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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Penulis: 레몬티
영민은 문득 감정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생각해 보니까, 우리 예전에 사귈 때는 제대로 놀러 나온 적도 거의 없었던 것 같아. 너도 아쉽다고 느끼지 않아?”

지설은 짧게 웃었다.

“아쉽다고? 전혀.”

이미 끝난 일을 왜 굳이 떠올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영민은 한숨을 내쉬며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내밀었다.

“밤에 기온 떨어지잖아. 네가 가져온 옷 얇을까 봐 외투 하나 샀어. 핑크색이야. 네가 좋아하는 색이잖아.”

지설은 차갑게 그를 바라봤을 뿐, 손을 뻗지 않았다.

영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설아, 나도 알아. 너랑 도진이는 아직 사귀는 사이 아니잖아. 넌 도진이 마음은 받아들이면서, 내 마음은 왜 안 돼?”

“나랑 도진이, 둘 다 네 앞에선 같은 입장이야. 같은 출발선인데, 네가 한쪽만 선택하는 건 공평하지 않잖아.”

지설은 비웃듯 말했다.

“같은 출발선? 도진 씨는 적어도 나에게 상처 준 적 없어.”

영민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맞아, 예전의 나는 형편없었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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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항은 목이 타는 듯 웃었다.“여기서도... 못 할 건 없지.”말이 끝나자 유연과 윤항은 금세 서로를 끌어안았다.룸 안의 공기가 금세 후끈 달아오르고, 유연은 윤항의 목덜미를 붙잡았다.유연은 ‘이걸로 됐어’ 하는 마음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둘이 떨어졌을 때는, 이미 두 시간쯤 지나 있었다.유연은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물기를 대충 닦고 나와서는 겉옷 하나만 걸쳤다.손가락 사이엔 담배가 끼워져 있었다. 유연은 배부르게 밥 먹고 난 사람처럼 느긋했다.유연은 오래 놀아 왔고, 욕구도 큰 편이었다.그런데 영민은 늘 유연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다.유연이 겨우 영민이랑 같이 잘 수 있는 날이 와도 그는 지설의 이름을 불러 유연의 기분을 더럽혔다.‘그러면, 부영민이 뭘 기대했겠어...’유연은 마음속으로 냉소했다. ‘내가 밖에서 딴 남자를 찾는다고 해도 부영민이 탓할 자격 없어.’윤항이 웃으며 말했다.“너 진짜 마음잡은 줄 알았는데. 결혼도 아직 안 했잖아, 벌써 이렇게 딴짓이냐.”유연은 시큰둥하게 답했다.“그냥 그런 거지.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유연은 이제 확실히 알았다. 자신은 영민에게 한 마음을 줘도 영민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그래, 내가 나쁘게 굴어도 부영민이 뭐라고 할 자격 없어.’영민은 유연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다른 사람을 품고 있다.그러니 유연도 물래 숨어서 놀면 그만이었다.윤항은 유연 손에서 담배를 빼앗아 한 모금 빨았다.“너 같은 애 보면 좀 무섭다. 우리 집 늙은이가 나한테도 정략결혼 얘기하는데, 내 와이프가 밖에서 이렇게 논다고 생각하면... 난 못 참아.”유연이 콧방귀를 뀌었다.“남자들은 밖에서 놀아도 되고, 여자들은 놀면 안 돼?”윤항은 당당하게 말했다.“아내랑 밖의 여자랑 같냐? 아내는 내 거여야지. 밖은 그냥 밖이고.”유연이 비웃었다.“썩어빠진 정신머리하고는.”유연은 곧장 본론으로 돌렸다.“그래서 프로젝트. 내 약혼자한테 주면 돼?”윤항은 웃음이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269화

