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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Author: 엄이빈
그러니까 배우진 같은 사람은 누가 끈질기게 들이대기 시작하면 절대 버티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물론 강진연은 아직 제대로 들이대기도 전에 배우진이 먼저 마음을 받아줬지만.

배우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나도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다음에 만나면 진연이한테 좀 말해야겠네. 뭐든 다 너한테 이야기하지 말라고.”

연지아가 말했다.

“뭐가 부끄러워요. 내가 오빠 놀릴 것도 아닌데요.”

“...”

두 사람은 그렇게 장난을 주고받았다.

집에 도착했다.

배난화는 연지아가 돌아온 것을 보자 마치 아주 오랫동안 못 본 사람이라도 만난 듯 반가워했다.

연지아를 위아래로 몇 번이나 살펴보고,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푸짐한 점심도 준비해 두었다.

온 가족은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사가 끝난 뒤.

연지아는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

그리고 성유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시하는 언제 데리러 가면 돼?]

지금 레뉴는 새벽이었다.

아마 이미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성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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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891화

    손재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 사람은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요. 어떻게든 나를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하잖아요.”연지아는 속으로 감탄했다. 배우진과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강진연은 아무런 노력도 들이지 않고 사랑을 얻은 셈이었지만 아마 자라 온 환경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그래도 명절 선물을 전하러 집에 오지 않을 수는 없을걸요.”연지아가 말했다.“그래요. 그럼 언제쯤 도착해요?”손재인이 대답했다.“탑승까지 십 분 남았어요. 저녁 식사 시간에는 맞출 수 있겠죠!”“괜찮아요. 우리가 기다릴게요.”“네.”두 사람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눴다.손재인은 원래 연지아에게 안씨 가문의 일을 이야기하려 했다. 알아본 바로는 안씨 가문은 이번 일로 기반이 크게 흔들려 이제 송나겸이 하는 일을 방해할 능력조차 없었다.송나겸이 전에 해성시로 돌아간 건 주로 안동현이 그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다. 협상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손재인도 알지 못했다.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송정미는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안연청도 편하게 지내지는 못할 터였다.정말 악한 일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 법이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 대가를 피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막상 말을 꺼내려던 손재인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씨 가문의 일은 연지아와 상관없었고 송정미는 연지아의 어머니가 될 자격도 없었다. 어차피 지금 연지아에게는 배난화가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연지아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실 밖에서 걸어 들어오는 성민우를 본 그녀가 불렀다.“민우야.”성민우는 연지아를 보고 인사했다.“지아야, 돌아왔구나. 주성시에서 지내는 건 좀 익숙해졌어?”연지아가 짧게 대답했다.“딱히 불편한 건 없어.”성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다행이네.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서 왔어.”“무슨 부탁인데?”연지아는 성민우를 따라 맞은편에 있는 그의 별장으로 갔다.성민우가 설명했다. “진심원의 여동생이 여기 있어. 도우미 말로는 온종일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890화

    그러니까 배우진 같은 사람은 누가 끈질기게 들이대기 시작하면 절대 버티지 못하는 타입이었다.물론 강진연은 아직 제대로 들이대기도 전에 배우진이 먼저 마음을 받아줬지만.배우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나도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다음에 만나면 진연이한테 좀 말해야겠네. 뭐든 다 너한테 이야기하지 말라고.”연지아가 말했다.“뭐가 부끄러워요. 내가 오빠 놀릴 것도 아닌데요.”“...”두 사람은 그렇게 장난을 주고받았다.집에 도착했다.배난화는 연지아가 돌아온 것을 보자 마치 아주 오랫동안 못 본 사람이라도 만난 듯 반가워했다.연지아를 위아래로 몇 번이나 살펴보고,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푸짐한 점심도 준비해 두었다.온 가족은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점심을 먹었다.점심 식사가 끝난 뒤.연지아는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그리고 성유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시하는 언제 데리러 가면 돼?]지금 레뉴는 새벽이었다.아마 이미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하지만 성유원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내일 사람 시켜서 시하를 연씨 가문으로 데려다줄게.]연지아는 메시지를 보고 다시 물었다.[아직 안 자?]성유원이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목소리에는 피로가 뚜렷하게 묻어 있었다.“방금 일 끝냈어. 집에 도착했어?”“응. 거기는 시간도 늦었잖아. 얼른 씻고 일찍 자.”“꼭 지금 당장 잘 필요는 없어. 요즘 잠이 좀 안 와서 어차피 잘 못 자.”그쪽에서 업무 스트레스가 꽤 심한 모양이었다.연지아가 말했다.“그러면 의사한테 수면제라도 처방받아.”성유원이 갑자기 물었다.“요즘 거기 일은 바빠?”“그냥 그래. 많이 바쁘지는 않아.”성유원이 말했다.“그럼 단오 지나고 레뉴로 나 보러 와.”연지아는 순간 멈칫했다.곧바로 거절했다.“내가 거길 왜 가? 안 가.”성유원은 58층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았다.낮고 깊은 목소리가 밤처럼 가라앉아 있었다.“나 보러 와.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889화

