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2707화

Author: 유애
할머니는 한참 있다가 갑자기 미심쩍다는 듯 원경릉에게 물었다. “태상황 폐하께서 좀 이상해, 날 주둥이 동생이라고 부른다니까!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 주둥이가 북당에서 무슨 의미가 있나?”

원경릉이 난감해져서 답했다. “태상황 폐하께서 정말 주둥이 동생이라고 부르신다고요?”

할머니가 말했다. “신분을 따지지 않고 나이만 놓고 따지면 동생이란 말은 맞다고 생각하는데, 주둥이가 대체 뭐더냐?”

원경릉이 쭈뼛거리며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어이가 없어졌다. “어쩐지 그런 거였군. 그래도 진짜 너무 곤혹스럽네, 주둥이라니 듣기 너무 거북하다.”

“하하. 영어 이름이 하나 늘었다고 생각하세요. 주디(Juddy)요!”

할머니가 웃으며 원경릉의 어깨를 찰싹 때리더니 말했다. “ 요 녀석 간 큰 것 좀 봐. 감히 할머니 이름을 가지고 장난을 쳐?”

원경릉이 익살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하하하. 잘못했어요.”

할머니와 손녀가 알콩달콩 웃고 떠들었다. 할머니가 원경릉의 배에 쓸어주었다. “이제 이 아이도 태어나겠구나. 공주님이어서 태자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네!”

배 속에 아이는 알았다는 듯 움찔움찔 하는 게 마치 할머니의 손바닥에 하이 파이브 하는 것 같았다.

할머니가 신기해했다. “진짜 공주님일지도 모르겠네!”

우문호가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매일 집에 돌아오면 먼저 사탕이부터 보고 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매일 유모는 사탕이를 안고 작은 방에 있다가 우문호가 오면 안아 보도록 해야 했다.

우문호는 늘 서일이 무슨 복을 받아서 노력도 안 하고 저렇게 쉽게 딸을 얻을 수가 있냐며 부러워 죽으려고 했다.

원경릉은 복잡한 심경으로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아들 귀한 줄을 몰라? 다 자기가 낳은 자식인데 똑같아야 맞는 거잖아.”

우문호가 한숨을 쉬었다. “큰 소리로 얘기하지 마, 애들이 다 듣겠어.”

“자기가 그랬잖아. 앞으로 편애하지 않겠다고.” 원경릉이 우문호에게 좋은 말로 경고하자 그녀가 원경릉을 끌어안았다. “편애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분명 편애는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명의 왕비   제 2708화

    “이거 낳기 직전인 것 같은데. 미색아, 진통이 자주 오더냐?” 할머니가 물었다.미색이 침대에 누워 손에 달걀부침을 말아 입에 넣으며 질문에 대답했다. “아직 전과 똑같은데요. 약간 무엇인가 빠질 것 같이 아파요.”“그럼, 진통은?” 할머니가 물었다.미색이 달걀부침을 꿀꺽 삼켰다. “진통이요? 진통이 어떤 거예요? 아픈 건가요? 아주 아프진 않은데. 약간 올라갔다 떨어졌다 하는 느낌이에요.”다들 어안이 벙벙했다. 미색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게 계속 달걀부침을 먹는데, 하나 먹고 나면 다음 걸 또 집어서 먹는 게 아무 일도 없는 사람 같았다. 산파와 할머니 말에 따르면 지금은 진통이 빈번하게 올 때고 초산이기 때문이라 했다. 할머니는 아이를 낳을 때 별로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을 여럿 봤지만 미색처럼 이렇게 담담한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올라갔다 떨어졌다 하는 느낌 말고 또 어떤 느낌이 있더냐?”미색이 착실하게 대답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할머니가 순간 눈치채고 말을 이었다. “가지 마, 가면 안 돼, 어서 누워!”“하지만 가고 싶은데요.. 진짜 못 참겠어요.” 미색은 곤혹스러워해 보였다. 그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많이 먹는 게 아니었다며 후회했다. 산파가 많이 먹어서 힘을 비축해 둬야 밤에 애 낳을 때 힘을 쓸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노비가 얼른 사람을 시켜 변기를 가져와 병풍 뒤에 두라고 하자 산파가 답했다. “아직 손가락 10개만큼 벌어지지 않았지만 열리는 게 빨라서 한 시진 안에는 낳으실 겁니다. 왕비 마마 가려면 어서 다녀오세요.”“그래!” 미색이 얼른 이불을 젖히고 내려서자 산파가 부축하려 하니 산파의 손을 뿌리치며, “됐어, 화장실 가는 건데 나 혼자 갈 수 있어.”회왕이 어쩔 줄 몰라하며 걱정되어 물었다. “배 아픈 거 아냐?”“그렇게 안 아파요!” 미색은 거친 풍파를 거쳐온 사람인데, 올라갔다가 떨어졌다 하는 느낌 정도가 뭐가 대수겠나!“그래도 역시 조심해야지. 태자비도 두 번째 출산

