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몇백 년 동안 성녀성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늘 자신만만하고 냉정하기만 하던 오약설의 얼굴에도 순간 분노와 당황, 그리고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연천능은 불길 따위는 두렵지도 않은 듯, 소매를 세차게 휘두르며 새로 불이 붙은 대나무 집 쪽으로 몸을 날렸다.“백진아!”불빛이 사방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백진아는 여전히 삼층 높이에 선 채, 연검을 뽑아 들고 살기를 흘리며 돌진해 오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길이 그의 넓은 두루마기를 태우고 있었지만,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은 듯 보였다.그런데 바로 그때였다!갑자기 연기가 치솟는 대나무 집 하나에서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뒷산 쪽으로 달려갔다.그 뒷모습은 너무도 익숙한, 바로 낙장풍이었다.설마 그가 기억을 잃은 척, 바보인 척 연기하고 있었을 줄이야.아마 그는 이곳에 숨어 지내며 상황을 살피다가, 기회를 봐서 이월을 데리고 달아날 생각이었던 모양이었다.별채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된 걸 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를 마쳐 둔 게 분명했다.겉으로는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사람처럼 보였는데, 연기는 놀라울 만큼 능숙했다.백진아는 피화부를 붙인 뒤 가볍게 아래로 내려와 그대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낙장풍이 달아난 방향을 따라 곧장 뒤쫓았다.거의 따라잡을 즈음, 그녀는 공간에서 이월을 꺼내 자신의 등에 업었다.뒤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낙장풍이 곧장 백진아에게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저쪽으로 가시지요!”그는 이곳에 제법 오래 머물렀고, 줄곧 탈출할 궁리만 해 왔던 만큼 어느 길로 산을 빠져나갈지 잘 알고 있었다.백진아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를 따라 달렸다. 뒤를 돌아보니 눈에 들어오는 건 불길뿐이었다.이월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백진아는 낙장풍을 불러 세웠다.“낙 소협, 제가 힘드니 이월을 업으세요.”낙장풍은 붉은 혼례복을 입은 이월을 보고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그녀를 받아 업었다.백진아가 물었다.“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당하지 않
’후… 후…’그 순간, 매 순간이 너무나도 길게… 시간이 마치 멈춘 듯 느껴졌다. ‘끼익…’이때 대나무 문이 천천히 열리며 작은 흰 쥐가 안으로 뛰어 들어와 바로 백진아가 서 있던 곳에서 멈췄다.곧이어 연천능의 발소리도 들려왔다. 그의 시선은 창가를 향해 있었고, 마치 허공을 꿰뚫어 백진아를 보고 있는 듯했다.그 눈빛은 결코 다정하지 않았다.백진아는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팠다. 눈시울은 뜨거워졌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당신의 아이를 가졌습니다. 우리에게 아이가 생겼다고요…”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그의 차갑고도 완벽한 얼굴을 만지려 했다.하지만 손끝은 공기만 스칠 뿐, 그대로 허공을 가로질렀다.그녀가 용음 비수로 그의 등을 찌른 뒤, 그가 정신이 든 상태에서 이렇게 가까이 마주한 건 처음이었다.하지만… 분명 눈앞에 있는데도, 마치 사람과 귀신처럼 닿을 수 없는 거리였다.차라리 지금 나가서 모든 걸 분명히 말해 버릴까? 원한이든 미움이든, 직접 마주하고 끝내는 편이 낫지 않을까?백진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다잡았다. 막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이었다.오약설이 우아한 걸음으로 다가와 그의 곁에 서더니, 자연스럽게 그의 팔을 붙잡았다.“아마 이 창으로 도망친 것 같습니다.”연천능은 아래쪽 혼례판을 가리키며 담담하게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저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다는 말이냐?”마지막 말이 떨어지자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살기가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고, 옷자락이 바람도 없는데 거칠게 흔들렸다.그가 소매를 홱 휘두르자 오약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고, 머리 장식도 함께 떨어졌다.곧이어 방 안의 물건들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며 산산조각 났다.폭발하듯 터져 나온 내력은 마른 가지를 부러뜨리듯 대나무 집 전체를 무너뜨렸다.연천능은 완전히 광기에 잠식된 상태였다.“백진아! 나와서 죽어라!”그가 발을 내리찍는 순간 바닥이 무너졌는데, 그는 떨어지는 와중에도 두 손으로 쉼 없
