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숲을 한 바퀴 도는 데는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 하급 마석: 482개
* 중급 마석: 15개
* 기타 전리품: 낡은 단검 50자루, 고블린의 가죽 등.
"전부 환전."
[정산 중입니다.]
[황금 주판 효과 적용! 환전 수수료가 면제됩니다.]
[총 획득 카르마: 6,800]
"크으…."
감탄이 나왔다.
6,800 카르마.
튜토리얼 보스 하나 잡아서 3,000을 벌었는데, 잡몹 학살 한 번으로 두 배를 벌었다. 역시 광역 사냥이 답이다.
기존 잔액과 합치니 내 보유 자산은 어느새 8,5
[알림: 개념 대여 및 강제 압류 권한을 발동합니다.][대여료 지불 및 채권자 권한 행사: 55층 '지워진 기록의 회랑' 전체의 소유권을 강제 수금합니다.][특이사항: 시스템이 축적한 고위 데이터 저장소가 플레이어 강진혁의 인벤토리로 이전됩니다.]장부에서 피어난 거대한 황금빛 손이 허공에서 실체화되더니, 기록의 집행자 본체인 거울 코어를 꽉 움켜쥐었다.콰지직! 콰직!"아, 안 된다! 이것은 탑의 근본이 되는 신들의 기록이다! 한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권능이...!"거울이 비명을 질렀지만, 강제 집행의 사슬은 타협이 없었다. 황금빛 손가락이 힘을 주자 거울 코어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더니, 이내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빛의 입자로 분해되어 내 장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알림: 55층 최종 관장자 - 기록의 집행자를 완벽하게 제압했습니다!][지워진 기록의 회랑이 플레이어 강진혁의 영구 자산으로 등록됩니다.][클리어 보상으로 800,000 카르마가 적립됩니다.][특이사항: 탑의 비밀 데이터 일부를 확보함에 따라 상층부 관리자들의 위치 및 권능 정보가 해금됩니다.]거울이 깨지자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던 백색의 서가들이 거짓말처럼 증발하고, 정면에 찬란한 황금빛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56층으로 향하는 문이었다.동시에 내 장부 속으로 55층의 데이터가 흡수되면서, 상층부를 지배하고 있는 고위 관리자들과 신들의 구체적인 스펙이 내 뇌리로 흘러 들어왔다. 60층에 도달하기 전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도들의 배치도와 그들이 가진 약점까지
나는 만물 대여점의 마스터 권한을 열었다. 54층에서 겔리두스를 조지며 벌어들인 칠십만 카르마가 장부에 넉넉하게 남아 있었다. 돈이 넉넉할 때의 나는 시스템의 그 어떤 가혹한 법칙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다."대여점 마스터 권한 발동. 영혼 각인 및 인과 고정 카테고리 개설."[알림: EX급 특수 아이템 대여를 신청합니다.][아이템 대여: 절대 채권자의 징벌용 영혼 고정 핀(S급) 25개][효과: 대상의 영혼과 기억에 채무 사실을 강제로 각인시킵니다. 시스템의 기억 삭제 및 인과율 왜곡을 완벽하게 무력화합니다.][대여료: 총 125,000 카르마]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내 손바닥 위로 보랏빛 번개가 튀는 정교한 황금 바늘 스물다섯 개가 소환되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바늘들을 허공을 향해 던졌다.쉬익! 슉! 슉!"어억!""이, 이게 뭐야?"황금 바늘들이 비틀거리던 헌터들의 그림자 속으로 일제히 내리꽂혔다. 그 순간 그들의 몸을 감싸고 있던 검은색 노이즈가 단번에 산산조각이 났다.멍했던 그들의 눈동자에 순식간에 또렷한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의 뇌리에 내가 안겨준 은혜와 함께, 향후 수익의 오십 퍼센트를 바쳐야 한다는 엄숙한 채무 의식이 전율처럼 각인되었다."헉... 내가...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던 거지? 진혁 님과의 거룩한 계약을 잊으려 하다니!""죄, 죄송합니다, 사장님! 잠깐 머릿속이 하얗게 켜지면서 딴 생각을 했습니다!"&nb
"이것이... 탑의 의지를 넘어서는... 오류인가..."겔리두스는 마지막 유언 같은 시스템 음성을 남긴 채, 전신이 거대한 불꽃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퍼엉![알림: 54층 최종 집행자 - 데이터의 기사 겔리두스를 처치했습니다!][통곡의 빙하 지대 시나리오가 대성공으로 종료됩니다.][클리어 보상으로 700,000 카르마가 적립됩니다.][알림: 55층으로 향하는 게이트가 활성화됩니다.]겔리두스가 소멸함과 동시에 설원을 가득 메우고 있던 살인적인 눈보라가 거짓말처럼 사그라들었다. 브린힐트의 화룡의 심장 엔진이 다시금 힘차게 박동하며 실내를 따스한 온기로 채웠다. 