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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57화

Author: 유애
통주부에 도착한 원경릉

우문호는 처남을 믿을 뿐만 아니라 처남의 의술도 믿었다. 원 선생이 우문호 앞에서 처남 애기를 한두 번 한 게 아닌 게 수술 잘 하는 뛰어난 외과 의사로 자기 목숨도 기꺼이 맡길 수 있다고 했다.

우문호의 수술이 결정되자 수술 전 검사부터 해야 했다.

일단 혈액형이 맞는 사람부터 찾았다. 그 자리에 있는 자들은 전부 신체 건장한 무인들이기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지병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혈액형 검사를 시작했다.

주진은 수술실로 쓸 방을 하나 잡아 청소와 소독을 한 후, 약 상자에서 수술에 필요한 장비를 꺼냈다. 주진은 원경릉처럼 자유자재로 약 상자를 다루진 못했지만 필요한 건 다 갖춰 있었다.

우문호는 방금전 지금탕을 마시고 정신이 약간 들었을 때 좁쌀 죽을 먹었기 때문에 위에 아직 내용물이 남아 있었다. 공복이 아니라 바로 수술을 진행할 수 없어 수술을 몇 시간 뒤로 늦추고 수액만 걸어 두었다.

몇 시간 후 삼경(밤11시~1시)이 되자 원경주는 수술을 내일하기로 결정했다. 밤에 수술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곳은 밝지 않아 내일 태양이 뜨면 굳이 촛불로 조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오빠는 수술실을 점검하더니 지붕에 채광용 천창이 없는 걸 보고, 햇빛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탕양에게 기와를 몇 장 바꿔 끼워 내일 수술실 밝기를 높일 수 있게 했다.

주진이 우문호의 혈액 검사 결과를 보니, 혈소판과 헤모글로빈 수치가 꽤 낮은 것을 발견하고는 우선 혈액 알부민을 투여하고 안되면 수혈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가슴을 열어 폐엽을 꿰매는 건 오빠한테는 큰 수술 축에 들지 않지만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만일의 상황을 대비할 수 있게 통제가능한 변수를 주진에게 철저히 관리하게 했다.

더는 내공을 주입하거나 약을 먹이지 않는데도 수액이 한 방울 씩 관을 통해 태자의 몸에 들어가자 확실히 전보다 상태가 나아지는 것을 보고는 다들 오빠를 깊이 신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경주와 주진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다.

지금 모두 내일 날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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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문호 수술에 임하는 원경릉과 원경주원경릉은 오는 내내 노심초사하며 잠시도 쉬지 못해 피곤이 뼈 속까지 스며들었지만, 우문호가 수술대 위에 누워 창백하면서도 기쁨에 찬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는 그간의 피로가 싹 가시는것만 같았다. 원경릉은 종종걸음으로 뛰어가서 깍지를 끼고 우문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붉어진 눈으로 속삭였다. “나 왔어!” 그러자 우문호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는데 기쁨과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다친 이래로 제일 정신이 맑을 때가 아마 지금일 것이다.우문호는 원경릉이 올 줄 알고 있었다. 그가 오자 그간의 불안과 걱정이 전부 눈 녹듯 사라졌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원경릉을 다시 볼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우문호는 한참동안 물끄러미 원경릉을 바라보다가 마취 기운인지 서서히 눈을 감았다.원경릉의 오빠 원경주는 둘이 마주보고 얘기할 때 벌써 마취약을 투여했다.원경릉은 가볍게 숨을 내쉬고는 마음을 가다듬은 뒤 전문가 모드에 돌입했다.원경주의 집도 하에 원경릉과 주진이 조수를 맡았다. 기도 삽관을 마치자마자 수술이 시작됐다.비록 의료장비 도움없이 모든 걸 육안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춤거릴 원경주가 아니다. 원경주가 메스를 잡고 흉부를 가르자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옆에서 보던 사람들은 놀라 자빠졌다. 하지만 원경주를 놀라게 해 자칫 메스라도 잘못 놀리는 날엔 진짜 태자의 목숨이 위험하기에모두 숨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숨 한번 크게 못 쉬는 마당인데 원경주가 느닷없이 말을 꺼냈다. “매부 가슴이 장난이 아니야. 체력단련을 하루이틀 한 몸이 아닌데 이거?”원경주 목소리는 유난히 크게 수술실에 울려 퍼졌다. 원경주가 태자 전하 몸에 칼을 대서 모두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지경인데 감히 농담이 나오다니! 원경주를 끌어내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패도 모자랄 지경이었다.그래서 사람들은 태자비가 원경주를 따끔하게 질책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한 술 더 떴다. “무술 하는 사람 가슴이 그 정도 근육은 있어 줘야지,

