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화

Author: 보라돌이
유여매의 손은 참 예뻤다. 하얗고 길쭉해서 살짝 드러난 하얀 팔꿈치만으로도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했다.

백진아는 그녀의 맥을 짚으며 말했다.

"눈꺼풀과 혀의 상태를 보아야겠다."

하녀는 천천히 침상을 가리고 있던 얇은 장막을 들추었다. 마치 무대를 가리고 있던 가림막이 젖혀지듯이 유여매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유여매는 정말 아름다웠다. 비록 아픈 몸이라, 연약한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가녀린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었다.

여린 몸은 뼈가 없는 듯 유연했고, 얼굴은 맑고 투명한 옥처럼 빛났다. 특히 웃는 듯한 그녀의 눈은 부드러운 빛을 내비치고 있었고, 그저 힐긋 쳐다보는 눈빛에서마저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백진아는 속으로 그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했다. 분명 여우 중에서도 천년은 묵은 여우라고 말이다.

그리고 극악무도한 연천능이 왜 유여매의 이름만 들어도 사고를 멈추는 것인지 깨달았다. 유여매는 정말 그런 묘한 매력이 있는 여인이었다.

"마마, 정말 고맙습니다."

유여매는 말투도 부드럽고 나긋했으며, 사람의 연민을 자아냈다.

백진아는 살짝 눈을 내리깔고 코를 살짝 찡그리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고맙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다."

유여매는 넋을 잃더니, 못내 속으로 백진아가 참 솔직하다고 생각했다.

백진아는 그녀의 눈꺼풀을 살펴보고, 또 혀의 상태를 살폈다.

"너는 독이 깃든 일곱 가지 꽃으로 만든 독에 중독된 상태다. 지금 상황으론, 네 목숨은 하루도 채 남지 않았어."

고지행이 짖궃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다들 아는 일입니다. 이 독은 7일 만에 죽게 되는 독, 7일 독입니다. 오늘이 벌써 여섯 번째 날이지요."

백진아는 그를 흘겨보며 비웃었다.

"벌써 여섯 날이나 지났는데, 다들 아직도 해독제를 못 만든 것이냐?"

백진아의 태도에 한 백발의 의원이 불만을 드러냈다.

"일곱 가지 독의 꽃은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곱 가지 독을 없앨 수 있는 약도 흔한 것이지요. 하지만 7일 독은, 독 꽃의 양과 조합에 따라 해독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독의 처방을 알아야, 해독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즉, 백진아가 독을 없앤다고 해도, 그녀가 독을 썼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 의원은 백진아가 아는 사람이었다. 소어의, 그는 연천능의 어머니인 혜비의 신뢰를 받는 인물이었다.

혜비는 조카 유여매를 늘 마음에 들어 해서 연천능의 부인으로 삼으려 했었다. 하지만 갑자기 백진아가 등장해, 황제에게서 연천능과의 혼사를 하사받고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

백진아는 차갑게 웃으며 소어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도 융통성이 없으니, 독을 없애지 못하는 것이다. 무슨 독을 썼는지 몰라도, 이 독은 충분히 없앨 수 있다. 그저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뿐…"

고지행은 흥미로운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렇습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백진아가 말했다.

"유여매의 피를 뽑은 후, 독의 가능성에 따라 약을 만들어 시도하면 된다."

그러자 소어의는 불만을 품고 반박했다.

"일곱 가지 꽃만 해도 수백 가지, 수천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약을 얼마나 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어찌 시도하는 것입니까?"

백진아는 몰래 웃음을 터트렸다. 배열과 조합의 문제라, 확실히 번거로운 일이었다.

유여매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대체 피를 얼마나 뽑아야 할지 몰라, 지레 겁먹었다. 그녀의 피를 뽑으려는 백진아의 수작이 분명했다!

유여매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애처롭게 말했다.

"마마, 제발 해독제를 주십시오... 그럼 두 번 다시 왕야 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그녀는 애틋하게 연천능을 바라보았다. 반짝거리는 맑은 눈 속에는 이별의 아쉬움과 깊은 정이 담겨져 있었다.

연천능은 차가운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진아는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이미 해독제를 갖고 있지 않으냐? 어찌 나한테서 해독제를 찾는 것이냐?"

