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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Author: 김하이
회식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다.

송하나는 다른 팀원들과 아주 스스럼없는 사이까지는 아니었지만, 다행히도 안다미가 수다쟁이인데다 신우혁까지 맞장구를 쳐준 덕분에 세 사람은 실험실의 에피소드나 최근의 가십거리로 대화를 나누며 꽤 즐겁게 지냈다.

더욱이 안다미의 과장 섞인 묘사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반면, 상석 쪽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현장에서 직급이 가장 높은 최시훈의 주변은 금세 술을 권하며 인사를 건네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업무에선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엄격한 사람이지만 사석에서는 부하 직원들을 배려하는 적절한 예우를 갖추는 유연함을 보였다.

쏟아지는 건배 제의에도 거절 한번 없이 잔을 비워냈고, 시종일관 침착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짧은 대화를 이어가며 완벽하게 수위를 조절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와 고가의 주류를 몇 가지 더 주문했다.

회식 담당자가 예산을 초과한 것을 확인하고는 종업원과 메뉴를 변경하려 상의하던 찰나, 이를 알아챈 최시훈이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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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6화

    그 시각, 차정원과 이글은 빅토르의 차량이 병원으로 향하는 길목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굽은 길목마다 매복 지점의 시야 확보, 폭파 범위 예측, 그리고 탈출 경로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암살 계획의 완벽한 실행을 준비했다.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 이글이 조수석에 앉아 차정원을 돌아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정원 씨,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폭발물 설치와 무기 확보 모두 완료되었으니 내일부터 바로 작전에 돌입할 수 있어요.”이에 차정원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모든 배치는 그가 직접 감독했다. 굽은 길목은 시야가 좁아 빅토르 차량의 필수 코스이자 최고의 매복 지점이었다. 예정된 시간에 폭발시킨다면 무조건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터였다.차량이 천천히 움직이며 무심코 송하나가 살았던 아파트 건물을 지나쳤다.그 순간, 차정원은 동공이 아찔거리고 옛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쳤다.전에 그는 매달 송하나를 보기 위해 이곳까지 날아왔었다.때로는 그녀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미리 알리지 않고 찾아가기도 했다.아파트 아래에 서서 꽃다발을 안고 바로 저 현관문 앞 우편함 근처에서 조용히 기다렸다.그녀가 퇴근하고 돌아와 멀리서 차정원을 발견하면 두 눈이 순식간에 반짝였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품으로 쏜살같이 달려들어 안겼다. 양팔로 남자의 허리를 꽉 감싸 안으며 나긋나긋하고 들뜬 목소리로 물었었지...“정원 씨, 오면 온다고 말해줬어야죠.”한참을 꽉 껴안고 난 후 차정원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서 손을 잡고 나란히 위층으로 올라가곤 했다.과거의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이제는 그의 심장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게 만들었다.마음이 잠시 흐릿해진 차정원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차 세워요!”말을 내뱉고 나서야 자신의 목소리가 얼마나 심하게 쉬었는지 깨달았다.이글은 영문을 몰라 뒤돌아보며 물었다.“왜 그러세요, 정원 씨?”차정원은 문손잡이를 꽉 잡고 대답했다.“잠깐 내려주세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5화

    이에 집주인은 송하나가 이미 귀국했을 거로 여겼다.다행히 처음에 비상 열쇠를 남겨두어 제때 새 세입자를 구해서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다.“이 집 보세요. 위치가 정말 좋죠. 지하철역에서 겨우 몇백 미터 떨어졌고 주변에 마트나 병원도 다 갖춰져 있어요. 교통도 아주 편리하답니다.”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에게 집을 소개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아파트 문 앞에 다다른 그는 능숙하게 비상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하지만 이제 막 방 안에 들어서서 집 구조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는데 검은 옷차림의 경호원 몇 명이 불쑥 들이닥쳤다. 그들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집주인과 세입자를 에워쌌다. 손에 든 총이 날카롭게 드러나 등골이 오싹하게 했다.이어서 빅토르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그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투명할 지경이었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기운이 방 안의 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렸다.집주인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몸을 벌벌 떨었고 손에 쥔 열쇠가 철컥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그는 더듬거리며 물었다.“다들... 누구세요?”“꺼져.”빅토르의 목소리는 옅었지만, 그 안에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살벌한 한기를 품었다. 마치 목구멍 깊은 곳에서 짜내듯 나온 소리였다.옆에 있던 젊은 커플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몸을 파르르 떨었다. 여자는 남자의 팔을 꽉 움켜쥐었고 남자는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다.“저기... 이 집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저희 계약 안 할래요. 다른 사람 알아보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여자친구를 끌고 문밖을 뛰쳐나갔다.집주인은 황급히 도망치는 세입자들을 바라보다가 눈앞의 험악한 경호원들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빅토르를 보며 마음속의 공포가 점점 더 커졌다.그는 이를 악물고 용기를 내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여기 제집이에요. 등기부 등본도 있다고요! 왜 함부로 남의 집에 들어오는 겁니까?”다만 빅토르는 그가 귀찮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눈가에 살기가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4화