  • 명의 왕비   제 2709화

    아이가 이미 나와버린 것이다. 머리가 비친 게 아니라 아이가 완전히 다 나온 것으로 미색은 탯줄을 늘어뜨리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서 있었다.노비는 혼절할 것 같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고 쭈그리고 앉아 부들부들 떨며 아이를 받아 들었고, 할머니는 손에 가위를 들고 들어왔다.할머니가 오랫동안 의사 생활을 보냈는데 산전수전 안 겪어 본 게 있을까? 하지만 임산부가 다리 사이에 아이를 받쳐 들고 있는 장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한편 아이를 노비 손에 넘겼는데 뜻밖에도 울지 않았다. 산파는 미색을 들쳐 안고 얼른 침대로 갔는데 얼떨결에 괴력을 발휘하는 모습에 다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노비는 아이 성별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얼른 침대에 눕히자, 할머니가 와서 탯줄 상처를 처리했다. 뜨거운 물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 일단 닦아 주는 수밖에 없었다.노비는 전신에 식은땀을 흘리며 새삼 벌벌 떨었다. 만약에 변기에 아이를 낳았으면 태자비 때 아리를 낳던 것보다 더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이다.노비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러다 할머니가 아이를 배냇저고리로 감쌀 때 쓱 보고 노비의 가슴은 기쁨으로 벅차올랐다. 아들이다!후사를 이을 수 있다니! 회왕이 출산 준비 분부를 마치고 산실로 들어서려 하자 노비가 소리 질러 쫓아냈다. 회왕이 다급한 듯 얼른 물었다. “왜요? 무슨 일이에요?”“낳았어, 낳으려고 해!” 노비는 정신이 없다는 듯 답했다. “뜨거운 물은 준비 됐어? 얼른 가지고 들어오너라 아들아, 아랫사람들에게 일 좀 빠릿빠릿하게 하라고 해”회왕이 순간 당황해서 물었다. “낳을 거라고요? 뜨거운 물을 막 준비시켜서 이렇게 빨리는 안 되는데.... 아니다, 제가 직접 가서 볼 게요!”회왕은 이 뜨거운 물을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지만 뜨거운 물이 없으면 아이를 못 낳는 줄 알고 뜨거운 물이 엄청 중요한 거니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했다. 다른 건 도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지만 뜨거운 물은 반드시 제대로 준비해 놓을거라 다짐했다. 회왕이 얼른 달려 나

