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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Author: 바람노래
“그게 뭐가 불편합니까?”

선우가 말했다.

“샤브샤브는 원래 여럿이 먹어야 제맛이죠.”

“그럼... 소진이한테 한번 물어볼게요.”

“네, 좋습니다.”

서하는 고개를 숙여 소진에게 문자를 보냈다.

[소진아, 나 지금 하 변 사무실인데, 원래 오늘 점심에 하 변이랑 식사하기로 했거든. 우리 셋이 같이 먹으면 어때?]

[하 변도 샤브샤브 먹자고 하셨어. 솔직히 나 혼자 하 변 모시고 밥 먹는 건 조금 어색하더라.]

‘소진이가 하 변호사님이랑 많이 친한 건 아니라고 했는데... 괜찮으려나.’

잠시 후 소진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

[그래.]

서하는 얼굴이 확 밝아졌다.

“소진이가 괜찮다고 하네요. 그럼 제가 장소 정할까요?”

약속을 잡은 뒤, 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아직 시간 있으시니까 하 변은 일 보시고요, 저는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사무실 복도 끝에는 손님들이 머무를 수 있는 응접실과 공용 라운지가 있었다. 서하는 거기에서 책을 펴 두고 기다렸다.

하지만 오래 걸리진 않았다. 약 30분쯤 지났을까, 선우가 사무실에서 나와 서하에게 다가왔다.

“이제 가시죠?”

“아직 조금 이른 거 아닌가요?”

서하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진이부터 데리러 가야죠. 이미 연락해 두었습니다.”

그 말에 서하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가시죠.”

“제 차로 모시겠습니다.”

선우가 말했다.

“괜찮으시겠어요?”

“네, 문제없습니다.”

둘은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선우는 서하를 위해 뒷좌석 문을 직접 열어 주었다.

“뒤에 타시죠.”

“감사합니다.”

서하는 고개를 숙이고 차에 올랐다.

선우가 운전석으로 돌아가 앉으려던 순간, 누군가가 다가와 뒷좌석 문을 확 열었다.

잠시 정적.

선우와 서하가 놀라서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

선우는 갑자기 다가온 인물을 보자마자 얼굴이 굳었다.

“뭐 하는 거야?”

천후는 옆에서 툭 튀어나오듯 나타나더니 태연하게 뒷좌석에 올라탔다.

그는 씩 웃으며 서하를 바라봤다.

“꿀이야, 또 보네?”

솔직히 말해 천후는 성격이고 뭐고 다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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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제97화

    “난 괜찮은데.”“너 예전엔 신 거 절대 안 먹었잖아. 요즘은 왜 입맛이 바뀐 거야?”“글쎄... 나이 먹어서 그런가 봐.”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보며 깔깔 웃다가 결국 소파에 쓰러져 누웠다.그렇게 수다를 떨다 보니 밤 열한 시가 훌쩍 넘어가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소진은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떴다. 전화받고 나니 이미 시간이 꽤 흘러 있었다.그녀는 주방으로 가 냉장고를 열어봤다. 안은 너무 깨끗해 텅 비어 있었다.할 수 없이 밀가루와 달걀을 꺼내 간단하게 달걀부침을 만들었다.소진은 성격이 털털하고 집안도 넉넉하지만, 의외로 요리에 능했다.달걀부침을 다 하고 나서도 서하는 여전히 일어나지 않았다.‘이상하다. 얘 원래 늦잠 절대 안 자는데...’소진이 몇 번 불러봤지만, 서하는 웅얼거리며 몸을 돌리고 다시 잠들었다.너무 피곤한가 싶어, 소진은 쪽지 하나 남겨두고 먼저 집을 나섰다....뒤늦게 깨어난 서하는 멍하니 앉아 잠시 허공을 바라봤다.핸드폰을 집어 든 순간, 눈이 커졌다.“벌써 열 시라니...”‘최근에 이렇게 오래 잔 적이 있었나...’그녀는 메시지를 확인하니 소진이 남긴 말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다.서하는 다른 메시지는 제쳐두고 일단 씻고 주방으로 향했다.테이블 위에는 소진이 남긴 달걀부침과 막 갈아놓은 두유가 있었다.주방은 도구가 다 갖춰져 있었지만, 정작 서하는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다.그래서인지, 집에서 먹는 소진 표 아침은 더 특별했다.달걀부침은 식었는데도 촉촉하고 고소했다. 서하는 순식간에 두 장을 해치우고 두유까지 들이켰다.그제야 속이 꽉 차며 온몸이 편안해졌다....오늘은 어디 나갈 생각이 없어서 서하는 집에 앉아 화공 공장 관련 자료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중간중간 일어나 스트레칭도 하고, 그렇게 하루를 알차게 채웠다.아침을 늦게 먹은 터라 점심은 거를 생각이었는데, 오후 두 시가 되니 서하는 배가 또 고파왔다.그리고 핸드폰을 켜 외식 앱을