  • 명의 왕비   제 2559화

    수술을 마친 우문호와 원경릉원경릉은 그제서야 한시름 내려 놓았다. 비록 난이도가 높은 수술은 아니었지만 원경릉 본인이 했다면 확실히 리스크가 컸을 것이고, 수술경험이 많지 않은 그녀 혼자 뿐이라 무척 당황했을 것이다.수술실 문이 열리자 제왕과 회왕, 서일 등이 얼른 달려와 그녀를 둘러쌌지만 그저 원경주를 바라만 볼 뿐 함부로 입을 떼지 못했다.그러자 원경주가 손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수술은 성공적입니다만 빨리 일어나지는 못할 것입니다.”심장이 오그라든 채로 며칠을 보낸 사람들이기에 그 한마디에 긴장이 풀렸다. 서일은 그제서야 탕양을 끌어안고 울먹였다. “탕대인, 요 며칠동안 정말 마음이 급해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너무 무서웠어요..!”탕양도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정한 미소로 서일을 위로했다. “자네가 수고가 제일 많았다네.”회왕은 미색의 손을 잡자 그제서야 아내의 안부를 묻지 못한 것을 떠올리고는 다독였다. “오는 길이 고생스러웠지? 수고했어.”미색은 피곤에 절었으나 남편 얼굴을 보고, 태자의 수술이 성공적이란 말까지 듣자 기쁜 마음으로 말했다. “전 안 힘들었는데 형님이 많이 고생하셨죠. 오늘 길에 제대로 쉰 적이 없으니깐요.”“불행 중 다행으로 저들이 때맞춰 와줬어.” 회왕은 그 상황을 다시 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쾅거렸다.미색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뗐다. “저 이번에 태자비 마마를 좀 달리 보게 됐어요.”“어?” 회왕이 의아해 했다.“전 계속 태자비 마마는 여리다고만 생각해서 이렇게 굳센 여인인 줄은 몰랐어요. 참 대단한 사람이에요.”그러자 회왕이 웃었다. “이제서야 형수님이 대단하다는 걸 알아챈 거야? 하하.”그때 대단한 여자가 천천히 수술실에서 걸어 나와 복도에 사람들을 보더니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데 목이 메였다. “여러분 모두 호송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도와 주시지 않았다면 태자 전하께서는 지금까지 견디지 못하셨을 거예요. 여러분들이 태자 전하의 목숨을 구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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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탕의 부메랑원경릉은 마르고 창백한 우문호의 얼굴을 매만졌는데 혈액이 부족한지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나마 다행이라면 열은 나지 않았다.우문호는 혼미한 와중에 누군가 자신의 얼굴을 만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는 눈을 떴다. 걱정으로 눈가가 빨갛게 부은 원경릉의 모습이 보이자 우문호는 손을 겨우 움직여 원경릉의 손을 꽉 쥐더니 말했다. “난 괜찮아.”원경릉이 붉어진 눈으로 웃으며 속삭였다. “알겠어.”원경릉이 엎드려 우문호의 이마에 키스하자 우문호는 흠뻑 취한 듯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우문호는 원경릉과 몇 마디 더 나누고 싶었지만 수마에 휩쓸려 천천히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붙잡은 손만은 놓으려 하지 않았다.우문호는 원경릉이 곁에 있으니 세상이 다 내 것 같고 더이상 헤맬 일도 두려울 것도 없는 기분이 들었다.원경릉은 계속 우문호 곁을 지켰다. 아무리 힘들고 피곤할 지더라도 곁에서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았다.그렇게 30분쯤 지나자 주진이 들어오더니 원경릉을 보고 말했다. “식사하셨어요? 일단 뭐 좀 드시고 오세요.”“아직 배 안 고프니까 나중에 먹을 게. 내가 지키면 되니까 넌 가서 자. 근데 혹시 오빠가 무슨 약 처방 하셨어?”“메로페넴이랑 글로불린 두 종류요. 폐 쪽 감염이 꽤 심각해서 수술 후 바로 투약하고 지금 두번째예요. 하루치 최대용량까지 다 써서 내일 계속 쓰려고요.” 주진이 대답하자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어. 내가 볼 테니까 넌 가봐.”주진이 다가와 원경릉을 꼭 안고 조용히 속삭였다. “그럼 전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마취약이 아직 완전히 깬 게 아니니까 좀 주물러 주시고요.”“응, 알았다.” 원경릉이 부둥켜안고 말했다. “그리고 고맙다!”주진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남처럼 왜 그래요?”원경릉이 주진의 말뜻을 알아듣고 답했다. “정말이야, 만약 오빠랑 네가 오지 않았다면 난 정말 어째야 좋을지 몰랐을 거야. 딱 제때 와줬어.”“알았어요. 이 얘기는 이제 그만 하고

