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전에 허아연에게 한 번 또 한 번 실망을 주고 상처 준 순간부터 주현우는 이미 기회가 없었다.한참 권승준을 바라보던 주현우는 비웃음 섞인 미소를 띠며 차갑게 물었다."허아연 정체,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권승준도 주현우의 말을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주현우가 이미 허아연의 정체를 알았고 짐작이 맞다면 DNA 샘플로 검사를 했을 것이다.다만 안시연이 허아연인지 아닌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무표정하게 주현우를 한참 바라보던 권승준이 웃으며 말했다."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한테는 숨기지 않았어요."권승준이 말을 마치자 주현우는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한참 권승준을 바라보던 주현우는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몸을 옆으로 틀고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허아연은 권승준을 전혀 경계하지 않았다. 이번에 돌아와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정체를 숨기지 않았다.권승준은 말없이 씁쓸한 미소만 짓는 주현우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가볍게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주현우 씨, 한때 곁에 뒀었다는 걸로 후회하지 마세요. 어차피 이런 결말을 맞이한 데는 주현우 씨도 반은 책임이 있으니까요."이미 충분히 예의를 지켜 한 말이었다.권승준의 말에 주현우가 몸을 돌리며 싸늘하게 웃었다."권승준 씨, 아직 끝난 거 아니에요. 누가 이길지는 두고 봐야죠."하지만 권승준은 그저 짧게 대꾸했다. "그 사람 힘들게만 하지 말아요."주현우는 무표정하게 권승준을 바라보다 손을 치우고 돌아서서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 액셀을 밟고 호텔을 떠났다.돌아가는 내내 주현우는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허아연과 얘기를 나누고 사과하고 오해를 풀고 싶었다.하지만 허아연은 절대 주현우에게만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열어둔 차창으로 불어온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동안 주현우는 예전 허아연의 다정한 모습과 방금 권승준과 가까이 있던 모습을 떠올렸다.마음이 착잡해진 주현우는 전서진에게 전화를 걸어 술을 마시자고 불렀다. 술집에 도착해서도 아무 말 없이 연거푸 술을 들이켰다.그 모습에 놀란
호텔 입구.두 손으로 가방을 든 허아연이 고개를 들어 권승준을 보며 말했다."비서실장님, 오늘 감사했어요.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허아연의 인사에 권승준이 웃으며 말했다."안 선생님, 그렇게까지 예의 차리실 필요 없어요.""참, 저 내일부터 이틀간 지방 출장이 있으니 주말에 돌아오면 같이 식사해요."모든 일을 빈틈없이 챙기고 계획적인 권승준의 말에 허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비서실장님."허아연은 호텔 입구에서 잠시 더 얘기를 나누다가 호텔로 들어갔다.권승준은 호텔 입구에 서서 허아연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던 허아연은 사실 일찍부터 옆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마이바흐를 눈치채고 있었다. 원래도 눈에 띄는 차인 데다 구석진 곳에 있는 게 더 시선을 끌었다.하지만 눈길이나 관심 한 번 주지 않았다.방금 권승준과 나눈 대화도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었다.권승준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평소 특별히 연락하지 않아도 걱정할 게 없었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허아연은 버튼을 누르고 안으로 들어갔다.주현우가 미련을 갖게 하거나 다시 엮일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주현우와의 인연은 2년 전에 이미 깨끗이 정리되었다. 그때 분명 기회를 충분히 줬었다.오랜만에 지난 일을 떠올린 허아연은 문득 2년 전 그날 밤, 꼭 가야 하냐고 물었던 자신과 그런 자신을 뒤로한 채 떠났던 주현우가 생각났다.곧 돌아오겠다던 주현우는 화재가 날 때까지도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허아연은 담담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허아연으로 살고 싶지도, 주현우와 어떤 식으로든 엮이고 싶지도 않았다.주현우에게 남았던 정도, 과거의 고마움도 이미 다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같은 시각, 호텔 입구.허아연이 호텔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다 돌아선 권승준은 본능적으로 주현우한테 눈길을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주현우의 차를 사실 진작부터
