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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Autor: 김하이
회의가 끝난 뒤, 차정원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는 수중의 서류를 내려놓으며 꿀 발린 듯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래 기다렸어?”

송하나가 몸을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앞의 남자는 여전히 훤칠하고 멋있었다. 소년 시절의 날카로운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어른의 성숙함이 깃들었다.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뿜어내는 차분한 기운, 세상 전부를 적으로 돌릴 듯 날카로웠던 예전의 모습은 기억 속에만 남은 듯 도저히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그녀가 멍하니 넋 놓고 있자 차정원이 가까이 다가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슨 생각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심심했어?”

송하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아, 아니요.”

차정원은 예정보다 일찍 업무를 마치고 외투를 챙겨서 그녀와 다정하게 손을 맞잡았다.

“가자. 이제 집 가야지.”

둘은 나란히 로펌을 나섰다.

뒤에 있던 몇몇 젊은 인턴 변호사들이 한데 모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차 변호사님 여자친구분 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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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ntarios (1)
goodnovel comment avatar
ys seng
마지막화까지 가려면~~~ 얼마나 더 ~~~ 수고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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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82화

    차정원, 송하나, 심성빈 세 사람은 함께 방으로 들어섰다.송하나는 두 남자를 번갈아 보며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의아해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면서 심성빈은 마음 한구석이 찢어질 듯 아팠다.아무리 손을 놓아줄 준비를 다 했어도 막상 딴 남자에게 돌려보낼 순간이 다가오자 쓸쓸함과 아쉬움은 억누를 수가 없었다.그는 애써 마음을 다잡고 목이 타들어 갈 듯한 고통도 참고서 먼저 입을 열었다.“하나야, 이분은 네 가족 차정원 씨야. 오늘은 특별히 널 데리러 왔어.”“가족이요?”송하나는 나지막이 그의 말을 반복하며 눈가에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의식적으로 차정원과의 관계를 되짚어보려 애썼다.이에 차정원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외투 안주머니에서 고이 간직해온 혼인신고서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면서 잠긴 목소리로 진중하게 말했다.“하나야, 난 네 남편이야.”복수를 위해 머나먼 타국까지 오면서 그는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다. 오직 이 혼인신고서만 품속 깊이 간직해 왔다. 그리움을 달래줄 마지막 보물이니까.송하나가 손을 뻗어 혼인신고서를 받아들었다. 서류에는 남자의 온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조심스레 펼치자 가장 먼저 두 사람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법적 부부임을 증명해주는 혼인신고서,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자신이 진작 결혼했고 눈앞의 남자가 바로 남편이란 것을.송하나는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혼인신고서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차정원을 올려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남편... 이요?”“응.”차정원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고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녀를 품에 와락 끌어안았지만 좀 전보다 더 세게 안는 느낌은 있어도 여전히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러울 따름이었다. 떨어져 지냈던 지난날의 고통, 그리움과 후회까지 모두 담아서 그녀를 안아주었다.“난 네가 이 세상에 없는 줄 알았어. 평생 못 볼 줄 알고 진짜 죽을 것처럼 괴로웠는데... 고마워, 이렇게 살아있어 줘서 너무 고마워, 하나야...”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81화

    바닷바람이 부드럽게 스치자 송하나의 머리카락이 살짝 헝클어졌고 치맛자락이 물결치듯 흩날렸다.심성빈은 그녀에게서 한시라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매 순간을 기억 속에 새겨 넣고 싶었다.어쩌면 송하나와 함께하는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니까.송하나는 걷다가 미끄러운 모래를 밟고 발이 푹 꺼지면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심성빈이 재빨리 그녀를 붙잡았다.송하나는 그대로 남자의 품에 안겼다.안고 있는 그 힘이 얼마나 센지 뼈가 다 으스러질 지경이었다.심성빈은 좀처럼 그녀를 놓아주지 못했다.이에 그녀도 잠시 멍해졌지만 끝내 밀어내진 않았다.남자의 품은 여전히 엄청 따뜻했지만, 어딘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뭐랄까. 무언가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꼭 껴안고 있었다.오늘따라 심성빈은 참 이상한 점이 많았다.“성빈 씨, 무슨 일 있어요?”송하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지막이 물었다.한편 이 남자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그녀의 정수리에 턱을 괴었다. 향긋한 샴푸 향이 코를 찔렀다. 심성빈은 그녀를 천천히 놓아주고 목소리가 어느덧 낮게 가라앉았다.“아니, 없어.”송하나의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피어올랐다.더 캐묻고 싶었지만 정작 뭘 어떻게 물어야 할지 갈피가 안 잡혔다.요즘 심성빈은 늘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송하나를 바라보았다.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 같기도 하고 이별을 고하는 느낌 같기도 했다.그때,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이리로 뛰어왔다.그러던 중, 발을 헛디뎌 넘어졌고 손에 쥔 아이스크림이 날아가 하필이면 송하나의 옷에 떨어졌다. 치마에는 커다란 얼룩이 번졌다.여자아이의 엄마는 황급히 달려와 아이를 일으켜서 달랜 후 곧바로 송하나에게 걸어왔다.여자아이는 훌쩍거리며 말했다.“언니, 미안해요.”아이의 엄마도 연거푸 사과하며 꼭 보상하겠다고 진심을 표했다.다만 송하나는 여자아이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괜찮아요. 옷이야 뭐 좀 더러워지면 어때요? 아이만 안 다치면 되죠.”그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80화