  • 명의 왕비   제 2710화

    원래는 미색이 침대에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 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자연스레 앉아서 달걀부침을 먹고 있었다. 머리가 약간 흐트러진 걸 제외하면 안색 조차 그다지 창백하지 않았다.심지어는 아이를 낳지 않았을 때와 완전히 똑같아 보였다. “미색아, 괜찮아? 안 아파?” 회왕이 걱정되어 껴안으려 했으나 미색은 먹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회왕의 두 손을 뿌리치고 투덜댔다. “일단 좀 먹고요, 배고파 죽겠어요.”“이거 먹지 마. 탕을 끓여오라고 할게!’ 회왕이 얼른 고개를 돌아서 분부했다. “왕비에게 삼계탕을 끓여오너라. 어서!”시녀가 당황했다. ‘막 아이를 낳았는데 삼계탕을 먹으신다니? 노비 마마는 전에 그렇게 분부하지 않으셨는데 말이다.’ 노비 마마 말로는 아이를 낳으면 적어도 한참 있어야 음식을 먹을 기력을 차릴 수 있고, 너무 일찍 탕을 끓이면 졸아서 맛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이제 막 재료를 솥에 넣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색이 답했다. “뜨거운 거 먹기 싫어요. 지금 전신에 열이 나서 시원한 게 먹고 싶으니까, 물 좀 어서 가져다주세요. 차가운 물로!”미색은 시녀의 동작이 너무 굼뜨다고 느껴서 직접 이불을 걷고 회왕을 밀치고 내려왔다. 회왕도 자신보다 행동이 더욱 빠른 미색을 보고는 머리카락이 쭈뼛해져 곤두서는 기분이 들었다.산파가 처리를 마치고 와서 축하 인사를 올렸다. “왕야 감축드립니다. 왕자님과 공주님이시랍니다!”“헉......” 회왕은 주름이 지도록 웃는 산파의 얼굴을 보며 이게 정말 꿈인가 싶었다. 용과 봉황이라니 정말 그럴 수 있는 거였다니!다행히 노비가 사전에 미리 준비해 두었다. 이런 일은 산파에게 감사 봉투를 듬뿍 주는 게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봉투를 찔러주니 산파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감사 인사를 하고는 다시 일을 보러 갔다.미색이 아이를 곧 낳을 거라고 기다리던 동서들이 회왕부에 왔을 때는 용과 봉황 쌍둥이가 이미 태어난 뒤로 심지어 벌써 초유도 먹기 시작했다.미색도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사람들과

  • 명의 왕비   제 2711화

    진비는 냉궁에 갇힌 뒤로 울고불고 소리치며 요 부인에게 군주들을 데리고 자신을 보러 오라고 했다. 요 부인은 원래 가고 싶지 않았지만 진비가 심하게 난리를 쳐서 군주를 연루시킬까 봐 입궁할 수 있도록 성지를 청했다.명원제는 목여태감에게 요 부인과 함께 냉궁으로 가서 사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목여태감이 같이 냉궁으로 가서 문밖에서 기다리고, 요 부인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요 부인은 원래 진비가 그런 짓을 한 뒤 이미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더 심하게 죽기를 두려워하며 요 부인을 보더니 한 마디로 명령 질이었다. “네가 어떤 방법을 쓰든 반드시 폐하께서 내 죄를 면해주셔야만 해. 넌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아.”요 부인이 한참을 당황해서 쓴 웃음을 지으며, “진비 마마께서 절 정말로 과대평가하셨습니다. 전 그런 능력이 없을뿐더러 황자를 독살한 사람을 구할 방법은 더욱 없습니다.”진비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감히 내 말을 안 듣느냐!”마치 여전히 자신이 저 높은 자리에 있는 진비 마마이고, 요 부인은 그저 고개도 들지 못하던 과거의 며느리라고 여전히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요 부인은 도리상 진비에게 효를 다했을 뿐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들만 남았다. 하지만 그래도 두 군주의 할머니라는 생각에 요 부인은 참을성 있게 대꾸했다. “이건 말을 잘 듣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그리고 사안이 엄중한 만큼 황자를 독살했으면 사형이라, 누구도 사정할 수 없습니다.”진비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죽은 건 호비의 아이야. 황귀비의 딸은 아무 일도 없잖아? 호비는 죽어 마땅해. 그러니 넌 호비를 증오해야지.”요 부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답했다. “제가 왜 호비 마마를 증오해야 하죠? 진비 마마도 왜 호비 마마를 증오하셔야 합니까? 호비 마마께서 마마를 해친 적이 있나요? 호비 마마께서 누구를 해쳤나요? 우문군이 죽은 뒤 원망하는 마음을 더는 고집하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왜 더 심해지셨나요? 그런 행