유여매는 순간 눈을 부릅떴고, 눈빛 속에는 당황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다급히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왕비, 어찌 그런 허튼소리를…!"

"허튼소리인지 아닌지는 다들 곧 알게 될 것이다!"

백진아는 말하며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베개를 확 잡아당겼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호정
2025. 12. 09. 13:08
VIEW ALL COMMENTS

Latest chapter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584화

    백리효천이 예를 올리며 말했다.“대량 황제 폐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월국 태자와 오약설도 우아하게 절을 올렸다.“대량 황제 폐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축원 드립니다. 대량이 영원히 번영하기를 바랍니다!”오약설의 표정은 도도하고 차가웠다.황제의 시선은 그녀의 정교한 얼굴에 단단히 붙잡힌 듯 떨어지지 않았고, 넋을 잃은 듯 말까지 잊고 말았다.그러자 보다못한 황후가 대신 입을 열었다.“월국 황제 폐하를 환영합니다. 성녀와 태자도 어서 예를 거두게!”그제야 황제는 정신을 차린 듯, 얼굴에 다소 난처한 기색이 스쳤다.“예는 면하거라!”그러고는 백리효천을 보며 말했다.“월국 황제가 대량에 왔는데, 미리 알리지 않았으니… 초대한 사람으로서 예를 다하지 못했습니다.”백리효천이 답했다.“개인적인 일이 있어 대량에 온 것이라… 그저 폐하를 번거롭게 하지 않으려 했을 뿐입니다.”황제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월국 황제가 대량 땅에서 처리할 사사로운 일이 대체 무엇이 있단 말입니까?”백리효천은 담담히 미소 지었다.“오랫동안 행방불명이었던 적자의 단서를 찾았는데, 예전에 회임한 황후가 역적의 공격을 받아,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곡이 워낙 깊은 탓에, 결국 시신을 찾지 못했지요. 그동안 계속 은밀히 찾고 있다, 얼마 전 소식을 들었습니다. 황후가 누군가에게 구조되어 대량 수도로 옮겨졌고, 남자아이를 낳은 뒤 세상을 떠났다고요.”대량 황제는 자신의 생일 연회에서 백리효천이 안쓰러운 척 연기를 하길 원치 않았다. 그는 곧 백리효천의 말을 끊었다.“그렇다면 축하할 일이로군요. 자리에 드시지요.”백리효천이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이 여인들은 대량 황제 폐하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선물입니다. 여인들이 들고 온 약재 또한 폐하의 보신에 좋을 겁니다.”잠시 후, 대전 밖에서 열두 명의 미녀가 들어왔는데, 하나같이 여리여리하고 아름다워, 사람의 혼을 빼앗았다.상자를 열자, 안에는 천년 인삼과 설련, 녹용, 쇄양초 등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583화

    백리효천이 왔다는 사실을 아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매우 놀라했다.월국의 황제, 태자, 그리고 성녀까지. 월국에서 권력이 가장 높은 세 사람이 모두 대량에 왔다니? 도대체 무슨 의도일까 싶었다. 하지만 다들 추측과 함께, 월국 성녀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대전 입구로 향했고, 눈빛에는 기대와 숭배가 가득 담겨 있었다.성녀는, 그들에겐 선녀와도 같은 존재였다.예로부터 전해지기로 역대 월국 성녀들은 모두 절세미인이며, 속세를 벗어난 듯한 기품을 가졌다고 했다. 게다가 하늘의 선녀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소문도 있었다.그런데 오늘 이렇게 가까이서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정말 행운이자 복이었다.황제마저 눈빛이 밝아졌고, 자기도 몰래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로 외쳤다. “들라 하라!”그 순간, 향긋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하늘 가득 꽃잎이 흩날렸다. 붉은 꽃잎과 분홍 꽃잎들이 대전 안으로 날아들어, 은은한 향기를 퍼뜨렸다.밖에서는 은은한 거문고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드럽고 잔잔한 음악은 사람들을 봄날의 꽃밭 속으로 데려가는 듯했고, 새소리와 꽃향기가 어우러진 화사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었다.백진아는 어이없다는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세상에… 누가 여우 아니랄까 봐, 등장도 과하네. 어떻게 꽃잎을 안으로 불어넣은 거지?’오늘 바람이 그렇게 세지도 않았기에, 고수가 내공으로 꽃잎을 밀어 넣은 것이 분명했다.온갖 연출이 끝난 뒤, 백리효천이 투명하게 빛나는 옥 의자에 앉은 채, 두 명의 월국 장정에게 들려왔다.그는 겉으로는 창백한 상태였지만, 정신은 맑아 보였다.‘고작 사흘, 나흘 만에 이렇게 회복했다고? 미래에서 온 내 의술로도, 이런 회복 속도는 불가능할 텐데.’백진아는 스마트 스캔 기능을 가동했고, 곧바로 놀라운 사실을 알아챘다. 그의 심장 안에는 수많은 고충이 있었고, 그 고충들은 심장의 결손 부위를 막아 피가 새는 것을 방지해서 자연스럽게 상처가 치유된 것이었다.월국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582화

