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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втор: 유리
차가운 달빛이 커튼 사이로 비쳐들고 있었다.

우지끈!

소나기가 거세지며 정원의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을씨년스럽게 들려왔다.

“이유는?”

나상준은 전등을 켜고 소파로 가서 다리를 꼬고 앉아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분노하지도, 놀라지도 않았다. 마치 자신과는 아무런 상광도 없는 일이라는 듯이 한치 동요도 없는 모습이었다.

차우미는 3년을 함께한 이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시간 동안 한 번도 그에게서 색다른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 마치 희로애락이 없는 사람처럼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았다.

그에게는 어쩌면 이혼도 일과 별로 다를 게 없을지도 모른다.

그는 뛰어난 사업가였고 여자들이 꿈꾸는 결혼상대였다.

그녀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면 애틋한 감정이 필요하지. 당신은 할머니의 말씀 때문에 나를 아내로 맞았고 나 역시 그때는 당신이 가장 적합한 결혼상대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나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어. 조건이나 집안 어른의 말만 듣고 한 혼약은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우리 사이에는 애틋한 정도 없고 아이도 없어. 이 상태로 3년을 유지한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생각해.”

“난 이제 우리가 갈라서야 할 때가 왔다고 봐. 이혼은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최선의 선택이야.”

차우미는 차분하게 준비했던 말을 마쳤다.

3년이란 시간 동안 그에 대해서 충분히 알았고 눈빛 하나, 미세한 움직임 하나로도 그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에게는 어쩌면 이혼할 이유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말은 전부 일리가 있었으나 단지 하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나상준은 말없이 뚫어지게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게 진지하게 그녀의 얼굴을 쳐다본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손바닥만한 얼굴에 반달 같은 눈썹, 선한 눈매와 오똑한 코, 복숭아빛이 도는 매력적인 입술. 화려하지는 않지만 봄에 피는 꽃처럼 싱그럽고 청순한 매력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그녀는 이혼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할 때도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비아냥이나 불만을 표현하는 형식이 아닌 모든 걸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정이었다.

“제대로 고민하고 결정한 거겠지?”

“맞아.”

“알겠어. 내일은 LA에 출장을 가야 하니 돌아와서 절차 마무리하도록 하지.”

“그래.”

비가 거세지고 있었지만 방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차우미는 침대로 돌아와 빗소리를 들으며 몰래 한숨을 쉬었다.

‘이제 끝을 낼 때가 온 거야….’

다음 날.

조촐한 아침 식사가 끝나고 가족들 중 출근해야 할 사람은 출근하고 한가한 사람은 본가에 남아 이혜정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상준은 아침 여덟 시 비행기로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차우미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그의 아침을 챙겨주었다.

사람들이 아침을 먹으러 내려왔을 때, 나상준은 이미 비행기를 타고 LA로 날고 있었다.

마침 토요일이라 유치원 교사인 차우미는 출근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오늘 돌아가서 짐정리를 끝내기로 했다.

어제 문하은과 대화를 나눈 뒤, 그녀는 오래 고민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가 내린 결론은 이혼이었다.

나상준도 담담히 받아들였고 직장은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녀는 청주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차우미의 고향은 청주가 아닌 안평에 있었다.

“큰엄마, 벌써 가요?”

그녀가 짐을 챙겨 내려오자 예은이가 쫄래쫄래 따라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차우미는 무릎 한쪽을 굽히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응. 돌아가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오늘은 예은이랑 못 놀아줄 것 같아.”

“안 돼요….”

예은이는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입을 삐죽 내밀고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서혜지가 다가와서 아이를 달랬다.

“큰엄마가 볼일이 있다고 하시잖아. 예은이 착하지? 고집 부리면 못써.”

대학 교수인 서혜지 역시 오늘은 한가한 날이라 본가에 남기로 했다.

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큰엄마랑 놀러 나가자.”

“정말요?”

“당연하지.”

“아싸, 신난다!”

아이가 그녀를 향해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차우미도 웃으며 손가락을 걸었다.

“그럼 약속한 거다?”

차우미는 그 길로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다. 나준우와 나명희를 제외하고 남은 가족들은 집에 있었다.

“할머니, 건강하셔야 해요. 시간 나면 또 올게요.”

“나 아직 괜찮아. 이 할미 본다고 일부러 올 필요는 없어. 나 아직 건강하다니까?”

“네, 할머니.”

“새언니, 지금 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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