주현우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하자 유건희도 더는 날을 세우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그때 허아연 씨 우울증이 정말 심각했어요. 교진시를 떠나기로 결심할 무렵엔 이미 깜빡깜빡 기억을 못 하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었고요.""다시 발작해서 버티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거예요. 그리고 주현우 씨와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아서 떠나는 걸 택한 거고요.""주현우 씨, 아연 씨가 정말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해요. 아니면 평생 더 힘들었을 거예요."평소 말수가 적은 유건희였지만 오늘따라 말이 아주 많았다.과거 일을 변명하려는 게 아니라 제삼자인 유건희도 허아연의 결혼 생활은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지경이었기 때문이다.허아연이 깜빡깜빡 기억을 잃고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는 유건희의 말에 주현우의 표정이 굳었다.그 모습을 본 유건희가 다시 말했다."허아연 씨 정체를 밝히든 말든 그건 주현우 씨가 결정할 일이에요. 제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에요."유건희가 솔직하게 다 털어놓자 주현우는 씁쓸하게 웃었다."고맙습니다, 유 대표님."자리에서 일어난 주현우는 유건희에게 짧게 인사를 건네고 사무실을 나섰다.차로 돌아온 주현우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가 입에서 새어나오며 미간이 잔뜩 일그러졌다.유건희도, 권승준도 허아연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그런데 주현우와 엮인 사람들, 주현우 편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다.허아연은 정말 주현우를 꺼려하며 필사적으로 피하고 있었다.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한 모금씩 태우던 주현우는 유건희의 말을 곱씹다가 저도 모르게 2년 전 그날 밤을 떠올렸다. 허아연은 한밤중에 나가려던 주현우를 붙잡고 꼭 가야 하냐고 물었다. 그때 주현우는 곧 돌아오겠다고 했었다.하지만 그날 나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다시 돌아왔을 때 허아연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안시연은 허아연이 맞았다. 안시연이 허아연이라는 진실을 알아냈지만 주현우는 마음이 홀가분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무거워졌다. 차라리 몰랐던 때보다 더 답답했다.
……오후 2시, 식사 자리가 마무리되었다. 차에 돌아온 주현우는 좌석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젖힌 채 눈을 감았다.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콧등을 문지르던 주현우의 마음이 답답해졌다.눈을 감고 전에 확인한 DNA 보고서를 떠올리자 미간이 더 팍 찌푸려졌다.기분이 다운된 주현우를 룸미러로 살피던 기사는 감히 차를 출발시키거나 말을 걸지도 못했다.한참 뒤 다른 차들이 다 떠나는 걸 보고서야 기사가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이제 회사로 돌아갈까요?"기사의 물음에 콧대를 문지르던 주현우가 느긋하게 말했다."택시 타고 들어가요. 차는 내가 몰고 갈게요."지금 이 순간만큼은 혼자 있고 싶었다."네, 대표님." 기사는 그 말에 얼른 차 문을 열고 먼저 자리를 떴다.주현우가 오늘 기분이 안 좋다는 건 기사도 아침부터 눈치채고 있었다.차 안에 혼자 남으니 주현우는 오히려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혼자 차 안에 잠시 앉아 있던 주현우는 다시 보고서를 들고 꼼꼼히 훑어보았다.한참 보고서를 조용히 바라보던 주현우는 보고서를 다시 넣어두고 뒷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운전석 문을 열고 올라탄 뒤, 시동을 걸고 자리를 떠났다.회사나 허아연에게 가는 게 아니라 차를 몰고 스타라이트 테크로 향했다."주 대표님.""주 대표님."스타라이트 테크와의 협력이 많아서 거의 자기 회사 드나들듯 하는 주현우를 직원들도 다 알아보았다.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 주현우는 한 손은 주머니에, 한 손은 서류를 든 채 성큼성큼 2층으로 올라가 유건희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 문을 두드리자 유건희가 고개를 들고 바라보며 태연하게 물었다."주 대표님이 오늘 어쩐 일이세요?"유건희의 태연한 모습에 주현우도 빙빙 돌리지 않고 손에 든 보고서를 건네고 맞은편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유건희는 DNA 보고서를 건넨 주현우를 잠시 바라보다가 서류를 펼쳐 확인했다.안시연이 곧 허아연이라는 DNA 대조 결과를 보고도 유건희는 전혀 놀라지 않았고 감정 변화도 없었다.진실은 언젠가
