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2396화

Author: 유애
예민해지다

사식이는 완전히 꿰뚫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저녁에 우문호가 돌아오자, 탕양은 바로 이 일을 보고했다.

우문호는 원경릉이 화병으로 몸이 상할까 봐 서둘러 돌아가라고 설득했다.

원경릉은 어느 때보다 냉정해졌지만, 그녀의 포석이 있는 이상 말을 꺼내야 했다.

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우문호에게 알렸다.

우문호는 그녀를 칭찬했다.

"이 계책 진짜 좋구나, 의관을 열었는데 환자가 없다니."

원경릉이 말했다.

"부황께서 의서를 증설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으니 우리가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어. 혹시 노여워하실지도 모르니 네가 먼저 준비해."

"호비 마마께 말하지 않았어? 내 계획대로라면 부황께서 백성의 고충을 알 수 있을 거야."

원경릉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 계책 좀 위험한 것 같은데."

"벼락 맞을지도. 우리 의원님을 꼭 안고 있어야지, 네가 무수한 사람을 구했으니 공덕이 따를 거야."

그는 말을 하면서 원경릉을 덥석 끌어안고 그녀의 볼에 뽀뽀했다.

"화내지 마, 알았지?"

원경릉의 뇌리속을 스치는 생각에, 그녀의 눈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그녀를 넘어뜨리지 못하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

"뭐?"

우문호가 넋을 잃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원경릉도 얼떨떨하게 말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세상에, 지금 당장 죽이고 싶어졌어."

우문호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어디 아파?"

"화가 치밀어 올라서 미치겠어."

원경릉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온몸에 화가 치밀어올랐다. 애써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혜평 공주한테 화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어떻게 그녀를 죽이고, 복수할지 생각해. 칼로 그녀의 살을 발라내고 비녀로 그녀의 눈을 찔러 피를 흘리면서 죽게 하고 싶어."

우문호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일어서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정말 화가 났구나. 화내지 마. 그녀에게 화낼 필요 없어, 반드시 가산을 탕진할 거야."

"아니, 지금은 장사가 안되지만, 이미 평생 먹고 놀 만큼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명의 왕비   제 2397화

    이리 나리의 조언의학원을 의원으로 바꾸면 훨씬 편리할 것이다. 의학원의 대지 면적은 넓었으나 위치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바깥쪽에 큰 길이 있었기에 마차가 다닐 수는 있었다. 게다가 학생들의 생활관도 있었다. 그곳을 대기실로 쓴다면 아주 유용할 것이다.또한 의학원에는 약고도 있다. 몇 개 더 증설했기에 약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학생들은 밤낮없이 약초를 분류하고 표기했다. 게다가 약을 지을 사람을 10명 정도 모집해 전문적인 약 처방과 검사를 하게 했다.혜평 공주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원경릉은 약재 공급원을 끊고 싶었다. 약을 구할 수 없으면약공장도 생산을 중단할 것이고 의관도 열 수 없을 것이다.이 일에 우문호가 직접 관여하는 것은 좋지 못했다. 원경릉은 때마침 홍령의 계책을 참고할 수 있었다.원경릉은 혜평이 미웠다. 고뿔이 기승을 부릴 때, 경중에는 약이 없었고 그녀는 약행의 행수였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시장에서 마구 물건을 쓸어담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챘다, 자금도 충분했기에 홍렬과 약을 빼앗을 수 있었음에도 그녀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다만 비축한 약 일부의 가격을 올려 목돈을 벌었다.혜평은 우문이라는 성을 가질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모두 혜평 공주에게 반격을 서두르고 있을 때, 원경릉은 냉궁에 도착했다.이리 나리는 그녀를 보자마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의 수많은 경험으로 보아 그녀는 아무 이유 없이 오지 않았다. 반드시 원하는 게 있어서 찾아온 것임이 분명하다. 원경릉이 그를 부르자, 그는 생각을 굳혔다. 그녀는 일이 없을 때는 그를 이리 나리라고 불렀고 일이 있을 때는 사부님이라고 불렀다."드릴 말이 있습니다." 원경릉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주제를 꺼냈다."혜평 공주와 기 싸움을 하는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이냐?" 떠들썩하게 소란을 피운 탓에 그도 이 소식을 알고 있었다. 원경릉이 먼저 말을 꺼내기 전에 그가 먼저 물었다.원경릉이 말했다. "