  • 명의 왕비   제 2712화

    요 부인이 망토를 두르고 한 걸음씩 냉궁이란 황폐한 곳을 떠나는 길이였는데, 장문전을 지나자 잠시 망설이다가 도리는 도리라는 듯 황귀비에게 가 문안을 올리기로 했다.그런데 호비가 이 곳에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한편 호비는 마치 올 것을 알기라도 했다는 듯 요 부인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부인, 진비 일은 고민할 필요 없네, 폐하께서 처리하실 거야.”요 부인이 답했다. “전에 고부간이었기에 마지막으로 한 번 뵀을 뿐입니다.”황귀비가 요 부인을 바라보더니 진비 일은 언급을 피하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미색이 아이를 낳았다드던데 아주 수월했다고. 정말 잘 됐어.”요 부인이 웃으며 답했다. “그러게요. 제가 갔을 때는 벌써 아이를 낳았지 뭡니까? 저희 모두 다 깜짝 놀랐어요.”“잘 됐어. 고생할 필요도 없고!” 황귀비가 말했다.호비는 꼬마 공주님을 안고 와서 요 부인이게 보여주는데 호비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공주님은 오늘 내내 손가락만 빨았어. 요 개구쟁이!”“어머 귀여워라!” 요 부인은 아기를 보자 순간 희성이 희열이 어릴 때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방금 진비의 가시 돋친 악담은 완전히 기억에서 이미 날아갈 정도였다. 장문전을 떠나며 뒤를 돌아보니 호비와 황귀비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황귀비가 웃으며 호비와 함께 공주를 쳐다보았다. 함께 어울린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요 부인이 출궁해서 원경릉에게 이 일을 얘기하자 원경릉이 말했다. “호비 마마가 입궁한 뒤로 황귀비 마마께서 계속 각별하게 돌봐주셨어. 매사에 일러 주시고 깨우쳐 주셨지. 안 그랬으면 과거 호비 마마의 거침없는 성격을 보면 벌써 온 후궁 마마들에게 밉보였을 거야. 호비 마마께서 총애를 받으셔서 마마를 해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중에 누군가는 목적을 이룰 수도 있잖아. 하지만 후궁 마마님들 수단이 황귀비 마마보다 못 하거든. 황귀비 마마는 계략을 못 꾸미시는 게 아니라 그럴 가치가 없다고 느끼실 뿐이야. 허나

  • 명의 왕비   제 2713화

    사식이와 황귀비가 공주님을 낳고, 미색 또한 어여쁜 공주님이 있으니 우문호는 갈수록 원 선생 아이도 딸이 아닐까 바라게 되었다. 비록 다들 이미 딸이라고 말하지만 아이를 본 게 아니니 너무 큰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되었기에 우문호는 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자애든 여자애든 똑같이 사랑하고 공평하게 대할 거라는 마음의 준비 말이다. 하지만 소위 앉으나 서나 ‘아들일까? 딸일까’ 하는 생각 뿐이라 낮엔 아들을 낳을 거라고 생각하면 밤에 정말 아들을 낳는 꿈을 꿀 정도였다. 심지어는 꿈속에서 할머니가 아이를 안고 나와서 우문호에게 초왕부에 여섯째 공자님이 태어나셨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문호가 웃으며 아이를 받는데 마음속으로 실망이 피어나며 한 마디 말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었다. ‘희망이 박살 났어, 박살 났다고. 내게 평생 딸은 없을거야..’놀라서 벌떡 일어나자 그게 꿈이었다는 걸 깨닫고 심호흡을 하고는 심장을 더듬거리며 조용히 생각했다. ‘아직 희망이 있어, 아직 희망이 있다고!’우문호는 원경릉 곁을 지키기 시작한 뒤로 그녀가 갑자기 낳을 거 같다고 할까봐 두려웠다. 왜냐면 쌍둥이를 낳을 때 쉽게 순풍 낳았고 미색도 이번에 순풍 낳았다니까 우문호의 잠재 의식 속에 원 선생은 세 번째 출산이니 쉽게 낳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전에는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왔지만 지금은 점심때 나가서 해질 무렵이면 얼른 돌아왔다. 원 선생 곁을 떠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하지만 한 해가 다 저물어 원경릉은 예정일이 거의 다 되다 못해 지났는데도 아이는 아직 나올 생각을 안 했다.우문호는 물론이고 온 초왕부 모두가 속으로 궁시렁댔다. ‘왜 아직 안 태어나?’태상황 쪽에서도 매일 사람을 보내 물었다. 지금 3대 거두는 다른 일은 일정 상관하지 않지만 아이를 낳는 경사만큼은 여전히 끼고 싶어 했다.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보는 것만큼 사람을 기쁘게 하는 건 없었기 때문이다. 진비는 황귀비의 딸이 한 달

