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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Author: 김하이
그는 손을 뻗어 송하나를 부드럽게 끌어당겼고 그녀의 이마가 자신의 가슴에 닿도록 했다.

“피곤하면 잠시 내게 기대 쉬어.”

이강우의 각도에서 봤을 때, 두 사람은 서로 바짝 밀착해 있었고 이는 눈에 거슬릴 만큼 강렬한 광경이었다.

짙은 질투심과 다가설 수 없는 무력감이 뒤섞여 오장육부가 발칵 뒤집힐 판이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 타이밍에 어떠한 충동적인 행동이라도 송하나에겐 더 큰 상처만 줄 뿐이니까.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애써 이성의 끈을 다잡으며 울분을 삼켜냈다.

병원장이 전화를 받고 허둥지둥 달려왔는데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이 대표님.”

이강우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차가웠다.

“잘 들어요. 병원에서 무슨 수를 쓰든 최고의 전문가와 가장 비싼 장비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저 안의 사람을 살려내야 할 겁니다!”

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원장을 노려보았다.

“만약 저 환자가 이 병원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긴다면 이원 그룹이 약속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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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9화

    시아가 연습실 안으로 들어왔다.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는 연습실 안의 묘한 기류를 단번에 감지했다. 하지만 굳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캐묻지 않고 곧장 송하나에게 다가갔다.“미안. 오다가 일이 좀 생겨서 늦었어. 오래 기다렸지?”시아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역력했다.한편 송하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괜찮아요.”“그럼 바로 연습 시작할까?”“네.”두 사람의 첫 합주, 각자 피아노 앞에 자리를 잡고 곧이어 몰입하기 시작했다.손끝이 건반에 닿는 순간, 유려하고 부드러운 선율이 연습실 안을 가득 채웠다.부드러움과 강단이 어우러지고 여유로운 흐름과 영민한 선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서로의 스타일을 부족한 점 없이 채워주며 리듬을 타는 두 사람의 호흡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정갈하고 치유되는 듯한 음표들이 층층이 쌓여가며 듣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했다.두 사람 모두 탄탄한 실력을 갖춘 터라 합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실수 한번 없이 완벽하게 진행되었다.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허지안은 눈을 반짝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와, 이 합주 진짜 미쳤다!’학내 최고의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두 여자가 함께하는 무대는 그야말로 눈과 귀가 호강하는 향연이었다.다가올 교류회 당일, 이들의 공연이 얼마나 관객을 압도하며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킬지 감도 안 왔다.반면, 구석에 있던 두 여학생은 여전히 속이 부글거렸다. 송하나가 시아의 페이스를 망치거나 실수를 저지르길 기다리며 비아냥거릴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연주가 끝날 때까지 그런 기회는 결코 오지 않았다.송하나의 기본기와 기량은 시아에 조금도 뒤지지 않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준비했던 시기와 비난은 모두 목구멍 속으로 삼켜야 했다. 더 이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연습이 끝나자 시아가 먼저 송하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눈빛에는 진심 어린 경의가 담겨 있었다.“하나야, 너랑 함께해서 정말 즐거웠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8화