    성유원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마음속에 불편한 게 있으면 그냥 나한테 말해. 문제는 말해야 해결할 수 있어.]연지아는 이성적이고 냉정한 남자의 말을 바라보았다.성유원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언제나 감정보다 이성이 앞섰다.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부정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 남았다.연지아는 답장을 보냈다.[딱히 신경 쓰이는 건 없어. 그래도 우리 사이에는 원래 감정적인 기반이 거의 없었잖아. 갑자기 금방 가까워질 수는 없지.]그러자 성유원이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연지아는 순간 놀라 휴대폰 화면을 바라봤다.잠시 망설이다 결국 통화 버튼을 눌러 귀에 가져갔다.성유원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나한테 감정 없어?”그 말을 듣자.연지아는 순간 굳었다.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잠시 침묵한 뒤 되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성유원이 낮게 웃었다.“너 진짜 천천히 마음 여는 편이네. 그래도 상관없어. 내가 돌아가면 그때 천천히 제대로 가까워지면 되지. 네가 어디가 편한지, 거기부터 천천히 맞춰가면 되고.”마지막 말은 유난히 가볍고 노골적인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연지아의 뺨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손끝에도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성유원이 다시 물었다.이번에는 걱정하는 듯한 말투였다.“밤에 잘 때 몸이 원할 때는 없어? 응?”연지아는 휴대폰을 꽉 쥐었다.“성유원, 너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야?”성유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우리 앞으로 잘 지내려면 중요한 문제잖아. 감정을 가까워지게 만드는 데도 필요한 이야기고. 둘 다 성인이고 이미 몇 번이나 했는데 굳이 피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지. 나는 지금도 네가 꽤 생각나는데, 정작 너는 어땠는지 아직 못 물어봤잖아.”남자가 너무도 태연하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자.연지아는 속으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애써 진정했다.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말하는 거 보니까 경험 많나 보네.”성유원이 대답했다.“네가 좋았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888화

    “아무튼 제가 지금 송나겸을 다시 잡으려고 한다고 해서 지아 씨까지 그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마요. 이건 제 일이니까 지아 씨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손재인은 연지아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연지아는 웃으며 가볍게 대답했다.“네.”준비를 마친 뒤.연지아는 회사에 한번 들렀다.손재인은 따라가지 않았다.강현수를 통해 송나겸이 오후 세 시 비행기를 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연지아가 회사에 도착하자 마침 강현수와 마주쳤다.강현수가 물었다.“손재인이 갑자기 왜 송나겸 일정을 물어본 거야?”연지아는 사실대로 이야기했다.강현수에게 굳이 숨기지 않았다.강현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보기에는 손재인은 송나겸이 아니면 평생 결혼할 생각도 없을 것 같아. 뭐, 잘된 일일 수도 있지. 이제 송나겸도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으니 손재인을 다시 받아들일지는 본인 선택이고. 둘이 알아서 하게 두자.”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두 사람은 함께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강현수는 오늘이 주성시에 머무는 마지막 날이었다.본사 대표가 직접 내려온 탓에 지사 전체가 위아래 할 것 없이 잔뜩 긴장해 있었다.모두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신경을 곤두세우며 일했다.대표가 드디어 돌아간다는 소식에 회사 사람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손재인은 오늘 해성시로 돌아갔다.물론 겉으로는 부모님도 오랜만에 보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주말.연지아는 강현수를 배웅하러 공항에 갔다.강현수가 말했다.“단오에 다시 보자. 이제 돌아가.”“네. 교수님도 조심히 가세요.”“응.”연지아는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갑자기 집 안이 조용해지고 혼자 남으니 조금 어색했다.휴대폰을 들었다가 강진연이 보낸 메시지를 발견해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대화를 마치고 화면을 나가려던 순간.성유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프로필 사진은 성시하의 뒷모습이었다.선명하고 밝은 색감의 사진이라 성유원 본인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최근 이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887화