    어쩐지 차정원이 그날 바닷가에서 김서윤을 봤을 때 그토록 친근감이 들더라니. 정말 송하나였을 줄이야!단지 기억 상실에 걸려서 차정원을 못 알아봤을 뿐이었다.가슴속에서 씁쓸함과 걷잡을 수 없는 기쁨이 뒤섞였다. 차정원의 눈가가 서서히 뜨거워졌다. 그는 목구멍을 뚫고 나올 듯한 절박한 심정으로 물었다. “그래서... 하나 지금 어디 있어요?”목소리는 떨릴 정도로 거칠었고 그 안에는 간절함으로 가득 찼다.“해안가 소도시에 머물고 계십니다. 성빈 씨가 줄곧 옆에서 지키며 정원 씨가 오시길 기다리고 있어요.”[더 시걸]의 연락책이 말을 마치고 그에게 새 신분증을 건넸다.“저희가 새로운 신분을 준비해드렸으니 지금 바로 국경을 넘어서 하나 씨 만나러 갑시다.”차정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글을 돌아보았다.이글 또한 그가 아내의 복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그 무엇도 아내가 살아있다는 소식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터.이글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정원 씨,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겁니다. 최대한 빨리 움직이세요. 저희는 다른 곳에서 계속 잠복하면서 암살 기회를 엿보겠습니다. 정원 씨한테 돈도 받았으니 이 거래는 끝까지 완수할 겁니다.”[더 시걸]의 사람들이 이곳까지 찾아온 이상, 빅토르의 수하들도 머지않아 들이닥칠 것이 분명했다.그들은 서둘러 철수해야 한다.이에 차정원도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반드시 안전에 주의하셔야 해요.”송하나가 살아있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지만, 만약 빅토르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굳이 그런 시련을 겪을 리도 없고 차정원과도 이토록 오래 떨어져 지낼 리 없다. 심지어 생이별의 아픔까지 겪었으니...차정원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빅토르에 대한 증오가 불타고 있었고 복수심은 단 한순간도 사그라지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단지 송하나를 만나고 싶을 뿐이었다.차정원은 [더 시걸]의 사람들이 건넨 새 신분증을 받아 들고 그들과 함께 조용히 떠나 국경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한편,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9화

    처음에는 빅토르가 양보해서 차정원이 송하나의 유해라도 챙겨갈 수 있게 했건만 겁도 없이 또다시 덤벼들 줄이야.감히 그를 죽이려 든다면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빅토르는 어깨의 상처를 천천히 문지르며 차갑고 오만한 말투로 내뱉었다.“그놈이 그렇게 죽고 싶다니 기꺼이 상대해주지. 과연 얼마나 덤빌 수 있을지 지켜볼 거야!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날 죽일 수 없다는 걸 똑똑히 보여줘야겠어!”그는 그렇게 말하며 음침한 눈길로 집사를 올려다보았다.“계속 추적해서 그놈 산 채로 내 앞에 데려와. 내가 직접 ‘접대’해줄 거니까!”“네, 보스!”집사는 즉시 대답하고 몸을 숙여 자리를 물러났다.빅토르의 수하들은 조사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무리가 차정원을 은밀히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분석 결과 그들은 [더 시걸] 소속일 확률이 높았다.보고를 들은 빅토르는 눈썹을 치키고 눈가에 묘한 흥미가 스쳐 지나갔다.[더 시걸]?아무래도 누군가가 먼저 움직여서 이번 일을 꾸민 자가 차정원임을 알아채고 그를 잡으려는 모양이었다.빅토르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싸늘한 어조로 명령했다.“막을 필요는 없어. 그자들의 모든 움직임을 은밀히 주시하도록 해.”[더 시걸]은 오랜 세월 추적과 실종자 수색을 전문으로 해왔기에 그들의 수법은 자신들보다 훨씬 전문적일 터였다.[더 시걸]만 끈질기게 감시하면 별다른 노력 없이 차정원을 찾아낼 수 있다.며칠 후.[더 시걸]의 사람들이 마침내 어느 외진 곳에서 차정원의 흔적을 찾아냈다.그와 이글이 한창 새로운 공격 계획을 세우던 중 갑자기 문밖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려왔다.차정원은 즉각 경계 태세를 갖추며 허리에 찬 무기를 움켜쥐었다.몇 명의 용병들도 전투 준비를 마친 채 문 쪽을 빤히 노려보았다.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수수한 차림의 중년 남자 두 명이 들어왔다.용병들은 재빠른 몸놀림으로 두 남자를 순식간에 벽에 밀어붙이고는 차가운 총구를 그들의 머리에 겨누었다.이글이 낮은 목소리로 다그쳤다.“누가 보냈어? 말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8화