    백진아는 예의상 미소를 한 번 지은 뒤 시선을 거두고는,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황제를 바라보았다.황제의 안색은 훨씬 좋아 보였다. 하지만 백진아는 스캔 시스템을 통해 그의 몸속이 텅 빈 상태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머릿속의 고충은 여전히 커지지도 번식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저 고충은 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오늘 그 수수께끼가 풀리게 될까?백진아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황제와 황후는 이미 인사를 마치고 외국 사절단의 알현을 허락한 상태였다.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설제국 사절단이었고, 맨 앞에는 설제국의 명주 공주가 서 있었다.그녀의 용모는 몹시 화사하고 눈부셨다. 붉은 털 방울이 달린 모자를 쓰고, 불꽃처럼 붉은 치마는 좁은 소매와 잘록한 허리선이 돋보였으며, 온몸에서 열정과 젊음의 활력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사막의 호수처럼 맑고 빛나는 큰 눈은 깨끗하면서도 은은한 정을 머금고 있었다.명주 공주는 그들의 특별한 예법으로 황제에게 예를 올렸다. 그녀는 가슴에 손을 얹고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를 올렸다.“대량 황제 폐하를 뵙겠습니다. 폐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대량이 영원히 번영하기를 바랍니다!”황제가 크게 웃었다.“하하하! 좋다, 예를 거두라!”곧이어 명주 공주가 몸을 곧게 하고는 말했다.“폐하, 이것은 저희 설제국에서 바치는 축하 예물입니다.”그녀가 예물 목록을 올리자, 환관이 다가와 받았다. 그리고 높은 한백옥 계단을 올라, 공손히 사복 태감에게 전했다.황제는 보겠다는 뜻을 보이지 않은 채,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설제국 황제께 감사 인사를 전해주거라. 명주 공주는, 어서 자리에 앉거라.”명주 공주는 다시 예를 올리며 말했다.“폐하, 명주는 이번에 대량에서 마음에 드는 배필을 찾고자 합니다. 부디 제청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황제는 웃으며 얼버무렸다.“좋다, 좋아. 그건 어렵지 않지.”명주 공주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예를 올렸다.“감사드립니다.”그러고는 대담하고 뜨거운 시선으로 남자 쪽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581화