    말들은 하나같이 가시 돋친 비난이었고 아무런 근거 없는 억측과 음해로 가득했다.송하나를 도와 함께 연습하러 왔던 허지안은 연습실 문밖에서 이 대화를 듣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송하나가 대꾸하기도 전에 허지안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앞뒤 사정도 모르면서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지 말아요. 지난번 학교 축제 때 시아 선배가 갑자기 다쳐서 무대에 못 서게 되니까 학교에서 급하게 대타를 뽑은 거잖아요. 하나는 정당한 실력으로 뽑힌 거지 뺏은 게 아니에요!”“그 당시 선발전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어요. 두 사람도 분명 지원했었잖아요? 결국 떨어진 건 본인들 실력 문제 아닌가요? 제 실력이 부족한 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당사자인 시아 선배도 가만히 있는데 왜 두 사람이야말로 여기서 설레발치며 난리에요?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치고 쇼를 하네요! 제가 볼 땐 두 사람 그냥 질투심에 눈이 멀었어요. 본인들은 무대에 설 능력도 안 되면서 남이 잘 나가는 건 못 봐주겠으니까 뒤에서 호박씨나 까는 거죠 뭐!”허지안의 일갈은 송곳처럼 예리했다. 팩트 폭격에 두 여학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그중 한 명이 애써 기세를 부리며 반박했다.“지난번은 지난번이고 이번엔 달라! 매년 예술 교류회는 항상 시아 독주회였어. 도대체 무슨 염치로 중간에 끼어들어서 무대를 반 토막 내는 건데?”옆에 있던 친구도 즉각 맞장구를 쳤다.“맞아! 이득 챙길 건 다 챙기면서 순진한 척하기는. 뒤가 구린 구석이 있으니까 남들 말도 다 비난으로 들리는 거겠지! 인맥이랑 자원을 동원해서 뒷돈이라도 썼을지 누가 알아?”두 사람이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어떻게든 송하나에게 ‘편법을 쓴 기회주의자’라는 낙인을 찍으려는 기세였다.허지안은 그녀들의 억지스러운 태도에 가슴이 답답해져 더 따지려고 했다.그때, 옆에 서 있던 송하나가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고개를 저었다.이내 두 여자 앞으로 천천히 다가가 당혹감이나 분노 따위는 찾아볼 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7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결국 그는 제 손으로 아내를 내쳤고 송하나는 이제 심성빈의 가슴 속 가장 소중한 연인이 되었다.자신을 비추던 빛이 다른 이의 세상을 밝히고 보물처럼 대우받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야만 했다.이강우의 목구멍이 꽉 막혀왔다. 눈동자 속에는 걷잡을 수 없는 후회와 회한이 소용돌이쳤고 가슴을 짓누르는 거대한 바위 때문에 숨을 쉴 때마다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그때, 고여진이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병실 밖에 멈춰 선 이강우를 발견했다.“강우야.”이강우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겨우 정신을 차렸다. 요동치던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눈가에 서린 복잡한 기색을 지워내며 고여진을 향해 시선을 올렸다. 겉으로는 담담한 척했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 서린 상실감은 감출 수 없었다.“어머님.”고여진이 병실 밖으로 나서며 친절한 투로 그를 대했다.“정말 오랜만이구나. 성빈이 안에 있어. 잠깐 들어와서 앉아 있다 가렴.”예전에는 이강우, 심성빈, 최로운 셋이서 함께 자란 죽마고우로 우애가 깊었다.지금도 최로운은 심성빈과 왕래가 잦았지만 정작 이강우는 심성빈과 마주치는 일이 뜸해졌다.이강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정중하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투로 대답했다.“아니요, 어머님. 지인 문병을 마친 참이라 급히 처리할 일이 남아서요. 나중에 시간 되면 올게요.”짧은 인사를 마친 이강우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지금의 그는 병실 안으로 발을 들일 용기조차 없었고 심성빈과 마주할 자신도 없었다.그를 마주하는 순간, 미칠 듯한 질투가 자신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으니까.고여진은 멀어지는 이강우의 뒷모습을 보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여자가 하필 이강우의 전처라니.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뭐, 어쩌겠어.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운명에 맡길 수밖에.’한편, 해외 예술대학.국제 예술 교류회가 다가오면서 캠퍼스 곳곳은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송하나와 시아가 합동 공연을 하기로 결정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6화

    심성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시선은 여전히 휴대폰 속 사진에 고정된 채 차마 떼지 못하고 있었다.“미모는 사실 하나한테 가장 보잘것없는 장점이에요.”그는 송하나의 진정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사람들은 단지 그녀의 온순하고 부드러운 겉모습만을 볼 뿐 오직 심성빈만이 그녀의 뼛속까지 새겨진 끈기, 명료함, 그리고 치열함마저 알고 있었다.송하나는 자신의 재능과 노력으로 전문 분야에서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개척했고 눈부시고 떳떳하게 살아왔다.이제 막 발을 들인 음악 분야에서도 이토록 혁혁한 성과를 내며 무대 위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지 않은가.“하나를 만난 건 제 인생 최고의 행운이에요.”이토록 완벽한 그녀가 지금 자신의 여자친구라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만족감이 들었다.‘역시 하늘은 공평해.’한편 아들의 깊은 몰입을 지켜보던 고여진은 만감이 교차했다.“전에는 엄마가 어리석어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구나. 너희 두 사람한테 늘 미안한 마음뿐이야.”진실을 알게 된 지금, 자신의 좁은 식견이 아들의 평생 단 하나뿐인 사랑을 하마터면 망칠 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한편 송하나의 연주회를 보기 위해 출국을 결심한 심성빈은 상처가 이제 막 아물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몸을 일으켜 재활에 매진했다.침대에서 내려와 걷는 연습을 할 때마다 막 굳기 시작한 살점이 찢어지며 온몸을 마비시킬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는 뼈를 깎는 고통을 이 악물고 참아냈다.식은땀이 온몸을 적셨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심성빈은 지금 시간과 싸우고 있었다. 그녀가 가장 빛나는 순간을 가장 멀쩡한 모습으로 곁에서 지켜주고 싶었으니까.그날 오전.의료진이 심성빈의 상처 소독과 드레싱을 하고 있었다.붕대를 풀어내는 순간,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며칠간 무리하게 움직인 탓에 겨우 아물어가던 상처에서 다시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창백한 얼굴의 심성빈은 진찰을 위해 온 의사에게 단호하게 물었다.“상처를 최대한 빨리 회복할 방법은 없을까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5화

