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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Author: 엄이빈
그러면 정말 바쁜 모양이었다. 여덟 시가 넘어서 성유원이 아파트로 돌아왔다.

연지아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다가 눈을 들어 다가오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성유원은 소파로 다가가 그녀의 곁에 앉더니 손을 뻗어 허리를 감싸며 옅게 웃었다.

“왜 그렇게 바라봐?”

연지아는 차갑게 되물었다.

“그럼 내가 지금 뭘 해야 할 것 같아?”

성유원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고는 여자를 끌어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네가 내 곁에 있어야 마음이 놓여. 우리 결혼식 전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 건 싫거든.”

연지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성유원, 너와 더는 다투고 싶지 않아. 온갖 방법을 써서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건 받아들일게. 하지만 내 삶의 자유도 존중해 줘. 난 너한테 의존하지 않을 거야.”

성유원은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표정을 가다듬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걸 알아. 앞으로 네 자유를 구속하지도 않을게. 이번 한 번뿐이라고 약속해.”

연지아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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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15화

    연지아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자기가 언제 옷을 사주겠다고 했던가?성유원은 여자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깊고 검은 눈은 마치 속마음까지 한눈에 꿰뚫어 보는 듯했다.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걱정하지 마. 네가 돈 낼 필요는 없어.”연지아는 말문이 막혔다.“...”성유원은 연지아의 손을 잡고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남성복 매장은 2층에 있었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두 사람은 그중 한 매장으로 들어갔다.성유원이 입는 옷 중 상당수가 이 브랜드에서 맞춤 제작한 것이었다.직원들은 두 사람을 보자 앞으로 다가와 정중하게 맞이했다.성유원이 연지아에게 말했다.“네가 골라.”연지아는 남자를 한번 바라봤다가 시선을 거두고 옷이 진열된 곳으로 걸어갔다.행거에 걸린 옷들을 살펴보며 하나씩 골랐다.성유원은 소파에 앉았다.직원이 차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주었다.성유원은 홍차를 천천히 마시며 진지하게 옷을 고르고 있는 연지아에게 시선을 두었다.연지아는 오늘 지적인 분위기의 흰색 미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가느다란 종아리가 살짝 드러났고, 발에는 빨간색 플랫슈즈를 신었다.긴 머리는 반묶음으로 정리했다.정교한 옆얼굴과 차분한 눈매가 눈에 들어왔다.성유원의 시선은 무심결에 그녀의 평평한 아랫배를 스쳤다.연지아는 두 벌을 골라 코디한 뒤 직원에게 사이즈를 말했다.직원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옷을 가지러 갔다.연지아는 몸을 돌려 소파 쪽으로 걸어왔다.성유원은 그녀를 바라보다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벌써 다 골랐어? 내가 무슨 사이즈 입는지도 알아?”“몰라.”성유원이 웃었다.“되게 성의 없네.”연지아는 소파에 앉아 다른 찻잔을 집어 들었다.가볍게 입김을 불어 식히며 담담하게 말했다.“네 말이 맞아. 대충 고른 거야.”성유원은 손을 뻗어 연지아의 허리를 감싸고 가까이 다가왔다.“대충 골라도 상관없어. 네가 골라준 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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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지아가 말했다.“마침 말하려던 게 있어. 나 내일 귀국하려고 해. 회사 쪽에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할 프로젝트가 있어.”성유원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그래. 그러면 먼저 들어가. 비행기표는 사람 시켜서 예약해 둘게.”그 말을 듣자.연지아는 성유원을 유심히 바라보았다.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은 의외였다.그 반응을 본 성유원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그게 무슨 눈빛이야. 내가 말 바꿀까 봐 그래?”연지아가 말했다.“내가 너를 얼마나 못 믿는지는 네가 더 잘 알잖아.”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이제 일어...”말을 끝내기도 전에 갑자기 성유원이 손목을 잡았다.살짝 힘을 주자 연지아는 그대로 침대 위로 넘어져 성유원의 품에 기대게 됐다.연지아는 놀라 고개를 들어 뒤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성유원의 코끝은 거의 그녀의 이마에 닿을 만큼 가까웠고, 따뜻한 숨결이 뺨 위로 내려앉았다.“그러면 네 신뢰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낮고 유혹적인 남자의 목소리가 귓가를 자극했다.연지아는 온몸의 신경이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사람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볼 듯한 깊은 눈과 마주쳤다.연지아는 애써 감정을 억누른 채 손으로 몸을 받쳐 일어나려 했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성유원을 바라보았다.“너 똑똑하잖아. 내가 말 안 해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성유원은 입꼬리를 올렸다.“네 마음속에서 내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었구나.”연지아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성유원을 한번 흘겨보고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대로 문 쪽으로 걸어갔다.성유원도 이불을 걷고 곧바로 침대에서 내려왔다.남자의 움직임을 느낀 연지아가 곁눈질로 한번 바라봤다가 얼굴빛이 순간 변했다.“너...”성유원은 그녀 앞으로 걸어왔다.장난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뭘 그렇게 부끄러워해.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연지아는 홱 고개를 돌려 시선을 거두고 빠르게 걸어가려 했다.성유원이 뒤에서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그렇게 부끄러움 타서 어떡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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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12화