    그날 밤, 차정원은 용병 조직의 대장 이글과 비밀리에 만났다.방 안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고 테이블 위에 펼쳐진 지도만이 손전등 불빛을 받아 하얗게 빛났다.“빅토르는 매주 수요일 오후, 성마리아 병원에서 혈액 투석을 받고 있고 이동 경로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저택에서 병원까지 총 세 개의 길이 있는데 빅토르는 매번 이 길만 이용합니다.”이글이 지도 위에 붉은 선을 그었다.“이 길은 거리는 가장 짧지만, 커브가 제일 많습니다. 따라서 도로 양옆으로 최소 여섯 대의 경호 차량이 수행합니다. 현재 우리는 두 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플랜 A는 커브마다 원격 조종 폭탄을 미리 설치해 두고 빅토르의 차량이 지나갈 때 선두 차량과 후미 차량을 먼저 폭파시켜 중간의 주 차량을 멈추게 한 뒤 즉시 화력으로 제압하여 속전속결 하는 작전입니다.”“이 계획의 장점은 신속하고 오차 범위가 적어 우리 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점은 타이밍이 정확하게 들어맞아야 해요. 1초라도 어긋나면 빅토르가 눈치채고 도망갈 수 있습니다.”“그럼 플랜B는요?”차정원이 물었다.순간 이글의 목소리가 약간 가라앉고 말투에 분명한 망설임이 묻어났다.“의료진으로 위장하여 병원에 잠입하고 혈액 투석실에서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병원은 빅토르의 사유지라서 내부 보안이 매우 철저하여 감시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실내 작전은 쉽게 포위될 수 있으며 만약 실패하면 탈출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계획은 예비 책으로만 고려하고 있어요.”차정원은 루트 지도에 시선을 고정한 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그럼 원계획으로 합시다.”애초에 이글도 A 작전을 우선으로 생각한 터라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충고를 남겼다.“정원 씨는 여기서 저희 소식 기다리시면 됩니다. 실행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이곳은 은폐가 아주 잘 되어 있어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 굳이 직접 위험을 감수하실 필요가 없거든요.”차정원의 목소리는 아주 차분했다.“그놈 죽는 꼴을 똑똑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3화

    심성빈은 송하나의 등 뒤에 서서 바람막이 점퍼를 어깨에 살며시 걸쳐주었다.“바닷바람이 거세서 잘 챙겨 입어. 감기 걸릴라.”송하나는 순순히 소매에 팔을 끼워 넣고는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그러더니 불쑥 질문을 건넸다.“성빈 씨는 전에 여자친구 사귀었어요?”심성빈은 순간 멈칫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모양이다.그의 눈가에 복잡한 감정이 스치더니 나직이 되물었다.“갑자기 그건 왜?”이에 송하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서서히 옅은 미소가 번졌다.“그냥요. 성빈 씨처럼 다정하고 세심한 남자친구 만나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어서요.”말을 마친 그녀는 수줍은 듯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방금 너무 돌직구를 날린 것 같아 웃으면서 몸을 돌려 갑판의 다른 쪽으로 가버렸다.심성빈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목울대를 굴렸다. 뭐라 말하고 싶었으나 꾹 참고서 그녀를 따라갈 뿐이었다.한때 송하나에게 몇 번이나 호감을 표현하고 고백했지만 단 한 번도 받아주지 않았다.기억을 잃기 전에 이런 말을 해줬다면 얼마나 좋을까?단 한 줄기의 희망이라도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하지만 이제 송하나는 모든 기억을 잃었다. 갑작스레 쏟아진 칭찬은 결국 환상에 불과할 뿐 진정 심성빈에게 속한 것이 아니다.요트는 경치가 절경인 해역에서 천천히 멈춰 섰다.심성빈이 낚싯대를 가져와 송하나에게 미끼를 끼우는 법, 낚싯대를 던지는 법, 그리고 릴을 감는 법까지 손수 가르쳐 주었다.그녀도 유난히 열심히 배웠다. 시선은 물 위에 고정된 채 물고기가 낚싯바늘을 물 때를 놓칠까 조심스러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찌가 살짝 흔들렸다. 송하나는 두 눈을 반짝이며 심성빈에게 배운 대로 재빨리 릴을 감기 시작했다.한바탕 소동 끝에, 은빛으로 빛나는 해어 한 마리가 그녀의 손으로 올라왔다.송하나는 갑판에 쪼그리고 앉아 햇살 아래 꼬리를 흔드는 물고기를 바라보며 눈웃음을 활짝 지었다.“성빈 씨, 이것 좀 봐요. 저 한 마리 잡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2화