  • 명의 왕비   제 2714화

    요 부인의 혼인은 완벽한 준비가 진행되어 정월을 지나 혼사날만 기다리고 있었다.정화도 너무 바쁘고 애들이 찰싹 달라붙어서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기에 등불 축제에 오지 못했다. 그저 사람을 보내 동서들에게 즐겁게 놀고 오라는 말을 전했다.해질 무렵, 저녁 수라를 마치고 일행은 흥분된 마음으로 축제를 보러 출발했다.원경릉은 동서들만 불렀지만 각 집안 남자들도 같이 왔기에 우문호가 외로울 일은 거의 없었다.서일과 사식이도 사탕이를 데리고 외출하는데 아이가 아직 어려 사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게 쉽지 않았지만 서일은 딸이 흥겨운 축제를 놓치는 게 싫었다. 개인적으로든 공무를 보는 것이든 상관하지 않고 서일은 항상 딸을 데리고 다니고 싶어 했다.이렇듯 요 부인과 훼천은 군주 둘을, 손왕 부부는 희동이를, 제왕 부부는 보배를, 서일과 사식이는 사탕이를 데리고 나왔고 구사 부부는 아들 하나 딸 하나, 우문호 부부는 그야말로 아들 한 무더기를 데리고 함께 나갔다. 우문호는 다들 딸이 있는데 자기만 시커먼 남자들 뿐이라 마음이 웬지 모르게 섭섭했다. 특히 보배가 일곱째 가슴에 착 안겨서 애교를 떨며 귀여운 목소리로 ‘이거 사주세요! 저거 사주세요’!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온 몸에서 질투심이 흘러 나왔다. 희열이와 희동이는 나이가 조금 있으니 확실히 얌전하고 갈수록 대가집 규수 풍모가 보였다. 희성이는 아직 활발해서 보배랑 장난치느라 여념이 없다가 어쩌다 와서 사탕이를 보더니 또 이쪽 여동생을 데리고 노느라 신이 났다.떡들과 쌍둥이는 이렇게 시끌벅쩍한 곳에 오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떡들 셋 중에서 경단이가 본인이 용돈을 저축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둘은 돈이 아예 없었다. 둘은 돈이 있으면 다 써버리는 성격으로 씀씀이가 아주 시원시원했다. 하지만 재미난 장난감이 보이면 돈이 없는 관계로 경단이 비위를 열심히 맟춰야 했다.경단이는 관념이 분명해서 동생에게는 사줄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안 되었다. 그리고 한 번 돈을 빌려주면