그 사람들 마음속에서 성녀는 곧 신과 같은 존재였다. 성녀를 모욕하는 자는 죽어 마땅했다.백진아는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그 사람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이월을 꽉 끌어안은 채 재빨리 대나무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그녀는 곧바로 이월에게 약을 먹여 기절시킨 뒤, 공간 안으로 옮겼다.그리고 뒷창문으로 도망치려 두 걸음쯤 내딛다가 문득 멈춰 섰다.그녀는… 그를 보고 싶었다. 멀리서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말이다…그래서 3층으로 올라가 창문 뒤에 몸을 숨긴 뒤, 공간 안으로 들어가 바깥을 내다보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흰 두루마기를 입은 한 남자가 허공을 가르며 바람을 타고 내려왔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처럼, 그는 우아하게 땅 위에 내려섰다.그의 풍채와 기품은 마치 어린 소녀의 꿈속에서 막 걸어나온 완벽한 남자 같았다. 얼굴을 미처 보지 않아도 사람을 압도하고, 저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드는 기세였다.연천능은 착지하자마자 차갑게 물었다.“노래 부른 사람은 어디 있느냐?”백진아는 본능적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예전에 자신이 그에게 이 노래를 불러 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하지만 목소리는 바꿨다. 설마 목소리만 듣고 자신을 알아보지는 못하겠지.그의 얼음장 같은 시선이 주변을 천천히 훑었다. 마치 다음 순간 모든 것을 산산조각 낼 것만 같은 기세였다.차갑고 창백한 얼굴은 서리가 내려앉은 듯했고, 눈썹은 날카롭게 치켜올라 있었다. 어둡고 깊은 눈동자에는 사악하면서도 살기 어린 기운이 서려 있었다.오뚝한 콧날 아래, 옅은 분홍빛 입술에는 미친 듯한 웃음기가 스쳤다.이목구비는 여전히 조각처럼 아름다웠고, 온몸에서는 천하를 굽어보는 제왕의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분명 같은 얼굴이고 같은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진아는 더 이상 예전의 그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주변의 여자들은 눈을 반짝이며 얼굴을 붉혔고, 숨마저 가빠진 채 넋을 잃고 있었다. 그의 물음에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눈치였다.“음?”연천능이 눈썹을 살
백진아는 붉은 신랑 예복으로 갈아입고,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모닥불 주위를 돌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월도 붉은 혼례복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에는 은장식을 가득 달고 있는 채, 그녀 역시 사람들과 함께 모닥불을 돌며 춤추고, 노래를 주고받았다.다행히 원래의 백진아는 이곳에서 자란 덕에, 이곳 노래를 조금은 할 줄 알았다. 덕분에 간신히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하지만 끝내 더는 부를 노래가 떠오르지 않았다. 백진아는 수줍게 웃는 이월을 보다가, 문득 이렇게 불렀다.“네가 웃으면 참 예뻐, 꽃처럼 예뻐…”“좋구나!”그 노래가 끝나자 모두가 일제히 환호했다.백진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조금 뒤 방에 들어가면 이월을 기절시켜 공간에 넣고, 그다음 낙장풍을 찾으러 가자고.그녀는 무심코 낙장풍을 찾았다.낙장풍은 잔치 준비에 무척 열심이었다. 그릇과 젓가락을 놓고, 음식을 나르고, 술을 따르느라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아주 신이 난 모습이었다.“한 곡 더! 한 곡 더!”누군가 백진아에게 다시 노래를 부르라고 외쳤다.백진아가 노래방 애창곡을 하나 더 부르려던 순간, 어디선가 신비로운 선율이 울려 퍼졌다. 멀리서 무지갯빛이 번쩍였고, 은은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퍼져 왔다.