  •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제96화

    선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서하 씨는 우리 사이 모른다.”“이제 알았잖아?”천후가 비웃듯 말했다.“근데 임서하는 형 피하려는 눈치도 없더라. 그거 하나만 봐도, 임서하랑 배은혁은 끝난 거지.”선우는 담배를 비벼 끄며 차갑게 잘라냈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괜히 내 의뢰인 건드리지 마.”그 말만 남기고 선우는 룸으로 돌아갔다.천후는 한동안 턱을 쓰다듬으며 뭔가 곱씹듯 생각하다가, 이내 태연한 얼굴로 다시 들어왔다.그러고는 별 탈 없이 얌전히 식사를 마쳤다. 심지어 나갈 땐 정중하게 인사까지 하고 홀가분하게 사라졌다.천후가 나가자마자, 서하는 속으로 긴 숨을 내쉬었다.‘휴... 제발 다시는 안 마주쳤으면.’서하는 정말 천후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식사 후, 선우는 서하와 소진을 차에 태워 로펌 앞으로 데려왔다.서하가 곧장 내리려 하자 선우가 붙잡듯 말했다.“진이, 내 사무실은 처음이지? 들어가서 잠깐 쉬었다 가.”서하는 원래 감정 문제에 둔감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내가 괜한 생각하는 걸까?’‘근데... 하 변호사가 소진이를 볼 때 눈빛이 조금 다르지.’‘존중 이상의 뭔가 더 있는 것 같은데...’게다가, 선우가 천후와 친척이라면 그 집안 배경은 말할 것도 없었다.그런데도 서하나 소진에게는 언제나 예의 바르고 조심스러운 태도였다.서하는 미소 지으며 소진을 향해 말했다.“들어가 봐. 좋을 것 같아.”“너도 같이 있어 주면 안 돼?”소진이 물었다.“나 공장 들러야 해서 지금 가야 해.”“그럼 나도 너랑 같이 갈래.”소진은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고, 이내 선우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우린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선우는 굳이 붙잡지 않고 미소로 답하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차에 오른 소진은 조수석에 몸을 던지듯 기대며 말했다.“아, 진짜 피곤하다. 나 좀 잘게.”“자, 자. 내가 난방 좀 더 올릴게.”서하는 따뜻한 바람을 세게 틀어주었다.차는 고요하게 달렸다. 공장에 가까워졌을 때

  •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제95화

    소진의 심장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하지만 천후는 이미 짐작한 듯, 날카롭게 시선을 서하에게 고정했다.“서하 씨, 배 대표랑 이혼하는 거야?”서하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젓가락을 소진 쪽으로 건네주었다.“아닙니다.”소진이 황급히 맞장구쳤다.“맞아요, 아니에요! 전 서하 말고 다른 친구 얘기한 거였어요.”선우도 곧바로 얼굴을 찌푸리며 나섰다.“천후야, 말을 뱉기 전에 생각 좀 해.”천후는 슬쩍 서하를 흘겨보더니 느긋하게 웃었다.“알았어.”이상하게도 천후가 이렇게 순순히 물러서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드물었다. 선우는 의아한 눈길로 천후를 한 번 더 바라보며, 눈빛에 분명한 경고를 담았다.천후는 고개를 비스듬히 젖히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 미소에는 장난스러움과 함께 어딘가 위험한 기운이 묻어 있었다.‘하 변호사님이랑 단둘이 밥 먹는 건 아직도 조금 부담스러운데...’‘그래도 이렇게 네 명이 있으니 한결 편하니까.’서하는 마음속으로 숨을 고르며, 눈앞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봤다.소진은 원래부터 성격이 밝았다. 말재주도 있어 천후와 금세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주제 가리지 않고 얘기를 이어갔고, 식탁 분위기는 의외로 활기찼다.음식이 거의 비워질 즈음, 선우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천후, 잠깐 나랑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자.”두 남자는 그렇게 룸을 나섰다....소진이 서둘러 말했다.“미안해, 서하야. 나도 지천후가 그런 줄은 몰랐어...”“무슨 말장난 해?”서하가 피식 웃었다.“괜찮아. 지천후야 어차피 언젠간 알게 될 거야. 게다가 그 사람이 알든 모르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그렇지.”소진도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나 솔직히 말하면, 지천후에 대해서 안 좋은 얘기만 들어왔거든. 근데 오늘 보니까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괜찮아?”서하의 표정이 차가워졌다.“난 전혀 모르겠는데.”“너 지천후 싫어해?”“싫다기보단, 함부로 선을 넘는 일이 많았어. 나랑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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