동굴 생존자 헌터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환호성을 질렀고, 이설화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장부에 실시간으로 찍히는 칠십만 카르마의 숫자를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시스템이 아무리 나를 저격하기 위해 판을 짜온다 한들, 내 자본주의적 수금 방식 앞에서는 그저 좋은 수입원에 불과했다."자,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정산은 확실하게 끝났으니, 이제 다음 층으로 올라가서 더 큰 이자를 받아내야죠?"나는 황금빛 게이트를 향해 브린힐트의 조종간을 앞으로 힘껏 밀었다. 탑의 꼭대기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시스템의 심장부를 향해, 우리 일행의 무자비한 자본주의적 진격은 이제 막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었다.* 빚은 기억보다 길다황금빛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설상 크루저 브린
탑의 시스템은 나를 오류로 규정하고 말살하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여점 시스템 자체는 탑의 가장 근원적인 법칙 위에 세워져 있었다.신들이 내게 빚을 지고, 관리자들이 내 장부 앞에 무릎을 꿇은 순간부터 나는 이미 탑의 단순한 이용자가 아니었다. 나는 시스템의 틈새를 파고들어 고혈을 빨아먹는 가장 악질적인 채권자였다.'어디 보자. 놈의 면역 코드를 통째로 무력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매콤한 개념이 뭐가 있을까?'내가 장부의 가장 깊숙한 페이지를 넘기며 상품을 탐색하는 사이, 브린힐트의 천장 해치 너머로 천마 독고패의 광오한 음성이 들려왔다."깡통 로봇 놈이 제법 쓸만한 빙공을 구사하는구나! 하지만 내 검기는 절대 정지의 권능 따위에 묶일 만큼 유약하지 않다!"천마가 허공을 디디며 신형을 띄웠다.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색의 마기가 거대한 폭풍을 일으키며 겔리두스가 전개한 검은 노이즈 냉기를 정면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무림의 정점에 섰던 자로서의 자존심이, 시스템이 보낸 처형자 따위에게 밀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스바바박!천마의 신형이 번개처럼 쇄도했다. 그의 검끝에서 시작된 자색의 검기가 수십 미터 크기의 거대한 칼날이 되어 겔리두스의 머리 위로 사정없이 내리쳐졌다. 대기가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듯한 가공할 파괴력이었다.쿠아아아앙!하지만 겔리두스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놈은 그저 왼손에 든 지팡이를 가볍게 들어 천마의 검격을 막아냈을 뿐이었다.
동시에 전방의 하늘이 거대한 거울처럼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갈라진 공간의 틈새 너머로 보이는 것은, 검은색 노이즈로 가득 찬 기분 나쁜 심연의 세계였다. 그리고 그 심연의 한가운데에서, 지금까지의 인형들과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위압감을 내뿜는 존재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것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전신이 투명한 얼음과 검은색 데이터 코드로 정교하게 엮여 있는 기괴한 모습이었다. 놈의 손에는 52층 관리자가 가지고 있던 권능의 지팡이와 똑같은 형상의 무기가 쥐어져 있었다."저건... 단순한 처형 인형이 아니야."이설화가 그 존재를 본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내 팔을 붙잡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극도의 공포와 경계심이 떠올랐다."54층의 구역 관리자... 아니, 시스템이 직접 강림시킨 대리인이에요. 52층의 관리자가 삭제당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신의 대여점 시스템을 카운터 치기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처벌자예요!"놈이 지팡이를 얼음 대지에 가볍게 쿵, 하고 내리찍었다.쿠구구구구!순식간에 천마가 서 있던 협곡과 브린힐트가 달리고 있던 지면 전체가 가공할 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다. 단순한 결빙이 아니었다. 공간 자체의 시간과 마력의 흐름을 통째로 얼려버리는, 절대적인 정지의 권능이었다. 브린힐트의 화룡의 심장 엔진이 커다란 비명을 지르며 서서히 출력을 잃고 멈춰 서기 시작했다."흥, 제법 묵직한 놈이 기어 나왔구나."허공에서 대지를 딛고 선 천마 역시 놈의 위압감을 느꼈는지 검을 고쳐 잡으며 안색을 굳혔다. 놈이 내뿜는 냉기는 천마의 자색 마기조차 조금씩 잠식해 들어올 정도로 정순하고 치명적이었다.[알림: 54층 최종 집행자 - '데이터의 기사 겔리두스'가 강림했습니다.][특이사항: 해당 개체는 플레이어 강진혁의 만물 대여점 이력을 분석하여, 모든 대여 장비에 대한 80%의 면역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대여 장비 면역 80퍼센트?"시스템의 악랄한 메시지를 확인한 나는 실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죽이겠다고 아주 작정을 하고
