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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9화

Author: 유애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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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561화

    맥청화는 담장 너머에 있는 사람이 대담한 도둑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동그랗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어여쁜 소녀였다. 그녀는 검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담장 위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생기가 넘치면서도 어색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의 가슴이 무언가가 세게 부딪힌 듯 요동쳤고, 손에 들고 있던 검마저 저절로 바닥으로 떨어졌다.그녀였다!‘그녀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혹시 꿈인가?’그녀가 몰래 빠져나가려는 모습을 보자, 맥청화는 점점 조급해졌다. 그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서 말했다.“아가씨께서 제 무기들에 관심이 있으신 건가요? 안으로 들어와 구경하셔도 됩니다.”사탕은 어찌 이 상황을 모면할지 고민 중이었다. 남의 집 담장 위에 몰래 올라가 있는 건, 도둑으로 오해받기 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예상 밖의 말에, 그녀는 맥청화의 말에 따라 태도를 바꾸었다.그녀는 담장에서 폴짝 뛰어내리며 귀엽게 웃었다.“죄송합니다. 이곳에 무기가 즐비한 무예 연마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몰래 구경하러 온 것인데… 실례했습니다.”맥청화는 담장을 넘어 뛰어내리는 사탕의 모습에, 혹시라도 다칠까 봐 걱정되어, 다급히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그녀가 안전하게 착지한 걸 보고서야 안심한 듯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마음껏 보셔도 됩니다. 뭐 대단한 물건도 아닌데요.”이런 행동 때문에 아버지의 얼굴에 먹칠을 할 수도 있기에 사탕은 긴장이라도 된듯 손에 땀을 쥐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착한 사람을 만났다.사실 사탕은 무기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무예를 익힌 사람에겐 좋은 무기는 보물처럼 느껴지는 법.그녀는 무기 거치대 앞을 돌아다니며 부러운 눈빛을 내뿜었다. 사탕은 비록 무공을 익혔지만, 지금까지 자신만의 무기가 없었다. 평소 검을 연습할 때도 목검을 써야 남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목검을 사용했었다.“마음에 드는 게 있으십니까?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골라서 가져가셔도

  • 명의 왕비   제3560화

    요즘 사탕은 원가로 돌아가 지내고 있었다. 노부인은 사탕이 혼담을 꺼낼 나이이고, 원가의 사탕이, 즉 서이당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줄 때가 되었으니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사탕은 매우 고왔다. 동그란 얼굴에, 피부는 물이 맺힐 듯 부드럽고 하얬으며, 궁에서 자라 예의마저 발랐다. 궁에 후궁이 없으니, 할 일이 많지 않은 마마들이, 그녀에게 예의범절을 더욱 열심히 가르쳤다.게다가 서일도 궁에서 지냈기에, 아이를 돌볼 시간이 많았고, 황제를 모시지 않는 시간엔 거의 아이를 가르치는 데에 힘을 썼다. 사식이 역시 아이의 무예 수련에 찬성하며, 직접 무공을 가르칠 때도 있었기에 무예 실력이 꽤나 뛰어났다.원가의 후손이기도 한데, 어찌 무공을 못 하겠는가?하지만 사탕은 무공을 익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를 잘 따르는 교양 있는 아씨의 모습이었다. 워낙 말투도 공손하고 얌전하였기에 노부인은 그녀를 몹시 아꼈다.사탕도 밖에 나가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원가에서의 생활을 좋아했다. 궁에서 지낼 때면 늘 어머니가 위험하다며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나쁜 자들이 많다는 이유로 사람들과의 교류도 거의 막아왔다.사식이는 오랜 세월 궁에서 편히 지내온 탓에 밖에서 나도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궁 안에서 부군을 보살피고 아이를 교육하는 것을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며, 그런 생활을 즐겼기에, 무의식적으로 외부에 호기심을 보이는 딸을 억누르게 된 것이었다.마침 경성에 머물고 있던 택란은 사탕 언니가 혼담이 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노부인이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도 알아냈다. 그녀는 몰래 원가에 가서 사탕을 불러, 함께 혼담 상대로 거론되는 몇몇 공자를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사탕은 자신의 혼사에 대해 무척 신중했다. 나름대로 자신만의 기준도 있었고,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혼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적어도 자신의 눈에 들어오고 마음이 가야만 혼사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뜻이었

  • 명의 왕비   제35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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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558화

    우문호는 어서방에서 정사를 본 뒤, 부인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돌아갔다.그로 인해 원경릉은 뒤늦게 서일의 소식을 들었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오히려 포상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반면, 우문호는 감회에 젖어서 말했다.“늘 서일을 소홀히 대한 것에 참으로 미안하오. 사실 진작 봉작했어야 했는데 말이오.”그러자 원경릉이 위로해 주었다. “작위를 하사하지 않은 건, 서일의 성격을 더 다듬어야 하기 때문이오. 게다가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걱정하고 있었고, 쉽게 속으며, 부추김에도 약하지 않았소?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행동할 테고, 사람을 쉽게 믿지 않게 되어서 함부로 도와주지도 않을 것이오.”“여러모로 걱정되었소. 만약 일찍 후작으로 봉했다면, 젊고 혈기 왕성한 탓에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기도 쉬웠을 것이오.”“그러니 지금 후작으로 봉한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오!”원경릉은 그의 곁에 기대며 은은한 미소를 띠었다.“서일이 후작이 되다니. 드디어 다 큰 것 같아 뿌듯하오.”하지만 우문호는 이내 답답한 듯 말했다.“허나… 원 선생, 더 중요한 건, 그가 곧 궁을 떠나 밖에서 지낸다는 것이오.”그러자 원경릉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동안 우문호는 늘 서일과 함께해 왔다. 초왕부 시절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황제가 된 후에도 서일은 늘 궁에서 그와 함께 지냈었다.함께한 이후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기에, 지금 중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이다. 그러니 다섯째가 얼마나 서운할지는 불 보듯 뻔했다.아마 이것이 그가 서일에게 큰 책임을 맡기지 않고 곁에 두었던 이유일 것이다. 이처럼 서일이 우문호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모두 함께 겪어온 존재였기에, 그는 여전히 서일이 자신의 곁에 있어야 마음을 놓았다. 잠시 후, 서일과 사식이가 인사를 올리러 찾아왔다.그들은 아직도 포상의 기쁨에 들떠 있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서일은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활짝 웃으

