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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63화

Penulis: 유애
고지의 죽음을 대하는 자세

산이 커서 대충 진흙이 듬성듬성한 곳을 찾아 고지를 묻었다.

사식이는 구덩이에 진흙을 메우고 아무렇지도 않게: “고지, 인과응보인 거야, 죽어서 가는 황천길, 돌아와서 귀찮게 할 생각하지 말아라. 네가 살았을 때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으니 죽어서 지옥에 가겠지, 돌아오고 싶어도 못 돌아올 거다. 다음 생에는 좋은 사람이 되라, 좋은 사람은 손해를 보더라도 마음은 편하거든.”

사식이는 구명을 다 메우고 흙을 다지고 기억을 위해 위에 돌덩이 두개를 두더니 좀 피곤했는지 바로 봉분 위에 앉아 숨을 돌리며: “정화군주처럼 좋은 사람한테 어떻게 그렇게 모질 게 할 수 있어? 정화군주는 너한테 부탁까지 했는데, 사람의 탈을 쓰고 은혜를 모르면 죽은 사람과 다를 바 없지. 됐네, 잘 갔어.”

말을 마치고 사식이는 삽을 메고 돌아갔다.

정화군주는 방에서 물건을 정리한 뒤 고지의 침대와 침구는 전부 태웠다. 공기 중에 피비린내가 섞여서 났다.

사식이가 도우려고 들어가서 태울 건 다 태운 정화군주에게, “돌아가시겠어요?”

정화군주가 생각해 보더니, “같이 가서 그 아이 보고 싶어요.”

“”그럼 앞으론 다시 여기 올 거예요?”

“올 거야!” 정화군주가 눈을 내리깔고, “여기 사는게 익숙해서 너무 좋아, 불문은 날 필요로 할리 없지만 난 여기 의지해서 마음에 평정을 얻을 수 있어.”

사식이가 한숨을 쉬고, “군주, 마음에 두지 마세요.”

정화군주가 고개를 들고 사식이를 보니, 눈에 담담하고 온화한 웃음이 퍼져 사람을 산뜻하고 굳세게 해준다, “사식아, 난 괜찮아, 아마 최근 잘 지내진 못했지만 인생이란 것도 언제나 좋은 일만 겪을 순 없는 거니까, 좋은 날을 지냈듯 나쁜 날도 지낼 수 있을 거야. 살아있으니 됐어.”

사식이가 감동한 얼굴로, “그래요, 군주가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니 잘됐습니다. 나쁜 날도 분명 지나갈 겁니다.”