  • 명의 왕비   제 2398화

    어부지리"소용 있다, 적어도 오늘날의 의관 몰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혜평도 곧 반격할 것이고, 너의 사람을 점점 한 명씩 빼갈 것이다. 세상에 금전에 현혹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백 명 남짓한 의원 중, 그녀가 내놓은 몇십만 은자로 마음이 움직일 사람이 없을 것 같으냐? 어쩌면 모든 사람을 빼앗아 갈 수도 있다. 네가 의원들을 돕고 그들을 위해 명당을 만드는 것을 보고 혜평 공주는 뒤에서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올릴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원경릉이 말했다. "그건 알아요. 그래서 단기간에 혜평 공주를 쓰러뜨리고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만들고 싶습니다. 저를 도와줄 수 있으십니까?"이리 나리의 눈빛이 번쩍였다. 거액의 장사를 할 때 보이는 눈빛이다. "네가 혜평 공주를 넘어뜨리려면 그녀의 화를 더 돋우는 것으로 혼란에 빠뜨리면 그녀는 널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재물이 많은 그녀는 돈을 이용하겠지. 만약 현재 모든 의관과 약공장이 도산하더라도 그녀가 가진 재물로 3대는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 그녀의 은자를 전부 빼앗아야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어떻게 하면 됩니까?" 원경릉은 이리 나리를 쳐다보며 눈 밑에 불길이 이글거렸다."그녀가 약을 살 수 없게 만들어."원경릉은 답답한 마음이 들어 눈을 뒤집으며 말했다. "제가 아까 한 말이랑 같잖아요!""아니, 다르다." 이리 나리가 신비롭게 웃으며 말했다. "넌 약을 빼앗거나, 약장수가 그녀에게 약을 팔지 못하는 쪽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너도 위험해지는 어리석은 일이다. 약 장수는 정해져 있고 그녀에게 약을 팔 것이다. 만약 약장수가 물건을 들여올 때 원가를 높이면 팔 때도 가격이 오르겠지.""가격 경쟁이 아닙니까?" 원경릉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가격 경쟁이지, 그러나 약장수를 상대로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약농가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약농가요?""이 일은 신경을 쓰지 말거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

  • 명의 왕비   제 2399화

    변화미색이 담담하게 말했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과연 적을까? 단지 그녀보다 덜 할 뿐일 것이다.""전에는 원수처럼 대하더니 왜 갑자기 그녀의 편에 드는 것이냐?" 원경릉이 물었다.미색은 손을 뻗어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전 곧 어머니가 됩니다. 그래서 이해 가지 않는 일들을 전부 이해할 생각입니다. 모든 원한을 풀고 내 아이와 덕을 쌓으며 살아갈 것입니다."원경릉이 눈썹을 고르며 말했다. "정말?"그녀의 뜨거운 눈빛에 미색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일은 전에도 겪었습니다.""뭐?"미색이 천천히 고개를 떨구었다. "다만, 예전에는 가게에 불을 지르는 역할을 했을 뿐이지요."원경릉은 곧 엄숙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사람을 죽였어?"미색이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저는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은자를 위해 사람을 죽인 것 뿐입니다. 하지만 십만 냥 이상 되지 않는 사람은 죽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죽인 사람은 전부 극악무도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지금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그런 얘기만 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이제는 착하게 살 겁니다."원경릉은 그녀의 자상하고 선량한 모습을 보고 천천히 매실 한 알을 주워 입에 넣으며 말했다. "그 사람들은 건드리지 마, 나중에 쓸모가 있어."미색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럼 경조부에 먼저 알릴까요?""아니, 적어만 둬."미색이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혜평 공주가 악행을 많이 저질러 업보를 당해서 한밤중에 악귀에게 홀려 목을 매달아 죽는 것은 어떱니까?"원경릉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까 착하게 산다고 하지 않았나?"미색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건.. 그냥 해본 말입니다."원경릉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생각도 괜찮은 것 같으니 일단 남겨 두어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귀신이라도 써야겠지."미색이 그녀를 궁금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이런 얕은 수는 너무 치사한 것 아닙니까?""어떤 사람을 상대로 하는지 봐야겠지."원경릉이 담