백진아는 그 음악과 향기가 너무나도 익숙했다.이건 오약설이 나타날 때마다 벌어지는 화려한 장면이잖아? 오약설은 임강진에서 연천능을 돌보고 있던 것 아니었어? 왜 벌써 돌아온 거지? 게다가 와룡산에서 이미 이 얼굴이 백진아라는 것도 알아봤는데… 그럼 어떡하지? 어떡해?타이밍이 너무나도 절묘했다.혼례에 모인 사람들도 그 음악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흥분하기 시작했다.모두 무릎을 꿇은 채, 빛이 비치는 방향을 올려다보며 들뜬 목소리로 소리쳤다.“성녀님이다! 성녀님이 돌아오셨다! 성녀님을 맞이하라…”심지어 어떤 남자는 그쪽으로 뛰어가며 외쳤다.“성녀님! 돌아오셨군요!”백진아는 그들이 미친 사람처럼 구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바보들… 완
이월은 마치 이 집의 주인인 듯 백진아를 대나무 집 안으로 안내한 뒤,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백진아는 대나무 의자에 앉아 다리를 두드리며 원망스레 말했다.“채운 아가씨가 네가 뒷산에 갔다고 하더구나. 반나절 내내 찾느라 정말 죽는 줄 알았다.”이월은 입술을 다문 채 웃으며 말했다.“예, 뒷산에 다녀왔습니다. 오솔길을 따라 산 정상까지 올라가 성녀성 풍경을 좀 보고 내려왔어요.”그러다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덧붙였다.“산에는 길이 하나뿐인데, 어찌 진 소협을 만나지 못한 것이지요?”백진아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급하게 소변이 마려워서 숲으로 들어가 볼일을 봤는데…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한참 헤매다가 겨우 길을 찾았는데, 뭔가 이상해서 그냥 돌아왔지.”이월은 입술을 다문 채 웃었다. 그러다 시선이 그녀의 아랫도리를 스치고는, 이내 얼굴을 붉혔다.백진아는 본능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며 말했다.“낙장풍과 함께 이곳을 떠나자꾸나. 밖에서는 너희가 실종됐다고 모두 걱정하고 있다.”이월은 얼굴을 붉힌 채 말했다.“저는 이곳이 너무 좋아서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집에는 제가 따로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진 소협,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당신도 여기 남는 건 어떻습니까? 우리…”말끝을 흐리며 이월은 수줍게 얼굴을 붉혔고, 고개를 숙였다. 긴장한 듯 손으로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백진아는 그녀의 표정을 가만히 살폈다. 진심인 듯 보였고, 연기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대체 무슨 상황이지? 한 사람은 바보가 되어 있고, 또 한 사람은 스스로 남겠다고 하질 않나, 심지어 나더러 같이 남자고까지 하다니…백진아는 눈을 굴리더니 일부러 속아 넘어간 척 말했다.“좋다.”“정말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니, 당신도 좋아할 줄 알았습니다.”그 말에 이월은 기뻐하더니, 백진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자,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립시다!”“하하…”백진아는 입꼬리를 떨며 그녀를 따라 방 밖으로 나갔다.마침 그때 채운이
수술칼을 꺼내 피부를 살짝 그어 보니 진짜 살갗이었다. 가면이 아니라는 뜻이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가면도 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월과 똑같이 생길 수 있지? 설마… 정말 이월이었던 건가?백진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리고 이월의 시신을 업고 산 아래로 내려가려 했는데, 바로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백진아는 즉시 고개를 홱 돌렸지만 눈에 들어온 것은 무성한 풀숲과 빽빽한 수림뿐이었다.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다시 고개를 돌린 순간, 그녀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이월의 시신이 사라져 있던 것이었다!분명 바로 발밑에 있었고, 무게만 해도 백 근은 족히 넘는 시체였다. 그런데 어떻게 아무 기척도 없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백진아는 곧바로 쪼그려 앉아 바닥을 살폈다. 하지만 어디에도 시신을 끌고 간 자국은 없었고,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재빠르게 움직여도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건 불가능했다.