    연회에서는 남녀가 동전에서 자리를 달리해 앉고, 한 사람당 하나의 상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앙에는 공간을 비워, 통로와 공연을 위한 자리로 사용했다.좌석은 신분의 높고 낮음에 따라 배치되었고, 신분이 높을수록 앞쪽에 앉았다.가장 앞쪽에는 아직 몇 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아마도 각국 사신들을 위해 남겨둔 자리인 듯했다.하지만 지금의 백진아는 능왕비가 아니라 백 장군의 딸인데, 왜 좌석이 여러 왕비 바로 아래에 배치된 걸까?백진아는 길을 안내하던 궁녀에게 물었다.“자리를 잘못 안내한 것은 아니냐?”궁녀는 공손하게 답했다.“그럴 리 없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실수하면, 멸문을 당합니다.”오늘은 국연이자 만수연이었다. 이런 날 소란을 피운다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도 마찬가지였다.백진아는 원래 앉아야 할 자리 쪽을 살펴보았지만, 그곳엔 이미 빈자리가 없었다. 그녀는 결국 궁녀의 말을 믿고 려왕비의 아래쪽 자리에 앉았다.이를 본 려왕비가 비꼬듯 말했다.“능왕비… 아니, 전 능왕비라고 해야 하나? 습관이 참 무섭구나. 길을 잘못 든 것이냐? 여긴 네가 앉을 자리가 아니다.”백진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내궁의 일을 려왕비께서 걱정하실 필요가 있습니까?”려왕비의 얼굴이 굳었다.“여기 앉아봤자 모욕을 당할 뿐이다. 그러니 충고할 때, 제자리에 가 앉거라.”백진아는 담담히 말했다.“충고 고맙습니다! 그래도 한때 동서지간이었으니, 정이야 남아 있지요. 기왕비와 사재인의 몸이 좀 어떤가요?”려왕비의 눈빛이 번뜩였고, 이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걱정해 줘서 고맙구나. 둘 다 잘 지낸다. 자주 네 이야기를 하더군.”“그럼, 다음에 찾아봬야겠네요.”백진아가 미소 지었다.보아하니 려왕비는 이미 기왕과 사재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막을 알고 있는 듯했다.기왕은 그녀를 첩으로 만들려다, 오히려 사재인과 함께 화를 입었으니 자업자득일 테고, 친동생인 려왕이 연루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다만 사재인과 기왕비는 모든 것이 백진아의 계략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580화

    운청 도사는 병마개를 열어 냄새를 맡다가 입을 열었다.“보기 드문 귀한 물건이구나! 고맙다!”백진아는 우원새를 힐끗 노려보며, 다른 두 개의 옥병을 그에게 건넸다.“받으세요. 저는 편애 안 합니다.”우원새는 질투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며 옥병을 받아 들었다.“참 속 좁기는! 나중에 시집가면 결국 경유가 네 뒤를 봐주게 될 텐데!”백경유는 옥패를 백진아에게 건넸다.“누이, 자. 저는 나중에 스스로 세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백진아는 감탄스럽다는 듯 그의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역시 내 동생답네!”그리고 다시 옥패를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앞으로 누이와 어머니를 지켜줘야 하니 잘 가지고 있거라!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도의와 선을 지켜야 한다. 정의와 천리를 어기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돼!”우원새는 선과 악이 뒤섞인 인물이라, 그녀는 그의 마궁이 어떤 조직인지 알 수 없었다.우원새는 코웃음을 쳤다.“정의? 세상에 진짜 정의가 어디 있느냐? 참으로 순진하구나!”그러나 백경유는 옥패를 꽉 쥐고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누이의 뜻을 이해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선을 잘 지키겠습니다.”우원새는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여인의 의견에 휘둘리면 큰 화를 입는다!”백우씨가 나직막하게 말했다.“경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금 당장 장가가서 자식을 낳으시지요. 그리고 오라버니의 마궁을 계승하라고 하십시오!”하지만 우원새는 여기서 더는 말하지 못했다.한편 백진아와 백경유는 서로를 보며 웃었고, 운청 도사가 부적을 그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주문을 외우는 법도 따라 배웠다.저녁이 되자, 백근당이 돌아왔다. 그런데 부인의 방 안에서 남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그는 질투심이 치밀어 올랐다. 검을 들고 살기를 띤 채, 그대로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그러다가 우원새를 보고는 멈칫했다.“삼 황자 전하, 어찌 여기에 계시는 겁니까?”우원새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왜? 나는 여동생의 억울함을 따지러 왔다! 희월은 금지옥엽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579화