  • 명의 왕비   제 2400화

    희망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아랫배에 두고 만졌는데, 순식간에 입술에 미소가 번졌다.미색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임산부인 그녀의 촉은 매우 예민했다. "아랫배는 왜 만지십니까? 또 임신하셨습니까?"원경릉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그럴 일 없어."미색은 그녀의 책상 옆에 놓인 매실을 바라보았다. 임산부를 속일 수 없었다. 원경릉은 전에 이렇게 신 것을 먹지 않았다."임신하셨군요!" 미색이 정곡을 찔렀다.원경릉은 어쩔 수 없었다. 미색의 눈을 피할 수 없었다."떠들지 마, 아직 아무도 알아서는 안 돼." 원경릉이 소리를 낮추고 경고했다.미색이 입을 가리며 말했다. "세상에, 정말 임신하셨습니까? 임신이 왜 이렇게 쉽게 되는거죠?""그 입 좀 닫으면 안 돼?" 원경릉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미색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뻐서 그럽니다, 기뻐서 차마 입을 닫을 수가 없네요! 정말 임신하셨을 줄이야... 얼마나 되셨습니까?혹시 딸입니까, 아들입니까? 성격이 이렇게 예민해진 것을 보니, 설마 아들 아닐까요?"그의 물음에 미색이 웃음을 터트렸다. "난 아들을 원하는데 그이는 딸을 원합니다.""네?'"난 아들을 원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나 같은 딸을 원한다고 하네요." 미색은 뱃속의 아이에 관해 얘기하며 행복감을 감추지 못했다."이번에 아들이면, 다음에 딸을 낳으면 되지요.""그래야겠습니다!" 미색은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마마는 정말 복 받은 사람입니다. 좋은 말을 많이 해서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원경릉이 그녀의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생각은 하지 마. 아이는 건강하면 된다. 아들이든 딸이든 전부 나의 아이잖아?" 미색이 웃으며 말했다. "사실 전 다 상관없습니다. 마마는 어떤 아이를 원합니까? 태자께서는 딸을 원하시지요? 딸을 원했는데 아들이 태어나면, 그러면 사내아이와, 딸아이를 모두 갖추게 되겠네요."원경릉이 웃음을 터트렸다.

  • 명의 왕비   제2401화

    의관과 의원은 거의 동시에 문을 열고 진찰을 받았다.대흥에서 온 신의가 직접 진료하여 백성들이 자연히 신임했으며 한동안 경중의 기타 의원에는 환자가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원경릉은 중의학에 정통하지 못하지만 약전(藥箋)과 약은 나눌 수 있기에 가서 약전과 약을 검사하고 환자에게 나누어주었다.홍매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다. 첫날 환자는 대합실을 가득 채웠지만 그래도 다행히 놀라움도, 위험도 없이 잘 지냈다. 할머니는 매우 피곤했지만 그래도 아주 기뻐했다. 한 끼를 드시고 나니 다시 자신이 힘이 넘치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다. 의원에서 야간진료를 개설하였는데 4명의 의사가 당번을 맡았고 원경릉은 또 의학원에 마차 세대와 마부를 배치하였다. 갑자기 응급진료를 나가야 하거나 환자 스스로 오지 못할 경우를 생각하여 마차를 배치해 환자를 옮기는데 사용하였다.마차는 당연히 돈을 받는다. 일단 무료로 하면 환자가 남용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의원에는 응급실도 개설하였는데 급한 병이 있는 자는 줄을 설 필요가 없었고 우선적으로 병을 볼 수 있다. 이리 인도적이니 백성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다.저녁이 되자 우문호는 의학원으로 와 원경릉을 데리고 마차를 타고 돌아갔다.원경릉은 너무 피곤하여 마차 안에서 다섯째의 어깨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안고 얼굴을 돌려 그녀의 볼에 뽀뽀를 했고 눈가에는 부드러움과 총애가 드러났다. 그는 당연히 그녀가 피곤하기를 원치 않지만 그녀가 기뻐하니 그냥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하였다. 무엇이 그녀가 기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을까?현대에 한 번 가서 그녀의 직업을 알고 그녀의 꿈과 추구를 알게 되었다.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약물을 제작하는 것은 그녀의 본연의 업무이고 그녀의 성취감은 여기에 있다. 그녀가 이를 위해 노력하려 한다면 그는 지지할 것이다.마치 공적인 일에 있어서 그녀가 여태껏 그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한 것과 같다.연달아 며칠간 의원은 모두 사람들로 붐볐다. 의원의