    유연은 어젯밤 영민이 지설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듣고, 사랑에 취해 멍하던 정신이 절반쯤은 깼다.유연은 그동안 영민을 힘껏 사랑했다. 주씨 집안의 자원까지 끌어다 FH그룹에 보태 줬다.그런데 나중에 영민이 유연과 이혼이라도 하면, 유연이 쏟아부은 건 대체 뭐가 되는 걸까?‘이대로 두면 안 돼.’유연은 혹시 모를 일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영민에게 이 계약서에 사인하게 해야 했다.유연이 말을 이었다.“나도 알아. 오빠가 당연히 망설일 거. 근데 나는 불안해. 오빠가 나랑 이혼할까 봐. 그래서 이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어.”유연은 숨을 고르고, 더 분명하게 덧붙였다.“그래도 오빠한테 그냥 사인만 하라고 하진 않을게. 주씨 집안 자원과 교환할 거야.”유연은 영민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오빠도 알지? H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진씨 가문, 그 집 장남 진윤항이 K시에 왔대. 진윤항 손에 큰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더라. FH그룹이 진씨 가문이랑 손잡으면, FH그룹엔 엄청 도움 되지 않겠어?”영민은 그 말을 듣자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요즘 FH그룹이 잡으려던 프로젝트가 XS그룹으로 계속 넘어가고 있었다.진씨 가문 쪽과 협업만 성사되면, FH그룹이 겪는 위기를 돌려세울 수 있을지도 몰랐다.영민은 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펜을 들어 계약서에 서명했다.서명을 마친 영민은 유연을 향해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유연아. 이제 너도 우리 부씨 가문 사모님이야. FH그룹의 반은 네 거야.”유연이 웃었다.“그럼 나도 더 열심히 FH그룹에 일감 끌어올게. FH그룹이 돈 벌면, 나도 돈 버는 거잖아.”유연은 속으로 확신했다.‘이 계약서 있으면, 부영민이 쉽게 떠나진 못할 거야.’영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 나도 대표로서 우리 유연이만을 위해서 일할게.”...유연과 윤항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윤항이 K시에 왔다는 소식을 듣자 유연은 바로 윤항을 찾았다.윤항은 룸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윤항 옆에는 금발의 여자 둘이 붙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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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연은 그제야 만족한 듯 말했다.“오빠, 우리 술 좀 마시자.”유연은 영민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런데 영민은 늘 먼저 다가오지 않았다.‘그럼 방법은 하나지.’유연은 술기운에 기대 영민의 경계를 풀어 버릴 생각이었다.영민은 거실 한쪽의 와인 셀러에서 와인 한 병을 꺼냈다. 코르크를 따고, 잔 두 개에 각각 따랐다.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잔을 기울이며 지난 이야기를 꺼냈다.대부분은 유연이 말을 이었다.“오빠, 우리 어릴 때 자주 하던 게임 기억나? 그거 있잖아.”유연은 이것저것 계속 이야기했지만, 영민은 유연의 말을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그는 머릿속에 지설과 함께했던 시간만 떠올랐다.지설과 영민이 결혼 초에 둘만 있을 때, 지설은 어색함을 메우려고 일부러라도 주제를 찾아 영민에게 말을 걸곤 했다.그러다 지설은 점점 말이 줄었다.둘이 같이 있어도 대화는 짧아지고, 결국 침묵만 길어졌다.영민은 속이 쓰렸다.‘그때 내가 지설이랑 더 많이 얘기 나눠야 했는데...’뒤늦게 후회가 따라왔다.잔은 몇 번이고 비워지고, 두 사람은 서서히 취기가 올랐다.유연은 그 틈을 타 조용히 말했다.“오빠, 우리... 안방으로 갈까?”영민의 머릿속엔 아직 마지막 남은 이성이 있었다.영민은 유연을 안방으로 데려갈 수 없었다.지난번 유연과 안방에 있었을 때 지설이 보고 크게 화가 났던 게 떠올랐다.영민은 지설이 다시 화내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저었다.“안방은 안 가.”유연은 이를 악물었다. 촉촉한 눈으로 영민을 올려다보며 물었다.“그럼... 거실에서?”영민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그래.”결국 영민은 소파에서 유연을 끌어안았다.유연의 눈에는 영민을 향한 애정이 가득했다. 유연은 영민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나... 이제 오빠 거야.”하지만 영민은 그때 또렷하지 않았다. 자신의 품에 안긴 사람이 지설이라고 착각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지설아... 가지 마.”유연의 몸이 굳었다. 유연의 얼굴에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267화