  • 명의 왕비   제 2561화

    우문호의 진통제우문호는 원경릉의 손바닥에서 열이 나는 것을 느꼈다. 그 따스한 기운은 내공과 마찬가지로 마르지 않는 샘처럼 우문호의 체내에 주입되어 고통을 많이 경감시켜주었다.그러자 우문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당신 손바닥에서 어떻게 이렇게 열이 날 수가 있지?”원경릉은 얼른 손을 뺐는데 손바닥이 온통 새빨간 것을 보고는 스스로도 어리둥절했다. 우문호는 다시 원경릉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손바닥을 서로 마주 하자 우문호의 고통이 조금 수그러드는것 같았다. “당신 손바닥에서 열이 전해지니까 통증이 가라앉고 있어.”원경릉도 의아해했다. “정말? 내 손이 그렇게나 신기하다고?”“당신 손을 잡고 있으면 별로 안 아파.”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은 진통제 펌프를 보며 물어봤다. “진통제 효과 때문이지 않을까?”“아냐, 당신 손을 쥐고 있기 때문인 게 확실해!” 우문호가 시험삼아 살짝 원경릉의 손을 놓자 다시 고통이 엄습해져 우문호는 재빨리 원경릉의 손을 다시 잡았다. 손바닥의 뜨거움이 자신에게 전해지자 고통은 다시 줄어들었다. 우문호가 단정하며 말했다. “무조건 당신 손 덕분이야. 당신 손에서 나는 열이 내게 진통작용을 해. 원 선생, 이리 나리가 당신에게 내공 심법을 수련해 주신적 있어?”원경릉이 쩔쩔 매며 말했다. “수련하기는 했지. 맨날 땡땡이 쳐서 그렇지만...”“그럼 당신한테 심오한 내공이 있을 리는 없는데.. 대체 뭐 때문이지?” 우문호는 처음에 원경릉이내공을 전해준 것이라고 여겼으나 그녀가 심오한 내공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고 이리 나리라 해도 아마 이렇게나 큰 능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진통효과가 있어?” 원경릉은 자신의 떡들의 자가치유 능력을 떠올렸는데 또 다시 뱃속이 타 들어가는 듯했다. 그럼 열치료인가? 하지만 열치료라면 도대체 무슨 수로 원경릉의 손을 통해 우문호의 몸에 치료 열이 전달되는 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지금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원경릉은 더는 따지지 않고 진통효과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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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의 대답저녁이 되자 모두 같이 횟불 앞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다. 전장에서 일어난 여러 일을 얘기하자 처음에는 다들 흥겨워했으나 이번 전쟁의 승리의 댓가로 희생된 전우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 침묵에 빠졌다. 결과적으로는 이겼지만 원래 그들은 원래 싸울 필요가 없었다. 북막 사람의 야심이 얼마나 많은 전우와 백성의 목숨을 앗아갔단 말인가?평화 교섭이란, 기본적으로 일진일퇴 시소게임이지만 패전국과 승전국의 교섭은 아주 간단했다. 패전국은 거의 아무 조건도 제시할 수 없었기에 북당이 조건을 제시하면 북막은 어쩔 수 없이 들어야만 했다.이번 협상은 안풍친왕이 삼대 거두를 데리고 일선에 나섰는데 그들이 남을 지나치게 업신여기는 사람들은 아니였지만 북막이 이번에 병사를 일으켜 도발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임이 틀림 없었다. 그래야만 그들이 두려움을 품고 다시는 야심을 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북막 사람은 영원히 침략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5개 도시를 배상으로 할양했지만 북당에 조공하는 것은 거절했다. 안풍친왕은 더욱 강력히 조공을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시를 빼앗고 정전협의서에 서명해 변경에서 50년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야 말로 이미 죽은 장수와 병사들에게 최고의 대우라고 생각했다.협상이 끝나자 우문호의 상처도 상당히 좋아져서 조정으로 돌아가는 귀로에 올랐다.북당의 대승으로 명원제는 천하에 대사면을 실시하고 성지를 내려 대군이 조정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며 경축 행사를 거행하고는 온 나라가 함께 경축하도록 했다.우문호 등 사람들이 경성으로 돌아가자 백성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백성들은 소리 높여 ‘태자전하 천세천세 천천세’를 외치며 극도로 열광했다.원경주는 이 상황을 보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현대인에 조금도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그는 이제 매부를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는데 그것도 아주 만족스러워져서 매부에 대한 태도가 점점 좋아졌다. 주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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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동 문제주진은 원경릉이 침묵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제 말을 안 믿으시나요? 선배는 줄곧 신학이 허황된 거라고 생각하세요?”그러자 원경릉이 고개를 젓고 쓴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나 많은 일을 겪고, 용태후도 알게 됐는데 어떻게 내 관점을 고집할 수가 있겠어? 우리 인류는 세상이 크다는 걸 알아. 하지만 실질적으로 아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르는 게 없다고 우기는 거야. 말로 지식을 답보 하게 만들 뿐이라고”“그렇게 생각하시다니 멋져요!” 주진이 원경릉을 주시했다. 원경릉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마치 뭔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나한테 또 뭐 묻고 싶은 거 있어?”곧이어 경릉이 주진에게 차분히 말했다. “사실 처음부터 얘기 했는데, 애들에게 자가치유 능력이 있어. 신체의 어떤 병도 고칠 수 있다는 거 말이야. 쟤들이 그렇다는 건 장생불사할 수 있다는 거잖아? 그럼 적어도 질병으로 죽을 리는 없고 외상도 급속하게 치유되니까 만약 나라면…… 그리고 네가 전에 얘기한 대로면 내가 해동됐을 때도 아이들처럼 불로불사 한다는 거 아냐?”