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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Author: 김하이
심성빈은 이 한 마디에 상황을 명확히 설명했고 두 사람이 함께 있었던 이유와 친밀한 자세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로써 이강우는 다짜고짜 행패를 부리는 처지가 되었다.

“칫, 발목을 다쳐?”

이강우는 피식 웃더니 한없이 차갑고 날카로운 눈길로 두 남녀를 번갈아 보다가 끝내 송하나에게 시선이 멈췄다.

그러고는 조롱으로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그래서 굳이 심 대표 몸에 딱 붙어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정도였어? 하나 너 언제부터 이렇게 나약해졌지?”

그는 일부러 부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두 남녀의 애틋한 관계만 비꼬았다. 말투가 하도 날카롭다 보니 옆에서 존재감을 지우려 애쓰던 박 대표마저 몸을 움츠렸다.

송하나는 순간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이강우의 말에 수긍해서가 아니라 인정사정도 봐주지 않는 악의적인 비난에 가슴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심호흡하고 반박하려는 순간, 심성빈이 한발 앞서서 아까보다 더욱 차가운 말투로 쏘아붙였다.

“야, 이강우!”

그가 이례적으로 이강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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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7화

    송하나의 맑고 순수한 눈동자가 심성빈의 시선에 담겼다. 그 투명한 눈을 마주하는 순간, 심성빈의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아려왔다. 죄책감 또한 더욱 짙은 그림자가 되어 드리워졌다.하지만 지금은 절대 진실을 말해선 안 된다.그녀가 기억을 되찾고 차정원이 자신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미쳐 날뛰며 그를 찾아 나설 터였다.송하나의 몸은 이제 막 회복하기 시작했을 뿐 그런 격렬한 충격을 감당해낼 수가 없다.정신 또한 언제 다시 위험한 상태로 빠질지 모르니 그녀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차정원을 하루빨리 찾아내어 목숨을 건 처절한 복수극을 멈추게 하는 것뿐이었다.심성빈은 간신히 침착함을 유지하며 적당한 핑계를 둘러댔다.“별일 아니야. 그냥 네가 어디 가고 싶은데 있는지 물어볼 참이었거든. 하던 일 정리하면 같이 바람 쐬러 다녀올까 해서.”“여행 말이에요?”심성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송하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두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좋아요!”순수하고 해맑은 미소를 보고 있자니 심성빈은 더욱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가슴을 짓누르는 무게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이런 식으로나마 그녀를 곁에 붙잡아둘 수밖에 없지만, 속으로는 몇 번이고 그녀에게 용서를 빌었다.그 후 며칠간, 송하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올 여행을 기다렸다.가정부 리나를 대동하여 백화점에 가서 햇빛가림 모자, 통기성 좋은 자외선 차단 옷, 선크림까지 꼼꼼히 챙겼고 예쁜 원피스도 몇 벌 미리 사 두었다.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심성빈의 곁으로 다가와 쉴 새 없이 여행 계획을 조잘거렸다.“성빈 씨, 우리 바다 보러 갈래요? 이맘때 바닷바람이 차지지도 덥지도 않아서 딱인데.”그녀의 맑고 생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며 심성빈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 하고 싶은대로 하자.”차마 그녀의 들뜬 기분을 꺾을 수 없어 즉시 여행 일정을 앞당겼다.신중한 고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6화

    전화 너머로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최로운의 목소리가 한층 무거워졌다. 감정을 꾹 참는 듯한 투였다.“그 사람... 해외로 나갔어.”심성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뭐? 언제?”“어제...”최로운은 대답하려다 문득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평소 심성빈과 차정원은 그리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왜 갑자기 찾고 있는 걸까?혹시...송하나의 소식을 듣고 확인 차 묻는 것일까?최로운은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조심스레 물었다.“우리 매형은 왜 찾아? 너 혹시 뭐 알고 있는 거야?”심성빈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자초지종을 전부 털어놓았다.얘기를 전해 들은 최로운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말을 더듬거렸고 목소리에도 감출 수 없는 경악이 서려 있었다.“뭐, 뭐라고? 하나가 안 죽었다니! 성빈아... 이런 일로 장난치지 마.”“이런 일로 왜 장난을 쳐?”심성빈의 목소리는 한없이 진중했다.“처음부터 밝히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어. 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 혹여라도 소문이 새어 나가면 하나가 위험해질 수 있거든. 차정원 씨한테 연락이 닿는다면 꼭 좀 전해줘. 하나 아직 살아있다고 말이야.”이것은 영락없이 기쁜 소식이지만 최로운의 목소리에는 깊은 체념이 묻어났다.“그 사람 이미 가진 자산을 전부 처분했어. 해외 용병 조직을 고용해서 하나를 위해 복수하러 떠난 거야. 돌아올 생각은 애초에 없는 것 같아. 가족들도 찾지 못하게 꼭꼭 숨어버려서 우리 모두 연락이 끊긴 상태야. 과연 내가 직접 말할 기회가 올는지... 장담하기 힘들 것 같아.”그 순간 심성빈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질 뻔했다.차정원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심지어 목숨까지 내걸며 송하나를 위해 복수를 계획했다니.이제 심성빈의 가슴 속에도 걷잡을 수 없는 죄책감과 자괴감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조금만 더 빨리 진실을 말해줬더라면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 텐데...물론 그에게도 사심은 있었다. 송하나를 곁에 더 오래 두고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5화