    유연과 영민이 웨딩촬영하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영민은 억지로 웃는 얼굴을 만들어 함께 나섰다.그런데 도착한 곳은 영민이 지설과 지난번에 왔던 바로 그 스튜디오였다.영민은 웨딩드레스를 갈아입으며 들떠 있는 유연을 바라보다가 지난번 지설이 마지못해 서 있던 모습이 떠올라 속상했다.‘지설이가 아직도 나를 사랑했다면, 나랑 웨딩촬영하러 온다는 말에 유연이처럼 기뻐했을까?’영민은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유연은 웨딩드레스를 여러 벌 입어 보고 영민에게 물었다.“어때? 예뻐?”하지만 영민의 대답에는 마음이 실리지 않았다.유연도 그걸 느꼈고, 마음 한쪽이 불쾌해졌다.그래도 곧 영민과 결혼할 건데, 괜히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았다.“오빠, 일단 드레스 하나 먼저 고를게. 여기서 사진 찍어 보고 우리 둘이 잘 어울리면, 그거 들고 마라도 가서 야외에서도 찍자.”영민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촬영기사가 와서 촬영을 도왔다. 유연은 영민 팔을 다정하게 끼고 환하게 웃었다. 영민은 웃고는 있었지만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촬영기사는 신랑의 모습이 묘하게 이상하다고 느꼈다. ‘이 신랑... 지난번에도 촬영하러 왔던 것 같은데... 신부는 또 다른 사람이야?!’그래도 쓸데없는 말을 했다가 문제가 생길까 봐 입을 다물었는데, 속으로만 생각했다. ‘돈 많은 사람들은 참... 하는 짓도 다양하네.’촬영이 끝나자 유연은 들뜬 표정으로 사진을 보러 갔다.영민은 소파에 앉아 지루한 듯 손가락으로 무릎만 두드렸다.유연은 그중 가장 잘 나온 한 장을 골라 촬영기사에게 말했다.“이거 보정 좀 해 주세요. 조금 있다가 SNS에 올릴 거예요.”촬영기사는 사진 파일을 컴퓨터로 옮겨 폴더를 열었다.그때 유연의 눈이 번뜩였다.화면에 영민과 지설이 찍은 웨딩사진이 남아 있었다.유연은 마우스를 낚아채듯 잡고 빠르게 카메라 속 사진들을 넘겨 확인했다.영민과 지설이 몸을 밀착하고 찍은 합성 사진이 계속 나왔다.유연의 속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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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설이 비웃듯 말했다.“어디가 어울려? 뿌리부터 썩어 문드러졌는데, 나랑 어떻게 어울려?”영민은 그 말에 목이 턱 막혔다. 가슴 한가운데가 은근히 욱신거리며 상처가 더 덧나는 듯했다.영민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랑 유연이 사이에 그 일이 없었어도... 네가 나한테 이렇게 했을까?”지설은 표정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주유연이 없어도 너랑 나는 어차피 안 돼.”지설은 담담하게 영민을 똑바로 바라봤다.“아마 잊었을 거야. 이 가게, 우리 예전에 한 번 왔었잖아. 그때 네가 나한테 드레스 한 벌 입어 보라고 했어. 빈철 삼촌 결혼식 가야 한다고.”지설의 말은 끊기지 않았다.“그때 라희도 있었어. 라희가 장난치면서 그러더라고. 우리 웨딩 촬영도 안 했고, 결혼식도 안 했는데... 나한테 보상이라도 해줄 거냐고. 너한테 물었지.”지설은 시선을 내리지 않고 당당히 영민을 보았다.“그때 네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네가 그랬어. 돈 때문에 너랑 결혼한 여자는 드레스 입을 자격이 없다고.”지설이 차분하게 덧붙였다.“부영민. 네가 나에게 했던 그 말... 나도 그대로 돌려줄게. 내가 자격이 없는 게 아니야. 네가 자격이 없어.”영민은 상상도 못 했다. 지설에게 했던 말들이 이렇게 비수로 되돌아와 영민의 가슴을 찌를 줄은.영민은 지금처럼 그때의 말을 후회한 적이 없었다.‘시간을 다시 돌릴 수만 있다면... 난 절대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텐데...’정말로 다시 돌아간다면, 영민은 똑같이 하지 않았을 것이다.지설이 비웃는 눈으로 영민을 보며 말했다.“지금도 내가 가식적으로 사진이나 같이 봐줘야 해, 부 대표님?”영민은 몸 안의 영혼이 몽땅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그가 붙들고 있던 자존심이 지설 앞에서 완전히 부서졌다.남자의 무너진 모습을 보자 지설의 시선은 더 차가워졌다.이번에는 지설이 먼저 영민에게 등을 돌려 걸어 나갔다. 영민도 옆에 있던 비서도 더는 지설을 붙잡지 않았다.영민은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옆에 있던 비서에게 물었다.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265화

    직원이 말했다.“디자인이 웨딩드레스랑 비슷해 보일 뿐이지, 실제로 웨딩드레스는 아니에요.”은별이 곁에서 말했다.“선생님, 이거 정말 예뻐요. 한 번만 입어보세요.”지설은 반쯤 떠밀리듯 탈의실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드레스를 갈아입고 나오자 직원이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을 도와주고 머리도 올려 주었다.거울 앞에 섰을 때, 지설은 오늘 자신의 모습이 지나치게 신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요?”누군가에게 물어보려는 순간, 옆 탈의실 문이 열렸다.잘 다린 정장을 입은 남자가 걸어 나왔다.지설은 그 얼굴을 보는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서려 했다.그러나 영민이 먼저 다가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영민은 감탄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지설아, 오늘 정말 예쁘다. 우리 같이 사진 한 장 찍자.”지설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누가 너랑 사진 찍고 싶대?”주위를 둘러봤지만 주경과 은별은 보이지 않았다.이제야 상황이 명확해졌다.지설은 영민을 노려보며 말했다.“주경이랑 은별이를 이용해서 나 속인 거야?”영민은 숨기지도 않았다.“그래. 맞아. 난 그냥 너랑 웨딩사진 한번 찍고 싶었어. 네가 계속 거절하니까,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지.”“너 제정신이야?”지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너 주유연이랑 결혼하잖아. 그런데 나랑 웨딩사진을 찍겠다고?”“난 그냥... 후회가 남아서 그래.”영민은 지설의 손을 놓지 않은 채 고집스럽게 말했다.“우린 3년이나 부부로 살았는데, 제대로 된 로맨스도, 예식도 한번 없었잖아. 지설아, 난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지설은 비웃듯 말했다.“네가 후회된다고 내가 거기에 다 맞춰줘야 해?”영민은 그녀를 보내주지 않았다.“그냥 나한테 추억 하나만 남겨주면 안 돼?”지설이 손을 뿌리치려는 순간, 영민은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열었다.사진 속에는 잠들어 있는 예연숙이 있었다.지설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이게 뭐야. 뭐 하려는 거야?”영민은 부드럽게 웃었다.“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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