  • 명의 왕비   제2402화

    유부마는 바로 혜평에게 가서 알렸다. 혜평은 낭군의 아버지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조정과 재야에서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냈고 그중에는 도움이 될 만한 큰 인물도 적지 않았다.왕조의 수보 주대인조차도 그 당시 낭군의 아버지에게 치료를 받아 신세를 지고 있다.그러니 부마의 전언을 들은 혜평 공주는 아주 마음을 놓고 사람을 찾아 자리를 물색해 의원을 개설하려 했다.그녀는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어 가게를 찾고 장소를 찾는 것은 모두 작은 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약장수 쪽에서 그녀에게 요즘 왜 그런지 모르게 약농들이 모두 물건을 비축하고 팔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혜평 공주는 순간 본능적으로 원경릉이 수를 쓴다 생각했다. 하지만 원경릉은 그럴 능력이 없으니 우문호일 수 있었다. 그녀는 사람을 보내 조사를 했고 확인한 결과, 한 약상이 약을 마구 사들였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약상은 다른 사람에게 약을 팔지 말고 다음번에 비싼 값에 사라고 했다.약농들은 이전에 약장수로 인해 모두 풀이 죽어있었는데 지금은 이윤이 상승하다 보니 자연스레 약장수에게 팔려 하지 않고 모두 모아두기 시작했다.혜평은 그 말을 듣고는 냉소를 지었다."무슨 약상이냐? 그저 독고의 수를 써서 약을 사들이고 내가 쓸 수 있는 약이 없게 하려는 것뿐이다.""그러나 저희 약 공장에는 물건을 들여야 하옵니다. 헌데 약을 사지 못하면 어떡하옵니까?" 총무가 말했다.혜평은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어떤 가격을 내었냐?""모르옵니다. 하지만 원래보다 몇 할은 높을 거라 약속을 했다 하옵니다.""그렇게나 높다 말이냐? 미친 것이 아니냐?"혜평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쉬고 참작을 해보았다."외부에서 약을 들이면 가격이 어떠냐?""약농은 모두 인근 일대의 사람들입니다. 직속인 약도 싸지 않을 것 같은데, 조금 멀면 운송 비용과 손실까지 합 해 모두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총무가 답하자 혜평은 차가운 눈동자를 치켜뜨고 말했다."원가로 사람을 다치게 하려 하다니, 원경

