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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39화

Author: 유애
원씨 집안 노부인의 생신

냉정언이 홍엽의 저택을 나와 병부로 우문호를 찾아가서 이 일을 알렸다.

우문호는 그 자리에서 책략을 만들고 조정이 천무당과 맺을 맹약을 한 부 준비해 나중에 못난이의 반점이 고쳐진 뒤 못난이가 말을 바꾸지 못하도록 했다.

우문호는 냉정언에게 이 일을 차질없이 진행해 필히 연내에 남강을 평정하고자 했다.

그래서 조정의 큰 근심을 덜고 전심을 다해 북막의 대군이 변경을 압박해 오는 것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문호가 냉정언에게 선포했다.

“이 일이 이루어지면 하늘이 우리 북당을 돕는 것으로 내란이 그치고 북막의 흉악한 횡포도 우리 북당은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냉정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그럴 것입니다. 당장 이 한 걸음이 모자랐어요.”

지금 당장의 태평성대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고 내란과 외적의 수탈을 그치게 해야지만 국력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

둘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둘은 모두 태평성대를 이룩하려는 야심이 있어, 전란을 평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다스리는 것은 더욱 어려워서 둘의 갈 길이 멀고도 멀다.

원씨 집안 노마님의 생신이 오늘로, 명원제가 노부인을 국부인(國夫人)이란 일등 품계로 품계를 올리고 봉호를 하사했다.

칙령문서는 운봉금(雲鳳錦)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은 북당이 생긴 이래 두 번째 국부인에 책봉된 것이며, 칙령문서의 도안을 오르내리는 용이 휘감는 운봉금을 사용했다.

게다가 마침 첫 번째 국부인도 원씨 집안사람으로 당시 건국 황후와 함께 영토를 토벌한 당대 첫 번째 국부인이자 지금까지 유일한 대장군이다.

원씨 집안은 지금 성인 남자가 다소 적은 편이고 특히 사식이 대에 와서는 원씨 집안에는 손자 둘만 있고 지난 몇 년 동안 원씨 집안의 여장군은 전장에 참여해 정벌전을 치러오다가 나중에 친왕들이 일어나 처음엔 위왕과 안왕, 나중에 초왕 우문호 등이 등장해 원씨 집안은 점점 물러났고 명원제도 원씨 집안의 명맥을 보존하고자 하여 좋은 땅을 봉지로 내려 편안하게 부귀를 누리고 자손이 번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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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 2340화

    일곱째 아가씨를 맞춰라두 사람은 곧 접객실로 들어가서 일곱째 아가씨가 손을 흔들어 접객실에서 바쁘게 일하던 하인들을 물리고 원경릉에게 앉기를 권했다.원경릉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위엄 있는 기세에 더욱 마음으로 경탄했다.앉은 뒤 일곱째 아가씨는 이리 저리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젯밤 어머니께 태자비 마마께서 신첩의 혼사에 뜻이 있으시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신첩 우선 태자비 마마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냉대인은 확실히 군계일학이요 봉황 같은 분으로 나라의 동량이신데 냉대인께서 소신을 좋아하지 않으실 거라고 확신합니다.”원경릉이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일곱째 아가씨가 미소를 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냉대인과 신첩은 전부 해서 3번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은 모두 어렸을 때로 사랑을 몰랐을 때입니다. 두 번째는 제 아버지께서 서거하셨을 때로 냉대인과 가족분들이 오셔서 분향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연회 자리로 바쁘게 인사만 나누고 냉대인은 심지어 저를 알아보지도 못해 옆에서 다른 사람이 알려주고 서야 비로소 기억하셨습니다. 앞에 두 번 뵌 것은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 냉대인은 털끝만큼도 기억하지 못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세 번째 급히 얼굴만 뵀을 때 뿐인데, 태자비 마마께서 보시기에 그렇게 꿈뻑 인사한 것이 냉대인이 오매불망 수년간 그리워한 모습 같아 보이십니까? 소신 감히 단정하건데 지금 소신이 냉대인 앞에 나타나도 냉대인은 소신을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원경릉이 말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요?”일곱째 아가씨가 살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한 번 시험해 보시지요. 만약 냉대인이 절 기억하시면 소신 이 혼사를 고려할 것으로 만약 알아보지 못한다면 냉대인의 그 말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니까요. 어떤 속셈인지는 소신 상관없습니다.”원경릉은 냉정언이 되는대로 자신이 기억하지도 못하는 사람을 언급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자기 어머니에게 대놓고 좋아한다고 했으니 적어도