“괜찮아,” 정화군주가 밖으로 나가, “인생은 원래 수행인 걸, 내가 좋지 않은 일을 만났지만 내가 제일 비참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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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군주의 결정사식이와 만아가 얼른 달려와 정화군주를 부축했다. 원경릉은 정화군주 마음이 과도하게 지쳐서 쓰러졌음을 알고 사랑채로 보내 좀 자게 뒀다.그리고 만아를 최씨 집안에 보내 걱정하지 마시고, 대신 일단은 오지 마시고 약한 모습을 드러낸 채로 좀 두자고 했다. 최씨 집안 사람이 오면 정화군주는 또 강한 척 할 테니 말다.하지만 정화군주와 손왕비는 사이가 좋아서 손왕비를 오라고 했다.손왕비가 와서 원경릉이 상황을 얘기하자 손왕비는 심지어 통쾌해 하며, “잘됐어, 잘 죽였어요, 죽어 마땅하지.”“이미 죽은 사람이니, 그만 탓해요.” 원경릉이 말했다.손왕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요, 이 일은 아무에게도 얘기 안 할 거예요. 여기 사람들도 다 비밀 시킬 수 있죠?”“이 일을 알고 있는 건 사식이와 만아 뿐이에요, 두 사람 모두 비밀을 지킬 겁니다.” 손왕비가 비록 말이 많지만 정화군주에 관한 일은 선을 지킨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가 알아도 걱정 없다.손왕비는 진짜 한시름 놨다.전에 정화군주가 고지를 거뒀을 때 정화군주가 너무 마음이 좋아서 매정하지 못하다고 했는데, 고지 같은 사람을 죽이지 않고 어떻게 정화군주를 구할 수 있겠어?고지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다시는 누구도 해치지 못할 거란 생각에 안심이 됐다.정화군주는 깨어나자 손왕비와 원경릉이 침대 곁에 앉아 다정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 것을 봤다.정화군주의 얼굴에 창백한 미소가 떠오르며 따스한 눈빛으로, “다 있네.”손왕비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서, “응, 막 왔어. 정화(靜和)야, 고생 했어.”정화군주가 더 웃으며, “고생했다고 하지 마, 내 자신도 그렇게 생각 안 해, 앞으로 잘 되겠지.”손왕비는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원경릉이 그녀의 손을 누르고 웃으며: “군주 말이 맞아요, 앞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손왕비가 작게 한숨을 쉬며, 원경릉의 눈짓을 보고 이번엔 뭔가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럼, 앞으로 잘 될 거야.”정화군주가 기운을 내서, “아가를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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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연회를 향해태자는 태자비가 회임했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 향락 생활을 누리지 못해 몇 번이나 조어의를 찾아가 귀찮게 했는데, 조어의 고생도이 말이 아닌 게 솔직히 조어의라고 무슨 방법이 있을까? 아니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나지? 조어의는 손바닥도 아니고 말이다.해시(밤9시~11시) 전후에 구사가 백명의 금군을 데리고 왔다. 병력을 배치하고 순찰을 진행하는데 금군과 초왕부 병사가 힘을 합하여 진행했다.당연히 이번에 처음이 아니고 전에도 합동 작전을 한 적이 있어 빠른 속도로 협동작전을 시작했다.새벽, 이발사가 우리 떡들 머리를 깎아주었다.한달간 열심히 젖을 먹은 덕분에 떡들 사이 차이는 점점 작아져서 적어도 얼굴은 거의 차이가 없다.하지만 만두 몸이 줄곧 가장 건장하고 두번째가 경단이, 찰떡이는 비교적 말랐지만 얼굴은 조금씩 살이 올라서 얼른 보면 바로 구별하기 어렵다.머리를 깎고 머리로 숨쉬는 곳에만 약간 머리카락을 남겨둬서 대천문이 뛰는 걸 볼 수 있는데 동글동글 꿀떡 같은 도련님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손발을 꼼지락거릴 땐 아가들을 가슴에 꽉 끌어안고 쪽쪽 빨아먹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심지어 우문호조차 넋을 잃고 보면서: “정말 귀엽다.”우문호는 말하면서 원경릉을 바라보고 참지 못하고 달려와 끌어 안으며, “원, 넌 진짜 대단해, 조각한 것 같은 아가를 셋이나 낳다니.”원경릉도 행복하게 웃었다. 귀엽던 아니던 각자 보고싶은 대로 보겠지만 엄마가 보기엔 언제나 자기 아이가 제일 예쁘다.사식이는 찰떡이를 안고 내려놓기 싫어서 계속 희상궁에게: “희상궁, 봐요, 이 눈매가 얼마나 이쁜가, 이 코는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이 입은 또 얼마나 고와요, 이 귀 좀 봐. 커다란 게 정말 보배에요.”희상궁이 웃으며: “그래요, 얼마나 예쁜 지요. 하지만 그만 보세요. 출발 준비 해야 하니 유모에게 데려가라고 하지요.”아이가 입궁하면 반드시 유모를 데리고 가야해서 희상궁이 미리 법도를 가르쳤다.원경릉은 오늘 태자비의 관복을 입는다. 관복은 붉