  • 명의 왕비   제 2715화

    구경하며 앞으로 나가는데 아주 예쁜 상품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경단이가 ‘어머 이거 예쁘다’ 한마디만 하면 누군가가 바로 사다줬다.경단이는 단지 등롱 몇 개 값만 내고 등롱의 가치보다 엄청 큰 것들을 얻었다. 심지어 우문호마저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 경단이가 쌍둥이들에게 등롱을 사 준 것과 경단이 덕분에 사람들 앞에서 어깨가 으쓱했기 때문으로 그녀가 뭘 가지고 싶다고 하면 우문호는 두말 않고 얼른 원경릉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원경릉은 경단이가 이 정도 능력이면 나중에 아마 장사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리 나리는 이미 늑대파와 자신의 장사를 이어 받도록 경단이를 점찍어 두기도 했다.원경릉은 그 생각이 나 이리 나리에게 물었다. “이렇게 일찌감치 경단이로 낙점해 두셨다가 나중에 이리 나리 본인 아이는요?”이리 나리는 아주 그 답게 대답했다. “늑대를 바꾸면 돼!’원경릉은 이렇게 강하고 힘있는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이리 나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소리 지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사부님과 고모다!”모두가 돌아보니 흰옷을 입은 남다른 외모의 이리 나리가 우문령의 손을 잡고 천천히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게 보였다. 두 사람도 원경릉 등을 봤는지 걸음이 다소 빨라졌다.우문령이 기뻐하며 반겼다. “너도 왔어? 와, 장난감을 이렇게나 많이 샀어? 이 등롱 예쁘네. 어디서 산 거야?”보배가 옛된 목소리로 말했다. “경단이 오빠가 사줬어요.”경단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등롱을 우문령에게 주었다. “고모, 제가 고모 거 샀어요. 선물이에요.”우문령이 너무 좋아서 경단이를 안아 올쳤다. “어떻게 여기에 고모가 올 줄 알았어? 경단이 정말 착하네! 경단이 정말 이뻐 죽겠어.”경단이가 웃으며 답했다. “고모는 분명 올 거라 생각했어요. 고모는 떠들썩한 걸 좋아하시잖아요. 세상에, 고모 오늘 너무 예뻐요!”“우리 경단이는 말도 어쩌면 이리 달콤하게 할까? 가자 고모가 선물 사줄게!” 우문령은 웃음꽃이 활짝 피며 경단이를 내려놓고 손을 잡고 좌판으

Latest chapter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 명의 왕비   제3385화

    사건은 결국 크게 번져지고 말았다. 의도가 불순한 사람들이 소요공 일행에게 해명하라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신시의 유명한 목호에 도착한 뒤였다. 목호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댓글이나 메시지를 볼 시간조차 없었다.지금 추 어르신은 노인이 시를 읊고 글을 짓는 데만 정신이 팔려, 어디를 가든 꼭 한 편의 시를 남긴 후, 돌아가서 희 상궁에게 보여주려고 했다.그들에게 있어 인생은 이미 반 이상 지나온 것이었다. 과거에 300년을 살겠다고 다짐한 만큼, 수많은 일을 겪고 수많은 적을 마주했기에, 이번에 만난 유아독존은 그냥 한 번 겨루었을 뿐이기에 바로 잊혀졌다.목호 여행을 마친 뒤, 그들은 차로 독고 도로로 향했다.그들은 캠핑카를 타고 북쪽으로 쭉 올라가며 길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영상도 많이 찍었지만, 편집할 시간이 없어 업로드는 하지 못 했다. 편집으로 추 어르신의 시간을 많이 빼앗었다 보니, 그가 그동안 풍경을 놓치는 일도 많았었다. 눈도, 손도 한 쌍뿐인 데다, 다른 두사람은 편집을 전혀 몰랐기에 북당의 수보인 추 어르신 혼자 애써야 했다.그래서 영상 업데이트는 잠시 미루고, 길가의 풍경을 잘 감상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들은 짧은 영상 제작에 정신을 빼앗겨 소중한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초심을 잃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팬들과 여행 중인 배낭 여행객, 캠핑카 족들이 줄줄이 따라붙으며 영상을 빨리 올리라며 재촉했다.댓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쫓아와서 소리치며 재촉하는 모습에 추 어르신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내심 이렇게 자신들을 좋아해 주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추 어르신은 무상황과 십팔매에게 대결을 시켰다. 그리고 편집 없이 원테이크로 촬영해, ‘사나이로 태어나서’라는 배경음악과 함께 바로 영상을 올렸다.영상에 무상황이 처음 등장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등을 돌리고 있었다. 무상황의 무공은 소요공만큼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기술이 다양해서