  • 명의 왕비   제 2341화

    일곱째 아가씨와 냉정언.원경릉은 우롱당한 느낌이 들어 멀뚱멀뚱 천연덕스럽게 앉아있는 냉정언을 봤다. 냉정언은 도리어 원경릉을 다독거리며 말했다. “사람을 못 알아볼 수도 있죠.”원경릉은 우문호를 한쪽으로 제치고 냉정언에게 물었다. “일곱째 아가씨를 빌어 어머니를 속이려 드는 거예요? 그녀를 전혀 좋아하지 않죠?”냉정언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속인 거 아닙니다. 물론 정말 그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재미난 일을 좀 해보고 싶어서 말이죠.”원경릉은 이 말을 듣고 기분 나빠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며 화를 냈다. “이게 어디가 재미난 일이에요? 원씨 집안의 노부인이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알기나 해요? 아까 들어갔을 때 당신을 보는 눈빛이 장모가 사위를 보는 시선 아니던 가요? 냉대인, 나이를 헛먹은 것도 아닌데 노인을 놀려요?”우문호는 원경릉이 완전 열 받은 걸 보고 얼른 말렸다. “됐어, 나중에 잘 설명 드리면 되지.”원경릉이 우문호에게 눈을 흘기며 화를 냈다. “냉대인을 감싸는 거야? 자기가 똑바로 얘기해 줘야지, 이게 설명해서 끝날 일로 보여? 노마님 쪽에서는 너무 좋아하시며 혼사 치를 준비를 하신다 던데.”냉정언이 부부를 보고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전 그녀를 좋아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좋아하고 있어요. 그녀가 경성에 안 돌아오면 어떻게 탕양과 만나게 해 줄 수 있습니까? 말이 나왔기에 말인데 탕양은? 며칠동안 못 봤는데.”“휴가를 얻어서 일 보러 갔어, 적어도 보름은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런데 일곱째 아가씨와 탕양이 무슨 관계지?” 우문호가 의아한 눈으로 냉정언을 봤다.냉정언이 뒷짐을 지고 부드럽고 청아한 얼굴로 대답했다. “일곱째 아가씨가 바로 탕양이 이미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사랑하는 사람이거든요.”이 말에 원경릉과 우문호는 화들짝 놀라 서로 마주보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냉정언이 유감이라는 듯 말을 이었다. “그러니 둘이 정말 인연이긴 한가 봅니다. 절 쓸데없이 고생시키는

  • 명의 왕비   제 2342화

    냉정언은 좋은 뜻이었으나 원경릉이 살짝 한탄하며 말했다.“돕고 싶었으면 일곱째 아가씨가 안 죽었다는 사실을 직접 탕양에게 알려주면 될 것을, 노마님께서 잔뜩 기대에 부풀어 계신데 어떻게 수습하려고.”냉정언이 원경릉의 이 말을 듣고 자신이 좀 적당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죄송해요. 최근 계략에 익숙해지는 바람에 매사에 머리를 쓰고 음모를 꾸며야 마음이 편해서요.”부부가 같이 냉정언에게 눈을 흘기는데 냉정언이 둘을 지그시 보더니 이럴 땐 36계 줄행랑이 최고다.생신잔치가 대충 끝나고 우문호는 집으로 돌아와 귀영위에게 탕양을 찾아오라며 탕양에게 무덤은 더 찾을 필요 없다고 전하게 했다. 하지만 귀영위에게 일곱째 아가씨가 탕양이 찾는 사람이라는 얘기는 하지 않고 그녀가 죽지 않았다는 소식이 있으니 탕양에게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냉씨 집안과 일곱째 아가씨의 혼사는 성사되지 않았는데 노마님 쪽의 태도가 어땠는지 모르지만 냉씨 집안 부인 쪽은 아주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직접 원경릉에게 찾아와 사죄했다.심지어 분이 도통 가시질 않아 씩씩거리며 말했다. “아니 그 망할 놈의 자식이 말한 일곱째 아가씨가 원씨 집안의 일곱째 아가씨가 아니라 원향루(原香樓)의 일곱째 아가씨라니 원. 아이고 분통 터져. 원래 그런 곳에 안 가는 아이인데 어떻게 그런 곳의 여자한테 홀려 가지고, 만약 주루의 아가씨를 데리고 오는 날엔 평생 홀아비를 만들지 언정 장가를 가든지 말든지 상관 안 할 겁니다. 저만 괜히 좋아서 태자비 마마 체면을 상하게 하고 말았습니다. 원씨 집안 쪽에는 제가 직접 사죄드리러 가서 태자비 마마께서 괜히 연루되시지 않게 할게요.”원경릉이 다 듣더니 냉정언의 궤변 능력에 조용히 엄지를 내둘렀다. 그리고 우문호의 말을 빌려서 표현하면 냉정언은 지금 완벽한 쓰레기다.원경릉은 냉 부인이 이토록 흥분한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부인 화내지 마세요. 냉대인의 인연이 아직 인 듯하니 한두 해 더 기다려 보시죠. 어쩌면 냉대인 스