    차정원은 한참을 침묵하다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저씨, 저는 이번 생에 부모님께 불효만 저질렀어요. 살아서 돌아온다면 평생을 바쳐 그분들께 속죄하며 살아갈 겁니다. 하지만... 돌아오지 못한다면 아저씨께서 대신 잘 보살펴 드리세요. 부탁드립니다!”말을 마친 차정원은 임창진이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에서 유심 카드까지 빼내 반으로 꺾어버린 뒤 가차 없이 길가 쓰레기통에 내던졌다. 모든 퇴로를 스스로 차단한 남자의 눈동자엔 오직 복수를 향한 서늘한 결의만이 맴돌았다.차정원은 약속된 장소로 향해 용병 조직과 접촉했다.하지만 그들은 지금 당장 빅토르가 있는 나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그곳은 빅토르의 완벽한 세력권이라 곳곳에 그의 눈과 귀가 깔려 있었다. 차정원은 이미 빅토르와 얼굴을 한 번 마주친 적이 있기에 무릇 부하들에게 노출된다면 암살 계획은 수포가 되고 그의 목숨 또한 위험해질 터였다.그들이 제시한 최선의 방법은 차정원은 이곳에 대기하고 조직원들을 먼저 침투시켜 빅토르의 빈틈을 찾아내는 것이었다.적절한 타이밍을 노려 아무도 모르게 그를 입국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차정원은 미간을 찌푸렸다.“저 그렇게 한가하게 기다릴 시간 없습니다. 암살 계획을 최대한 빨리 세워주세요. 하루라도 더 빨리.”그는 1분 1초가 고통스러웠다. 송하나를 잃고 홀로 남겨진 이 세상에 머무는 시간은 살을 에는 듯한 형벌이었다.그 시각, 저택.어느덧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다.주치의가 마지막으로 송하나의 상태를 정밀 검진했다.모든 지표는 완벽하게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었다.심성빈의 마음속엔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이제는 그녀에게 진실을 고할 때가 되었다.계속 옆에 두고 싶은 욕심이 굴뚝같았지만 이제 더는 붙잡아둘 핑계가 없었다.점심 무렵, 심성빈은 주방을 다그쳐 송하나가 좋아하는 음식을 가득 차리게 했다.식사 내내 그는 말없이 송하나의 그릇에 반찬을 얹어주었다.음식을 먹는 그녀의 옆모습을 시선 한 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4화

    임창진은 공항을 봉쇄하고 모든 출국 기록을 샅샅이 뒤졌지만 이미 몇 시간 전에 비행기가 이륙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차정원은 어느덧 국내 통제권을 벗어나 버렸다.제연 공항에 도착한 차씨 일가는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임창진을 발견하자마자 달려갔다.모두가 착잡한 얼굴이었고 차호섭이 가장 먼저 아들의 행방을 물었다.“창진아, 어떻게 됐어? 정원이 찾았니? 막아낸 거야?”이에 임창진은 몹시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사실대로 털어놓았다.“우리가 한발 늦었어. 정원이 이미 떠났대. 조사해보니까 해외 용병 조직과 접촉했더라고. 다들 걱정하신 대로 송하나를 위해서 빅토르를 처리하러 간 것 같아.”이 말은 마치 마른하늘에 떨어진 날벼락처럼 차씨 일가의 귓가를 때렸다. 모두가 그 자리에 얼어붙어 넋을 잃었고 안색은 순식간에 창백하게 질렸다.빅토르의 막강한 세력과 잔혹한 수법을 너무나 잘 아는 차씨 일가였다. 차정원이 용병을 데리고 그를 찾아간다는 건 ‘죽으러 가는 길’이나 다름없었다.차설아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빅토르 세력이 얼마나 막강한데! 해외는 아예 그 사람 영역이나 다름없잖아요. 오빠가 대체 무슨 수로 그런 사람을 이기겠어요? 이건 그냥 가서 죽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요!”차호섭은 밀려오는 불안과 비통함을 억누르며 임창진의 팔을 움켜쥐었다.“창진아, 방법이 없을까? 돈은 상관없으니 제발 우리 정원이 좀 데려와 줘!”이에 임창진은 그저 힘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무력감이 배어 있었다.“그 용병 조직은 보안이 워낙 철저해서 의뢰인의 행방을 절대 발설하지 않아. 일 처리도 워낙 은밀하고. 정원이가 작정하고 숨어버리면 우리가 가진 모든 인맥을 동원한다 해도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안 그래도 며칠째 근심 속에 살던 금미정은 장시간 비행과 아들에 대한 걱정이 겹쳐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임창진의 말을 듣는 순간, 아들의 앞날에 닥칠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을 덮쳤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눈앞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3화