  • 명의 왕비   제3557화

    우문호는 여전히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저 따위 것들이 감히 서일을 얕보다니? 서일이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서 싸울 때, 그들은 그저 시나 읊고 있을 뿐이었다.그래서 그는 진자봉에게 센 벌을 내리기로 했고, 조정의 공신을 모욕한 죄로 끌고 나가 곤장을 내리치라 명했다. 비록 다른 신하들에게는 경고의 의미를 전하기 위한 벌을 내렸다고는 했지만, 분명 다들 알아차렸을 것이다. 한가하게 물러나 있는 무장과 관원들 역시 한때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인물들이기에, 아무리 관직이 없다고 해서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었다.진자봉을 벌한 후, 우문호는 서일을 충용후로 봉했다. 그는 후작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이부를 명해 임명장을 작성하게 한 후, 서일을 다시 병부 시랑으로 명했다. 군사는 서일이 가장 능한 분야이기에, 병부의 일을 충분히 잘 맡을 것이고,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문호는 그동안 그를 곁에 두며, 고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관료의 규율에도 물들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의 의지를 꺾어 놓고 말았다. 서일은 그로 인해 자신이 무능하다고 여기게 되었고, 결국 남에게 얕보이게 되었다.서일은 이내 무릎을 꿇고 황제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동안 북당을 위해 생사를 오간 이가 수없이 많고, 자신은 그중 하나일 뿐인데, 자신이 어찌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인가?냉수보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충용후란 봉호는 네가 목숨으로 쟁취한 것이니, 받아 마땅한 것이다.”냉수보는 감정이 북받친 듯했다. 다들 황제가 등극하기 전 왕위 다툼의 처절함과 전쟁의 잔혹함을 떠올렸다. 만약 서 대인이 없었다면 지금의 황제도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모두 감동했다.모두가 진심을 다해서 충용후에게 축하를 건넸다. 그 시절을 떠올리니, 정말 잔인한 나날들 뿐이었다. 모두가 축하를 마친 뒤, 우문호는 과거 전장에서 자신과 함께했던 무장들을 한 사람씩 포상하였다. 군사들의 봉급도 인상되었고

  • 명의 왕비   제3556화

    서일은 멈칫하다 물었다.“그럼, 목여 태감께서 저를 시험한 것입니까? 그래도… 만 냥이 남아있으니 다행입니다.”우문호가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아니, 너가 돈을 빌려준 건 사실이다. 비록 놀음에 쓰이지 않았지만, 장사에는 쓰였겠지. 장사가 이득을 보면, 돈을 갚을 수 있지만, 손해를 본다면 못 갚을 것이다.”서일은 가슴을 쳤고, 비통한 목소리로 외쳤다.“아이고, 태감. 저희 집안을 망치려는 것입니까?”“이 교훈을 기억해 두거라. 앞으로 누군가 일을 부탁하면, 만 냥을 잃은 고통을 떠올리고, 신중하게 행동하거라. 그리 순순히 남을 도우니, 남한테 빚이라도 진 것이냐?”서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저도 제가 부족하다는 건 압니다… 그저 사람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그러자 우문호는 다시 서일을 날카롭게 쳐다보며 말했다.“나는 네가 너무 자랑스럽단다. 내가 황제라도 너를 세상 밖에 충분히 자랑할 수 있다.”하지만 서일은 계속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평생을 평범히 지냈으니, 인맥이라도 쌓으려고 했습니다.“우문호는 매섭게 그를 흘겨보았다.“인맥이라니? 황제인 나로도 부족한 것이냐?“서일은 쓴웃음을 지었다. 비록 황제의 측근인 것으로 충분했지만, 매번 황제의 힘으로 남을 누를 순 없었다. 서일은 황제의 말에 그래도 마음이 뭉클했고, 만 냥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고통을 잠시 잊을 정도였다.다음 날, 우문호는 서일에게 반드시 조회에 참석하라고 명했다.그래서 문무백관이 다 모였지만, 그는 조회를 시작하지 않았고, 황좌에 앉아서 신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조회를 시작하기 전, 옛날얘기를 좀 하고 싶네. 다들 내 말을 들어주겠는가?”최근 들어 감정 기복이 심한 황제가 어쩌다 차분한 말투로 말을 시작했으니, 어찌 그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신하가 있겠는가? 모두가 황제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듣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어젯밤에 한 악몽을 꾸었네. 전쟁터에는 칼과 창이 난무했고, 피와 시체로 땅이 뒤덮여져 있었네. 다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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