    진의댁은 백진아가 치료해 줄 생각이 없다는 걸 단번에 깨알았다. 피를 채취하겠다는 것도 그저 자신을 놀리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지금은 몸이 너무 허약해서 늘 어지럽고 눈앞이 흐릿하구나. 몸이 좀 나아지면, 그때 다시 피를 가져가거라.”백진아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몸조리 잘하시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음이 편해야 병도 자연히 줄어드는 법이니.”진의댁은 속으로 이를 악물며, 백근당과 백경패가 돌아오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결심했다.그녀는 방 안을 힐끗 들여다보며 말했다.“부인은 계시냐? 오동원에 왔으니 문안 인사라도 드리고 싶구나.”백진아는 그녀를 들여보낼 생각이 없었다.“어머니께서도 병에 걸리셨습니다. 몸도 허약한데 어머니의 병이라도 옮으면 안 되니, 이만 돌아가시지요.”진의댁은 백진아와 더이상 실랑이할 마음도 없었다. 그녀는 반신반의하며 백우씨 침실 창을 한 번 바라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백진아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부엌을 향해 연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뒤, 다시 백우씨 방으로 돌아왔다.백우씨는 이미 마음이 조금 가라앉은 상태였다. 눈은 붉게 부어 있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 있었다.백진아가 들어오자,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진아야, 어서 와서 경유와 함께 네 두 외숙께 인사를 드리거라.”백진아는 상석에 앉아 있는 두 외숙을 바라보고, 백경유와 나란히 서서 예를 올렸다.“두 외숙께 인사드립니다.”우원새는 허리춤을 더듬더니, 부드러운 검 하나를 꺼내 백진아에게 건넸다.“이건 네게 주는 첫 만남 선물이다.”백진아는 기쁘게 받아 들었다. 연천능도 허리띠처럼 찰 수 있는 연검을 가지고 있었는데, 매우 편리했다.검집은 무슨 재질인지 뱀 가죽처럼 질기고 부드러워 신기할 정도였다.‘이런 재질로도 검집을 만들 수 있다니?’검 손잡이는 옥으로 되어 있었고 보석이 박혀 있었기에, 허리에 차면 마치 허리띠 장식처럼 보이기도 했다.“고맙습니다!”백진아는 기쁜 얼굴로 연검을 이리저리 살펴보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39화

    부인과 첩들이 있는 저택 안에서 대체 어떤 여인이 부군의 다른 여인이 낳은 아이를 진심으로 대하겠는가?백진아는 그저 원래 주인이 아닌, 방관자의 시선으로 생각해 보았는데, 진의댁은 분명 그녀에게 진심일 리 없을 것이었다.백우씨는 그 말을 듣고는 또다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너도 드디어 철이 들었구나! 드디어 어른이 되었어!”감탄을 마친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내가 몇 번이나 말했느냐? 너한테 잘해준 것도 다 너를 데리고 변경에 가기 위함이었다. 자기 아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무언의 협박을 한 셈이지! 넌 진의댁에게 인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6화

    연천능은 갑자기 스스로 위험에서 벗어난 백진아를 보고, 아직도 상황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방금까지도 이 여자를 구하려고 애쓰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니, 그는 이유 모를 화가 치밀어 올랐다.어쩌면 그녀가 그가 시간을 끌어 자신을 구하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일지도 몰랐다.아니면 그녀의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흠!"연천능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거만한 모습으로 몸을 돌려 부하들에게 잔해를 치우라고 명했다.백진아는 당장이라도 그의 차가운 얼굴에 침을 내뱉고 싶었지만, 겉으로는 고마운척을 했다.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27화

    백진아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폐하께서 오셨습니다! 태후께서 오셨습니다! 황후께서 오셨습니다! 공왕께서도 오셨습니다!”혜비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다급히 명을 내렸다.“어서 백진아를 별채로 데리고 가거라!”궁에서 개인적으로 형벌을 내리는 것은 큰 죄였다. 하물며 며느리에게 형벌을 내리다니?내시는 다급히 곤장을 멈추고, 정신없이 백진아를 끌고 별채로 향했다. 그녀는 머리와 어깨를 돌계단에 부딪혔는데,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내시가 아무리 다급히 움직인다고 해도 이미 늦어버렸다.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32화

    연천능의 차가운 눈빛은 마치 칼날이라도 내뿜을 기세였다. 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백진아! 죽고 싶으냐?”“누가 먼저 죽을지는 두고 보시지요!”백진아의 눈빛에도 살기가 번뜩였고, 이내 무릎으로 위를 강하게 찔렀다. 연천능은 고통 섞인 신음을 내뱉었다.백진아도 이를 악물며 외쳤다.“저는 저를 존중하는 사람에게만 깍듯할 뿐입니다. 몇 번이고 저를 모욕하고 죽이려 들었으니, 저의 인내심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전하를 사모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저를 짓밟을 이유는 아닙니다! 차라리 사내답게 폐하께 상소를 올리는 것이 어떻습니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