  • 명의 왕비   제2403화

    원경릉은 요 며칠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또 이리 나리에게 찾아갔고, 이리 나리는 그녀를 안심시키고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혜평 공주는 곧 고가를 약을 살 것이야, 먼저 그녀가 돈을 좀 잃게 해 우리에게 좋은 물꼬를 트게 하자."원경릉은 멈칫했다."하지만 나리께서는 원래 그녀가 약을 사지 못하게 할 거라 하지 않으셨습니까?"이리 나리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고가를 주어도 그녀는 사지 못한다.""대체 무슨 수를 쓰신 것입니까? 전 왜 이해가 되지 않지요?"원경릉은 완전히 멍해졌다. 높은 가격을 내었는데도 왜 약을 사지 못한다는 것인가? 약농들도 돈을 벌려고 할 텐데, 약을 비축하기만 하고 팔지 않으면 어떻게 생존을 한단 말인가?그리고 혜평 공주는 약농으로부터 직접 약을 사는 것이 아니라 약장수와 약재시장을 거쳐 약을 가지는데 어떻게 얻을 수 없단 말인가?이리 나리가 많은 재주가 있어 약농이 혜평 공주에게 약을 팔지 못하게 하더라도 약장수 쪽에서는 여전히 약을 얻을 수 있었다.이리 나리가 담담하게 말했다."너는 병을 잘 치료하면 된다. 이 일들을 관리해서 무엇 하느냐? 장사를 하려면 조금의 수단이 있어야 한다."원경릉이 말했다."몇 마디만 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제 마음이 놓이지가 않습니다."이리 나리가 화를 내지 않고 말했다."그래, 몇 마디만 해주마. 지금 혜평의 약은 어디서 사느냐?""약재시장과 약 장수지요. 하지만 공주는 거의 직접 약장수를 상대한다 들었습니다. 약재시장에 갈 필요도 없고 가격도 많이 싸니까요.""그래. 그럼 그녀가 약장수들의 미움을 산다면?""어찌 약장수의 미움을 사려 하겠습니까?"원경릉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멈칫하며 이리 나리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눈동자를 바라보았다."스승님, 말씀을 알아듣기 쉽게 해주시지요. 제자는 너무 우둔합니다."이리 나리가 고개를 저었다."다행히 나의 장사를 너에게 맡기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길바닥에 나앉을뻔했구려. 이렇게까지 말을 했는데도

  • 명의 왕비   제2404화

    원경릉은 눈을 부릅뜨고 멍하니 박수를 쳤다."대단하십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더욱 대단한 건, 약장수가 혜평과 사이가 이미 틀어진 것 아니냐?"이리 나리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느긋이 말했다.원경릉은 감탄하며 말했다."그렇습니다. 하지만 저희 손에 약이 많아지는데, 자금 밀리면 어떡하옵니까?"이리 나리는 돼지를 보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우리 손에 이렇게나 많은 약들이 있는데, 미리 조제해놓은 약들을 파는 것으로 돈을 들이는 것은 고려할 수 있지 않느냐?"원경릉은 또 멍해졌다."그럼 저희는 미리 조제해놓은 약을 파는 것으로 혜평 공주와 경쟁을 하는 겁니까? 하지만 그들은 장사를 한지 오래되었고 저희는..."이리 나리는 눈을 흘겼다."무슨 경쟁을 한단 말이냐? 깔아뭉개는 것이다. 그들은 미리 조제해놓은 약이 없는데 어떻게 경쟁한단 말이냐? 반드시 일정 시일의 빈틈이 생길 것이니 우리의 약이 마침 나타나 시장을 빠르게 차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냐?""맞습니다, 맞지요!"원경릉은 마침내 자신이 정말 장사할 머리는 아니라고 인정했다.그리고 마침내 이리 나리가 정말 장사의 귀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그가 북당 최고의 부자가 된 것이 운이라 생각했다. 그는 항상 빈둥거리며 장사를 하러 나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집에 앉아서도 전략을 세우고 판을 장악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녕 대단했다! 이리 나리는 멍한 그녀를 보며 왜 그때 이리도 둔한 돼지 같은 제자를 받은 건지 후회하였다. 다행히도 경단은 그녀보다 훨씬 똑똑했다.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타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리 나리는 조금 위로를 했다."혜평과 맞서야 하니 의관과 의원을 열어 시장을 빨리 차지하는 것도 묘한 계책이다. 다만 장사를 할 때 그릇된 수들을 너는 모른다. 혜평은 방법을 강구하여 너의 사람들을 데려가려 할 것이다. 대책은 모두 잘 생각해 놓았느냐?"원경릉이 답했다. "안심하셔도 되옵니다, 모두 대응책이 있습니다."이리 나리가 미소를

Latest chapter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 명의 왕비   제3393화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