    이에 다른 한 사람이 조언을 건넸다.“차정원 변호사 한번 찾아가 봐. 강현에서 그 사람만큼 유능한 변호사가 어디 있다고. 나도 지난번에 아주 골치 아픈 일을 그 사람 덕분에 해결했거든. 다만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서 웬만한 사건은 잘 안 맡으려고 해. 가서 돈도 좀 챙기고 정성껏 부탁해 봐. 몇 번 발품 팔다 보면 혹시 알아, 맡아줄지?”그 사람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가봤어. 돈 가방까지 싸 들고 갔는데 로펌에 도착해서야 알았지 뭐야. 그 사람 이미 로펌 대표직에서 사임했고 앞으로 사건은 일절 안 맡기로 했대.”“뭐? 그렇게 잘나가는 변호사가 그냥 관둔다고?”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던 최로운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썰물처럼 밀려왔다.그는 즉시 로펌으로 전화를 걸었고 돌아온 대답은 방금 손님들의 대화 내용과 똑같았다.차정원은 며칠 전 이미 사임했다고 한다.하지만 차설아의 말에 따르면 며칠 전 토끼를 가져다줄 때 분명 제연으로 출장을 간다고 했는데...로펌을 관둔 마당에 출장이라니?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최로운은 곧장 집으로 달려가 차설아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이야기를 전해 들은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빠가 왜 거짓말을...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분명해.”차설아는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차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대체 어찌 된 상황인지 묻고 싶었지만, 수화기 너머에는 싸늘한 전원 꺼짐 안내음만이 돌아올 뿐이었다.그녀는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최로운에게 친정으로 데려다 달라고 재촉했고 도착하자마자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소식을 접한 차씨 가문 사람들도 충격에 휩싸였다.차설아가 아니었다면 그들 역시 차정원이 로펌 대표직을 사임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터였다.주야장천 전화를 걸어도 차정원은 받지 않았다.차씨 가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동선을 파악할 사람들을 급히 보냈다.다만 조사가 진행될수록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차정원은 이미 오래전에 자신의 명의로 된 모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2화

    차정원은 아파트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거실에는 불도 켜지 않은 채였고 창밖에는 제연의 회색빛 하늘이 낮게 가라앉았다.그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고개를 떨구었다. 평소의 차분하고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양손을 머리카락 사이로 깊숙이 밀어 넣은 채 말로 다 할 수 없는 연약함과 무너져 내리는 절망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머릿속엔 송하나의 잔상이 끝없이 맴돌았고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이 촘촘히 얽혀들어 당장이라도 이 몸을 잠식시켜버릴 것만 같았다.그 정적을 깨고 갑작스레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화면에 뜬 낯선 해외 번호에 차정원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눈동자에 서려 있던 나약함은 순식간에 차가운 살기로 바뀌었다. 그는 전화를 받고 침착하지만,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여보세요.”“차 변호사님, 부탁하신 용병 조직과 연락이 닿았습니다.”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돈만 되면 못 할 일이 없는 자들입니다. 다만 빅토르의 신분이 워낙 특수하고 경호 수준도 극도로 높아서 비용이...”“얼마면 돼요?”차정원이 물었다.상대방이 잠시 침묵하더니 어마어마한 액수를 불러왔다.일반인들에겐 헉 소리 나는 숫자라 평생 일전 한 푼 안 쓰고 끌어모아도 도달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하지만 차정원의 표정엔 미동조차 없었다.“돈은 얼마든 줄 수 있다고 전하세요.”상대는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물었다.“변호사님, 정말 그렇게까지 하시려고요? 빅토르를 처리하는 건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자칫 발각이라도 되면 변호사님 신변이 매우 위험해져요. 최악의 경우 돈도 잃고 목숨도 잃을 겁니다.”빅토르의 성격상 자신을 암살하려 한 배후가 차정원이라는 걸 알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할 것이 뻔하다.차정원의 목소리는 소름 끼칠 정도로 차분했지만, 전례 없는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하나를 위해 복수할 수만 있다면 재산이나 목숨 따위 뭐가 대수겠습니까.”이미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그에게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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