    해풍은 여전히 짭짤한 바다 내음을 머금고 불어왔고 차정원의 눈빛은 더욱 깊은 우울함으로 잠겨 들었다.마음속 그리움과 고통이 다시금 파도처럼 밀려왔다.그는 이 초조함을 더는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 용병 조직의 연락책에 전화를 걸었다.“대체 언제쯤 실행할 수 있는 겁니까?”휴대폰 너머에서 차분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걱정 마세요, 정원 씨. 저희가 이미 빅토르의 행방을 파악했는데 매주 수요일 오후에 시내의 한 개인 병원에서 혈액 투석을 받고 있어요. 일정 중에 가장 규칙적이고 손쉽게 공략할 수 있는 지점이라 플랜B까지 세워 두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만나 자세히 이야기 나누시죠.”차정원은 시선을 내리고 눈가에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그래요.”그 시각, 송하나는 리나와 함께 호텔로 돌아왔고 마침 심성빈도 일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다.송하나는 그를 보자마자 두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달려갔다.“왔어요, 성빈 씨!”심성빈은 아주 자연스럽게 두 팔을 벌려 그녀를 맞았다. 손바닥으로 그녀의 어깨를 살짝 감싸 안으며 입가에 옅은 미소까지 번졌다.“그래, 하나야.”바닷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뺨에 옅게 핀 홍조, 그리고 이 남자를 반겨주는 흐뭇한 눈빛까지 모든 게 완벽할 따름이었다.“오전에 뭐 하고 놀았어?”심성빈이 나지막이 물었다.“리나 씨랑 바닷가 가서 연 날렸어요.”그는 송하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재미있게 놀았어?”송하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눈웃음을 지었다.“네!”하지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는 이내 고개를 숙이며 작게 투덜거렸다.“근데 성빈 씨가 없으니까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어요.”말투에는 숨길 수 없는 순수한 의존이 담겨 있었다. 그 어떤 꾸밈도 없이 오롯이 진실된 마음이었다.그 말을 들은 심성빈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함께 여행하며 기분 전환을 시켜주기로 했는데 정작 그는 다른 일에 마음을 쓰느라 송하나를 홀로 남겨두게 되었다.심성빈은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이어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1화

    그런데 저 뒷모습이 왜 이토록 송하나를 닮은 걸까?밤낮없이 그리워하던 사랑하는 아내 송하나와 똑 닮아 있었다.순간 차정원은 숨결이 멎을 것만 같았다.온몸이 뻣뻣하게 굳었고 발걸음이 무의식적으로 멈췄다. 타들어 갈 듯한 목소리로 간신히 묻는 이 남자...“하, 하나야?”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걸음을 재촉해 송하나를 닮은 실루엣을 향해 다가갔다.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대서 가슴을 뚫고 나올 기세였다.숨 막힐 듯 조심스러운 순간, 혹시라도 크게 숨을 쉬었다가 눈앞의 환상이 사라질까 두려웠다.점점 좁혀지는 거리, 마침내 그녀 곁에 다다라 얼굴을 똑똑히 마주했다.하지만 기억 속 어떤 익숙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완전히 낯선 얼굴이었다.게다가 불룩하게 나온 배는 누가 봐도 임신한 지 몇 달은 된 모습이었다.모든 기대가 그 순간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차정원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그는 자조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반짝이던 눈동자가 순식간에 어둠으로 대체했다.송하나가 너무 그리워서 미쳐버렸나 보다. 아예 낯선 여자를 그녀로 착각해버리다니.터무니없는 기대를 품고 스스로를 속인 꼴이 되었다.이제 막 돌아서려 할 때, 그녀가 발뒤꿈치를 들고 연을 잡으려는 어설픈 모습이 보였다. 차정원은 또다시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제가 도와드릴까요?”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 송하나는 남자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다.훤칠한 몸매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마음속에 은근한 익숙함이 피어올랐다.어디서 본 것 같은데 콕 집어 기억해내기에는 머릿속이 안개처럼 흐릿했다.그녀는 잠시 넋 놓고 있다가 상대가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아, 네. 연이 나무에 걸려서 꿈쩍하지 않네요. 대신 좀 빼주실 수 있을까요?”어쩌면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까지 송하나를 쏙 빼닮은 걸까.비슷한 점이 너무 많았던 탓인지 차정원은 이 낯선 여자에게 왠지 모를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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