    집사는 곧바로 공손하게 대답했다.“네, 지금 즉시 사람들 보내서 수색하겠습니다. 수상한 인물은 절대 놓치지 않겠습니다!”해안가 소도시.심성빈은 송하나와 함께 이곳에 며칠간 머물렀다.낮에는 그녀와 함께 바닷가를 산책하며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고 웃게 해주려 애썼지만, 오히려 날이 갈수록 상태가 더 나빠졌다.연 며칠 그 낯선 남자에 관한 꿈만 꾸었고 심지어 빈도가 점점 잦아졌다.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남자의 얼굴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뼛속 깊이 파고드는 익숙함과 그리움이 온 마음을 휘감아버렸다.일상적인 만남을 넘어 더욱 은밀한 장면들까지 꿈에 나왔다.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송하나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얼굴은 붉게 상기되었다.심성빈에게 묻고 싶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니 낮에는 당연히 기운이 없고 퀭한 눈빛도 감출 수 없었다.심성빈은 그녀의 눈 밑에 옅게 드리운 다크서클을 보고는 나지막이 물었다.“제대로 못 잤어? 안색이 안 좋아 보여.”송하나는 움찔하더니 얼굴을 쓰다듬으며 대충 핑계를 둘러댔다.“호텔 침대가 너무 푹신해서 잠자리가 익숙하지 않아 그런가 봐요.”심성빈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묵묵히 사람을 시켜 그녀의 방 매트리스를 좀 더 단단한 거로 바꾸었다.낮에는 그녀를 해변의 파라솔 아래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편하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었다.밤이 되자 송하나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매트리스가 전보다 더 단단해져 있었다.그녀의 마음속에 문득 따스한 온기가 샘솟았다.심성빈은 언제나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듣고 성심껏 응해주었다.그녀가 별생각 없이 던진 말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겼다.꿈속에서 그녀와 그토록 친근했던 남자는 단순한 환상이었을까 아니면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일까.그 사람은 과연 심성빈일까?한편 심성빈이 제 방으로 돌아왔을 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더 시걸]의 연락책에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77화

    빅토르는 미간을 찌푸렸다. 눈빛에 의구심이 스쳤지만 이내 음침한 기운으로 바뀌었고 몸을 돌려 차 안으로 들어갔다.다음 날 오전, 빅토르의 차량 행렬이 성마리아 병원을 향해 움직였다.여섯 대의 경호 차량이 앞뒤로 호위하며 삼엄한 경계를 유지했다. 중앙 차량은 주문 제작된 검은색 방탄 승용차였고 빅토르가 그 안에 앉아 있었다.차정원은 저 멀리 은폐된 곳에서 망원경을 들고 검은색 승용차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차량 행렬이 매복 지점으로 진입하자 이글이 이어폰을 통해 명령을 내렸다.“하나, 둘, 셋... 폭파!”쾅 하는 엄청난 굉음이 귀청을 때렸다. 굽은 길목에는 순식간에 짙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거센 불길이 하늘을 찔렀다. 선두 차량과 후미 차량이 순식간에 폭발해버린 것이다.주 차량은 통제력을 잃고 마치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길가의 가드레일을 세게 들이받았다.차정원은 망원경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의 시선은 주 차량에서 한시라도 떨어지지 않고 차량의 파손 상태를 확인했다.빅토르의 차는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차인지라 차체가 마치 움직이는 요새처럼 두꺼웠다. 비록 차체가 뒤틀리고 유리가 깨졌지만, 핵심적인 방어력은 손상되지 않았다. 빅토르는 아마도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을 터였다.“올라가서 마무리해! 반드시 끝내!”이글이 다시 명령을 내리자 용병 소대가 양쪽 숲에서 뛰쳐나왔다.무기를 든 용병들은 주 차량을 향해 빠르게 접근하며 미친 듯이 총격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빅토르의 경호원들은 지독히도 빨랐다. 살아남은 이들은 재빨리 부서진 차들을 엄폐물 삼아 촘촘한 방어 대형을 구축했다. 총알이 빗발치듯 용병들을 향해 쏟아졌고 본 차량에 접근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양측은 순식간에 치열한 총격전에 휩싸였다.두 명의 용병이 피하지 못하고 총탄에 맞자 이글이 즉시 명령을 내렸다.“철수! 당장 철수한다!”차정원은 망원경 너머로 지켜보았다. 빅토르가 피로 뒤덮인 채 찌그러진 차체에서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와 대기 중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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