  • 명의 왕비   제 2343화

    사흘 후 저녁, 탕양이 경성으로 돌아와 바로 소월각으로 갔다.탕양은 정신없이 달려왔는지 얼굴이 온통 먼지 구덩이로 깨끗이 씻을 겨를도 없이 눈이 벌개진 채 쉰 목소리로 우문호에게 물었다.“그녀는 어디 있습니까?”우문호가 탕양을 다독여서 앉히고 탕양에게 일일이 일곱째 아가씨의 신분과 냉정언의 얘기를 전해주었다.탕양이 다 듣고, 첫번째 반응은 고개를 흔드는 것이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그녀는 원씨 집안 사람일 가능성이 없어요.”“그건 모르지, 나도 네가 말하는 그 아가씨를 만나본 적이 없으니까.” 우문호가 말했다.“그녀를 찾아가 봐요. 아직 경성에 있으니까.” 원경릉이 말했다.탕양이 잠시 멍하게 있는데 이건 뭐 너무 터무니가 없는게 그녀가 어떻게 원씨 집안 사람일 수가 있어? 그는 강호를 노니는 영락한 집안의 자손으로 겨우겨우 생계를 꾸려 나간다고 했다.“찾아가 보죠.” 탕양이 말을 마치고 달려나가 말을 몰았다.지난 일이 머릿속에 하나 둘 떠올랐다. 그녀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전혀 눈여겨보지 않았다. 17살의 여자애는 막 혼담이 오갈 때로 탕양은 그 아이의 혼사길을 막을 생각이 없었으나 그녀는 종일 탕양을 쫓아다니며 같이 수없이 웃고 떠들었다. 그녀는 그때 마치 떨어지지 않는 엿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뜻을 펴지 못해 답답해하는 탕양과 미래를 꿈꾸는 바보였다.그렇게 3년이 지나고 한번 그녀가 한달간 없어졌는데 그제서야 탕양은 곁에 그녀가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졌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와 함께 하기로 결정해 그녀를 아내로 맞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탕양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그 순간 그녀는 마치 활짝 핀 복사꽃처럼 웃으며 탕양에게 폴짝 뛰어올라 큰 소리로 외쳤다. 미친 건가 싶을 정도였던 게 기억났다.하지만 그런 변고가 있고 탕양이 그녀에게 가서 ‘혼인할 수 없게 되었다,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아야 한다’고 했을 때 웃음기가 싹 가시고 그녀의 눈에서 죽음 같은 절망을 보았다.그녀는 설명을 원했지만 탕양은 하지 않은 채 미안하

