다.백호당의 형벌 담당자인 제국급 강자가 살해당하다니! 이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 그들을 놀라게 했다.모든 사람은 마치 숨을 쉬는 것을 잊은 듯 이형원의 시체를 쳐다보며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검기에 뚫린 이형원의 상처에서 끊임없이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모든 사람은 등골이 오싹
장우는 넷째 황자의 행동이 역겹게 느껴져 한참이나 손을 닦았다.넷째 황자는 장우의 행동에 기분이 언짢았다.‘나를 혐오하는 거야 뭐야? 내 손이 더러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대놓고 손을 닦는 건 너무하잖아. 어디 감히 황족 앞에서 이토록 무례하게 행동해. 겨우 한 종파의 첫째 도련님인 주제에.’‘네 아버지는 한 종파의 장문이지만 내 아버지는 황제시다. 수천수만 명의 백성을 다스리는 황제. 만 명도 안 되는 종파가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규모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잘난 체하는 거야? 비록 너희도 대진제국과 함께 성역의 최강 세력으로 불리지만 인구 방면에서는 어림도 없어. 어디 감히 나를 혐오해?’‘젠장. 내 손이 더러울 리가 없어. 매일 여자를 안아서 오히려 향기롭기만 하다고. 어디서 건방을 떨어... 딱 기다려. 내가 언젠가는 너를 제대로 혼내겠어...’넷째 황자는 속으로 분노하며 욕설을 퍼부었지만,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진지한 얼굴로 장우의 말을 다 듣고는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장우 씨 말이 맞아요.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고 정해진 운명은 쉽게 바뀌지 않죠. 그러니 인생도 자기 뜻대로 안 될 때가 참 많아요.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사람도 많지만, 장우 씨가 말한 것처럼 하늘의 뜻을 따라야 수행이 느는 사람도 있죠. 그리고 이는 도를 묻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장우 씨가 가장 좋은 예인 것 같아요.”“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무사가 수련을 통해 여러 제약을 하나씩 깨뜨리는 모습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봐요. 즉 무공을 수련하려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고 정해진 운명과 맞서 싸워야 하죠.”넷째 황자가 매우 위엄 있게 말했다. 그의 말에는 야망이 가득 묻어있었다.“하하하. 맞아요. 넷째 황자님의 말씀도 맞아요. 한 가지 일에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죠. 황자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저 저와 생각이 조금 다를 뿐이죠...”장우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생
‘몹쓸 사람들이네.’넷째 황자의 얼굴에 그늘이 씌어 있었다. 이때 장우가 그의 앞으로 와서 인사를 건넸다.“넷째 황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장우입니다.”장우를 본 넷째 황자는 순간 표정이 밝아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장우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장우의 손을 꽉 잡고 아주 열정적으로 말했다.“장우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게 벌써 몇 년 만이에요? 저는 늘 장우 씨를 그리워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함께 술을 마시며 놀던 때가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너무 그립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아주 먼 옛날처럼 느껴져요.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그리고 영원히 그 시간에 머물렀으면 좋겠어요.”“장우 씨와 술을 마시며 무술을 담론하던 그 시절이 너무 즐거웠어요. 저에게는 그 시절이 진정한 삶이었어요. 그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가 지금은 왜 이렇게 멀어졌는지 생각하게 돼요. 다들 크면서 해야 할 일이 생겨 소외된 걸까요? 어떻게 몇십 년 동안 한 번도 못 만나죠?”“어휴...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이길래... 결국, 이익 때문에 서로 멀어지는 걸까요? 왜 예전에 형제처럼 지내던 사람들마저도 낯선 사람이 되는 걸까요? 도대체 왜...”넷째 황자는 장우의 손을 꽉 잡고 눈시울을 붉히며 감정에 젖어 말했다.그 모습은 마치 우정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사람 같았다. 그 어떤 이익 앞에서도 우정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양주희를 제외한 모두가 그의 진정한 속내를 알고 있었다.그는 지금의 권리와 지위를 얻기 위해 자신의 친형제와 죽기 살기로 싸웠고 갖은 권모술수를 사용해 경쟁자를 떨쳐냈다.그런 사람이 이렇게 진지하게 눈물까지 흘려가며 말하니 역겹지 않을 수 없었다.넷째 황자의 이런 감동적인 연설을 듣고 있던 다른 영재들은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애써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야 했다.그리고 넷째 황자가 그들을 바라볼 때면 억지로 감동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정말 고