주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좋은 일 아닌가요? 불사신이 되는 거잖아요!”원경릉이 미간을 찡그렸다. “하지만 우문호는 반드시 죽는다고.”주진이 원경릉을 보고 반쯤 농담으로 얼버무렸다. “그러니까 우리가 연구를 다시 시작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하는게 어때요? 선배도 알잖아요, 지금의 뇌로 현대로 돌아가서 계속 연구할 경우엔 성과가 클 거라는 걸, 선배는 상상도 못 할 걸요.”원경릉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농담하지 마. 내가 끝이라면 끝이야.”주진이 웃으며 다시 설명했다. “네, 선배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 알겠어요. 강요 안 해요. 하지만 선배가 걱정하는 게 확실히 존재하기도 해요. 단지 선배가 당장 그걸 걱정하는 건 좀 이른 감이 드는게, 지금 걱정할 건 해동한 뒤 마주해야 할 선택보다……”주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했다. “진짜 걱정해야 할 건 해동자체의 성공 여부예요. 어쨌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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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과 우문호의 결혼식“스카이 다이빙을 또 한다고? 나 안 해.” 원경릉이 손을 내저었다. 아직도 생각만 하면 가슴이 쿵쾅거렸고 우문호의 말을 곱씹어 생각해보니 좀 의아한 구석이 있었다. “자기 지금, 경성에 돌아가서 혼례를 치르겠다고 한 거야?”우문호가 원경릉의 어깨를 주무르며 볼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쌍꺼풀 없는 눈을 가늘게 뜨고 신비하고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맞아, 경성에 돌아간 후에 부모님께 말씀드려 우리 혼례를 치를 거야.”원경릉이 다소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작게 내뱉었다. “왜..?”우문호가 안으로 들어가 원경릉의 어깨를 감싸고 진지하게 말했다. “즉흥적으로 떠오른 생각이 아니고 이전부터 마음 먹었던 거야. 전에 얘기했던 거 기억하지? 우리 아직 혼례를 치르지 않았잖아. 그게 늘 마음에 걸렸어. 당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해. 물론 우린 이미 행복하지만 행복은 다다익선 아니겠어? 정정당당하게 당신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원경릉은 더할 나위 없이 감동했다. 확실히 전에 결혼식 얘기를 하긴 했지만 너무 황당했었다. 둘은 이미 결혼한 사이로 그녀가 원래 몸 주인인 원경릉이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한번 결혼한 사람이 또 결혼하는 게 어디 있을까? 그리고 원래 얘기한 바로는 우문호가 보위에 오른 뒤 황후를 책봉하는 대례가 있고, 그것도 일종의 정통 혼례이므로 원경릉은 줄곧 그걸 얘기하는 줄만 알았다.그래서 그때도 그냥 웃어넘겼다. 우문호가 보위에 오르는 게 몇 십년 뒤 일수도 있기 때문에 그땐 둘 다 호호백발인데 결혼식은 무슨 결혼식이냐며 백발이 성성해서 혼례복을 입다니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할거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원경릉은 그 뒤로 자신을 타일렀다. 결혼식 같은 건 그저 의식일 뿐으로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자기들은 충분히 행복하고 결혼식은 옵션일 뿐 굳이 필요 없다고 말이다.하지만 행복한 일이 더 생긴다고 나쁜 사람 누가 있을까? 결혼식은 자신이 우문호에게 정식으로 시집가는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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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 명이 넘는 자 중 단 한 명만 생포하고 나머지는 전부 섬멸되었다.안왕은 재빨리 위왕의 혈을 눌러 지혈한 후, 중상을 입은 위왕을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먼저 의원을 찾으러 간 사람이 있었기에, 의원은 이미 저택에 도착해 있었다. 이때 안왕이 피투성이가 된 채, 의원의 옷깃을 움켜잡았다.“살리시게, 살려야 하네. 꼭 살아야 하네.”의원이 바로 약상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진정하십시오.”의원이 위왕의 옷을 가위로 자르자마자, 상처가 바로 드러났다. 다행히도 먼저 지혈한 덕분에 저택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하지만 심각한 부상 상태와, 깊은 복부의 자상 때문에 장기를 다친 것으로 판단한 의원은 간단한 처리를 마친 후, 안왕에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소인의 의술이 부족한 탓에, 치료를 감당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경성에서 다치셨다면,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강북부는 의료가 낙후된 지역이다. 비록 혜민서를 설립한 이후 의사를 집중적으로 양성하긴 했지만, 경성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부족했다.안왕이 숨을 헐떡이며 눈에 핏줄을 세우고 소리쳤다.“중상을 입었는데 어찌 도성으로 돌아가란 말인가? 긴 여정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가?”의원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그것도 참 문제입니다. 황실 친왕이 자금단을 가지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혹시 저택에 있습니까?”“없네!”안왕은 위왕의 호흡이 점점 미약해지는 모습을 보며 절망감에 휩싸여 털썩 주저앉았다.“내가 갖고 있던 자금단은 이미 먹은 지 오래된 것이네.”“경성… 경성으로…”의식을 잃은 위왕은 그저 경성이라는 말만 중얼거렸다.안왕은 눈물을 닦으며 무릎을 꿇었다.“형님, 조금만 더 버티십시오. 의원이 약을 썼으니, 황후가 오실 때까지 며칠만 버티십시오.”심각한 상황이니, 경성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돌아가려면 최소 일주일 이상은 걸리지만, 황후는 아마 사흘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성으로……”위왕은 의식을 잃기 전까지 계속해서 경성을 찾았다. 그곳은 그가 너무