    “그런데 선배님이랑 송나겸은 애초에 어떻게 사귀게 된 거예요?”이 질문은 연지아도 그동안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첫째로는 이전까지 두 사람 사이에 다시 가능성이 없어 보였고, 둘째로는 굳이 과거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손재인은 과거를 떠올리며 말했다.“말하자면 꽤 극적이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을 때 제가 송나겸 씨한테 첫눈에 반했거든요. 저보다 두 학년 위였는데, 그때 학교에서 정말 유명했어요. 전 과목에서 늘 1등을 놓치지 않는 공부 천재였고, 얼굴까지 잘생겼죠.”“그런데 너무 차가웠어요.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키가 작든, 통통하든, 예쁘든 아니든 전부 거절했어요. 오는 사람마다 다 거절하니까 나중에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까지 돌았죠.”“물론 저도 거절당한 사람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그때는 너무 자존심이 상했어요. 몸매도 있고 얼굴도 괜찮은데 왜 나를 거절하나 싶었죠. 어떻게든 그 사람을 잡겠다고 마음먹어서 대학까지 계속 따라다녔어요.”“나중에 송나겸이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저도 틈만 나면 찾아갔어요. 그동안 몇 번이나 거절당하고 상처받았는지 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예요.”“저도 슬슬 포기하려고 할 무렵, 그 사람이 귀국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전화해서 제가 자기 여자친구가 되는 걸 받아들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정말 세상이 환해진 것 같았어요. 그날 밤에는 너무 좋아서 잠도 못 잤어요.”“나중에야 알았죠. 안씨 가문에서 송나겸한테 맞선 상대를 소개하려고 했다는걸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그 사람은 안씨 가문에 뭐 하나 거절할 권한도 없었던 것 같아요. 결국 저는 방패막이였던 거죠. 물론 저도 기꺼이 그 역할을 했지만요.”“...”연지아는 조용히 손재인의 이야기를 들었다.이렇게 놓고 보면 두 사람의 경험은 꽤 닮아 있었다.다만 당시 손재인은 아름답고 자신감도 있었으며,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조건과 용기가 있었다.반면 연지아에게는 그런 자신감이 전혀 없었다.그저 마음속에 사랑을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886화

    송나겸은 한 손으로 손재인의 손목을 잡아 손을 내려놓게 했다.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유난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손재인 씨는 좋은 선택지가 많잖아요. 사람은 결국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손재인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두 눈이 점점 붉어졌고, 호흡도 서서히 무거워졌다.“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진작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살았겠죠.”송나겸은 그녀를 바라보다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환경을 한번 바꿔보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계속 스스로를 붙잡아둘 필요는 없어요.”손재인이 물었다.“송나겸 씨, 설마 평생 결혼 안 할 생각이에요?!”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손재인은 지난 몇 년 동안 줄곧 송나겸의 연애 상황을 몰래 신경 쓰고 있었다.과거 손재인과 송나겸이 헤어진 뒤, 안연청의 친구 중 한 명이 송나겸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안연청은 실제로 그 여자를 송나겸 곁에 붙여주려고 했다.송나겸 주변에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여자가 나타나는지 감시하려는 목적이었다.하지만 이후 그 여자의 집안에 일이 생겼고, 결국 해외로 보내졌다.그 뒤 오랜 세월 동안, 송나겸은 줄곧 혼자였다.그리고 손재인은 그의 인생에 있었던 유일한 여자였다.손재인은 송나겸을 미워했다.그 미움은 어느새 마음속 깊은 집착이 되어버렸다.아무리 많은 남자를 만나도, 상대가 자신에게 아무리 잘해줘도, 억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할수록 결국 송나겸과 비교하게 됐다.왜 송나겸은 저 사람들처럼 자신에게 해줄 수 없었던 걸까.결국 마지막에는 손재인도 다른 남자를 억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송나겸이 말했다.“당분간은 결혼할 생각 없습니다.”손재인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당분간뿐이라는 거죠?”송나겸이 말했다.“시간도 늦었으니까 일단 아침부터 먹어요.”“대답해요.”손재인이 물러서지 않고 따졌다.송나겸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미안합니다. 손재인 씨가 원하는 답은 줄 수 없어요.”“...”연지아가 위층에서 내려왔을 때.손재인은 고개를 숙인 채 소파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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