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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화

Autor: 진해랑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10-20 15:28:40
차가 SLP그룹 본사를 빠져나간 뒤에도 도영은 휴대전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상주에게 보낼 메시지를 작성하다가 손을 멈췄다.

확보한 자료를 내일 오전까지 회장 비서실에 전달하라는 지시였다. 투자계약 검토와 대체 자금 마련은 그대로 진행하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문장을 다시 읽던 도영의 눈매가 좁아졌다.

아버지는 HG홀딩스의 배후를 알고 있었다.

차형구와 차종하가 무엇을 노리는지도 자신보다 먼저 파악한 듯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알려줄 수도 있었다. 적어도 투자계약을 검토하고 자금 계획을 다시 짜는 동안, 같은 상대를 두고 서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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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 핀 남편을 정리했다   364 화

    도영의 입술이 조금 벌어졌다가 다물렸다.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았지만, 끝내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맞잡은 손이 내 쪽으로 조금 당겨졌다.고개를 돌리자 도영과 눈이 마주쳤다.그는 줄곧 나를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눈가가 붉어져 있었다.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본 채 말을 이었다.“혼자 있었으면 엄마 생각만 했을 것 같아요.”말끝이 떨렸다.“엄마가 없는 것도 서러운데, 엄마를 미워한다는 이유로 나한테까지 그러셨다는 게…… 너무 속상해요.”끝까지 말하고 나니 목이 메었다. 입술을 다물어도 턱 끝이 자꾸

  • 바람 핀 남편을 정리했다   363 화

    그의 손가락이 내 손을 더 깊이 감쌌다.“방에 들어가면 자꾸 생각할 것 같아요. 엄마도, 아버지도.”그의 얼굴이 흐려져 보였다.“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 해 봐야 소용없는 거 아는데.”나는 입술을 눌렀다.“오늘은 자꾸 그런 생각만 나요.”끝내 눈물이 떨어졌다.도영이 손을 들어 내 뺨을 닦아주었다. 나는 그 손에 잠깐 얼굴을 기댔다.“같이 있어주면 안 돼요?”“…….”“오늘은 따로 자고 싶지 않아요.”부탁하고 나서야 그 역시 혼자 있고 싶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내 손에서 힘이 빠지자 도영이 다

  • 바람 핀 남편을 정리했다   362 화

    집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기울고 있었다.도영은 현관에 들어선 뒤에도 한동안 구두를 벗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내 손에 들린 봉투에 머물러 있었다.“이건 내가 둘게요.”나는 거실 서랍에 봉투를 넣었다. 얇은 서류 몇 장이 들어 있을 뿐인데, 서랍을 닫고 나서도 손바닥에 무게가 남은 것 같았다.뒤늦게 들어온 도영이 재킷을 벗었다.소매가 안으로 말려 들어가 있었다. 평소 같으면 곧바로 바로잡았을 텐데, 그는 한 번 내려다보고는 그대로 걸어두었다.물 두 잔을 가져와 식탁에 마주 앉았다.도영은 컵을 감싼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바람 핀 남편을 정리했다   361 화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저를 보실 때마다 엄마가 떠오르셔서요?”“네가 오지만 않았어도…….”한정숙이 중얼거렸다.“도영이 옆에서 이것저것 들쑤시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까지—”“어머니.”도영이 말을 끊었다.“채은 씨를 탓하지 마십시오. 제가 알고 싶어서 물은 겁니다.”한정숙이 입을 다물었다.도영은 잠시 어머니를 바라봤다.“어머니는 실수였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 일로 태어났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말씀하시면 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너를 두고 한 말이 아니야.”대답은 빨랐다.“그 사람을 만난 게 실수였다는

  • 바람 핀 남편을 정리했다   36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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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 핀 남편을 정리했다   359 화

    차명섭이 먼저 와 있으면 기뻤고,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면 할 말을 더 찾았다.남편과 닮은 얼굴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가 말을 멈추면 먼저 묻고, 웃으면 함께 웃었다.오늘까지만 만나겠다는 생각은 번번이 무너졌다.사랑받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한정숙은 그 짧은 시간을 그렇게 믿었다.귀국을 앞둔 밤, 차명섭이 말했다.“돌아가면 또 혼자 기다리는 시간이 계속되겠군요.”한정숙은 씁쓸하게 웃었다.휴대전화에는 수행 직원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호텔로 돌아갈 차량이 준비됐다는 연락이었다.그녀는 답하지 않았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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