  • 명의 왕비   제3395화

    위왕은 마음속에 또 하나의 걱정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다섯째가 곧 강북부에 오는 것이었다. 비록 이 일은 소문내지 않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순행했으니, 소문이 새어나가게 마련이다.설령 그가 강북부에 온다고 밝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의 최종 목적지가 강북부라는 것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북막인들이 다섯째에게 해를 가하려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었다.아무래도 단 한 순간도 북막인의 야심은 멈춘 적 없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방심하지 않고, 허점을 찾아내겠다는 결심을 다지며 이들을 감시했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추측일 뿐이기에, 그는 이 일을 아직 넷째에게 말하지 않았다.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 그들이 진짜 금나라 상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두 나라의 사이만 영향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무장이지만, 외교적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작은 불씨라도, 마음먹은 자가 부추기면 걷잡을 수 없는 큰불이 될 수 있는 법이기에, 섣불리 행동해서는 안 되었다. 그리고 감시 끝에 마침내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 처음엔 열댓 명 정도였던 이들 무리는 이틀 사이 스무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새로 온 자들은 앞선 사람들과는 다르게, 군인이라기보다는 강호 인사의 분위기를 풍겼으며, 무공 또한 약하지 않아 보였다.위왕은 경계심을 품고, 밤새 직접 사람들을 이끌어 조사에 나섰다.앞서 만났던 금나라 사람들은 여전히 질문에 순순히 응했지만, 새로 온 강호인들은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 위왕의 질문에도 그저 시큰둥한 태도만 보이며 북당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위왕은 건방진 그들의 태도에, 몇 마디 호통을 쳤고, 그 모습에 강호인들은 참지 못하고 바로 위왕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위왕은 조사하기 위해 온 터라, 데리고 온 부하도 단 몇 명 뿐이었기에, 상대가 일반적인 조사에도 이렇게 쉽게 공격하려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앞서 온 금나라인들이 말리려 했지만, 그들이 손을 쓰자, 사태가 수습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리고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 명의 왕비   제3393화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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