    이번 교류회는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이는 권위 있는 행사였다.그런 무대에서 합주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송하나에게 더없는 인정이자 기회였다.심성빈은 그녀의 목소리만으로도 눈을 초승달처럼 휘며 웃고 있는 모습을 떠올렸다.남자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지고 목소리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다정하게 가라앉았다.“우리 하나는 원래 대단하잖아. 무대 위에 서면 분명 누구보다 눈부실 거고 모두를 놀라게 할 거야.”심성빈의 칭찬에 송하나의 마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에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그나저나 국내 일은 언제쯤 마무리돼요? 교류회 때 맞춰서 돌아올 수 있어요?”심성빈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등 뒤의 상처는 여전히 욱신거렸고 딱지가 앉은 살점은 팽팽하게 당겨졌다. 지금은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고역이라 장거리 비행은 말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조명 아래 진지하게 연주할 그녀를 생각하니 도저히 그 찬란한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응, 문제없어. 어떻게든 맞춰서 갈게.”“그냥 물어본 거니까 무리하지 마세요. 일이 바쁘면 굳이 안 와도 돼요. 정 그렇게 연주가 듣고 싶다면 나중에 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단둘이서만 들려줄게요.”나긋나긋하고 청아한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러와 귓가에 내려앉았다.심성빈의 마음은 한없이 약해졌고 오직 자신에게만 향하는 그 따스함을 갈구하게 되었다.그의 눈동자에 짙은 애틋함이 서렸다.“그래.”나직이 읊조리는 남자의 목소리 끝에 깊은 다정함이 묻어났다.거리가 멀어질수록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심성빈은 조용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하나야, 정말 보고 싶어. 사진 한 장 보내줄 수 있어? 얼굴이라도 보게.”송하나가 웃으며 제안했다.“그렇게 보고 싶으면 영통 하면 되죠.”그게 훨씬 편하지 않겠냐는 말에 심성빈의 몸이 굳어버렸다.지금 그는 환자복을 입고 병원에 누워 안색이 창백하고 기운이 없는 상태였다.영상 통화를 받는 순간 모든 것이 들통나고 말 것이다. 자신이 왜 입원해 있는지 어떻게 설명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4화

    “여보, 우리 같이 이솔이 데려다주자.”최로운네 세 식구는 차에 올라 차씨 저택으로 향했다.차가 중간쯤 달렸을 때, 차설아가 무심결에 물었다.“참, 성빈 씨는 어때? 많이 아파?”오늘 아침, 최로운은 심성빈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병문안을 다녀왔었다.이에 차설아는 내심 의아했다.분명 송하나와 함께 해외에 있어야 할 심성빈이 왜 입원까지 하게 된 건지 말이다.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하던 최로운이 사실대로 털어놓았다.“아파서 입원한 게 아니야. 집안 어르신들한테 매질을 당했어. 채찍으로 스무 대나 맞았다더라. 등 쪽 상처가 꽤 깊어.”“매질이라니?”차설아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성빈 씨가 평소에 얼마나 신중하고 똑똑한 사람인데.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런 호된 매를 맞은 거야?”“심씨 가문에서 걔가 송하나 씨랑 만나는 걸 알게 됐거든.”최로운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씁쓸한 기색을 내비쳤다.“심씨 가문 규율이 워낙 엄격하잖아. 진작 성빈이한테 집안끼리 통하는 여자랑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했거든. 근데 성빈이가 끝까지 고집을 안 꺾고 하나 씨랑 만나겠다고 버틴 모양이야. 하나 씨를 포기할지 아니면 집안의 매를 맞을지 선택하는 상황에서 성빈이가 후자를 택한 거지.”짧은 설명이었지만 차설아는 한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복잡미묘한 감정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송하나는 원래 차설아의 사촌 오빠인 차정원의 아내가 될 사람이었다.하지만 그 끔찍한 사고로 차정원은 총을 맞고 바다로 추락했다. 그 뒤로 마치 세상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듯 일말의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다.지난 몇 년간 차씨 가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인맥과 재력을 동원해 바다 건너까지 샅샅이 뒤졌다. 하루하루 애타게 찾아 헤맸지만 끝내 차정원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모두가 알고 있었다.차정원은 아마도 영영 돌아올 수 없을 거란 사실을.그가 사고를 당한 후, 송하나는 정신이 완전히 무너져 극심한 고통 속에서 거의 폐인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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