  • 명의 왕비   제 968화

    세 쌍둥이의 궁전 나들이입궁해서 일단 세 쌍둥이 먼저 동궁으로 보냈다.궁에 들어서자 목여태감이 예부상서(禮部尚書)를 대동하고 태후를 모시는 호상궁도 함께 있다.그리고 갈아입을 수 있도록 세 쌍둥이 옷이 준비되어 있었다.만두는 황태손으로 막 한달이 되었기에 발톱이 4개짜리 비룡이 수놓아진 붉은 보라색 옷을 입고 빨간 테를 두른 황금색 모자를 썼다.경단이와 찰떡이도 황손이므로 나는 매와 신수가 수놓아진 붉은 보라색 옷과 동그란 머리통에 쫑긋한 귀가 오히려 위풍당당하다.우문호가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예쁜 아가들이 있을 수 있지?원경릉도 상당히 기뻐서 한 명씩 뽀뽀해 주었다. 만두는 입을 활짝 벌리고 웃고, 경단이는 차분하고, 찰떡이는 멍하다.옷 매무새를 가다듬은 후에 신명전(神明殿)으로 갔다.태상황, 태후, 명원제와 황후가 모두 거기 있고 당연히 각 후궁의 마마들도 모두 왔다.태후를 비롯해 모두 다소 긴장했다. 아가들이 어렵사리 온다는 말에 우문호와 원경릉이 손잡고 들어와 예를 취하기도 전에 태후가 얼른 가서, “아이고, 이 할미가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다.”세 쌍둥이의 빼어나고 당당한 모습을 보더니 할머니는 더욱 기뻐하며 하나씩 어찌나 사랑스럽게 이름을 부르시는지 우문호와 원경릉은 몇 번이고 예를 올릴 기회를 놓쳤다.태상황이 조심스럽게, “됐네, 쟤들도 아가들 데리고 절 올리러 가야지, 조금 있으면 당신과 아가들 시간이니.”태상황은 기분이 나빴다.‘자기가 얼마나 할망구인지 모르나, 늙은 주둥이를 우리 ‘귀욤이’들 얼굴에 부비다니, 더러운 거 몰라?’우문호와 세 아가들이 안으로 들어가 열조에게 절을 올리는 예식을 한 후에, 안고 나와 태상황에게 절을 하는데 이때, 태상황이 어디선가 손수건을 꺼내 세 아가들의 얼굴을 닦고 또 닦아 주었다.태후가 보고는 자기가 뽀뽀한 게 싫어서 그런 걸 알고 기분이 나빴지만 원래 감히 영감한테 싫은 내색을 못하는지라 겸연쩍은 듯: “찹쌀로 만든 꿀떡 같네, 귀여워하지 않을 사람

  • 명의 왕비   제 969화

    신명전에서 무엄하다?태상황이 이 소리를 듣고: “네 손자가 네 말에 방귀 뿡이라는데?”하고 놀린다.명원제가 웃으며: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그런데 정말 한마음이구나.”우문호가 옆에서 웃으며: “맞아요, 세 쌍둥이가 정신 감응이라도 하는지 동작이나 표정을 자세히 보면 똑같다니까요.”사람들이 얼른 시선을 집중시켜 보는데 과연 셋의 표정이 비슷한 게 하나가 입을 동그랗게 하면 나머지 둘도 입을 동그랗게 말고 하나가 하품하면 나머지 둘도 하품을 하는 것이 기가 막히게 호흡이 착착 맞는다.호비가 다가오더니 기쁜 듯이: “폐하, 쟤들 정말 너무 귀여워요, 신첩도 하나 낳고 싶습니다.”호비는 젊고 활발한 데다 열렬한 성격에 말투는 ‘돌직구’라 다른 사람이 이 말을 했으면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고 하겠지만, 호비가 해맑게 얘기하면 참 예쁜 꿈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명원제가 고개를 들고 사랑의 눈으로 호비를 보더니 눈을 내리까는데 입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간 것이 내심 좋아 죽겠다.현비가 줄곧 입을 다물고 옆에 앉아 있는데 이런 왁자지껄함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 아무도 현비에게 상황을 전하지 않았다. 현비는 아이들의 할머니지만 앞으로 나와 아이들을 볼 수조차 없었다.호비의 한마디에 현비의 참을성이 깨졌다. 특히 황제가 호비를 보는 그 시선을 보는 순간 현비는 울분을 참지 못해 차갑게: “법도를 모르는 것이냐? 오늘이 무슨 날인데 이 자리가 어디라고 네가 감히 아이를 낳겠다는 뻔뻔한 소리를 해? 그런 복이 아무한테나 있는 줄 알아?”현비의 이 말은 전혀 도리에 맞지 않았다.특히 이 신명전이라는 곳은 안에 우문씨 집안 열조의 신위를 모셔 놓았다.호비가 여기서 아이를 낳겠다고 한 것은 비록 대담하긴 하지만 장소에 맞는 적절한 말이었다.게다가 호비는 젊고 소녀의 마음이 아닌가, 그렇게 장중하지 않아도 아무도 호비를 탓하지 않는다.하지만 현비는 달랐다.현비는 현 태자의 생모이고 총애를 받는 비빈으로 법도로 보나 진중함으로 보나 궁에서 3위 안에 들것이다