넷째 황자는 내시의 말을 듣고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바마마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어?”“네, 전하. 대진상제께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도현을 잡고 이 여인을 남기라고 하셨습니다.”내시가 다시 한번 말했다.“그래. 알겠다.”넷째 황자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대진상제의 또 다른 말뜻을 이해했다.‘어쩌면 이번 일이 아바마마에게 잘 보이는 기회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어.’이런 생각에 넷째 황자는 표정이 더욱 밝아졌고 양주희를 바라보는 눈빛도 더욱 뜨거워졌다.“좋아요. 여러분이 이렇게 말해주니, 본 왕도 안심이 되오. 정말 고맙군요. 방금 아바마마로부터 말이 왔는데, 잠시 후 도착할 사람을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반드시 붙잡고 있으라고 하네요.”“여러분, 저에게 힘을 실어주세요. 저와 아바마마께서 이 은혜를 꼭 잊지 않을 거예요. 여기서 제가 대진제국의 상제를 대표하여 여러분께 미리 감사 인사를 드리죠.”자고로 황제의 아들 중에 만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넷째 황자도 결코 간단한 인물이 아니었다.황자의 이 한마디가 매우 간결하고 담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대진제국과 대진상제의 명분을 빌려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려는 것이었다.역시나 아래에 있던 각 파벌의 젊은 영재들은 눈빛이 확 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넷째 황자님, 물론입니다. 상제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저희도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죠. 황자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잘 처리하겠습니다.”사람들이 너도나도 결심을 보인 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잠시 후, 대전 밖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천현문의 첫째 도련님, 장우 도련님을 뵙겠습니다.”내시의 큰 외침 소리와 함께 연회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잡담을 그만두고 한껏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대전 입구를 바라보았다.한 청년이 몇몇 노자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은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마치 강력한 검기를 품고 있는 날카로운 검처럼
“저의 현재 내공이 성역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고무계에서는 강자에 속해요. 임의의 종파에 들어가도 맘대로 누빌 수 있는 존재이니 매일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풍부한 수련 자원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비록 고무계의 영기가 성역보다 못하지만, 신선 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여기서 거지같이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한 중년인이 말했다.“맞는 말이에요. 저도 이렇게 생각하던 참이었어요. 나중에 저희같이 나가요...”“하하하. 그래요. 같이 나가요... 저희 이제 이런 얘기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러 가요.”이 사람들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이 사건이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이 여기서 아무리 분석하고 논의해봤자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이는 애당초 그들이 애간장을 타면서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하여 그들은 잡담을 그만두고 떠났다.이도현도 정보를 충분히 얻었으니 넷째 황자의 저택을 향해 갔다.이도현은 상대가 누구든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넷째 황자든, 장 도련님이든, 그의 여섯째 선배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한편, 넷째 황자의 저택은 그가 초대한 젊은 영재들로 가득 찼다. 그들은 각 세력의 뛰어난 제자들 또는 다른 제국의 황족들이었다.즉 넷째 선배에게 초대된 사람은 평범한 젊은이가 아니라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진 천재들이었다.그리고 넷째 황자로부터 조금 떨어진 자리에 신선처럼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존재로 인해 그 자리에 있는 다른 여자가 모두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그녀는 바로 이도현의 여섯째 선배인 양주희였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내공이 제한되어 있어 평범한 여자나 다름없었다.그녀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곡선미와 뛰어난 몸매가 드레스에 의해 더욱 돋보였고, 곧은 다리와 풍만한 가슴이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마치 하늘이 조각한 예술 작품 같아 다른 여자를 무색하게 만들었다.특히 그녀의 차가운 표정은 사람을 가까이하지 못하게
거리에 많은 사람이 이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도현은 잠시 들었을 뿐인데 많은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우선 그의 여섯째 선배 양주희는 현재 대진제국의 황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넷째 황자의 왕부에 있다.또한, 넷째 황자는 여섯째 선배에게 반해 그녀를 보호하고 싶어 한다. 반면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 즉 이도현에게 살해당한 장선이라는 사람의 형은 동생을 위해 복수하려 한다.그리고 여섯째 선배를 보호하고 싶지만, 장 도련님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 같으니까 넷째 황자는 성역의 유명한 젊은 영재를 초대해 함께 장 도련님을 설득하려 한다.이도현은 그제야 자신이 줄곧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선은 현천문이 아니라 천현문의 사람이었다. 어디서부터 기억이 잘못된 건지 모르지만 이도현은 이를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그저 길거리 사람들의 대화에 집중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때 조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몇 사람들이 또 입을 열었다.“맞아요. 그렇게 쉽게 얘기할 상황이 아니에요. 넷째 황자가 수많은 사람을 초대했다 하더라도, 죽은 사람은 천현문의 작은 도련님이잖아요. 