내가 다시 장부를 펼치려던 찰나,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천마 독고패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주위로 자색의 웅혼한 마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실내의 인테리어를 미세하게 진동시켰다."블루문, 네 놈의 장난감은 훌륭하다만 장사꾼의 싸움은 너무 지루하구나. 저 단단한 얼음 인형들은 화력으로 녹이는 것보다, 결을 따라 완벽하게 부숴버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천마의 오만한 눈동자가 전방의 거대 인형들을 향했다. 그의 입가에는 광오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바다 위에서 멀미로 고통받던 굴욕을 이 단단한 얼음 대지 위에서 아낌없이 분풀이하겠다는 의지가 명확하게 읽혔다."형님, 밖은 영하 백 도의 절대 영도 구역입니다. 아무리 내공이 깊으셔도 맨몸으로 나가시면 마력 소모가 극심할 텐데요?"내 물음에 천마가 콧방귀를 뀌었다."이 정도 추위가 시련이라면 북해빙궁의 늙은이들은 진즉에 멸문했겠지. 무인(武人)의 기경팔맥을 흐르는 진기는 고작 자연의 냉기 따위에 얼어붙지 않는다. 문을 열어라."천마의 기세가 워낙 완강했기에 나는 군말 없이 브린힐트 상부의 천장 해치를 개방했다.화아아악!해치가 열리자마자 칼날 같은 눈보라가 실내로 들이닥치려 했지만, 천마가 디딘 발끝에서 뿜어져 나온 자색의 마기 방어막이 냉기를 완벽하게 차단했다. 천마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허공으로 신형을 날렸다.스팟!그의 몸이 브린힐트의 붉은 장갑 위를 딛고, 전방의 순백 설원 한복판으로 유성처럼 낙하했
나는 땅을 박찼다.[광전사의 검술]이 내게 속삭였다. ‘목을 노려라. 심장을 찔러라. 더 잔인하게, 더 확실하게.’놈이 남은 왼팔을 휘둘렀지만, 내 눈에는 너무나 느리게 보였다.고개를 살짝 숙여 피한 뒤, 그대로 대검을 놈의 명치에 꽂아 넣었다.푸욱-!"크르르… 컥."이게 끝이 아니다. 마검 다인슬레프의 진정한 능력은 지금부터였다.[특수 효과 발동: '폭혈(暴血)'][검에 묻은 대상의 피를 폭발시킵니다.]콰직! 펑!놈의 몸속에 박힌 검신에서 붉은 섬광이 터졌다. 놈의 등 뒤로 거대한 구멍이 뚫리며 뼈와 살점이 사
"젠장, 이게 말이 돼?"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돌바닥 위에서, 누군가의 잘린 팔이 내 발치로 굴러왔다.익숙한 시계였다. 싸구려 가죽 줄에 흠집이 난 다이얼. 방금 전까지 "이번 튜토리얼만 끝나면 빚 다 갚고 고향 내려간다"며 웃던 김 씨 아저씨의 것이었다."크으으… 캬아악!"전방 30미터 앞. 튜토리얼의 '최종 보스'라 불리는 놈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놈의 이름은 [붉은 갈기 라이칸슬로프].권장 공략 레벨 10.최소 5인 이상의 각성자로 구성된 파티가 필요한 몬스터다.하지만 지금 이곳에 남은 건, 각성자도 헌터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이제 준비는 끝났다.나는 곧장 1층 외곽에 있는 [전송 게이트]로 향했다.“행선지를 말씀해 주세요.”“고블린의 숲.”게이트 관리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고블린의 숲이요? 거긴 초보자 파티 사냥터인데… 혼자 가시게요? D급이라도 혼자는 위험합니다. 홉고블린이라도 나오면….”“괜찮습니다. 일행이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요.”거짓말이다.하지만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관리자는 찜찜한 표정으로 레버를 당겼다.우우웅-푸른색 포탈이 열렸다.나는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몸을 던졌다.---[던전
나는 1층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돔형 건물, 헌터 협회로 발걸음을 옮겼다.헌터 협회 1층 로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튜토리얼을 갓 끝낸 신규 각성자들, 파티원을 구하는 헌터들, 그리고 아이템을 사고파는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B급 탱커 구합니다! 수익 배분 3:7! 장비 지원!”“포션 팝니다! 협회 정가보다 10% 싸게 드려요!”나는 그 소란을 뚫고 [재심사 접수처]로 향했다.대기 줄이 뱀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번호표를 뽑으니 대기인 수만 120명.“하아….”한숨이 나왔다. 오늘 안에 던전에 들어가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