몇 걸음 걷기도 전에 회사 다른 직원들과 동승 그룹 사람들이 다가왔다."주 대표님.""주 대표님."사람들의 인사에 주현우는 아무 일도 없는 듯 당당하게 인사를 받았다.잠시 후 일행이 위층에 도착하자 마침 도착한 권승준도 마주 걸어오고 있었다.권승준을 본 주현우는 무의식적으로 걸음을 늦추며 차갑고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가까워지던 그때, 안서준과 허아연이 룸에서 나와 사람들을 맞이했다. "주 대표님.""비서실장님."권승준과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 안서준은 주현우가 권승준을 초대한 걸 꺼려하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게다가 오늘 두 회사가 정부에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권승준을 식사 자리에 초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의적인 의도도 다분하긴 했다. 허아연이 연애를 한다면 권승준을 선택하겠다고 안서준에게 밝힌 뒤였다.안서준 옆에 서 있던 허아연은 권승준을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비서실장님."환하게 웃는 허아연을 돌아본 주현우는 마음이 쓰라렸다. 주현우와 함께 할 때면 환하게 즐거운 표정을 지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눈을 떼지 못하는 주현우와 달리 허아연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권승준에게 인사하며 함께 룸으로 들어갔다.안서준과 인사를 나눈 주현우도 무심하게 룸으로 들어갔다.자리에 앉을 때 권승준이 허아연을 위해 옆자리를 비워두고 의자를 빼며 말하는 모습에 주현우는 더 부아가 치밀었다."안 선생님, 여기 앉으세요."권승준의 배려에 허아연이 웃으며 다가가 앉았다."네, 감사해요. 비서실장님."말하며 권승준이 빼준 의자에 앉았다.잠시 후 직원들이 음식을 내오기 시작하자 권승준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틈틈이 허아연을 챙기며 음식을 집어주기도 했다.허아연도 거절하지 않고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안서준은 정중하게 사람들을 상대하면서도 주현우나 허아연과 권승준 쪽을 구경하듯 바라보았다. 주현우가 사무동 매입에서 도움을 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허아연과 권승준의 만남을 지지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이 정도는 2
잠시 눈이 마주쳤지만 허아연은 대수롭지 않아하며 시선을 거두었다.지금의 허아연은 더 이상 주현우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잠시 후, 다들 계약서를 다 확인하고는 서로 옆자리 동료들과 눈빛을 확인하고는 상대 회사 직원들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계약서는 문제없습니다."사람들이 대화하는 사이, 주현우와 안서준도 계약서 검토를 마치고 옆에 놓인 펜을 들어 각자 서명했다.이어서 계약서를 맞바꿔 상대방 계약서에도 서명했다.서명을 마친 안서준이 당당하게 일어나 주현우한테 걸어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주 대표님, 좋은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 태광 건물 인수도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주현우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태광 그룹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했을 것이다.안서준의 손을 마주 잡은 주현우가 웃으며 말했다."안 대표님도 별말씀을요. 좋은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주현우의 말이 끝나자 안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주 대표님, 염색하시니까 훨씬 활기 있어 보이시네요."주현우가 대꾸하기도 전에 안서준이 이어 말했다."호텔에 경주 그룹 직원분들 위해 점심 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저희 동승 그룹을 환대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 인사라고 생각해 주세요." 안서준이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는 말에 주현우가 답했다."좋습니다, 이따 가겠습니다."이어서 양측은 회의실에서 잠시 더 얘기를 나누다가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안서준과 얘기하고 계약서에 서명하는 내내 주현우는 계속 허아연이 신경 쓰이고 눈길이 갔다. 다만 허아연의 담담한 거리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잠시 후 안씨 남매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자 주현우도 정부 청사를 나섰다.주차장에 세워둔 마이바흐 앞에서 기사가 막 차 문을 열어주는데 오원빈이 헐레벌떡 뛰어왔다.주현우가 차창을 내리고 바라보자 숨을 헐떡이던 오원빈이 검사 보고서 두 장을 다급하게 건네며 말했다."대표님, 검사 결과 나왔습니다. 모근 검사 결과로는 머리카락이 두 사람 것이었습니다."주현우는 오원빈이 건넨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