그분은 천현문의 차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천현문의 상징이기도 해요. 그런 사람이 살해당했는데 천현문에서 쉽게 넘어갈 리가 없잖아요. 천현문에게 있어서 이건 한 나라의 태자가 살해당한 거나 다름없는데... 그러니 누군가의 체면을 봐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아요.”한 중년인이 말했다.“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이 동생을 얼마나 아꼈는데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재능과 자질, 그리고 장남이라는 신분으로 천현문의 작은 문주 자리를 얻지 못하고 동생에게 주어졌을 리 없어요.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이 동생을 그만큼 사랑하니까 작은 문주의 자리도 선뜻 양보했던 거 아닐까요? 첫째 도련님은 뒤에서 동생을 묵묵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거예요. 이런 애정은 정상적인 사랑을 넘어서 집착에 더 가깝죠. 그러니 다른 사람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동생을 죽인 원수를
문무백관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다가 각자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듯 눈빛을 교환했다.그들은 언젠가 적당한 기회를 찾아 이 무례한 황제를 혼내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황제는 신선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키려 했다....한편, 이도현은 이제 출발해도 될 것 같아 대진제국의 황성으로 향하기 시작했다.황성의 성문에 도착했을 때 병사들은 몇 마디 묻지 않고 바로 그를 들여보냈다.어찌 됐든 이곳은 대진제국의 황성이고 대진제국의 과반수 고수가 여기에 은거해 살고 있었다. 누군가가 대진제국의 황성에서 소란을 일으킨다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더구나 대진제국은 누군가 황성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가는 사람에게 꼬치꼬치 캐물을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은 성문을 통과한 후 목적지인 황성을 향해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얼마 걷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런 대화가 들렸다.“다들 들었어요? 넷째 황자가 세속계의 여자 한 명을 잡아 왔대요. 이 여자가 고무계에서 천현문의 작은 문주이자 둘째 도련님을 죽였다고 해요. 지금 넷째 황자는 이 일로 그 여자를 심판할 거래요. 그리고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도 곧 오신다고 했어요. 다들 이 얘기 들었어요?”한 젊은 도련님이 말했다.“황성에서 벌써 소문이 쫙 퍼졌어요. 모르는 게 더 이상할 정도예요. 게다가 황성의 수많은 아가씨가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을 한번 보려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해요.”“그럼요.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은 근 백 년이래 수련 재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에요. 현재 백 살도 안 되는 나이에 내공이 이미 회도경지를 돌파했다고 해요. 이 나이가 무사들 사이에서 얼마나 젊은 편인데요.”“맞아요. 백 살에 회도경지를 돌파하는 것은 아주 대단한 일이에요. 무사의 백 살을 보통 사람들의 나이로 치면 마흔 살 정도밖에 안 되잖아요. 게다가 장 도련님이 얼마나 잘생겼는데요. 용모가 훤칠하고 풍채가 좋으니 수많은 여자가 반할 만도 하죠. 하지만 도련님은 단 한 번도 자신을
대진상제는 이 말을 듣고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태허산과 곤륜옥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전설 속의 곤륜옥은 천하를 다스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도 곤륜옥을 손에 넣고 싶었다.특히 대진제국의 상제가 된 이후로 그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은 후 그는 이런 생각을 포기했다.이제 곤륜옥의 비밀이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심지어 비밀이 조금 밝혀지자 그의 마음속에서 잠자던 욕망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한 제국의 상제로서 천하통일의 야망을 갖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그는 즉위한 날부터 마음속으로 다른 세 제국을 멸망시키고 대진제국이 성역을 통일하는 포부를 품고 있었다. 그는 성역의 땅에 오직 대진제국의 깃발만 있기를 바랐다.하지만 4대 제국은 창립 이래 서로 견제하며 발전했다. 각 제국의 실력이 늘 비슷했기에 누구도 다른 제국을 멸망시키지 못했다.하여 그는 자신의 포부와 야망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평생 실현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또 갑자기 희망이 보이니 마음속 깊이 숨겨졌던 욕망이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만약 그가 곤륜옥의 힘을 얻는다면 성역을 통일할 수 있고 대진제국을 성역의 유일한 제국으로 만들 수 있다.이런 생각이 들자 대진상제는 더 이상 마음속의 야망과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는 위엄 있게 물었다.“그 이도현이라는 자가 태허산의 제자라고?”“네, 폐하. 정말입니다. 이도현은 태허산의 제자일 뿐만 아니라 후계자이기도 합니다. 외계에서 들은바, 이도현의 내공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고 합니다. 다들 이도현이 어린 나이에 이토록 강대할 수 있는 것은 이미 곤륜옥의 비밀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이도현이 이미 곤륜옥의 비밀을 얻었단 말이냐?”대진상제는 얼굴색이 돌변하더니 급히 되물었다.“외계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하고 다닙니다. 그 얘기의 진실 여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합니다만 이도현은 이제 겨우 서른 초반인데 내공이 진짜 놀라울 정도로 강합니다.