백진아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역시나 오행팔괘진에 미혼향의 약효까지 더해진 것이었다.그녀는 천천히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의념을 움직여 공간에서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약환 하나를 꺼내 삼켰다. 잠시 뒤, 흐릿하던 정신이 다시 또렷해졌다.백진아는 원래 걷고 있던 오솔길을 더 따라가지 않았다. 대신 일부러 아무 방향이나 정해 발걸음을 옮겼다.채운은 분명 길을 따라가라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 길에서 미혼진을 만났으니, 이번에는 아예 반대로 길을 벗어나 보기로 한 것이었다.숲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울창해졌다. 그렇게 수십 미터쯤 나아갔을 때였다. 갑자기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는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백진아는 나무 위와 풀숲, 바위틈마다 숨어 있던 뱀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광경을 보았다. 심지어는 검은 뱀, 초록 뱀, 그리고 붉은 뱀까지 뒤섞인 채로 빠르게 백진아 쪽으로 기어왔다. 겹겹이 포개진 채 몰려있는 모습
말이 입가까지 올라왔지만, 백진아는 결국 다시 삼켜 버렸다. 어떤 비밀은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 때도 있는 법이었기 때문이다. 연천능은 그녀가 말을 꺼내려다 멈춘 걸 보고 마음이 쓰렸다. 그의 눈빛에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오늘 네가 당한 고통, 언젠가 반드시 그들에게 백 배, 천 배로 되갚게 할 것이다!”백진아는 살짝 멍해졌다. 그녀는 그가 말한 ‘그들’이 무봉을 뜻하는지, 아니면 혜비를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혜비는 그의 어머니가 아니던가?백진아가 말이 없자, 연천능은 얇은 입술을 다문 채 말없이 계속 먹여
백진아도 알고 있었다. 세상에는 불쌍한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치료할 돈이 없다고 해서 매번 의원이 약값을 대신 내줄 수도 없었고, 고아를 만날 때마다 직접 거둘 수도 없었다.고지행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냉정하지만,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이 아이를 남겨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골격이 튼튼하면, 무공을 익히는 것에 적합하니, 암위영으로 보내 암위로 키울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반쯤 죽어 가는 기형 아이는… 무상으로 살려 준 뒤, 거지에게 다시 데려가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었다.
백진아는 포도 몇 송이와 수박 하나, 귤 십여 개 정도를 따서 공간을 나왔다.포도는 공간 시스템에서 포도씨 캡슐과 비타민을 만드는 데 쓰이고, 수박은 약을 만들 수 있으며, 귤은 진피를 만들거나 비타민 C를 추출할 수 있었다.그녀는 탁자 위에 놓인 설련옥로고와 뢰십 일행의 문서를 보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녀는 밖을 향해 한 번 외쳤다.“뢰십!”그러자 공기가 조금 흔들리더니, 뢰십이 방 안에 나타났다.백진아는 설련옥로고와 함께 노비 문서를 그의 손에 쥐여 주며 말했다.“문서를 전부 돌려줄 테니, 너희는 이제 자유다
백진아는 순간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비틀거리며 영천수 안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열기는 전혀 가시지 않았고, 오히려 온몸에 극심한 통증이 밀려올 뿐이었다. 그 고통은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뼈를 하나하나 두들겨 부수는 것 같았다.“악!”백진아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순식간에 그녀의 얼굴과 몸에서 핏방울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고, 피투성이가 된 듯한 모습으로 비릿한 냄새의 혈액이 맑은 샘물을 붉게 물들이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몸을 전부 씻어내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 몸을 찢어, 경맥과 뼈를 산산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