  • 명의 왕비   제 2344화

    “미안하다?” 그녀가 더욱 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은 저한테 미안하지 않아요. 그때 전 멋대로에 무지했으니까 반대로 지금은 안 그렇죠. 제가 오히려 당신의 3년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니 제 쪽에서 미안하다고 하는게 맞죠.”그녀의 이 말은 쉼표 하나까지도 탕양의 가슴을 찌르며 뭔가가 짓밟고 지나가는 듯한 알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탕양은 오래 말없이 그저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일곱째 아가씨는 차를 내오더니 천천히 마셨다. 장사 바닥을 누비는 동안 감정을 안으로 감추는 것에는 입신의 경지에 이르러 예의 바른 엷은 미소를 띤 것이 그 얼굴에서 조금의 상처나 고통도 찾을 수 없었다.“내가 미워?” 한참 있다가 겨우 목이 메인 채 물었다.일곱째 아가씨는 성심껏 답했다. “당신에게 감사해야 마땅하죠. 저에게 남녀 간의 정을 가르쳐 주셨으니까요. 하지만 이 세상은 허망한 꿈에 불과하니 꿈에서 깨야 비로소 착실하게 산다는 것도 말이죠. 전 지금 잘 지내요. 집 안에 갇혀 지내지 않고 세상을 마음껏 다니면서요.”탕양은 사랑의 눈빛을 거두고 마음에 없는 소리를 했다. “그래, 그거 잘 됐군.”“더 할 얘기 있나요?” 그녀가 고개를 들어 달빛을 보다가 말을 이어갔다. “시간이 늦었군요. 봐야할 장부가 남아있어서.”즉 이제는 가란 소리다.탕양은 가고 싶지 않지만 더 있어도 변할 게 없다. 하지만 탕양은 더 있고 싶었다.“두 마디만 더 물어봐도 돼?” 탕양이 그녀에게 물었다.일곱째 아가씨가 웃었다. “당연히 가능하죠. 서로 아는 사이에 당신과 제가 원한 맺힌 사이도 아니고, 만약 좀 일찍 명함첩을 보내셨으면 분명 사람을 시켜 주안상을 보게 해서 같이 몇 잔 하며 경박했던 지난 날을 추억했을 텐데 말이죠.”탕양이 어색하게 물었다. “그동안 경성에 돌아왔었어?”“매년 왔죠.” 그녀가 말했다.“계속 당신이 죽은 줄 알았는데 당신이 안 죽었으니 기뻐.”일곱째 아가씨는 탄식하며 약간 측은한 눈빛으로 말했다. “당신이 신경 쓰

  • 명의 왕비   제 2345화

    일곱째 아가씨가 정국부인을 부축해 앉게 해드리고 정국부인 뒤로 돌아가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이렇게 늦게까지 안 주무시고 도둑처럼 몰래 숨어서 들으셔야 하다니, 너무 재미없는 거 아닌가요?”“그러니까 맞아 아니야?” 정국부인이 화를 내며 빠른 손놀림으로 뒤를 치며 말을 이어갔다. “주무를 필요 없어, 앉아, 어디 얼굴 좀 보자, 거짓말 하나 안 하나, 오늘 너 반드시 대답해야 하는 줄 알아.”일곱째 아가씨가 돌아와 앉아 정국부인을 바라보았다. “뭐 이리 급하세요? 말씀 안 해드릴 것도 아닌데. 막 얘기하려고 했어요.”“그럼 얘기해 봐, 뭐라고 한 게야?” 정국부인은 정말 딸에게 지팡이로 머리 한 대 팍 내리쳐서 딸자식 하나 없는 셈 칠까 싶었다.일곱째 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 “전에 그 사람과 같이 있었냐고 엄마가 물으시는 거면 그건 맞아요. 하마터면 엄마 사위가 될 뻔 했죠.”정국부인이 발을 굴렀다. 아이고, 하마터면이라니 하마터면이 뭐야, 하마터면이 아니면 지금 외손자를 몇이나 안아볼 게 아냐?“하나부터 열까지 한 자도 감추지 말고 전부 말해.”일곱째 아가씨가 말했다. “네, 뭘 그리 재촉하세요? 말하려고 하잖아요. 노마님 성격이 이렇게 급하시면 안되죠. 그러다 풍 와요, 그럼 누가 엄마를 돌볼 건데요? 전 경성에 남아서 엄마 돌보기 싫어요.”정국부인은 이렇게 질질 끄는 말을 듣고 정말 피를 뿜을 듯이 그녀의 머리를 몇 대고 세게 때리는데 일곱째 아가씨가 용서해달라고 빌자 그제서야 멈췄다.일곱째 아가씨는 머리를 만지며 애원했다. “그때 그냥 그 사람을 좋아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을 2~3년 따라다녔어요, 그런데 소꿉친구가 나타났죠. 그리고 전에 그 사람이 그 여자의 눈을 멀게 해서 시집도 못 가게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절 아내로 맞지 못하고 그녀와 혼인했죠. 전 자존심이 상해 견딜 수가 없어서 부 선생에게 그 사람한테 가서 내가 자살했다고 하라고 했죠. 오래오래 죄책감에 시달리라는 작은 복수로. 이렇게 된 거예요.”정국부인