  • 명의 왕비   제3384화

    유아독존은 깜짝 놀라 기절할 뻔했다.그는 링 위에서 인생을 마감할 것 같은 공포를 느꼈고, 평생 이렇게 큰 공포를 느낀 적 없었다. 눈앞의 이 노인은 공격할 때, 눈빛에 살기가 서려 있었던 데다가, 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장군과도 같은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어, 그저 한 번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였다.그는 다시는 이런 공포를 겪고 싶지 않아졌다.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 속에서 그는 자신의 거만함과 어리석음, 그리고 비열함 때문에 앞으로 모두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소요공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살려달라고 빌지 않겠다면, 그냥 일어나거라. 난 어린애랑 진지하게 겨룰 생각이 없으니."처음에는 소요공도 유아독존이 꽤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저 밥이나 축내는 무능한 자였다. 이런 사람이 수백만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는 게 어이없을 정도였다. 자신의 팔로워 수가 그보다 적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괜히 기분까지 상했다.유아독존은 수치와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소요공의 표정에 갑자기 불쾌한 기색이 드러나자, 다시 겁에 질리고 말았다. 그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터벅터벅 무대를 내려갈 뿐이었다.소요공은 이번 대결로 엄청난 스타가 된 반면, 유아독존은 몰아치는 욕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더 이상 아무런 영상도 올리지 않았다. 팬들은 그의 이전 영상이나 D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다. 유아독존은 과거 소요공의 영상에 댓글로 욕설을 퍼부었지만, 그는 이 점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았고, 마치 죽은 사람처럼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며칠 동안 여러 매체가 어르신들에게 연락을 보내 방송 출연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DM도 보지 않고, 어떤 연락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들은 철저하게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인기를 이용하지 않았다.게다가, 이 일로 일정을 늦추지도 않았다. 새로 올라온 영상을 보고 나서야, 팬들은 그들이 이미 새로운 도시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영상에는 그

  • 명의 왕비   제3383화

    붉은 피가 아치형을 그리며 공중에서 뿜어져 나왔고, 두 개의 이가 튀어 나가 버렸다. 그에게 전해진 강한 힘 때문에, 유아독존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바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관객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박수를 치는 것도 잊어버렸다.발목이 묶여 있는데도 이렇게 유연하게 뛰어올라 무릎으로 유아독존의 턱을 가격하고, 착지까지 안정적으로 해내다니!이 모든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하지만 곧이어 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소요공은 간신히 몸을 일으킨 유아독존을 향해 다시 뛰어올랐다. 이번에는 무려 3미터 높이까지 뛰어오른 후, 세 바퀴를 돌며 내려와 두발로 유아독존의 뺨을 쳤다.다시 한번 핏줄기와 함께 이빨이 튀어나왔고, 유아독존은 또다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짧은 정적 후, 경기장 천장을 날릴 것 같은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이전까지 유아독존을 지지했던 네티즌들은 소요공의 첫 번째 영상이 특수효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소요공은 이 싸움을 통해 직접 특수효과가 아니라 진정한 무예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생방송 채팅창에는 소요공을 향한 칭찬의 댓글이 연이어 쏟아졌다."탄성을 자아내는 광경!""라이브가 아니었다면 믿을 수 없었을 거야!""이게 진정한 무술이구나!""아니, 이건 무공이야!""무협 영화를 보는 것 같아!""어르신, 최고!""어르신 최고!"그 이후 채팅창은 하나같이 '어르신 최고'로 도배되었다.그리고 칭찬을 한 몸에 받는 소요공은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밧줄에서 벗어났다. 그의 손목과 발목을 묶고 있던 밧줄은 힘을 받고 끊어지고 말았다. 그는 무상황과 추 어르신을 바라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그는 눈빛으로 무상황에게 명대로 상대의 이를 부러트렸다고 전했다.추 어르신은 무표정으로 생각했다.‘역시 허세가 많아, 또 경공을 선보였군.’무상황은 아주 기쁜 듯 소요공에게 잘했다며 손짓을 보냈다. 어차피 오늘 밤 이후로 그들은 인기가 치솟을 것이었기에,