“폐하, 우 호위무사의 말을 들어보니, 같은 사람이 맞는 것 같습니다.”한 대신이 나서서 말했다.“아주 건방진 녀석이구나. 아주 대놓고 찾아오다니. 좋아... 아주 잘 됐어. 이번 일을 넷째 황자에게 전적으로 맡기겠다. 알아서 해결하라고 해. 그리고 넷째 황자에게 전해. 대진제국의 체면을 구기지 말고, 성역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라고.”대진상제가 냉랭하게 말했다.대진상제는 한 나라의 군주로서,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었다. 다만 이도현의 행위가 대진제국의 권위를 건드렸기에 그를 조금 눈여겨 봤을 뿐이다.“네, 폐하.”한 내시가 명령을 받고 즉시 전달하러 갔다.“또한, 결계의 일을 즉시 다른 세 제국과 3대 종파에도 알려라. 각 세력에서도 이 사실을 알면 분명 사람을 보낼 것이다. 허허허...”“네, 폐하.”“넷째 황자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천현문의 사람과 연회를 준비해 천현문의 작은 도련님을 죽인 여인을 심판할 거라고 들었다. 사실이냐?”“폐하, 넷째 황자님은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을 황자님의 왕부로 초대하셨습니다. 말로는 천현문의 작은 도련님을 죽인 여인을 함께 심판하자고 했지만 실은 넷째 황자님이 그 여인에게 반해 협상으로 끝내려는 것 같습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천현문의 작은 도련님을 죽인 사람은 그 여인이 아니라 이도현입니다. 당시 고무계의 비경에서 천현문의 작은 도련님과 그의 호위무사는 전설의 음양탑을 찾다가 두 여인을 붙잡고 몰래 그녀들의 기억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두 여인의 후배인 이도현에게 살해당한 겁니다.”사건의 자초지종을 잘 아는 대신이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폐하, 오 어르신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그 두 여인과 이도현은 모두 태허산의 제자들입니다.”“뭐라고? 모두 태허산의 제자들이라고?”대진상제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네, 폐하. 저희가 이미 확인해봤습니다. 저는 이번에 세속계에 있는 진씨 가문에 가는 김에 천 년 전의 진씨 조상을 멸망시켰던 조씨
“폐하, 큰일 났습니다... 누군가가 결계를 뚫고 들어왔습니다...”우기호는 말하던 중 또 피를 토하고 말았다.그는 대전까지 찾아오는 길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버텼다. 하지만 지금은 쓰러질 때도 되었다.하여 피를 토한 우기호는 대전 바닥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는 곧 죽을 사람처럼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숨소리가 매우 허약했다.“형님... 저에게 거짓말한 거 아니죠... 저 왜 이리 자고 싶어요...”우기호는 의식이 점점 흐려졌고 눈 감기 전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빨리... 빨리 우 호위무사를 살려. 어서...”대진상제가 급히 명령했다.말이 끝나자 한 대신이 즉시 나서서 우기호의 상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폐하, 우 호위무사의 상태가 매우 심각합니다. 오장육부가 모두 손상되었고 과도한 출혈로 인해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대신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누가 우 호위무사를 이렇게 만든 거야? 빨리 치료부터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우 호위무사를 살려내.”대진상제가 명령했다.“폐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 호위무사가 심하게 다치긴 했지만, 아직 치료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상처가 처음에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거라 예상합니다. 아마도 결계에서 발생한 일을 폐하께 빨리 전하기 위해 달려오는 과정에 원기를 너무 많이 소모하여 상처가 악화하였고 생명까지 위협한 것 같습니다.”대신은 진원으로 우기호의 상처를 처치하며 대진상제에게 설명했다.“아이고. 우 호위무사는 늘 이런 성격이었어. 매번 중요한 일이 생기면 자기 목숨보다 나에게 가장 빠른 속도로 소식을 전하는 게 우선이었지. 그 덕분에 나는 위기를 여러 번이나 모면할 수 있었어. 사람이 조금 바보스럽고 멍청해 보일지라도 충성심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니까. 그러니 내 사랑하는 대신들, 무슨 일이 있어도 우 호위무사를 살려내야 해. 나는 이렇게 충성스러운 호위무사를 잃고 싶지 않아.”대진상제는 우기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