  • 명의 왕비   제 970화

    한달 축하현비는 이성을 잃은 게 아니여서, 이번에 진짜 기절을 했어도 아무도 자신한테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을 알고 있다.황제가 현비를 싫어하고 고모인 태후도 현비를 돕지 않을 뿐 아니라 제일 가증스러운 건, 다섯째도 현비를 위해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반 평생을 계획한 일이 성공이 코앞인데 고작 이정도가 모자라다니 현비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현비는 천천히 일어나 차갑게: “내가 실언했구나, 다음에 자연 태후마마께 죄를 청할 것이나 지금은 내 손자의 만 한달 경사로, 내가 손자를 위해 준비한 선물도 아직 못 줬으니 여기서 석고대죄 하고 있을 수는 없다.”말을 마치고 현비를 이를 악물고 밖으로 갔다.호상궁은 현비의 성격을 알아서 말리지 않고 단지 고개를 흔들며: “마마 또 왜 그러십니까? 이번에 태후마마와 황제 폐하께서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셨는데 어찌 석고대죄를 안 하려고 하세요? 석고대죄하시면 태후마마께서도 여지를 봐서 마마를 용서하실 겁니다.”현비는 호상궁의 말을 듣지 않고,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현비는 밖으로 나갔지만 차마 건곤전으로 들어가진 못했다.건곤전은 태상황이 사는 곳으로 태상황의 윤허 없이 감히 누가 현비를 안으로 들여보낼까? 현비는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사람들이 우리 떡들에게 축하선물 보따리를 주고 나올 때를 기다렸다가 가서 세개의 금 자물쇠 목걸이를 우리 떡들 목에 걸어주었다.떡들의 몸엔 이미 각종 장수 목걸이며 여의주 목걸이가 걸려 있고 빛나는 금은장식모자가 몇 개나 있어 이미 걸칠 수가 없는 상태로, 각종 축하선물은 우리 떡들 몸에 놓아 두었다가 잠시 후 희상궁이 거두어 갔다.호비가 준 건 금 목걸이로 ‘뜻대로 평안하게, 오래오래 백살까지’가 새겨져 있었다.현비의 금 자물쇠는 마침 호비가 둔 금 목걸이 위에 놓여졌는데 눈에 띄게 쩨쩨해 보였다.현비는 열 받았지만 이번엔 경솔하게 굴지 않은 게 오늘 더 소란을 피웠다간 만회할 여지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내시관(內侍官)이 우리 떡들이 출궁하는 것을 배웅할 때

  • 명의 왕비   제 971화

    사라진 찰떡이하지만 희상궁은 생각이 달라서 사람들을 순서대로 가서 먹게 하고, 희상궁은 먼저 세 유모가 부인들과 아이를 보는 방으로 가서 부인들, 유모와 사식이, 만아가 탕병을 먹고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들이 돌아와서는 교대했다.희상궁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신신당부하길 우리 떡들한테서 시선을 떼지 말라는 것이었다.하지만 밖에는 구사와 서일의 사람이 있고 설사 누가 아가를 안고 나가더라도 마당을 나가지 못한다.이렇게 순서대로 탕병을 먹고 돌아오는 동안 우문호 쪽도 향탁자를 사당에 넣어두는 걸 마지막으로 해야 할 모든 과정을 다 마친 셈이었다.이때, 원경릉도 노마님을 검사한 후 나가서 약을 처방했다. 노마님 상황이 비록 엄중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지금 모두 안정적이라 2차발작의 전조는 없고 앞으로 재활이 더욱 중요하다.이렇게 격식대로 다 치른 후에 유모는 우리 떡들을 안고 정후부를 나갔다.일행이 마차에 오르고 아이들이 시끌벅적한 상황에 있다가 조용한 마차에 타니 전부 잠이 들었고, 얼굴에 노랑 빨강 물을 묻혀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지만 상당히 재미있다.우문호가 말을 타고 나가려고 하는데 귀영위 나장군이 나타났다.“전하, 정후가 아이 하나를 데리고 후문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소신 이미 귀영위에게 따라가게 했습니다.” 나장군이 말했다.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준엄한 눈빛으로, “응, 좋아, 몰래 따라붙도록, 그가 누구랑 접촉하는지, 기억하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일단 아이를 구해오게.”나장군이 예를 취하며, “예, 전하!”우문호는 말을 달려 마차를 따라가는데 천천히 초왕부로 돌아갔다.초왕부로 돌아와서도 계속 손님들이 계속 들이닥쳤다.유모가 우리 떡들을 안고 소월각으로 돌아가서 아이들 얼굴의 주사와 붉은 물을 깨끗이 다 씻기자 찰떡이의 유모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희상궁이 밖에 있다가 비명을 듣고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얼른 들어왔다.“웬 소란이냐?” 희상궁이 화를 내며, “밖에 손님들이 계시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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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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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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