  • 명의 왕비   제3382화

    유아독존은 여전히 소요공에게 거만하게 말했다."노인네, 항복할 준비나 해요. 절대로 봐주지 않을 테니까!”무상황은 그의 거만하고 비아냥거리는 모습을 보며, 소요공의 귀에 속삭였다."저 누런 이빨을 모조리 부숴버려라. 이것은 명령이다!""명 받들겠습니다!"소요공은 쉬운 일이라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리를 곧게 폈다.생중계되는 대결이라, 카메라는 이미 링을 비추고 있었다. 잠시 후 사회자가 몇 마디 하며 관객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무술은 건강을 위한 것이지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이 말은 소요공이 사회자에게 부탁한 것이었고, 추 어르신이 따로 소요공에게 이런 말을 부탁해달라고 시켰다.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 이내 양측 선수를 소개해주었다.유아독존이 먼저 링에 올랐는데, 방금까지 거만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용감하고 바른 자세로 이번 대결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노약자를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무술이 허울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했다.그리고 자신이 연세가 지긋한 소요공을 봐주겠다고 약속했다.번지르르한 말만 골라 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소요공은 한쪽에서 그의 말을 듣고 있었는데, 누렇게 변색한 유아독존의 이빨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 대결은 별다른 제한 없는 자유 무술로 진행된다. 무기만 사용할 수 없을 뿐 손발은 물론, 머리 정도는 쓸 수 있었다. .대결 시작 전, 소요공은 무상황에게 자신의 두 손을 묶어달라고 부탁했다.유아독존에게 전하는 모욕과도 다름없는 행동에, 관객들은 충격에 빠졌다.라이브로 보고 있던 네티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노인네, 제정신이야? 손을 묶으면 발로만 싸우겠다는 거야?”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그가 두 발까지 묶어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허수아비처럼 링 위에 곧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 모습을 보고 다들 그의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심판, 경기장 주인, 중계 사이트 관계자들 모두 당황

  • 명의 왕비   제3381화

    두사람의 대결은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내 인기 화제가 되어, 검색어 상위에 올르며, 대립적인 의견을 불러일으켰다.일부 사람들은 유아독존이 어르신을 힘들게 한다고 했다. 그저 어르신이 퇴직 후의 삶을 기록하려 영상을 찍었을 뿐, 굳이 그가 대역을 썼는지 깊게 파고들 필요가 없고, 다들 영상도 재밌게 봤으니, 그만이다는 생각이었다.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퇴직한 삶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은 괜찮지만, 무술을 더럽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심지어 첫 번째 영상에서 소요공이 특수 효과를 사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영상 속 행위가 워낙 위험해 보였기에, 젊은이들도 해낼 수 없고, 노인이라면 더더욱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무협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물론 이 사람들은 소요공을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닌, 소요공 뒤에 있는 회사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수백만 명의 팬을 가진 계정은 대개 회사가 운영하고 있기에, 노인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너무 지나치다고 여긴 것이었다.청조 영상 사이트는 이번 독점 생중계 권한을 얻었다.추 어르신은 이번 대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 좋아했다. 무술에 관한 주제가 사람들 입에 자주 입에 오르고 있으니, 무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들은 그들이 이곳에 존재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곳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다.원경릉의 오빠와 부모님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괜히 걱정되었다. 그들은 유아독존의 영상을 보고, 상대가 꽤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진이 바로 그들을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세요, '유아독존' 백 명이 와도 상대가 되지 않아요."이상하게 믿음이 가는 주진의 말에, 두 사람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하지만 신중히 처리하기 위해, 그들은 차를 타고 소요공 일행과 합류하러 길을 나섰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의사인 그들이 제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드디어 대결의 날이 왔다.대결이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