    연지아가 막 문을 두드리려던 순간 안에서 방문이 열렸다. 연지아는 손을 허공에 든 채 굳어 버렸다. 눈을 들어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자 차갑고 날카롭던 그의 표정이 누그러졌다.“왜 아직 안 자고 있어?”연지아는 손을 내리며 말했다.“할 말이 있어.”성유원이 말했다.“지금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야 해. 돌아와서 이야기하자. 일찍 자.”그는 여자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숙여 이마에 입을 맞춘 뒤 성큼성큼 떠났다.연지아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가 잠시 침묵하더니 몸을 돌려 침실로 돌아갔다.다음 날 연지아가 깨어났을 때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성유원은 어젯밤 돌아오지 않은 게 분명했다. 그녀는 일어나 씻고 단장한 뒤 아침을 먹었다.짐을 정리하고 가방을 열어 신분증과 여권을 확인하려던 순간 두 가지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누가 가져갔는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기에 연지아는 휴대전화를 들어 성유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남자의 피곤하고 쉰 목소리가 들렸다.“왜?”연지아는 그의 말투를 듣고 물었다.“내 신분증과 여권, 네가 가져갔어?”성유원은 부인하지 않았다.“응. 이쪽 일이 끝나면 같이 돌아가자. 길어도 일주일이야.”연지아는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 온갖 방법으로 자신을 속여 이곳까지 데려온 남자가 쉽게 보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여권과 신분증을 아예 가져가 버릴 줄은 몰랐다.연지아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남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지금 회의 중이야. 돌아가서 이야기하자.”말을 마친 뒤 성유원은 전화를 끊었다.연지아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옆으로 던졌다. 화가 가슴을 막아 가슴이 들썩이고 숨쉬기조차 불편했다. 그는 여전히 제멋대로였다.비행기가 출발할 때까지도 신분증과 여권은 돌려받지 못했고 연지아는 미탑승 안내 문자를 받았다.결국 그녀는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하며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렸다.그때 배난화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배난화는 연지아가 주성시에 간 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11화

    분위기가 순간 굳어졌고 연지아는 곁에 있는 남자를 힐끗 바라보았다. 성유원이 이렇게 난처해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었다.역시 데이비드였다. 아무나 사람들 앞에서 성유원을 이렇게 놀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성유원 씨.”외국인 중년 남자가 잔을 들고 다가왔다.성유원은 자연스럽게 표정을 가다듬고 다가오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신사다운 교양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아가 악수했다.“피터스 씨.”오늘 파티를 주최한 사람이었다.데이비드도 앞으로 나아가 그와 악수하며 인사했다. 상대의 시선이 연지아에게 향하자 성유원이 소개했다.“제 아내 에블린입니다.”연지아는 의례적이고 정중한 미소를 지으며 상대와 악수했다. 그는 성유원에게 말했다.“정말 아름다운 부인이시군요.”성유원은 웃으며 대답했고 두 사람은 잠시 인사를 나눴다.피터스는 다른 사람들을 맞이하러 가야 했다.성유원은 연지아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데이비드는 다시 쳐다보지도 않았다.데이비드는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멋쩍게 웃었다.연지아는 성유원의 곁에서 사람들과 교류했다. 그녀는 품위 있고 여유롭게 모든 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했다. 성유원은 연지아를 각별히 챙겼고, 여자를 바라보는 눈에는 감탄과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두 사람이 잘 어울리고 금실 좋은 부부로 보였다.파티장에서 연지아는 조정혁을 발견했다. 남자는 평소처럼 활기차고 생기가 넘쳤다.안씨 가문과 벌어진 일은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이용당한 안씨 가문만 이제 세력을 잃었다.성유원은 연지아를 데리고 오랫동안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 피로가 어린 것을 알아차리고 피터스에게 직접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차에 올라탄 뒤 연지아는 좌석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쉬었다.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데다 지난밤 남자가 끝도 없이 괴롭힌 탓에 지금은 온몸이 유난히 피곤했다.성유원은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쉬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다.차가 아파트 건물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10화

    성유원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방에서 나온 연지아를 보자 거리낌 없이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남자와 눈이 마주친 연지아는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성유원은 앞으로 다가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정말 예뻐.”연지아는 그의 칭찬에 대답하지 않았다.남자는 양복 주머니에서 반지 상자를 꺼냈다. 안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 여자의 손을 잡고 오른손 약지에 끼워 주었다.그의 왼손 약지에도 이미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네가 화난 건 알아서 내 반지는 내가 알아서 꼈어.”연지아는 눈을 들어 그를 한번 노려보았다.“자기 주제는 잘 아네.”성유원은 웃으며 말했다.“정말 달래기 힘들다니까.”연지아는 상대하지 않았다.“가자.”성유원은 여자의 손가락을 깍지 껴 잡고 아파트를 나섰다.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롤스로이스는 진작부터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성유원이 연지아가 차에 타도록 부축했고 곁에 있던 직원은 그녀의 드레스 자락을 정리했다.삼십 분 뒤 차는 파티가 열리는 호텔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뒤 성유원은 연지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파티장은 극도로 호화로웠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향락적이고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밀려왔다. 짙은 술 향기가 공기 중에 퍼져 공기마저 사람을 취하게 하는 듯했다.연지아는 사실 이런 파티에 참석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성유원은 그녀가 내키지 않아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손을 가볍게 잡았다.“오래 있지는 않을 거야. 시간이 되면 돌아가자.”연지아는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며 낮게 대답했다.“유원, 에블린. 왔구나.”데이비드가 와인잔을 들고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오늘도 화려하면서 자유분방한 차림이었다.활짝 열린 옷깃 아래 목에는 가느다란 백금 목걸이가 걸려 있었고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에는 보석이 박힌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부유한 분위기가 눈부실 정도였다.물론 이런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데이비드뿐이었다.데이비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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