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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칩거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23.04.2026 02:01:05

37화. 칩거

정오를 알리는 시계 소리가 무겁게 집안을 울렸지만, 하늘의 방문은 요지부동이었다.

바다는 문 앞에 서서 몇 번이고 들어 올렸던 손을 차마 내리지 못하고 허공에 멈춰 세웠다.

문 너머의 적막이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살결을 스치는 듯했다.

한참을 망설이던 바다가 마침내 마른 손가락으로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하늘아.”

대답 대신 들려온 것은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는 기계적인 마찰음이었다.

끼익—.

좁게 열린 문틈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하늘의 상태는 처참했다.

밤새 눈물로 지새웠을 것이 분명한 눈은 퉁퉁 부어올라 제대로 뜨기조차 힘겨워 보였고, 안색은 핏기를 잃어 창백했다.

동생의 일그러진 얼굴을 마주한 순간, 바다는 심장이 발밑으로 툭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치밀었지만, 그는 억지로 그것을 삼켜냈다.

“……할 얘기가 있어.”

바다는 거실 식탁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무겁게 입을 뗐다.

하늘은 힘없는 걸음으로 다가와 맞은편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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