  • 명의 왕비   제 2346화

    정국부인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투로 말했다. “왜냐면 너도 앞으로 나이가 들 거고 침대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게 될 테니까. 그땐 누가 널 돌봐줘? 곁에 가족이 아무도 없으면 죄다 하인들 손에 맡길래? 언젠가 네 은자도 다 사라지는 그런 참담한 마지막은 두렵지 않아?”“만약 그런 문제면 간단한 거 아니에요? 제가 내일 아무나 데려다 아이를 한 무더기 낳은 뒤 나이가 들면 걔들이 절 봉양하게 하면 되잖아요?” 일곱째 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정국부인은 일곱째 아가씨의 머리를 몇 대 때리며 긴 한숨을 쉬었다. “난 늙어서 더는 너한테 간섭 못해. 탕양은 좋은 아이야. 너희들이 같이 할 수 있다면 같이 지내려무나. 아니면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난 계속 너에게 혼인을 제시할 거야. 가업이 너한테는 소중할지 몰라도 난 아니야. 많이 먹든 적게 먹든 여태까지 잘 지냈잖아? 하지만 여자는 평생 누군가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야 비로소 완성되는 거야, 네 아빠는 엄마에게 평생 잘 했어. 지금도 생각나, 그이에게 시집올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지. 엄마는 네 아빠 같은 그런 남자가 널 아끼고 사랑하고 보호해 주길 바래. 그럼 엄마는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있을 거야.”일곱째 아가씨는 엄마 품에 엎드려 엄마 목을 끌어안고 코가 맹맹한 채로 말했다. “엄마, 우리 아빠는 둘도 없는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서 아빠 같은 사람은 다시 찾을 수 없어요. 아쉽다고 아무 하고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좋은 남자를 찾으면 시집갈게요. 저와 탕양은 지금 원한도 없지만 시간을 되돌릴 필요도 없어요. 딸이 편하게 평생 살게 해주세요. 네? 다음 생에는 뭐든 엄마 말 다 들을게요.”정국부인이 이 말을 듣고 코가 시큰해졌다. 딸이 고집이 세서 말로 설득되지 않을 걸 알고는 있지만 시집가는 꽃가마에 묶어 둘 수는 정녕 없는 걸까?“됐다. 너 좋을 대로 해. 다그치지 않으마. 앞으로 날 피할 필요 없어. 시간 나면 자주 오너라, 엄마가 이제 늙어서 1년엔 한번씩만 오면 몇 번 못 볼 거 같아.

  • 명의 왕비   제 2347화

    탕양이 돌아간 뒤 일곱째 아가씨와의 일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 원경릉도 묻지 않았다. 하지만 탕양이 이전에 풍기던 무거운 기색이 없어진 것으로 볼 때 아마도 마음 속의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일곱째 아가씨가 죽지 않은 게 탕양의 인생 전체를 가볍게 만들었다.우문호는 오히려 탕양이 일곱째 아가씨와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지 살짝 물었고, 탕양은 다음 생에는 최대한 일찍 만나겠다고 했다.우문호는 좀 아쉬운 게 만약 자신과 원 선생이었으면 어떻게든 다시 되찾아와서 죽어도 손을 놓지 않을 텐데 말이다.하지만 탕양의 일이니 우문호도 어쩔 수 없는 게 다 큰 어른이 자기 감정은 자기한테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원경릉의 경호 계산은 초보적 단계로 성과가 있었는데 만두가 외삼촌에게 얘기해 편차를 보는 게 주 목적으로 다시 실험을 시작하기로 했다.사식이가 지금 회임한 상태로 서일은 경호에 갈 수 없어서 귀영위를 몇 명 보내고 그 중 두 명이상황을 보고하는 책임을 맡았다.경호는 전에 물건을 보내고 받을 수 있었으나 나중에 어떤 이유에서 인지 보낸 물건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 원경릉은 대략 추측해 보면 당시 비교적 길게 멈춰 있던 교점을 만났던 것으로 그때 소용돌이가 적어서 경호에 물건을 떨어뜨려도 소용돌이를 향해 떨어뜨리지 않았고 오빠가 보낸 물건도 임의로 서교산 호수에 안에 놨을 뿐이란 결론이다. 원경릉의 가설은 이렇다. 일종의 알 수 없는 중력장이 있어, 지구가 공전 궤도상에서 주기적 운행을 할 때 지구가 받는 중력장 작용으로 주기적으로 변화한다. 이 변화로 인해 경호 시공간의 문에 편차가 생기거나 변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그래서 원경릉이 지금 하고자 하는 것은 소용돌이가 안정적으로 어떤 일정한 시공간으로 통하는지 여부를 관찰하는 것으로, 중력장이 다시 주기적 변화를 일으킬 때에 맞춰 다음 단계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원경릉은 지금 이 알 수 없는 중력장이 존재하는 이유를 모르는 데다 어쩌면 다른 천체 활동과 연관되었을 수도 있어 현재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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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 명의 왕비   제3393화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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